-
해외법인 청산…'군살' 빼는 롯데케미칼
국내 2위 석유화학 기업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사업을 과감히 도려내는 결정이다. 2022년 18개이던 해외 생산법인을 14개로 줄이기로 하는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이번에 청산하기로 한 말레이시아 생산법인은 롯데케미칼과 일본 우베엘라스토마가 절반씩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2015년부터 상업 생산(연 5만t)을 시작했다. 그러나 2021년을 제외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내리 적자를 내면서 청산 목록에 포함됐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고철값만 남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빠르게 청산을 결정한 건 과감한 선택”이라며 “성장 한계가 뚜렷한 사업은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롯데케미칼은 최근 해외 생산법인을 잇따라 정리하고 있다. 해외 생산법인은 2022년 18개에서 올해 16개로 줄었다. 이날 청산 계획을 밝힌 LUSR과 매각을 진행 중인 파키스탄 법인까지 포함하면 14개로 감소한다. 지난해엔 중국 기업과 합작한 롯데삼강케미칼, 롯데케미칼자싱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24일 미국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CLA),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LCI) 지분을 매각해 1조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케미칼은 차입금을 상환해 이자 부담을 낮추고, 신사업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기초화학 비중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60%에 달한다. 중국의 석유화학 물량 공세에 더 취약한 이유
-
롯데케미칼, 1조4000억 자금 조달한다
롯데케미칼이 해외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약 1조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기초석유화학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축소하기 위해서다. 중국발(發) 석유화학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롯데케미칼은 미국 법인인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CLA)의 유상증자 후 지분 매각을 통해 6600억원을 연내 조달할 계획이다. 유증 후 지분 매각이 끝나면 롯데케미칼USA의 LCLA 지분율은 100%에서 60%로 낮아진다. LCLA는 미국에서 에틸렌글리콜(EG)을 생산하고 있다. 약 3조4000억원을 투자해 2019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또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법인인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LCI)의 지분을 활용해 내년에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LCI는 연산 100만t 규모 에틸렌 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 밖에 프로필렌(PL), 폴리프로필렌(PP), 부타디엔(BD) 등 다양한 기초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롯데케미칼은 향후 추가로 지분을 매각해 총 2조원까지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롯데케미칼의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상반기 기준 75.3%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란 판단에 따라 자산을 선제적으로 유동화해 자금을 확보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통해 기초 석유화학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60%에서 2030년 3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초 석유화학 부문의 자산을 효율화해 ‘캐시카우’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22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김형규 기자
-
SK이노, CEO 3명 교체…"본원 경쟁력 회복"
SK그룹의 정유·석유화학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을 앞두고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24일 단행했다. 주력 자회사인 SK에너지는 1년도 안 돼 수장을 바꿨다. SK에코플랜트, SK스퀘어에 이어 12월 초로 예정된 그룹 전체 인사보다 한 달여 앞당겨 조직을 정비하는 것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계열사의 본원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신상필벌 원칙 따른 인사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 SK에너지 사장에 김종화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총괄(57)을 선임했다. 석유화학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은 최안섭 머티리얼사업본부장(52)을 사장에 임명해 내부 승진을 택했다.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을 제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엔 이상민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49)이 낙점됐다.세 신임 CEO(최고경영자)의 공통점은 이공계 출신이라는 것이다. 기술과 현장에 집중해 SK이노베이션의 ‘기초 체력’을 다시 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별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느라 미진해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SK이노베이션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 SK에너지에 이공계 출신이 사장으로 선임된 건 2015년 퇴임한 박봉균 사장 이후 9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선임한 사장을 1년도 채 안 돼 교체한 것은 쇄신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라며 “김 신임 사장이 울산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현장 엔지니어 출신인 만큼 정유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신상필벌 원칙을 분명히 한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SK지오센트릭만 해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490억
-
여천NCC 회사채 960억 미매각…화학업계 자금조달 '빨간불'
석유화학 업체인 여천NCC의 회사채가 미매각 사태를 맞았다. 나빠진 실적 탓에 기관투자가의 외면을 받은 결과다. '침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석유화학 업계의 자금조달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사인 여천NCC는 지난 10일 열린 1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고작 40억원어치의 주문을 받았다. 2년물 700억원에 30억원, 3년물 300억원에 1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여천NCC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라는 우려가 회사채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나란히 여천NCC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여천NCC가 회사채 미매각 사태에 직면하면서 채권 발행을 타진하는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2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국도화학은 오는 17일에 회사채 3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석유화학업계의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열린 신용등급 세미나에서 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중국 시장 수요가 반등할 여지가 크지 않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향후 수급 상황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운송비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저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불어난 설비투자에 따른 차입금 부담도 상당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주요 석유화학사 12곳의 합산 설비투자(CAPEX) 규모는 12조원에 달했다. 설비투자금 마련을 위해 차입
-
기업 신용도 하향 기조 뚜렷…석유화학·건설·2차전지·유통 하반기 '흔들'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및 전망이 하락한 기업이 상승한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부문에서는 석유화학·건설·2차전지·유통·게임이, 금융 부문에서는 증권·캐피탈·저축은행·부동산신탁이 신용도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한국신용평가는 23일 열린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올해 상반기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 및 전망을 높인 기업은 16곳에 그쳤으나 낮춘 기업은 39곳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 및 전망 상승 기업 수를 하락 기업 수로 나눈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0.41배를 기록했다.신용등급 및 전망 상하향 배율은 2021년 1.38배를 기록한 이후 2022년 1.17배로 떨어졌다. 지난해(0.69배)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1을 밑돌았다.기업 부문과 금융 부문 모두 하방 압력이 심화했다. 기업 부문의 신용등급 및 전망 상하향 배율은 지난해 0.78배에서 올해 상반기 0.44배로 떨어졌다. 신용도가 하향 조정된 업종으로는 석유화학, 건설, 유통업 등이 꼽혔다. 실적 개선세가 돋보이는 자동차, 민자발전, 중공업, 호텔, 상영관 업종의 신용도는 개선됐다.그룹별 신용도에 차별화가 나타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롯데, SK, 신세계 그룹 계열사의 신용도는 하향 조정된 반면 현대차, HD현대 그룹의 신용도는 상향됐다.금융 부문의 신용등급 및 전망 상하향 배율은 지난해 0.5배에서 0.3배로 감소했다.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부실에 따른 실적 부진이 현실화하면서 신용도 하향 기조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문제는 하반기 신용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
-
금호석화, 롯데케미칼 시총 제치나
금호석유화학이 30년 만에 롯데케미칼 시가총액을 역전할 기회를 잡았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중국발 공급 과잉 속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의 주력 상품 업황이 갈리면서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호석유 주가는 지난 4월 19일을 저점으로 이날까지 33.7% 올랐다. 롯데케미칼은 같은 기간 10.3% 오르는 데 그쳤다. 이로써 금호석유(4조2616억원)와 롯데케미칼(4조5342억원)의 시총 격차는 2726억원으로 줄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994년 5월 이후 약 30년 만에 양사 시총이 역전될 수 있다”고 했다.두 회사 주가가 각사 주력 상품 업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절반 이상을 업스트림 부문에서 올렸는데 중국의 에틸렌 물량 공세에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나프타 가격)가 최근 2년 평균 t당 178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업체들의 에틸렌 스프레드 손익분기점은 t당 300달러다.반대로 금호석유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다운스트림 부문에 의존하는데 이 회사 주력 제품인 타이어용 합성고무(SBR/BR) 가격이 전방산업인 타이어 업황 호조로 강세를 띠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금호석유 영업이익은 합성고무 시황 회복으로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한 95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했다.재무 안정성에서도 차이가 있다. 금호석유의 올 1분기 기준 순차입금 비율(순차입부채를 총자본으로 나눈 비율)은 2.1%로 낮은 반면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지출에 따라 이 비율이 올 1분기 31.4%를 기록했다.이상기 기자
-
수출국 변신한 中…韓엔 없는 COTC 6곳 가동하며 증설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한국 석유화학 기업에 ‘넘버원 고객’이었다. 2017년엔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으로 가는 배에 실었을 정도다. 추세가 바뀐 건 2020년부터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엑슨모빌, 독일 바스프 등 기술을 갖춘 기업들과 손잡고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다.12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4600만t 생산해 세계 1위에 올랐다. 작년엔 에틸렌 생산량을 5200만t까지 늘렸다. 1090만t인 한국의 5배에 달한다.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자국 수요는 줄어들다 보니 중국의 에틸렌 수입 물량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15년 74%였던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지난해 98%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 이 비율은 118%에 달할 전망이다. 내수를 다 채우고도 남아도는 만큼 18%는 해외에 풀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중국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난 건 공격적인 투자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7개 석유화학 기지 육성’ 정책을 통해 최근 10년 동안 동부 해안가에 석유화학 단지를 집중적으로 건설했다.이 같은 결과로 하나둘 한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꿈의 설비’로 불리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이 대표적이다. 한국에는 대규모 COTC 설비가 아직 없다. 중국은 2018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헝리 석유화학단지를 시작으로 이듬해 저장 석유화학 1단지, 헝리브루나이 등 6개 공장을 잇따라 열었다. 이들 6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에틸렌은 연 1030만t으로 한국 전체 생산량과 비슷하다.김우섭/오현우 기자
-
원유만 팔던 산유국의 역습…석유화학 '꿈의 설비' 8개 동시 건설
중동은 그동안 산유국 지위에 만족했다. 가만히 있어도 ‘오일 달러’가 쏟아져 들어오는데, 굳이 석유화학제품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뽑아낸 원유를 한국과 일본, 미국 등 석유화학 강국으로 가는 배에 내줬다.중동 산유국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10여 년 전부터다. 선진국들이 탈탄소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석유의 미래’가 어두워지자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 범용 석유화학제품은 이들이 승부를 보기에 최적의 품목이었다. 원유를 뽑아낸 자리에서 곧바로 석유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운송비를 아낄 수 있어서다. 원유 가공 과정을 확 줄인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이란 신개념 공장이 나온 것도 이런 결정에 한몫했다.안 그래도 중국의 저가공세에 신음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또 다른 강적을 맞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원가 등을 감안할 때 범용 석유화학 시장에서 한국이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과 중동이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생산원가 3분의 1에 불과중동 석유화학 공장의 힘은 ‘꿈의 설비’로 불리는 COTC 공법에서 나온다. 생산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다. 기존 업체들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등유와 함께 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를 만든다. 다시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같은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COTC는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원유에서 바로 기초유분을 만드는 방식이다.석유화학업계에선 COTC 공법을 활용하면 기초유분 생산 비용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분
-
'끝 모를 불황' 석유화학 신용도 줄강등…자금조달 ‘적신호’
석유화학 기업들에 대한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잣대가 깐깐해지고 있다. 실적 저하와 재무지표 하락을 우려한 신용평가사들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신용도를 '줄강등'하고 있어서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석유화학 기업 여천NCC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여천NCC는 1999년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보유한 여수의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합쳐 세운 합작사다.여천NCC는 2021년 4분기부터 영업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2022년 -3867억원 △2023년 –2388억원 △2024년 1분기 –347억원으로 집계됐다.재무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여천NCC의 순차입금과 부채비율은 2020년 말 9879억원, 113.4%에서 지난 3월 기준 2조798억원, 320.9%로 뛰었다.효성화학도 신용도 내림세가 가파른 석유화학 기업이다. 효성화학은 지난달 신용등급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떨어졌다. 효성화학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강등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 달린 석유화학 기업들도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에 따르면 한화토탈에너지스, SKC의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평가가 달려 있다.롯데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도 신용도 추가 하락 우려가 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신용등급 하향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는 에비타 마진율(매출 대비 에비타)이 5% 미만, 에비타 대비 순차입금 4배 초과 등을 내걸었다. 지난해 6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rs
-
中 이어 중동까지 증설 경쟁…英 셸, 亞 NCC 매각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도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설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중국 석유화학기업들의 ‘증설 러시’로 에틸렌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정유사들도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속속 늘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의 감산 및 구조조정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석유기업 셸은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매각했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기업 찬드라아스리와 글로벌 원자재기업 글렌코어의 합작사 CAPGC가 이를 인수했다. 매각가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찬드라아스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 90만t에서 200만t으로 확 키우게 됐다.셸이 아시아 설비를 매각한 건 중국 때문이다. 중국의 기초유분 자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중국 기업들이 남아도는 석유화학 제품을 동남아시아 등지에 헐값에 내다 팔고 있어서다.석유화학 시장으로 눈을 돌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 중동 정유사들이 생산설비 확충에 나선 것도 구조조정 움직임에 한몫하고 있다. 중동 정유사들은 조만간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사업영역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은 대다수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한 뒤 나온 나프타를 석유화학기업에 판매하는데, 앞으론 정유사가 나프타를 직접 분해해 기초유분을 생산한다는 얘기다.대표적인 기업이 아람코다. 이 회사는 2018년부터 10년간 석유화학 분야에 1000억달러(약 137조원)를 투자하기로 하고, 그 일환으로 울산에 9조3000억원을 들여 초대형 NCC 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가 구조조정
-
조선·배터리·태양광·디스플레이도 中 손아귀에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신음하는 업종은 석유화학뿐만이 아니다. 조선, 철강, 배터리, 태양광 분야도 중국 기업들이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최후의 보루’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도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첨단 업종도 하나둘 중국에 잡아먹히고 있다.14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조선산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은 90.6으로 처음 한국(88.9)을 앞질렀다. 연구개발(R&D), 설계, 조달, 생산, 서비스 등을 종합한 조선업 경쟁력에서 글로벌 넘버원 자리에 오른 것이다. R&D만 따로 떼어 보면 한국(92.6)이 중국(89.8)을 앞섰지만, 그 격차는 계속 좁혀지고 있다.몇 년 전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시장을 나눠 가졌던 OLED 분야도 중국의 거센 공격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BOE, 비전옥스 등 중국 기업들은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53.4%(출하량 기준)를 차지했다. 작년 4분기 44.9%이던 점유율을 확 끌어올려 처음 한국을 앞섰다.배터리 시장은 아예 ‘중국판’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의 올 1분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7.9%로, 작년 같은 기간(35.0%)보다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15.4%에서 13.6%로 하락했다. CATL은 한국 기업들이 주력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중국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태양광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다수 기업이 궤멸 직전까지 내몰렸다.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분야별 시장의 90%가 중
-
벼랑 끝 석유화학, '빅딜' 지원나선 정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신음하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총력 지원에 나섰다. 각 기업이 중복 사업을 합치는 인수합병(M&A)에 나서거나 사업부문 또는 사업장을 국내외에 팔 경우 이에 따라붙는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때 쓰는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부과금(연간 5000억원 규모)을 면제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범용 제품으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 재편에 나서면 정부가 이에 필요한 자금과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1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일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GS칼텍스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과 함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산업부는 삼정KPMG와 LG경영연구원, SK경영경제연구소 주도로 업계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말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지원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수립한 사업 재편 계획과 비용 절감 방안 등을 산업부에 제출할 계획이다.정부가 석유화학업계를 파격 지원하는 것은 지금이 구조조정할 마지막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내수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하고 남은 물량을 저가에 쏟아내면서 국내 업체들이 그로기 상태로 내몰렸다.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한국 석유화학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산업부는 TF 발족에 앞서 지난 3월부터 업계·학계와 다섯 차례 회의를 열어 구조조정과 관련한 인센티브 초안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사업 재편용 M&A에 나서는 기업에 양도세와 취
-
英 셸도 NCC 매각…中과 중동 기업, 석유화학 '저가 러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도 아시아 지역 생산 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증설 러시’로 에틸렌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정유사들도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속속 늘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감산 및 구조조정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석유기업 셸은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매각했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기업 찬드라아스리와 글로벌 원자재기업 글렌코어의 합작사 CAPGC가 이를 인수했다. 매각가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찬드라아스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 90만t에서 200만t으로 확 키우게 됐다.셸이 아시아 설비를 매각한 건 중국 때문이다. 중국의 기초 유분 자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남아도는 석유화학 제품들을 동남아시아 등지에 헐값에 내다 팔고 있어서다. 중간원료인 파라자일렌(PX), 합성수지인 폴리프로필렌(PP) 자급률도 내년께 10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는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석유화학 시장으로 눈을 돌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 중동 정유사들이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선 것도 석유화학 기업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한 몫하고 있다. 중동 정유사들은 조만간 석유 수요가 정점
-
롯데케미칼 울산·여수공장 생산량 축소
국내 2위 석유화학기업인 롯데케미칼이 플라스틱의 원료인 PET(페트) 등 아로마틱 계열 제품 생산을 대폭 줄이고 있다. 도료·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인 PIA(고순도 이소프탈산)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공급량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석유화학기업의 잇따른 증설로 PET, PIA 가격이 떨어진 탓에 롯데케미칼은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2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울산 PET 공장(연 52만t), 전남 여수 PET 공장(연 7만t) 가동을 일부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PET 생산능력 기준 국내 1위 사업자다. 최근 중국 기업이 더 많은 물량을 쏟아내며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롯데케미칼은 우선 울산 공장 직원 486명 중 86명을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하고 있다. 울산 PIA 공장(연 52만t)은 3월에 정기보수를 마무리했지만 아직 1공장 가동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2022년 4월 t당 1220달러에 거래되던 PET 가격은 지난해 4월 1020달러로 떨어졌다. 이달 초엔 t당 910달러로 2년 전보다 25.4% 내렸다. 올해 내내 890~910달러 박스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울산 공장 등 아로마틱 사업에서 지난해 867억원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 20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00억원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4월 적자 규모만 9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PET의 중간 원료인 테레프탈산(PTA)을 제조하는 파키스탄 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등 밸류체인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롯데케미칼은 다른 석유화학제품 포트폴리오도 바꾸고 있다. 이탈리아 석유화학기업 베르살리스와 합작한 합성고무 생산법인 롯데베르살리스를 매각하려고 지난해 잠
-
[단독] "마지막 골든타임" LG-롯데 '화학 빅딜' 4년만에 재논의 [공멸 위기의 석유화학③]
중국의 부상으로 도래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를 누구보다 먼저 체감한 곳은 현장에서 뛰는 기업들이다. LG화학은 2조원을 투입한 NCC 2공장을 가동 2년여만에 시장에 내놓았고, 롯데케미칼은 해외 진출의 상징인 LC타이탄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부진한 업황 속 제값을 받지 못하더라도 대거 자산 정리에 돌입한 건 지금의 위기가 결코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런 수준의 자산 매각만으로 구조적 산업 변화에서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건 모두 직감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선 결국 '빅딜' 카드가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1, 2위 업체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합종연횡 논의가 4년여 만에 다시 감지된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늘린 에틸렌·프로필렌 등 범용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일원화하고, 더 나아가 양사 간 석유화학부문의 통합을 위한 인수합병(M&A)까지 추진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2020년 불씨 피운 '빅딜' 초기 단계 스터디 18일 투자은행(IB) 및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내부에선 적자가 이어지는 범용 NCC설비를 양사가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초기단계 스터디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실무진 차원의 논의 단계로 그룹 최고경영진까지 보고되진 않은 사안으로 알려졌다.두 회사가 여수와 대산에 각각 세워 경쟁하고 있는 대형 NCC 설비를 한 데 모으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예를 들어 롯데케미칼 여수NCC 공장을 LG화학이 인수하고 LG화학 대산 공장은 롯데케미칼이 인수해 '1지역 내 1대형사'를 만드는 구조다. 같은 설비를 운영하는 공장이 두 지역에 나뉘어 있으면서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