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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4억달러 투자"…인도행 티켓 끊는 실리콘밸리 기업들
미국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이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의 풍부한 노동력과 방대한 시장, 성장 잠재력을 보고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인도 정부도 인센티브 정책을 앞세워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행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30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MD는 최근 인도 벵갈루루에 향후 5년간 4억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디자인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마크 페이퍼마스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28일 개최된 ‘세미콘인디아 2023’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이에 따라 향후 3000개의 새로운 일자리에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AMD는 개인용 컴퓨터부터 데이터센터까지 다양한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독점하다시피 한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인도의 강점은 숙련된 엔지니어가 많다는 것”이라며 “상당수 기업이 가장 활기찬 시장인 인도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AMD에 앞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마이크론도 인도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지난달 벵갈루루에 4억달러를 투입해 엔지니어링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론도 인도 서부 구자라트에 8억2500만달러를 투자해 D램‧낸드 등 반도체 테스트 및 조립 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인도 정부가 적극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내놓은 것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인도 투자에 나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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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엔비디아, 매출 33% R&D에 투입
“엔비디아 최고위 임원들은 연구개발(R&D)과 기술 전략 수립에 시간을 씁니다. 관리가 주요 업무인 한국 기업의 임원들과 다른 점이죠.” (엔비디아 본사의 한 엔지니어)엔비디아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강점에 관해 물었다. 이구동성으로 ‘기술 중시 문화’를 꼽았다. 최고위 임원들에게 3년 이상의 임기를 보장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개발에 주력할 기회를 주는 게 대표적이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복잡한 문제를 푸는 데 큰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이를 실천하는 회사”라고 말했다.기술 투자가 경쟁력의 근원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3회계연도 4분기(2022년 11월~2023년 1월) R&D에 19억5200만달러(약 2조5700억원)를 투자했다. 분기 매출(60억5100만달러)의 32.2%에 달하는 큰돈이다. 직전 분기에도 매출의 32.8%에 달하는 자금을 기술 개발에 썼다. 삼성전자(10.3%·2023년 1분기), 퀄컴(23.8%·2023회계연도 1분기) 같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수치다.회사를 이끄는 것도 R&D 인력들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엔비디아의 R&D 인력은 1만9532명이다. 전 세계 엔비디아 임직원 2만6196명의 75% 수준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 회사’를 지향하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뜻이 반영된 결과다.주가 오르면 직원 자산도 증가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업적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도 엔비디아가 세계 1위 반도체 회사(시가총액 기준)로 성장하게 된 비결로 꼽힌다. 대표적인 게 매년 연봉의 10~20%를 추가로 주식으로 주는 보상제도다. 강력한 보상을 통해 회사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것이다. 엔비디아 본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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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은행 위기는 사모대출 시장에 중요 기회"[ASK 2023]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지방은행의 위기는 사모대출(Private Debt) 시장에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아 우딘 먼로캐피털 사장(사진)은 17일 여의도 콘래드에서 열린 ‘ASK 2023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올해 사모대출 시장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은행이 대출을 축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빈자리를 사모대출이 채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사모대출펀드는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기관의 자금을 모아 기업에 대출해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은행처럼 대출자(Lender)의 역할을 해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는 올해 1분기 경기를 두고 ‘폭풍전 고요’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기업의 펀더멘탈은 강하지만 거시경제 상황은 암울해지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긴축의 영향이 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지만 물가 인상은 일시적인게 아니다”며 “타이트한 노동시장은 경기 연착륙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모대출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봤다.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로 인한 지역은행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고, 은행들의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유동성 공급자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역은행의 위기로 기업들은 은행에서 PE로 대출자(Lender)를 변경할 것”이라며 “PE가 은행보다 유연하고 개인화된 대출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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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샷' 20명 만난 JY…'뉴 삼성' 전략 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실리콘밸리 등 미국 서부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을 만나 미래 사업 관련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계에선 이 회장의 이번 미국 장기 출장이 삼성의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고 ‘뉴 삼성’ 비전의 기틀을 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국 출장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 미국 체류 기간은 총 22일로, 이 회장이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가장 길다.이 회장은 미국 출장 기간에 동부의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 정보통신기술(ICT) 클러스터(산업단지)를 횡단하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존슨앤드존슨 BMS 바이오젠 오가논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등 20여 개 글로벌 기업의 CEO들을 만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출장 기간 이 회장은 매일 한 명 이상의 ‘빅샷’을 만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했다”고 설명했다.이 회장은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 차세대 통신, 바이오 등 삼성의 ‘미래 성장 사업’으로 점찍고 육성하는 분야의 글로벌 CEO를 주로 접촉했다.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주목되는 건 이 회장과 젠슨 황 CEO와의 만남이다.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 일식집에서 만난 두 기업인은 AI 반도체 관련 시너지 창출 방안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서버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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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랩 출신이 만든 美 딥블루닷, 35억원 시드 투자 유치 [허란의 VC 투자노트]
생성 인공지능(AI) 기반 고객 피드백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딥블루닷이 35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시드 라운드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주도했으며, 500 글로벌과 패스트벤처스가 참여했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딥블루닷은 수아랩의 공동 창업자 및 초기 멤버들이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연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2019년 2300억원에 미국 코그넥스가 인수한 수아랩은 딥러닝 기반 머신비전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국내 기술 스타트업 가운데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M&A) 건으로 꼽힌다.이동희 딥블루닷 대표(사진)는 수아랩 사업이사 출신으로 두산그룹에도 몸담았다. 서울대 경영학부를 졸업했으며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딥블루닷은 AI 기반 고객 피드백 분석 솔루션 '싱클리'를 개발했다. 싱클리는 이메일, 화상 미팅, 채널톡 등 다양한 채널에서 들어오는 정성적 데이터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즉각적으로 시각화해 고객 경험 확장에 필요한 시사점을 도출하고 있다.기업은 싱클리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채널의 고객 피드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개별 피드백 반영 시 예상 효과와 제품 개발 및 서비스 개선에 대한 인사이트도 받을 수 있다. 현재 싱클리는 신청 회사에 베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현재 싱클리 고객의 90%는 미국 내 테크기업이다. 이들은 고객 유치, 리텐션(고객 유지) 및 업셀링(상위모델 판매)을 달성하기 위해 제품 주도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딥블루닷은 설명했다.제품 주도 성장은 실리콘밸리 테크 회사들의 새로운 성장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포브스가 선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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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0조 '여자 스티브 잡스'의 몰락…감옥행 눈앞
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의 사기극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유죄 판결을 받은 바이오벤처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스 전 최고경영자(CEO)가 이르면 이달 말 교도소에 수감될 전망이다. 1심에서 11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홈스는 법원에 불구속 재판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11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 지방법원 에드워드 다빌라 판사는 11일(현지시간) 홈스가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낸 청구를 기각했다.홈스는 작년 11월 1심에서 징역 11년 3개월(135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임신 등의 이유로 바로 수감되지는 않았고, 법원은 5개월 뒤인 오는 27일을 수감일로 정했다. 홈스는 1심 유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후 수감일이 다가오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홈스는 기각된 불구속 재판 청구에 대해서도 항소할 수 있지만,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면 오는 27일 텍사스 교도소에 수감된다. 검찰은 홈스가 1심 판결 불과 몇 주 후에 결혼식 참석을 이유로 멕시코행 항공편을 예약했다는 점을 들어 도주 위험이 있다며 불구속 재판에 반대했다.다빌라 판사는 판결문에서 “형사 피고인이 재판 승리를 기대하며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것은 대담한 행동이며, 유죄 판결 후에도 즉시 취소하지 않은 것은 위험할 정도로 부주의하다”면서도 “변호인 측의 진술과 후속 조치를 검토한 결과, 도주 시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발라 판사는 이어 “법원은 피고인 주장처럼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히거나 새로운 재판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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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여파에 '2차 정리해고' 닥쳤다…흉흉한 실리콘밸리
지난달 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마켓스트리트에 있는 아마존고(Amazon Go) 매장. 아마존앱의 바코드를 찍고 들어서자 ‘3월 31일까지만 영업합니다’라고 쓰인 안내문이 여러 장 붙어 있었다. 계산대가 없는 무인 매장은 폐장을 앞둬서인지 매대에 상품이 거의 없고 손님조차 몇 명 없어 썰렁했다.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테크기업들이 비용 절감 전략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면서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테크기업의 정리해고가 사무실 폐쇄로 이어지면서 오피스를 비롯한 부동산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테크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수요 감소로 실적이 악화하자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실리콘밸리은행(SVB)까지 파산하자 지역 경제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분기 정리해고 13만여 명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오프라인 영업을 접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영하던 4개의 아마존고 매장이 모두 문을 닫았다. 지난달 초 아마존은 샌프란시스코 4곳을 포함해 뉴욕과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고 매장 8곳을 폐쇄한다고 밝혔다.따로 계산하지 않고도 물건을 집어서 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계산이 되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주목받은 무인 편의점 아마존고는 2018년 1월 미국 주요 대도시에 문을 열었다. 이후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5년 만에 사업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이날 보안요원은 “당신이 마지막 손님”이라며 아마존고의 마지막 영업일임을 알렸다. 매장을 방문한 찰스(45)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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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벤처 투자금 90% 날아갔다…스타트업, SVB發 줄파산 공포
미국 스타트업의 파산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스타트업들의 경영환경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돼 파산하는 기업이 속출할 전망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은 지난해부터 높은 물가 상승률과 기준금리 인상 탓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피치북과 벤처캐피털협회(NVCA) 벤처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벤처캐피털(VC)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규모는 5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 10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간 엑시트 규모는 714억달러로 전년 대비 90.5% 줄었다.자금 조달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자금 조달 규모는 전년 동기(488억달러)보다 63% 줄어든 180억달러로 집계됐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52%, 후기 단계는 73% 감소했다.SVB 파산 후 스타트업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헤쳐나갈 자본이 부족해졌다. 클라우드 데이터 스타트업인 와사비테크놀로지는 1년 전 자금 조달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5월 일부 투자자들이 약속했던 투자를 철회했다. 이후 투자금을 모으는 것이 힘들어져 지난 7개월 동안 100여 차례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했다.자금 시장 경색으로 파산에 이르는 스타트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팀 로베로 인스티튜셔벤처파트너스 파트너는 “초기 및 중간 단계 스타트업이 대거 멸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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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불끄기냐, 물가 잡기냐…Fed의 딜레마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이란 기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보다 SVB 파산의 충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Fed가 오는 21, 22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4일 오전 1시30분(현지시간) 기준 51.3%였다.SVB 파산으로 지난주까지 ‘0’이던 금리 동결 확률이 50%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대신 유력했던 0.5%포인트 인상(빅스텝) 가능성이 ‘0’으로 떨어졌다.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48.7%로 나왔다.3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던 바클레이스는 이번주 들어 금리 동결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0.25%포인트 인상을 점쳤던 골드만삭스도 현재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전망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경제의 불확실성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Fed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잡기’와 ‘금융 시스템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다. 수바드라 라자파 소시에테제네랄 미국 금리전략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건 금리 인상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 경우 금융 시스템의 약점이 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Fed가 긴축을 이어가면 미국 은행업계의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는 얘기다. SVB 파산에는 금리가 치솟으면서 보유했던 국채 가격이 급락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 등에 예금을 전액 보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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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진출' 英·中도 뱅크런?…지역은행 등 연쇄 도산 우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진출한 영국, 독일, 중국 등에서도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을 막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이들 해외 법인이 무너지게 되면 이와 연계된 지역은행이나 스타트업까지 연쇄 도산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SVB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벤처 대출' 상품으로 전세계에 진출, 각국의 스타트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인접국인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유럽 그리고 인도, 중국 등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기술 인재가 풍부하고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국가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이들 국가의 법인에서도 뱅크런이 발생해 예금 인출이 막히면 예금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은 운영자금이 묶여 회사를 끌고 나가기 어려워진다.영국 SVB에 돈을 맡긴 스타트업 180여곳은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에 서한을 보내 "예금 손실이 발생하면 스타트업 생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지원을 촉구했다. 영국 재무부는 영국 대형은행들이 SVB 영국법인 예금을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SVB 영국법인에 계좌를 보유한 스타트업은 300여곳이며 이들이 맡긴 예금은 총 3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금융당국이 SVB 영국법인에 대한 해법을 내놓기 위해 논의중인 가운데 영국 청산은행 중 하나인 런던은행 컨소시엄이 SVB 영국법인 인수를 공식 제안했다. 이 외에도 바클레이스, 로이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가의 투자회사인 로열그룹,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받는 오크노스, HSBC홀딩스 등도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VB의 중국 합작법인인 SPD실리콘밸리은행은 고객들에게 "은행이 SVB로부터 독립적이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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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융당국 "SVB 예금 100% 보호…13일부터 인출 가능"
미국 금융당국이 폐쇄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예금을 100% 보호하겠다고 선언했다.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은행 파산으로 인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을 차단하기 위해 미 금융당국이 아시아 증시 개장 전 발 빠르게 SVB의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공동 성명을 통해 "FDIC가 SVB에 예금한 모든 고객의 예금을 완전히 보호하는 방식으로 SVB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SVB에 예금을 보유한 고객들은 13일 월요일 은행 문이 열리면 모든 예금에 접근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은 성명서를 통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해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Fed는 별도로 성명을 내고 예금 인출이 몰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압력에 대처할 준비가 됐다"며 은행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은행 등 금융사가 보유한 액면가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는 '뱅크 텀 펀딩 프로그램(BTFP·Bank Term Funding Program)'을 준비중이다. 은행을 비롯해 저축 협회, 신용조합 등에 최대 1년 동안 대출을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Fed는 "예금을 보호하고 경제에 돈과 신용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은행 시스템의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VB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2090억달러이며 총예금이 1754억달러다. 자산의 상당 부분이 장기채권이다. 지난해 금리인상으로 평가가치는 낮아졌지만 액면가 기준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예금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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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조원 돈줄이 48시간 만에 끊겼다"…실리콘밸리 '줄도산' 공포
지난 10일 오후 3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굳게 닫힌 정문 앞에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를 폐쇄한다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잠시 후 직원 세 명이 작은 상자를 하나씩 들고 나왔다.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들은 굳은 표정으로 “할 말이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스타트업 투자자의 절반 이용”1983년 설립된 SVB는 그동안 신용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벤처 대출(venture debt)’이라는 실리콘밸리에 특화된 틈새 상품을 최초로 내놓고 이 지역 스타트업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신용을 쌓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일반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들었지만 SVB를 찾아가면 투자금 유치 규모와 비례해 벤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최고로 평가받는 VC가 투자한 스타트업에 더 많은 대출을 해주면서 실리콘밸리 VC와도 밀접한 관계를 쌓았다. 지난해 말 기준 SVB의 총자산은 2090억달러, 총예금은 1754억달러 규모였다.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VC 가운데 절반 이상이 SVB와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테크·헬스케어 벤처기업 중에선 44%가 SVB 고객이다. SVB는 2009년 이후 약 23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강 노틸러스벤처스 대표는 “SVB의 파산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어서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13일 은행 거래가 재개되면 혼란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법인을 설립해 SVB가 보유한 예금을 모두 이전하고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VB의 지점 17곳은 일단 13일 문을 열고 고객별로 예금자보호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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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첨병' LG테크놀로지벤처스, AI 스타트업에 집중투자
LG그룹은 북미에서 그룹 차원의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투자 영역도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현재 주력 사업과 연관된 분야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바이오, 메타버스 등으로 확대하는 추세다.13일 LG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현재까지 총 52곳의 스타트업에 2억6000만달러(약 3430억원)를 투자했다. LG벤처스는 2018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됐다. 현지에서 정보기술(IT) 스타트업 투자로 명성을 쌓은 김동수 대표(전무)가 창립 초기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LG벤처스의 투자 대상은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주요 계열사와 협업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다. AI와 자율주행, 배터리 분야에 누적 투자액의 3분의 1 이상이 투입됐다.대표적인 투자 사례는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게임 등에 사용되는 가상 캐릭터 제작 플랫폼 업체 ‘인월드 AI’, AI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해결하는 ‘듀얼리티’, 엑스레이 결과 등 의료 영상을 AI 기술로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주는 기술을 보유한 ‘제브라 메디컬 비전’ 등이다.유망 스타트업엔 추가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기술을 보유한 ‘엘리먼트에너지’엔 총 세 차례에 걸쳐 돈을 넣었다. 배터리 코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지나노’, 자율주행 대중교통 및 공공 셔틀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메이모빌리티’에 각각 두 차례, 세 차례 투자했다.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현재 펀드 규모는 총 4억8000만달러로 커졌다. 회사 관계자는 “메타버스, 바이오, 헬스케어, 교육 분야 등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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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證, 美실리콘밸리 진출…"유망 스타트업 발굴 나설 것"
신한투자증권이 국내 증권회사 중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했다.신한투자증권은 25일(현지시간) 미국 팰로앨토에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열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실리콘밸리는 혁신과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실리콘밸리에 미래를 위한 투자의 씨앗을 심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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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계 '황금 인맥'…창업자는 삼·네·카, VC는 KAIST
한국인은 인맥(人脈)을 중시한다. 혈연 지연 학연 등을 중심으로 뭉친다. 해외에서는 네트워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능력이나 성과를 무시한 ‘친목질’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업계에서 인맥은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인들의 도움 없이 맨손으로 회사를 창업하고 키우는 일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서로 독려하고 자극을 주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성장시키고 있다. 삼성 출신 스타트업 창업자 가장 많아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특정 회사 출신이 많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 경력이 있는 창업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2012년 도입한 사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C랩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 59개 회사가 C랩에서 분사했다. 불면증 치료제를 개발한 웰트의 강성지 대표, 5세대(5G) 이동통신용 웨어러블 360 카메라를 만든 링크플로우의 김용국 대표 등이 C랩 출신이다.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스타트업업계의 주요 인맥 발원지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서비스가 대부분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회사 경력이 창업에 큰 도움이 된다.네이버 출신이 창업한 스타트업은 다채롭다. 핑크퐁, 아기상어 등 유아용 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더핑크퐁컴퍼니의 김민석 대표, 직장인 대상 익명 SNS를 운영하는 팀블라인드의 문성욱 대표, 인공지능(AI) 전문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김성훈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카카오 출신 유망 스타트업 대표들은 상당수가 카톡방에서 꾸준히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카카오 사원번호 800번 안에 드는 카카오 초기 멤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