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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전·농가까지…업종 불문 '연쇄도산' 공포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25일 “소비자 환불부터 집중한 뒤 판매자 대금 지급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중소업체들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 판매자들은 정산이 한 달만 밀려도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게다가 이들과 엮인 소규모 협력사 정산도 연동돼 있다.중소 여행사들이 느끼는 불안이 특히 크다. 소비자 예약 취소가 빗발쳐 여행사들은 티몬·위메프로부터 받지 못한 미정산 대금뿐 아니라 항공·숙박 취소 수수료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여행사가 취소 수수료라도 줄이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티몬·위메프 환불 신청 후 ‘재결제’를 유도하고 있지만, 다시 결제하려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했다.서울 용산 전자상가에 있는 전자제품·컴퓨터 부품업체들도 피해가 예상된다. 코로나19 기간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한 데다 최근 티몬·위메프가 수수료 혜택을 줘 입점한 소규모 업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자영업자 커뮤니티와 단체 카톡방에선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가 망하면 관련 업체와 농가까지 줄줄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은행으로부터 선정산대출을 받았는데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라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현재 미정산된 5월분에 더해 6~7월분까지 정산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티몬이 최근 대폭 할인 판매한 ‘해피머니’ 상품권의 발행처 해피머니아이엔씨의 피해도 크다. 이 상품권은 네이버 등 포인트 전환뿐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곳 자체가 잇달아 막혔다.이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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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해법 안갯속 … 대금정산 손도 못 대
티몬, 위메프에서의 신용카드 결제 취소가 이틀째 ‘먹통’인 가운데 위메프가 본사로 직접 찾아온 소비자를 대상으로 환불에 나섰다. 하지만 환불이 위메프 소비자에게만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데다 판매자(셀러) 대금 미정산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A2면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25일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객 환불부터 집중한 뒤 소상공인·영세상인 등 판매대금 지급 문제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판매자 대금 및 환불 자금 마련과 관련해서는 “큐텐그룹 차원에서 다 같이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티몬과 위메프의 신용카드 결제 취소가 여전히 막혀 있어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진상 파악과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합동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브리핑에서 “위메프와 티몬에서 보고한 미정산 금액은 1600억∼1700억원”이라고 말했다.이 금액은 5월 판매분에 대한 미정산 규모이며, 6~7월 판매분을 합하면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광/강현우/최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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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은 아예 '본사 폐쇄'…위메프만 수기로 환불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는 25일 새벽부터 아수라장이 됐다. 큐텐그룹의 e커머스 위메프·티몬에서 결제가 취소되지 않자 직접 찾아온 소비자들로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건물 1층에선 소비자들이 수기로 작성한 환불 신청서를 위메프 직원이 일일이 확인한 뒤 계좌로 입금했다.이날 환불은 본사를 방문한 위메프 소비자에게 국한됐다. 원래 신용카드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가 환불해야 하지만 PG 업체들이 위메프·티몬에서의 기존 결제 취소를 막아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환불 처리도 더뎠다.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사무실에 방문해 환불을 신청한 1960여 명 중 1400명에게 환불을 완료했다”며 “이날 오후 8시 이후에 온 사람들은 26일 환불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거래액이 더 큰 티몬은 환불을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티몬 본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폐쇄됐고 직원들도 자취를 감췄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티몬의 거래 추정액은 8398억원으로 위메프(3082억원)보다 2.7배 많다.판매자 대금 정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류 대표는 “위메프의 정산 지연금은 지난주 기준 약 400억원”이라며 “큐텐그룹 차원에서 자본 확보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문제는 위메프·티몬이 현재의 미정산 사태를 해결하고 정상화할 자금력을 갖췄느냐다. 두 회사 모두 자본잠식 상태고 대규모 누적 적자로 자금을 동원할 여력도 없다. 두 기업엔 심지어 재무 관련 부서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 관리는 모기업 큐텐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업계에선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에 주목한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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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대목인데…굴러떨어진 여행株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몬·위메프의 대금 정산 지연 사태 영향으로 여행주와 전자결제대행주가 줄줄이 내리막을 탔다. 주요 기업이 거래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급부상해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25일 모두투어는 2.14% 내린 1만23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년간 종가 중 최저치다. 노랑풍선도 52주 종가 중 가장 낮은 582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1.87% 떨어진 5만24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들 기업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특가 패키지 상품과 각종 항공·숙박·입장권 등을 판매해왔다. 여행사가 티몬이나 위메프를 통해 상품을 판 뒤 이용자에게 항공·숙박권 등을 발권해주고, 상품 이용이 완료된 이후 티몬·위메프로부터 대금을 정산받는 구조다. 여행사로선 ‘선(先) 지출 후(後) 정산’ 형식이라 정산받지 못하면 그만큼 손해를 떠안을 수 있다. 일부 여행사는 지난달 판매분부터 대금을 받지 못했다.큐텐에 기업 매각 자금이 물린 야놀자 관련주도 줄줄이 하락세다. 야놀자는 작년 4월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전량을 큐텐에 매각한 뒤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이 약 16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야놀자 투자사인 SBI인베스트먼트는 8.29%, 아주IB투자는 9.71% 내렸다.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6.52% 빠졌다. 한화투자증권은 모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이 2018년 야놀자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지분 70%를 야놀자에 매각한 그래디언트는 주가가 7.69% 떨어졌다.결제대행업체(PG사)들도 주가가 비실비실했다. 기존 결제건 취소 요청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는 데다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두 곳의 결제가 잠정 중단되면서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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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티몬·위메프 현장점검…뒤늦게 '규제 사각지대' 대응
국내 6~7위 온라인 쇼핑몰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금 지연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뒤늦게 대응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의 피해를 보상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정부가 '규제 사각지대'를 방치해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티몬과 위메프 본사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상품 주문을 취소하면 3일 이내에 주문금액을 환불해야 하는 전자상거래법을 티몬과 위메프가 지키고 있는지 점검했다. 금감원은 두 이커머스 업체가 판매자에게 지불하지 못한 미정산 금액(1700억원)과 환불 여력을 확인했다. 공정위는 피해자들의 집단분쟁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 산하 기관인 소비자원에 전담 대응팀을 설치했다. 공정위는 지난 23일부터 이틀 동안 티몬·위메프 관련 소비자 상담이 1554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난이 해결되지 않는 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보상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두 회사가 주문을 취소한 고객에게 3일 이내에 환불하지 못하면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지연 이자를 붙인 금액을 갚도록 명령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주문 취소가 급증하면 가뜩이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두 회사가 제때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경우 소비자는 재판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긴다 하더라도 같은 이유로 피해를 보상받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공정위, 금융위, 산업통상자원부 등 여러 부처가 관리한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과 소비자의 관계를 감독하는 근거는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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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쇼크'…전자상거래·여행주 줄줄이 내리막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 티몬·위메프의 대금 정산지연 사태에 전자상거래·결제·여행 섹터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거래 대금 회수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 여행주 잇따라 52주 신저가25일 모두투어는 2.77% 내린 1만22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2주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노랑풍선도 52주 신저가인 5640원에 거래됐다. 전일대비로는 1.91% 낮다.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주가가 2.81%, 참좋은 여행은 3.10% 빠졌다. 이들 기업들은 티몬과 위메프 대금 미정산 우려에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각 여행사들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특가 패키지상품부터 각종 항공·숙박·입장권 등을 판매해왔다. 여행사가 티몬이나 위메프를 통해 여행상품을 팔아 항공·숙박권 등을 발권하고, 해당 상품 이용 완료 다음달이나 다다음달 중에 판매처로부터 대금을 정산받는 구조다. '선 지출 후 정산' 형식이라 대금 정산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손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각 여행사들은 이미 6월 판매분부터 대금 정산을 받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와 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들은 위메프와 티몬에 정산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출발이 임박하지 않은 예약건에 대해선 예약자에게 자사에 직접 재결제를 하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이같은 방식으로도 손해를 아예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티몬과 위메프가 그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특별 기획전을 여럿 벌인 탓에 큰 할인폭을 적용한 상품이 많아서다. 이용자가 재결제를 하더라도 각 여행사들은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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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사태' 겪고도…제도 미비가 禍 키웠다
정부가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셀러)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24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및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를 감독할 명확한 수단이 없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업체의 환불 의무를 규정한 법안이 오는 9월에야 시행되는 등 법과 제도 미비로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는 상태다.금융당국은 이날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회의를 열었다. 우선 판매자와 소비자 피해 현황 파악에 들어갔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직원들도 당황해 협조가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른 관련 부처도 내부 회의를 통해 대응책을 모색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정산 지연이나 미정산 문제를 살펴보고 있지만 민사상 채무 불이행 문제라 공정거래법 적용이 어렵다”고 답했다.티몬과 위메프는 전자상거래 기업이자 PG 업체다. PG업은 소비자에게 물품·서비스 판매 대금을 받아 판매자에게 전달하는 사업이다. PG업을 하려면 전자금융법에 따른 형식적 요건을 갖춰 금융위에 등록만 하면 된다.감독 범위도 좁다. PG 업체 감독권은 주로 해킹 방지, 소비자 정보 보호 등 기술적 측면에 국한돼 있다. 금융사와 달리 재무 건전성을 살펴보고 개선 명령을 내릴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이런 제도 미비 탓에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와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불충전금 보호, 가맹점(판매자)의 환불 의무 도입 등을 담은 전자금융법 개정안이 지난해 8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행은 오는 9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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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눈덩이인데…귀국했다는 구영배 뭐하나
큐텐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촉발한 원인으로 구영배 큐텐 대표(사진)의 무리한 ‘몸집 불리기’ 전략이 지목된다. e커머스를 잇달아 인수해 큐텐의 규모를 키운 뒤 물류기업 큐익스프레스를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려는 구 대표의 구상이 큐텐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킨 만큼 구 대표가 전면에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의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에서 정산 지연 문제가 터지자 싱가포르에 체류하던 구 대표는 최근 국내로 급히 귀국했다. 지난 18일에는 티몬·위메프 대표 등 경영진을 만나 해결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한국에 들어와 대책을 강구했지만 뚜렷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구 대표는 ‘1세대 e커머스의 아버지’라고도 불린 인물이다. 2003년 국내 최초 오픈마켓인 G마켓을 창립한 뒤 2009년 이를 미국 이베이에 매각했다. 이듬해 싱가포르로 건너가 큐텐을 창업했다. G마켓 매각 당시 ‘한국에서 10년간 경업 금지’를 약속한 만큼 동남아시아 등 해외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였다. 경업 금지 기간이 끝나자 큐텐을 앞세워 국내 e커머스인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잇달아 사들였고 올해에도 위시와 AK몰을 인수했다.국내 e커머스를 줄줄이 인수했지만, 큐텐이라는 기업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외국 회사이기 때문이다. 위메프와 티몬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지만 싱가포르에 법인이 있는 큐텐의 구 대표가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업계 관계자들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구 대표가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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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저가 공습에 위기감…구조개혁 나선 e커머스
티몬·위메프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쇼핑 플랫폼이 위기를 맞은 데는 최근 치열해진 국내 e커머스 경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이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가운데 올 들어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의 공세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대규모 적자에도 거래액을 키워온 티몬, 위메프와 달리 컬리, 11번가, G마켓 등은 구조조정 등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주요 e커머스 업체는 외형 확장보다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컬리가 대표적이다. 컬리는 판촉비 등 비용을 절감해 올 1분기 매출 5381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회사 설립 후 9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냈다.매각 절차를 밟는 11번가도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 1712억원, 영업손실 1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영업손실(318억원)을 38.7% 줄였다. 전체 사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오픈마켓 부문에서는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냈다는 설명이다.신세계그룹 e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과 G마켓도 최근 수장을 바꾸고 체질 개선에 나섰다. SSG닷컴은 지난달 최훈학 영업본부장이 신임 대표로 부임한 직후 근속 2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G마켓은 중국 e커머스 플랫폼 알리바바의 한국 총괄 출신인 정형권 대표를 선임해 경영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국내 e커머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쟁 격화로 외형 확대보다는 생존이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올초부터 ‘초저가’로 무장한 알리, 테무가 공격적으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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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급' 사태에…국민은행 등 금융권 先정산대출 중단
은행들이 판매자(셀러) ‘정산금 지연 사태’가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의 선정산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이미 선정산대출을 받은 판매자는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 티몬과 위메프의 선정산대출 실행을 중지했다. SC제일은행도 티몬과 티몬월드, 위메프 관련 선정산대출을 중단했다. 선정산대출은 e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e커머스 업체가 정산금을 은행에 상환하는 일종의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e커머스는 통상 상품 판매 후 정산까지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원자재 구매 등 운전자금이 필요한 판매자가 주로 이용한다. 선정산대출 상품으로 국민은행은 ‘KB셀러론’, SC제일은행은 ‘파트너스론’ 등을 운영 중이다.은행들이 선정산대출을 중단한 이유는 티몬·위메프 정산금 지연 사태로 대출 상환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선정산대출은 e커머스 플랫폼에 대해 보유 중이거나 보유하게 될 정산채권이 담보인데,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산채권의 담보 가치가 사라졌다. 선정산대출을 받은 판매자의 피해도 우려된다.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판매자는 연체 이자까지 물어가며 대금을 갚아야 한다. 선정산대출을 상환하지 않으면 신용도가 떨어져 판매자가 받은 다른 신용대출의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은행들도 선정산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어 건전성 관리에 들어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에만 해당하는 조치로 나머지 30여 개 e커머스 플랫폼의 선정산대출은 기존과 동일하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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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판 뱅크런' 조짐…셀러·소비자·결제대행社 '도미노 이탈'
티몬·위메프 판매자(셀러) 정산 지연 사태가 소비자의 대규모 환불 신청과 셀러들의 연이은 판매 중단으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두 쇼핑몰이 판매자 신용을 활용해 영업해온 만큼 ‘금융회사의 도산에 비견되는 이번 사태로 중소 판매사가 신용 위기와 도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티몬 여행상품 환불 빗발24일 업계에 따르면 구매와 소비 시점 차이가 큰 여행상품의 소비자 타격이 가장 심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날 대형 여행사들이 ‘티메프(티몬+위메프)’를 통한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기존 구매자에게 재결제를 안내하자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티몬에서 발리행 에어텔(항공권+호텔) 상품을 구매했다는 권모씨(32)는 “가족 여행을 취소할 수 없어 다시 결제하긴 했지만 티몬에 결제한 금액을 돌려받지 못할까 두렵다”고 했다. 여행상품은 대부분 여행 일정이 임박하면 위약금이 커지는 구조여서 아직 취소하지 못한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여행업계 관계자들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지급 중단 사태로 발생한 미정산 금액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 규모별로 수억원에서 100억원 가까이 물린 것으로 전해졌다. 재결제 안내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티몬으로부터 지난달 1일부터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결제 취소가 빗발쳐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들이 이날 위메프와 티몬의 카드 취소를 막자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고객·판매자 이탈 가속화티몬에 입점한 백화점, 홈쇼핑 등 대형 소비재 파트너사가 판매를 연달아 중단하고, 중소 규모 판매자는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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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환불도 막혀…수천억 피해 우려
싱가포르 기반의 큐텐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금 지연 사태가 소비자와 관련 기업 피해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결제를 취소해도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티몬 등에서 구매한 상품권의 사용처도 속속 막히고 있다.업계에선 티몬·위메프의 월 결제 추정액이 1조원에 달하는 만큼 피해액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P, 토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등 신용카드 PG사(결제대행업체)들은 전날부터 티몬·위메프의 기존 결제 건 취소와 신규 결제를 일제히 막았다. 이들 플랫폼에서 신용카드로 상품을 신규 구매하는 것은 물론 이미 지급한 금액조차 환불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PG사들이 일제히 환불을 막은 이유는 티몬·위메프에서 결제 취소가 몰리며 취소액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PG업계 관계자는 “취소액을 다 받아줬다간 피해가 카드사와 PG사로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도 일제히 티몬 결제를 중단했다.국민은행 SC제일은행 등 주요 은행도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판매자가 정산금을 먼저 받고, 나중에 e커머스가 은행에 대금을 상환하는 것)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지난달 큐텐글로벌에서 시작된 정산금 지연이 위메프와 티몬으로 번지자 대형 여행사와 홈쇼핑에 이어 백화점도 소비재 판매를 중단했다. 티몬·위메프발(發) 쇼크는 관련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티몬이 현금 흐름을 위해 이례적으로 7.5%나 할인해 판매한 해피머니 상품권도 사용처와 포인트 전환이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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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티메프의 판매대금 돌려막기…'지급불능' 치닫나
온라인 쇼핑몰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셀러)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면서 두 회사가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셀러뿐만 아니라 이용자도 대거 이탈해 거래액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대규모 누적 적자로 인한 자본잠식 상태여서 거래액이 줄면 정산금을 갚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유통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거래액 급감…자금 바닥난 듯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에서 벌어진 정산금 지연 사태는 대부분 지난 5월 판매분과 관련된 것이다. 티몬은 자사 앱과 홈페이지에서 물건이 팔리면 그달 말일 기준 40일 이내에 셀러들에게 정산해주고 있다. 5월 티몬에서 팔린 상품은 그달 말일 기준 40일이 지난 7월 10일이 정산 기일이다. 5월 1일 판매했을 경우 최대 70일 가까이 정산금을 티몬이 보유하고 있다가 수수료를 일부 떼고 셀러들에게 지급하는 셈이다.위메프는 상품을 판매한 달의 말일 기준 두 달 후 7일 정산한다. 4월 판매분은 7월 7일이 정산기일이다. 위메프에서 먼저 문제가 터지고, 티몬으로 확산한 것도 이 같은 정산 시스템에서 비롯됐다.티몬, 위메프가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정산 시스템 덕분이다. 매월 거래액을 늘리기만 하면 적자가 아무리 많이 나도 정산금을 다 막을 수 있었다.문제는 정산금을 다른 데 썼거나 판매액이 감소해 자금이 부족해질 때다. 이 경우 부족한 정산금을 자기자본으로 메우는 게 우선이다. 타인자본을 빌려서 쓸 수도 있다. 하지만 티몬, 위메프는 이 모두가 쉽지 않다. 자본잠식으로 자기자본은 바닥났고, 금융사 등 외부 자금은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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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1번가 주인' SK스퀘어, 큐텐 '공동 경영' 추진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와 싱가포르 e커머스 플랫폼 업체인 큐텐이 ‘공동 경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1번가와 큐텐을 합병한 뒤, SK스퀘어가 존속 법인인 큐텐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방식이다. SK스퀘어가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 관계고, 큐텐이 일본 인도 등 아시아에 여러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국내 유통산업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협상 새 국면 전환된 11번가 인수전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와 큐텐 양사는 각자의 자문사도 배제한 채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G마켓 창업자이자 큐텐의 최대 주주인 구영배 사장과 SK스퀘어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하형일 11번가 대표가 담판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1번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11번가 주요 부서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의 핵심 의제는 공동 경영이다. SK 측은 11번가와 큐텐을 합병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큐텐 주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큐텐을 공동 경영하자는 의미다.이 같은 거래는 큐텐이 티몬, 위메프를 인수할 때 사용했던 거래 구조와는 차이가 크다. 티몬, 위메프 매각은 각각 두 회사에 투자한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인 앵커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가 주도했다. 이들은 티몬과 위메프의 IPO(기업공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었다.이때 구세주로 등장한 인물이 구영배 사장이다.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경험이 있는 구 사장은 티몬과 위메프 경영권을 넘겨주면, 이에 대한 댓가로 큐텐 지분을 앵커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에 나눠주기로 했다. 큐텐을 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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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수천억 현금 갑부'…"영배형, 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영배형은 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 e커머스 등 유통업체에 돈이 묶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런 질문을 하고 있을 것이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하나의 사슬로 묶은 구영배 G마켓 창업자(큐텐 대표)의 ‘빅 피쳐’를 궁금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어쩌면 이들에게 한국 오픈마켓의 창시자인 구영배는 오매불망 기다려온 메시아일 수 있다. 유통업계 난제 풀어줄 해결사? 그가 정확히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노마드족(族)인 구 대표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애써 설명하려 하지 않는 은둔자다. 혹자는 “원래 일을 벌이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분”이라고 평가한다. 밖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의외로 단순한 이유로 구영배 사단이 움직이고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마디로 수천억원의 현금을 가진 갑부가 심심해서 일을 키우고 있다는 것인데, 납득하기는 어렵다.한 가지 분명한 ‘팩트’는 있다. 구 대표의 ‘먹잇감’ 후보들이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엔 사모펀드 자금이 들어가 있다. 티몬에 투자한 앵커파트너스, 위메프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IMM인베스트먼트 등은 어떤 식으로든 탈출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구영배 사단이 11번가에도 인수 제안을 했다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11번가 역시 H&Q코리아 등 사모펀드 돈을 받아서 사업 확장을 해왔고, IPO(기업공개) 시장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구영배 대표의 행보는 무자본 M&A에 가깝다. 그는 티몬과 위메프 경영권을 돈 한 푼 안 들이고 가져왔다. 기존 주주의 지분을 가져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