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18일 17:38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업체 성우하이텍이 1000억원대 유상증자에 나선다. 실적부진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차입이 쉽지 않아지자 주식을 활용한 조달방식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성우하이텍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6월26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0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발행할 신주물량은 2000만주로 현재 유통주식(6000만주)의 33.3% 수준이다. 기존 주주들을 상대로 한 청약은 6월 18~19일 진행되며, 이때 발생한 실권주는 6월 22~22일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청약을 진행해 처리할 예정이다.
성우하이텍은 이번 신주 발행가격을 이날 종가(6870원)보다 22.9% 낮은 한 주당 5300원으로 잡았다. 이 회사는 앞으로 주가흐름 등을 반영해 6월12일 신주 발행가격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962억원은 운영자금으로, 98억원은 인수합병(M&A) 자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성우하이텍은 주로 은행 대출과 채권 발행 등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자금조달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공모가 아닌 사모 방식으로 2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12월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달린 전환사채(CB) 100억원어치를 찍었다. 점차 주식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수익성 악화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성우하이텍의 매출은 3조36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56.5% 감소했다. 주거래처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판매 부진이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미치고 있다. 반면 그동안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금융시장에서 조달하면서 차입규모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3년 말 7782억원이었던 총 차입금이 지난해 말 1조4854억원까지 불어났다. 한국신용평가는 재무구조 악화를 반영해 지난해 말 이 회사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떨어뜨렸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