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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벼랑끝 몰린 기업, 법인 파산 1년 새 50% 늘었다
올해 1분기 법인파산 건수가 지난해 대비 5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한꺼번에 닥친 삼중고에 버티다 못한 기업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상 처음으로 회생·파산의 데드크로스(연간 기준)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21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사건은 326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0.9% 급증했다. 법인회생 사건(193건)도 47.3% 증가했다. 법인 파산과 회생이 동시에 대폭 늘면서 전체 도산 사건(5만727건)은 25.6% 늘었다.법인파산은 작년 말부터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12월 107건으로 연간 최다 기록을 찍은 뒤 올 들어서도 1월 105건, 2월 100건, 3월 121건을 기록했다. 이에 파산하는 기업이 회생절차를 밟는 기업을 훌쩍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법인 파산과 회생 건수 격차는 133건으로 작년 1분기(85건)보다 대폭 벌어졌다. 법원이 회생파산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파산 신청 기업이 회생 신청 기업보다 많았던 해는 한 번도 없었다.법조계에선 코로나 사태로 체력이 약해진 기업들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마주하면서 경영난에 휘청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제는 소상공인·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까지 회생·파산에 내몰린다는 평가다.최근 업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중견기업도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기업 파산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45년 역사의 제지기업인 국일제지가 지난달 13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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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100위권도 쓰러져…중견 건설사까지 줄도산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미분양 증가 등에 따른 자금난으로 중견 건설사들이 쓰러지고 있다. 최근 시공능력평가 109위인 대창기업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는 등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며 중견 건설사의 줄도산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창기업은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게 되면 회생 결정 전까지 모든 채권이 동결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진행 중인 사업 현장이 장기간 중단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설립 70년이 넘은 대창기업은 최근 현장에서 미청구 공사금액이 많이 늘어난 데다가 금융비용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며 자금난이 심화했다. 기업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국 53개 건설 현장에서 받지 못한 공사미수금 미청구금액은 506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자재값 인상으로 출혈이 심해지고 경기 하락과 금융비용 상승으로 공사비 회수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지난해 말 시공능력평가 83위인 대우조선해양건설에 이어 지난달 133위인 에이치엔아이엔씨(HN·옛 현대BS&C)도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건설사 위기설은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 수익이 악화한 데다 미분양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공동주택 브랜드인 ‘해리엇’을 운영 중인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최근 강원 속초에서 초고급 주택단지 분양에 나섰지만 214가구 중 119가구가 미달하며 부담이 커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역시 자체 사업이 부진해 지난해에만 24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소형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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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70년 중견 건설사도 '휘청'…대창기업, 법정관리 신청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중견 건설사로 설립 70년을 맞은 대창기업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경기 하락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경색으로 인한 자금난으로 건설 업계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100위권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건설업계의 중소건설사 줄도산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창기업은 지난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통상 법원은 회사가 제출한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 등을 검토한 뒤 이를 받아들일 지를 결정한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회생절차 전까지 채권은 동결되고, 기존 채무 상환 의무가 없어진다. 대창기업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대창기업은 1953년 설립돼 70년을 넘긴 중견 종합건설사다. 자체 공동주택 브랜드로 ‘줌(ZOOM)’을 보유했는데, 지난해 도급순위에서 109위를 기록했다. 그간 부동산신탁사의 사업을 주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공사미수금과 유동부채가 크게 늘면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 주요 사업장마다 지난해부터 미청구 공사금액이 많이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는 대창기업의 부실화 우려가 컸다. 미청구 공사는 건설사가 돈을 들여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것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업의 공사미수금 대손충당금은 2019년 18억원에서 지난해 93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고, 미청구 공사 미수금은 506억원에 달한다.건설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와 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위기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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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CS, 김용중 대표 등 해임안 통과…법정관리 '급제동'
대주주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간 분쟁이 진행 중인 지방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인 이래CS가 주주총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어 기존 김용중 대표이사의 해임을 결정했다. 기존 경영진 주도로 진행하던 회생 절차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래CS는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김용중 이래CS 대표이사 및 김명 부사장의 해임안과 최칠선 신규 대표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래CS는 이날 주주총회 직후 곧바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 신임 대표이사는 이래CS의 자회사인 이래AMS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인사다.이번 주주총회 및 임시 이사회는 법원이 지난 10일 자베즈 측이 신청한 주주확인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열리게 됐다. 2015년 이래CS의 2대 주주로 600억원을 투자했던 자베즈는 김 전 대표 등 기존 대주주와 2018년부터 회사 상장(IPO)을 통해 자베즈 투자금 회수를 돕거나 IPO에 실패 시 자베즈 지분을 되사주는 조건(풋옵션)의 계약을 체결했다. 약속한 상환이 미뤄지자 자베즈는 풋옵션을 행사해 회사의 경영권 지분 약 70% 안팎을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 측 기존 경영진이 주주 확인을 위한 명의개서를 거부하면서 주주총회 개최 등 의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 자베즈는 지난해 11월 창원지방법원에 '이래CS 주주 지위확인' 및 '주주총회(주총) 개최 요구' 등 2건의 가처분 소송을 내며 대응에 나선 바 있다.자베즈는 새로 선임한 경영진 주도 하에 기존 대주주가 신청한 회생 절차를 철회하고 주주와 채권자가 법정관리 이전 최장 3개월간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율 구조조정 제도(ARS)로 회사 정상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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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쉬코리아 용역업체도 생사기로…"미지급 대금 변제하라" 법원에 탄원
배달대행업체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생사기로에 놓이면서 관련 용역·하청업체로 불똥이 튀고 있다. 메쉬코리아가 각종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이들 업체들도 덩달아 줄도산 우려에 직면했다. 용역·하청업체 연쇄 부도 우려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메쉬코리아에 용역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대금 일부를 받지 못한 진코퍼레이션은 14억2900원만원에 대한 변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 탄원서는 OK캐피탈이 지난주 제출한 최종 의견서에 함께 포함됐다.메쉬코리아는 지난해 3월 경기도 곤지암 풀필먼트센터(FC)를 새롭게 열어 물류 인프라를 확장했다. 스마트팩토리 설비 사업을 하는 진코퍼레이션은 이 센터 내에 총 44억2000억원 규모의 자동화 물류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공사는 11월 말에 최종 마무리됐다. 메쉬코리아는 네 차례에 나눠 용역비를 주기로 했는데, 앞서 두 번에 걸쳐 29억9100만원을 지급했다. 잔금 14억2900억원은 11월 말에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가 한 차례 연기했다. 메쉬코리아는 11월25일자로 진코퍼레이션 측에 12월30일까지 잔금을 주겠다는 약정서를 써줬다. 같은 날 유정범 메쉬코리아 의장은 법원에 개인 주주 자격으로 ARS(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를 신청했다. 이후 법원이 포괄적개시명령을 내려 회사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이 법원 손에 넘어가면서 진코퍼레이션에 대한 대금 상환도 요원해진 상태다. 이창희 진코퍼레이션 대표는 "메쉬코리아 측이 11월25일에 다음달까지 잔금 지급을 약속해놓고, 당일 오후에 ARS를 신청했다"며 "이제 와서는 법원의 허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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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쉬코리아 채권자 OK캐피탈, 결국 법정관리 신청
배달 대행업체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의 채권자인 OK캐피탈이 회사에 대한 법정관리행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을 제출했다. 회사 창업자인 유정범 의장이 지난달 25일 법원에 개인 차원의 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ARS) 및 회생신청을 한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법원은 양측의 방안을 비교해본 뒤 내년 초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대출 상환 여부 '깜깜 무소식'에 P플랜행OK캐피탈은 14일 메쉬코리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를 선언하고 P플랜을 신청했다. P플랜은 채무자 부채 절반을 보유한 채권자 또는 채권자 동의를 얻은 채무자가 회생절차 개시 전 사전계획안을 제출하고, 법원이 이를 심리·결의해 인가하는 방식의 회생절차다.OK캐피탈은 앞서 지난 2월 유 의장과 김형설 사내이사의 지분 총 21%를 담보로 받고 메쉬코리아에 360억원을 대출해줬다. 그러나 유 의장이 올해 들어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360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지난달 18일 만기가 도래한 상태다. P플랜에는 채권 변제 계획을 포함해 회사 매각, 회사 운영을 위한 긴급 자금 지원 방안이 담겼다. OK캐피탈은 유진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유진소닉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고, 스토킹호스 방식의 경쟁입찰 절차 거친다는 계획이다. 스토킹호스 매각은 사전에 예비인수자를 정해놓고 매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회생 기업 매각에 주로 사용된다. 회생 절차 중에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P플랜대로 진행된다면 회사는 내년 초에는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OK캐피탈 측의 설명이다. 다만 P플랜이 가동되면 회사의 기존 주주들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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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안돼!' 솔본인베 반대에.. 메쉬코리아, 법정관리 추진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매각에 빨간불이 커졌다. 4대 주주인 솔본인베스트먼트 등 일부 주주가 매각 방침에 반대하면서 결국 법정관리행을 밟게 될 전망이다.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 매각을 주관하는 채권단 OK캐피탈은 이날 메쉬코리아에 대해 사실상 법정관리행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솔본인베스트먼트가 이날 오후 메쉬코리아 이사회 이사진에게 공문을 보내 매각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다. 공문에는 기존 주주들이 합의한 대표이사 해임, 유상증자에 대한 사전동의권 두 가지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 강행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솔본인베는 지분 7. 51%를 보유한 4대 주주다. 이 외에도 일부 주주가 매각 방침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매각은 주주단의 전원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한 주주라도 반대하면 매각도 물건너가게 된다.앞서 OK캐피탈과 나머지 주주단은 매각 방향에 합의를 한 상황이었다. 주요 주주는 최대 주주인 네이버(18.48%)를 비롯해 GS리테일(18.46%), 현대차(8.88%) 등이다. 이들은 전날 주주단 회의에서 새 인수자인 유진소닉-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이 600억원을 신주로 투입해 53%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47%는 기존 주주들에게 분배하는 내용에 동의했다. 이 안건을 토대로 오는 25일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해임안과 유진소닉이 우선적으로 메쉬코리아에 100억을 증자하는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었다. 이 자금은 당장 시급한 임직원의 월급 등에 우선적으로 활용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솔본인베가 이 안건에 돌연 반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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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법정관리 졸업 1년7개월만에…새 주인은 KG
쌍용자동차가 1년7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했다.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11일 쌍용차의 회생절차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3517억원 상당의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 대부분의 변제가 완료됐다”며 “2907억원 상당의 운영자금을 보유했고 2022년 출시한 토레스 차량의 판매 증대 등으로 영업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쌍용차는 15분기 연속 적자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2020년 12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지난해 4월 법원은 개시를 결정했다. 이후 매각 절차에 들어가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자로 확정했다. KG컨소시엄은 3655억원의 인수대금을 냈고, 유상증자 대금 납입도 완료했다.김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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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I, 대한조선 2000억원에 인수 완료
KHI가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에 이어 대한조선까지 품에 안았다.대한조선은 31일 KHI-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SG PE 컨소시엄이 대한조선의 지분 95%를 약 2000억원에 인수 완료했다고 밝혔다. 스토킹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방식의 이번 인수합병(M&A)은 우선매수권자였던 KHI가 이날 잔금을 입금하면서 완료됐다.KDB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조선사 중 대한조선이 마지막이었다. 산은 입장에선 한진중공업과 케이조선에 이어 대한조선까지 팔면서 세 곳의 조선사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인수를 완료하면서 대한조선의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과 체결한 경영정상화 특별 약정은 이 날짜로 종료됐다.지난 5월 KHI는 인수대금의 10%를 계약금으로 납입한 바 있다. 애초 1800억원대로 협상을 시작했지만 최근 대한조선의 실적도 개선되고 원매자들이 더 등장하면서 최종적으론 2000억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KHI는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중형조선사인 대한조선의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KHI는 유상증자로 500억원, 전환사채(CB)로1000억원 등을 조달했다. 앞서 KHI인베스트먼트와 유암코(연합자산관리) 컨소시엄은 STX조선해양(현 케이조선)을 2500억원에 인수해 7년 만에 법정관리에서 졸업시킨 바 있다.KHI는 케이조선과 대한조선 간의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영업, 기술, 구매 등 양사가 협력 가능한 분야에서 협업하면 선박 건조 효율성 증대 및 원가절감 등으로 수주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전라남도 해남에서 중형급 탱커,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주로 건조하는 대한조선은 대주그룹의 계열사였다. 2009년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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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우수 협력사 진원도 쓰러졌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업체에 루프랙을 납품하는 1차 협력회사 진원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20년 역사의 부품사마저 문 닫게 했다. 진원의 법정관리에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일부 완성차업체 공장은 한때 생산 차질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비 증가에 생산량 감소까지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5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진원에 대해 모든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진원에서 ‘돈을 더 빌려줄 수 없겠냐’는 요청을 받았지만, 빚이 너무 늘어 더 이상 지원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울산에 본사를 둔 진원은 2002년 설립된 루프랙(차량 지붕에 짐을 싣게 하는 장치) 전문회사다. 업계에서는 탄탄한 부품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매출 544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올렸지만 1년 내 갚아야 하는 은행 빚만 200억원가량으로 늘면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매출은 6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지만, 법정관리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고정비 증가와 함께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국내 완성차업체의 생산 감소가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1~10월 생산은 284만219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코로나19로 11.2% 급감한 작년보다 생산대수가 더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0.3%, 5.7% 증가했지만 르노삼성(-3.2%) 한국GM(-31.3%) 쌍용차(-23.9%)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경기 화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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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에디슨모터스 품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으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 이어 지난 4월 두 번째로 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다시 한 번 법정관리 졸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20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예비협상대상자는 선정되지 않았다.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는 이달 중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밀실사를 진행한 뒤 내달께 정식 투자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쌍용차는 연내 매각절차를 마무리짓는다는 목표다. 인수 대금은 퇴직 충당금을 포함한 공익채권 약 7000억원을 비롯,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수전은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 간 2파전 양상으로 진행돼왔다. 앞서 본입찰에는 이엘비앤티가 5000억원대, 에디슨모터스가 2800억원대, 인디EV가 1100억원대를 적어냈다. 본입찰 이후 인디EV는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금액 면에서는 이엘비앤티가 가장 앞섰지만 법원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방안이나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법원은 인수 후보자들에게 두 차례 입찰 서류를 보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본입찰에 써낸 금액에 더해 1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에디슨모터스는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쎄미시스코, TG투자 등과 컨소시엄을 이뤘다. 이엘비앤티 역시 카디널 원 모터스, 파빌리온PE와 손을 잡았지만 자금조달 능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이엘비앤티는 연매출 규모가 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카디널 원 모터스는 글로벌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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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건설, 새주인 찾는다... 회생 M&A 매물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STX건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2017년 법정관리 졸업 후 4년 만이다.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TX건설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오는 26일까지 STX건설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와 신규 발행 회사채 인수 등 외부 자본 유치를 포함한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입찰은 내달 18일 예정돼 있다. STX건설은 2005년 STX그룹 내 건설사업 부문이 분할해 설립됐다. 2013년 STX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담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2017년 코리아리츠에 매각됐지만 법정관리 돌입 전 5400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결국 지난해 말 노동조합의 주도로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대주주인 코리아리츠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사모사채를 활용해 무자본 인수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STX건설은 지난해 매출 675억원, 영업손실 172억원을 기록했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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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의향서 마감 D-1' 쌍용차, 매각 성사될까 [마켓인사이트]
≪이 기사는 07월29일(14:3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간 3~4곳 회사가 공개적으로 인수 의향을 내비친 가운데 실제 인수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29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은 오는 30일 오후 3시까지 LOI를 접수받을 계획이다. 이후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내달 중 예비실사를 거친 뒤 9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HAAH, 에디슨모터스 등 인수 의사 밝혀지금까지 줄곧 인수 의지를 피력해 온 회사는 미국의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다. 지난해 8월 쌍용차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새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을 때부터 꾸준히 새 주인으로 언급돼왔다. HAAH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자동차 유통업체다. 볼보, 마쓰다, 재규어랜드로버 등에서 부사장을 지낸 듀크 헤일 회장이 2014년 창업했다. 해외 자동차 브랜드를 북미 시장에 유통하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또 다른 인수 후보는 에디슨모터스다. 전기 버스를 비롯, 전기차를 생산하는 회사다. 복합소재 부품을 생산하던 한국화이바의 친환경차량사업부가 전신이다. 지상파 방송사 PD 출신인 강영권 대표가 이끌고 있다. 쌍용차를 인수해 프리미엄 세단 '체어맨'을 전기 모델로 재생산하는 등 "테슬라를 넘는 전기차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밖에 전기스쿠터 업체 케이팝모터스와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도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나섰다. 두 회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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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化 파고 못 넘고...반디앤루니스 운영사 서울문고 회생절차 신청
≪이 기사는 07월01일(14: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대형 서점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최근 출판사에 지급해야 할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을 맞은지 약 2주일만이다.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문고는 지난달 말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법원은 지난 달 29일 채권 추심 및 임의적 자산 처분을 막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재판부의 현장 검증 등을 거쳐 이달 중 회생절차 개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서울문고는 출판사에 지급해야 할 1억6000만 원 규모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지난달 16일 최종 부도를 맞았다. 이에 반디앤루니스의 3개 오프라인 서점인 서울 신세계 강남점, 롯데스타시티점, 목동점을 비롯해 온라인사업부의 운영이 지난달 16일 중단됐다.1988년 설립된 서울문고는 교보문고, 영풍문고에 이어 3위 오프라인 서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온라인 서점들의 점유율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2017년 부도 위기를 맞았다. 경영 악화가 이어지면서 서울문고는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지난 5월 국내 2위 도서 도매업체인 인터파크 송인서적이 최종 파산한 데 이어 서울문고마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출판업계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한 인터파크송인서적은 2017년에 이어 지난해 6월 적자 누적으로 재차 회생절차에 들어와 새주인 찾기 등 회생안 마련에 나섰지만 결국 파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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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정밀실사 없이 24일 본계약 체결하는 배경은?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24일 성정과 투자계약을 체결한다. 애초 정밀실사를 오는 28일부터 내달 2일까지 진행한 뒤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빠른 회생 절차 마무리를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본계약을 맺어야 전산시스템을 복구해 자세한 채무규모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현 상태에서 정밀실사가 의미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23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성정은 24일 계약 방식을 수정해 투자계약을 맺기로 했다. 기존에는 우선인수권이 있는 스토킹 호스 방식, 즉 '조건부 투자계약'이었지만 본계약에서는 '투자계약'으로 변경키로 했다.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은 "지난 22일 서울회생법원이 성정을 최종인수예정자로 확정하고 광림을 차순위 인수예정자로 정하겠다는 내용의 허가신청서를 받고 바로 허가했다"며 "이 신청서에는 정밀실사 없이 24일에 투자계약을 맺겠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고 말했다.정밀실사를 생략한 배경에 대해서 정 공동관리인은 "채권자들로부터 이미 채권 신고를 받았고 서울회생법원이 이 채권들에 대해 시인 또는 부인을 했기 때문에 총규모가 추정 가능한 수준"이라며 "빠른 경영정상화를 위해 바로 본계약을 맺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갚아야 할 공익채권은 약 850억원, 회생채권은 약 185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현재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운영비용 등 규모를 알기 위해선 ERP 시스템을 재가동시켜봐야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