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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6시 이천 모인 SK사장 30명…'ABC 전략' 끝장토론

    아침6시 이천 모인 SK사장 30명…'ABC 전략' 끝장토론

    28일 오전 6시 경기 이천에 있는 SK매니지먼트시스템(SKMS)연구소. 평소 이 시간에 드나드는 사람이 없는 한적한 장소지만 이날은 고급 골프장 입구를 연상케 했다. 오전 6시부터 제네시스 G90 등 최고급 세단이 줄 이어 들어갔기 때문이다. 뒷좌석에 탄 이들은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추형욱 SK E&S 사장 등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 SK의 미래를 결정할 1박 2일 일정의 ‘SK 경영전략회의’는 이렇게 시작했다. ○배터리·바이오 구조조정 논의연구소는 전날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회의를 주재하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은 전날 밤 11시께 SKMS연구소에 와서 회의 안건을 미리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회의 시작은 오전 8시였지만 계열사 CEO 30명과 임원들은 오전 6~7시에 SKMS연구소에 도착했다. 차량 안내 도우미와 보안 직원들은 보안을 위해 꼼꼼히 참석자를 확인한 뒤 들여보냈다. 이날 회의에는 주요 계열사 CEO와 임직원은 물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참석했다. 바이오 산업 혁신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내기 위해서다.회의는 각 현안과 직접 연관이 있는 CEO들이 따로 모여 집중 토론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다만 모든 소그룹 토론의 공통 주제는 SK의 무게중심을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에서 ‘ABC’(인공지능·배터리·반도체)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바이오가 있던 자리를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는 것이다.당장 돈이 안 되는 바이오와 수소, 친환경 사업은 무리한 확장보다는 중복 자산

  • [단독] '내실 다지기' 나선 SK…반도체·배터리 외엔 우량 자산도 판다

    [단독] '내실 다지기' 나선 SK…반도체·배터리 외엔 우량 자산도 판다

    SK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배터리, 반도체와 함께 3대 성장동력으로 꼽은 건 2021년이었다. 이들을 묶어 ‘BBC’(바이오·배터리·칩)로 부르며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SK는 바이오 분야를 세밀하게 나눠 신약 개발은 SK바이오팜에, 백신 개발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 위탁개발생산(CDMO)은 SK팜테코에 맡겼다.SK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출발이 늦은 SK팜테코의 몸집과 실력을 단번에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인수합병(M&A)을 선택했다. 2018년 미국 CDMO 기업인 앰팩을 800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2021~2023년 약 1조원을 들여 프랑스 이포스케시와 미국 CBM을 잇달아 손에 넣었다. 그렇게 SK팜테코는 국내외에 7개 공장을 굴리는 글로벌 CDMO 기업이 됐다.하지만 우량 자산을 대거 확보했다고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작년만 해도 미국 버지니아 공장을 증설하고 새 식구가 된 CBM의 영업손실 등을 반영하느라 920억원 적자를 냈다. SK가 ‘공격 투자’ 일변도였던 바이오 사업의 속도 조절에 나선 이유다. 그룹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은 ‘몸집 불리기’보다 ‘내실 다지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노보노디스크의 ‘러브콜’SK팜테코가 앰팩을 인수하며 손에 넣은 미국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텍사스 CDMO 공장은 품질과 수율이 보장된 우량 자산으로 꼽힌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 비축 필수 의약품 공급자’로 선정했을 정도다.비만치료제 ‘위고비’ 덕에 유럽에서 몸값(시가총액 880조원)이 가장 높은 제약회사가 된 노보노디스크가 SK팜테코의 버지니아 공장을 콕 집은 이유다. 노보노디스크는

  • [단독] SK, 美 원료의약품 공장 노보노디스크에 판다

    [단독] SK, 美 원료의약품 공장 노보노디스크에 판다

    SK그룹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인 SK팜테코가 보유한 미국 버지니아 공장을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에 매각한다. SK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온 바이오사업에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팜테코는 매각 대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25일 산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는 미국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에 있는 CDMO 공장을 비만치료제 ‘위고비’ 등을 거느린 덴마크 대형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에 매각하기로 하고 마무리 협상을 벌이고 있다.버지니아 공장은 원료의약품 18만7500L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는 2018년 미국 바이오기업 앰팩을 8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3개 공장을 손에 넣었다.업계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수요 폭발로 CDMO 몸값이 높아진 만큼 매각 가격이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려는 노보노디스크가 먼저 SK에 ‘러브콜’을 보냈다”며 “때마침 사업 재편 일환으로 자산 효율화에 나선 SK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협상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SK의 ‘사업 리밸런싱’이 우량 자산까지 매각할 정도로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알짜 회사로 꼽히는 콜드체인 물류기업 한국초저온 보유 지분 전량(21%)을 최근 시장에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김형규/남정민 기자

  • [단독]SK, 골드만PIA와 투자한 물류회사 지분도 내놨다

    [단독]SK, 골드만PIA와 투자한 물류회사 지분도 내놨다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건 SK㈜가 기업가치가 치솟은 초저온 콜드체인 물류회사 지분을 내놨다. SK㈜는 4년 전 골드만삭스PIA와 함께 수백억원 투자를 단행해 공동 2대주주로 올라섰다. 수년 내 해외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상장 계획이 있어 대규모 상장차익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회수를 앞당겼다. SK그룹은 유동성 확보하기 위해 비핵심 투자자산을 적극적으로 팔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는 한국초저온 지분 21%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작업에 나섰다. 물류센터 자산에 대한 가치평가를 위해 회계법인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기로 했다.한국초저온은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펀드인 EMP벨스타가 설립했다. EMP벨스타는 이 회사를 100% 소유한 특수목적법인(SPC) 벨스타수퍼프리즈의 최대주주(지분율 50.1%)다. SK㈜와 골드만삭스PIA는 지분을 각각 약 21%씩 나눠가진 공동 2대주주다. 이들은 2020년 250억원씩 투입하고 1년 뒤인 20221년엔 125억원씩 추가 투입했다. 각각 투입한 금액은 375억원이다. 이들은 당시 국내 이커머스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겨냥해 투자를 결정했다. SK㈜ 측은 한국초저온 기업가치로 3000억원 수준을 희망하고 있다. 이 가치는 현재 보유한 물류센터 부지 자산에서 비롯됐다. 한국초저온은 현재 평택과 송산, 오산에 물류센터와 그 부지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데 각각의 자산가치가 5000억원, 3000억원, 2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한국초저온의 지분율을 적용한 자산가치는 약 5500억원으로 부채를 제외하면 기업가치는 3000억원 수준에 달한다는 평가다. 이에 따른 SK㈜의 한국초저온 지분 매각 규모는 600

  • 'SK온 구하기'…포드·현대차가 시동 걸어줄까

    SK그룹 사업 리밸런싱의 핵심 중 하나는 ‘SK온 구하기’다. 배터리 셀 제조사인 SK온이 언제 흑자로 돌아서느냐가 그룹 구조조정 속도와 폭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SK온은 최근 출시된 포드의 전기 미니밴 E-트랜싯 커스텀의 흥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온 배터리가 장착되는 이 신차는 유럽 1위 미니밴인 트랜싯의 전기차 모델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달 유럽에서 중형 미니밴인 E-트랜싯 커스텀을 출시했다. 판매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연기관차인 트랜싯이 유럽 미니밴 시장 점유율 1위인 만큼 고정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트랜싯과 E-트랜싯 커넥트의 중간 크기 모델이다. 최근 유럽에서 DHL 등 물류기업이 전기상용차 도입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전기 미니밴 수요가 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트랜싯 커스텀의 내연기관 모델은 지난해 유럽에서 7만7000여 대 판매됐다. 유럽의 전기차 판매 비중 20%를 감안한 예상 판매량은 연간 1만5400여 대다. 64㎾h 배터리가 장착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전기차에만 연간 1GWh 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가는 셈이다. 흥행 여부에 따라 SK온 유럽 공장의 가동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온이 기대를 거는 또 하나의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야심작인 아이오닉 5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10월께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SK온은 올해 7조5000억원 규모 시설 투자를 한다. 올해 투자금까지는 마련 방안을 세웠지만 내년부터 들어갈 투자금을 조달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그룹 ‘캐시카우’인 SK E&S를 합병하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SK온 배터리를 장

  • 법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SK 서린빌딩에서 나가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이의 부동산 인도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이번에는 SK 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아트센터 나비 측이 SK이노베이션에 약 10억원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부장판사 이재은)은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앞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아트센터 나비와의 임대차 계약이 2019년 9월 종료됐음에도 아트센터 나비 측이 무단 점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4월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노 관장 측은 미술관 근로자들의 이익, 미술품 보관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퇴거가 어렵다며 SK이노베이션의 요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최 회장과 이혼 소송을 밟고 있는 노 관장이 관리하는 미디어 아트 전문 미술관이다.이날 재판부는 아트센터 나비가 SK이노베이션에 부동산을 인도하고 퇴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와 원고가 체결한 전대차 계약에 따라 정해진 날짜에 계약을 해지해 아트센터 나비는 전대차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아트센터 나비가 SK이노베이션 측에 약 1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트센터 나비 측이 전대차 계약에서 정한 해지 이후의 일부 손해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라며 “전대차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다거나 권리남용·배임이라는 아트센터 나비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권용훈 기자

  • [단독] SK "글로벌 투자 전쟁서 밀리면 서든데스"…자금 확충 총력전

    [단독] SK "글로벌 투자 전쟁서 밀리면 서든데스"…자금 확충 총력전

    SK그룹이 ‘사업 재편 방안’을 들고 산업은행 문을 두드린 것은 배터리 계열사 SK온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의 설비, 연구개발(R&D) 투자 자금이 부족해져서다. 저금리 시대에 각 계열사가 동시다발로 늘려놓은 투자가 성과로 돌아오지 않으면서 돈줄이 말랐다는 분석이다.그룹 안팎에선 “올해가 SK 신사업의 성패를 결정할 변곡점”이라는 말이 나온다. SK그룹이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이다. ○“주요 사업 투자 늦출 수 없다”20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산업은행에 사업 재편 방안을 제시하고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사업구조를 확 바꿔 그룹 체질을 개선할 테니 필요한 투자자금을 공급해달라는 게 핵심이다.SK그룹이 마련한 사업 재편 안에는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미래전략사업에 승부를 걸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동시에 친환경·바이오·소재 사업부문에서 중복된 제품을 생산하거나, 같은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의 통폐합 또는 매각 작업을 올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오는 28~29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계획이다.SK그룹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배터리, AI와 관련해 ‘투자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이들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배터리 시장에선 중국 CATL, BYD가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 장악력을 높이면서 SK온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선 SK하이닉스가 강점을 지닌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도 양산 경쟁에 불이 붙

  • '실적부진' SK스퀘어·에코플랜트 CEO 전격 교체

    '실적부진' SK스퀘어·에코플랜트 CEO 전격 교체

    SK그룹이 SK스퀘어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등 실적 부진에 빠진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잇달아 경질했다. 통상 연말에 하던 사장단 인사가 연중에 발표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인 SK그룹이 성과를 내지 못한 일부 계열사의 경영진 교체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20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최근 박성하 사장에게 해임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임시이사회를 거쳐 새로운 대표를 선임할 계획이다. 후임에는 한명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SK에코플랜트 CEO도 전격 교체됐다. 이 회사는 박경일 사장 자리에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을 앉혔다.두 계열사의 공통점은 실적이 부진하고 투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SK스퀘어는 투자한 회사 실적이 부진해 2조3397억원의 손실을 봤다. 설립 2년 차인 SK스퀘어는 23개 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8개 회사가 적자를 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7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재활용사업 투자 부진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지난해 SK온에 합류한 성민석 최고사업책임자(CCO)는 영입된 지 10개월 만에 보직 해임됐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예고 없는 CEO 교체 인사를 통해 각 계열사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 같다”며 “연말까지 추가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김형규 기자

  • SK이노, '캐시카우' E&S 합병…SK온 살린다

    SK이노, '캐시카우' E&S 합병…SK온 살린다

    SK그룹이 핵심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치는 방안을 마련했다.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을 돕느라 SK이노베이션의 빚이 최근 4년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자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자회사를 붙여주기로 한 것이다. 두 기업이 하나가 되면 정유부터 가스, 배터리를 아우르는 자산 105조원짜리 초대형 에너지기업이 탄생한다.2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다음달 중순 각각 이사회,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기로 했다. SK그룹은 한 달 전부터 대형 회계법인을 통해 비상장회사인 SK E&S의 기업가치를 평가한 뒤 이를 토대로 두 회사의 합병비율 산정 작업을 하고 있다.두 회사를 합치는 이유는 명확하다. 위기에 빠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SK온)을 살리기 위해서다. SK온은 15조원 이상 설비 투자를 해야 하지만, 누적된 적자로 자금줄이 마른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SK온이 빌린 투자금에 지급보증을 하느라 2019년 21조원 규모이던 부채가 올 1분기 55조원으로 불었다. 그런 만큼 지난해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SK E&S와 하나가 되면 SK온에 추가로 도와줄 여력이 생긴다.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합병하고,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및 발전자회사 등은 SK온에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합병을 염두에 두고 지난 6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으로, SK E&S 대표 출신인 유정준 부회장을 SK온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사전 정지 작업을 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SK E&S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SK그룹은 애초 수익성이 좋은 윤활유업체인 SK엔무브를 SK온과 합치는 방안을 추진했다. 두 회사 합병안을 의결하기 위해 이사회 일정까지

  • [단독] SK그룹, 사업구조 개편 급물살

    [단독] SK그룹, 사업구조 개편 급물살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인 SK그룹이 산업은행에 투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산업은행의 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배터리와 반도체 투자를 이어가고 일부 계열사 통합·매각, 중복 사업 정리 등에 들어가는 자금을 대기 위해서다. SK는 산은의 도움을 받아 ‘선택과 집중’에 나서 그룹 체질을 확 바꾼다는 구상이다.20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 산업계 등에 따르면 SK그룹 경영진은 산은에 그룹 사업 재편 밑그림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SK그룹은 △계열사 간 중복 사업 정리 △비주력 사업부문 매각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 재편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SK는 반도체와 2차전지(배터리)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는 28~29일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모두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거쳐 사업 재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이 작업에 들어가는 자금 수십조원을 마련해야 한다. 국책은행인 산은에 지원을 요청한 이유다.산은은 반도체, 배터리 등 국가 전략산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SK그룹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현재 산은의 SK그룹 대출 한도(산은 자기자본의 18.7%)는 7조5000억원이다. 은행법상 동일인 대출 한도 규제(자기자본의 25%)에 독자 신용평가모델을 적용해 산출한 수치다. SK그룹은 이미 산은에서 6조3000억원가량을 빌린 상태여서 남은 한도는 1조2000억원뿐이다. SK하이닉스 13조원, SK온 7조원 등 올해 계획한 투자를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산은이 SK그룹의 사업 재편을 돕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조 단위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SK온이 최

  • 어피니티, SK렌터카 지분 100% 8200억원에 인수

    어피니티, SK렌터카 지분 100% 8200억원에 인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SK렌터카를 인수한다. 20일 SK네트웍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인 SK렌터카 지분 100%를 어피니티에 양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규모는 8200억원이다. 1개월 내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3~4분기 중 거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어피니티는 지난 4월 SK렌터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현재까지 실사를 진행해왔다.   어피니티는 SK네트웍스와의 계약에 따라 SK렌터카 구성원 전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다. 렌터카 이용기간과 과금 방법에 대한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민병철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국총괄대표는 "SK네트웍스와 향후 SK렌터카의 전략적인 성장과 발전 방향성에 대해 충분히 공유하고 공감했다"며 "향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SK렌터카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지속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렌터카는 SK네트웍스가 2018년 옛 AJ렌터카 지분 42%를 3200억원에 인수해 탄생한 회사다. 작년 8월 SK렌터카 지분 72.9%를 보유하고 있던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주식 공개매수를 실시했다. 공개매수에 총 1200억원을 들였다.작년 매출 1조4028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을 기록했다.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 최태원측 '판결 오류' 지적에…재판부 "재산분할 영향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18일 “판결문의 일부 수정이 있었더라도 구체적인 재산분할 비율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정 결정은 사실관계에 대한 계산 오류를 바로잡은 것일 뿐 혼인 관계가 시작된 1988년부터 현재까지 노 관장 측이 SK그룹의 성장에 지속해서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는 재판부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는 취지다.서울고등법원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해당 판결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가 나중에 발견돼 이를 사후에 경정함으로써 번거롭게 해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전날 최 회장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텔레콤(현 SK C&C)의 주식 가치 산정 과정에서 두 차례의 액면분할을 고려하지 않아 최 회장의 기여도를 10배 높게 측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정된 기준을 적용하면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 기여는 각각 12.5배와 355배에서 125배와 35.6배가 된다”며 “최 회장의 기여도가 크게 줄어든 만큼 노 관장의 ‘내조 기여도’ 역시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항소심 재판부는 기자 회견 직후 최 선대회장 사망 무렵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하는 판결 경정 결정을 내렸다. 다만 재산 분할 비율에 대한 판단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SK C&C 주식의 상장 당시 가치(3만5650원)는 중간 단계의 가치일 뿐”이라며 “항소심 변론 종결 시점인 올해 4월 16일의 가격(16만원)이 아니므로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재판부는 노 관장 측

  • 최태원 이혼 재판부 "중간 계산 오류, 재산분할 비율 영향 없어"

    최태원 이혼 재판부 "중간 계산 오류, 재산분할 비율 영향 없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18일 "판결문의 일부 수정이 있었더라도 구체적인 재산분할 비율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사실관계에 대한 계산 오류를 수정한 것일 뿐 혼인 관계가 시작된 1988년부터 현재까지 노 관장 측이 SK그룹의 성장에 지속해서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는 재판부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는 취지다.서울고등법원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해당 판결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가 나중에 발견돼 이를 사후에 경정함으로써 여러분들을 번거롭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전날 최 회장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텔레콤(현 SK C&C)의 주식 가치 산정 과정에서 두 차례의 액면분할을 고려하지 않아 최태원 회장의 기여도를 10배 높게 측정했고, 이에 따라 분할 재산액도 잘못 계산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즉시 판결 경정 결정을 내리고 다음 날 이례적으로 설명자료까지 낸 것이다.앞서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이에 따라 최 선대 회장이 이끌던 1994~1998년엔 기업 가치가 최 회장 취득 당시에 비해 12.5배 성장했고, 최 회장이 경영한 1998~2009년엔 355배 커진 게 된다.최 회장 측이 오류를 지적하자 재판부는 1998년 5월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1000원으로 수정했다. 최 회장 측은 최 선대 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 기여가 각각 125배와 35.6배로 수정돼야 하고, 최 회장의 기여도가

  • "일부분 침소봉대, 사법부 판단 방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은 1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의 오류를 지적하며 직접 상고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일부를 침소봉대해 사법부 판단을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노 관장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항소심 법원의 논지는 최 회장이 마음대로 자신이 승계상속형 사업가인지 자수성가형 사업가인지 구분하고 재산분할 법리를 왜곡해 주장하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SK C&C 주식 가치의 막대한 상승은 그 논거 중 일부”라고 했다.이어 “최 회장 측 주장에 의하더라도 여전히 SK C&C 주식 가치가 막대하게 상승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고 지적했다.노 관장 측은 이날 최 회장 측이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이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 산정에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한 데 반박하기 위해 입장문을 냈다. 대한텔레콤은 SK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의 모태가 되는 회사다.이 변호사는 “차라리 판결문 전체를 국민에게 공개해 그 당부(옳고 그름)를 판단토록 하는 방안에 대해 최 회장이 입장을 밝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 회장 개인 송사에 불과한 이 사건과 관련해 SK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오는 21일 SK이노베이션이 노 관장을 상대로 “서울 서린동 SK서린빌딩에서 퇴거해달라”며 낸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의 1심을 선고한다. 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빌딩 임

  • 大法서 '특유재산' 분할 여부 쟁점될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은 대법원에서 최종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최 회장은 17일 서울 서린동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재판 현안 관련 설명회에서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 재산분할을 결정한 이혼 소송 2심 판결에 상고하겠다고 직접 밝혔다. 상고장 제출 기한은 오는 21일이다. 대법원은 원심 법원에서 소송 기록을 송부받은 날부터 4개월 안에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상고심은 2심에서 이뤄진 재판이 법령에 위배되는지를 따지는 법률심이다. 법률적 쟁점이 없는 이혼 소송은 상고장을 접수하더라도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하는 경우가 많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2년 가사 소송 상고심에서 상고 기각률은 93.6%에 달했다.하지만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데다 2심에서 ‘특유재산’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폭넓게 인정한 이례적 사건인 만큼 대법원 소부 심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유재산이란 부부 중 한 명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 또는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으로, 원칙적으로는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대법원에서는 SK㈜ 주식을 부부 공동 재산으로 볼 수 있는지를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소심 판단의 근거가 된 노 관장 모친 김옥숙 여사의 ‘비자금 300억원’ 메모의 증거 능력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항소심 판결 중 ‘주식 가치 산정’ 부분에 오류가 발견됐다는 최 회장 측 주장도 쟁점이 될 수 있다.이혼 소송으로는 이례적으로 전원합의체 판단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전원합의체는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3명이 참여해 판례 변경이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