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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시간 오나…D램 가격 이례적 급등
범용 D램 가격이 거시 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구형 제품 단종에 대비하기 위한 재고 비축 수요가 제품 가격 동반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다.기존 ‘반도체 시장 장기 침체 전망’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구형 공급 부족이 촉발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구형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주요 제품 가격은 최근 몇 주 사이 20% 넘게 상승했다. ‘DDR4 16Gb (1G×16) 3200’ 현물 가격은 지난 20일 개당 평균 11.5달러로 지난달 23일 5.6달러에서 4주 만에 100% 넘게 올랐다. 구형 제품의 가격 강세는 신형 제품으로 옮겨붙고 있다. 신형 노트북에 들어가는 ‘DDR5(2G×8) 4800/5000’ 현물 평균 가격은 같은 기간 5.5달러에서 6.0달러로 9% 상승했다.범용 D램 가격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전방 수요 침체로 급락하다가 올 4월부터 본격 반등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가 DDR4 생산 중단을 결정하고, 미국발 관세 부과를 앞둔 PC와 정보기술(IT) 장비 제조사들이 재고 비축에 공격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그 덕분에 범용 D램 수출 증가율은 지난 2월에 전년 대비 15.7%까지 떨어졌다가 3월 27.8%, 4월 38.0%, 5월 36.0%, 6월 1~20일 25.5% 등 4개월 연속 20%를 훌쩍 넘겼다.트렌드포스는 범용 D램 가격이 3분기에도 18~2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DDR4 공급이 빡빡한 상황에서 구매자의 수요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이 더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 “사이클에 이례적 변화”반도체 시장 전문가들은 범용 D램 업황의 하강 사이클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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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레드 메모리'의 무서운 추격…中, 어느새 낸드 8%·D램 4%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올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8.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YMTC의 빠른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1~2년 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2위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램 시장에서는 4%를 차지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15년째 이어진 ‘3강 체제’를 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YMTC의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은 8.1%였다. 삼성전자(31.9%), SK하이닉스(16.6%), 마이크론(15.4%), 키옥시아(14.6%), 샌디스크(12.9%)에 이은 6위다.D램 시장에서는 CXMT가 4.1%로 SK하이닉스(36.0%), 삼성전자(33.7%), 마이크론(24.3%)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CXMT와 YMTC의 판매량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자 사상 처음으로 일부 유료 고객사를 대상으로 매출 기준 점유율 정보를 제공했다.업계에서는 ‘레드 메모리’의 공습이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톱티어 못지않은 기술력을 확보한 데다 거대 내수시장을 뒷배로 뒀다는 이유에서다. YMTC는 삼성전자와 엇비슷한 300단 안팎의 낸드 제품을 개발했고, CXMT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개발 중이다. 시장에선 YMTC의 점유율이 올 하반기 글로벌 3위권으로 올라서고, CXM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함께 ‘4강 멤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D램 주도권이 10년 내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황정수/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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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 막힌 中 메모리업체…웃돈 70% 주고 '韓 첨단장비 사재기'
요즘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는 새로운 ‘큰손’들의 주문 물량을 대느라 분주하다.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 간판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5(LPDDR5)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을 제조할 때 반드시 필요한 장비를 국내 기업에서 ‘사재기’하고 있어서다.장비를 빨리 확보하기 위해 정가보다 1.7~2배 웃돈을 얹어주는 ‘긴급 콜’도 수시로 낸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4세대 HBM(HBM3) 등 첨단 반도체 개발에 들어가면서 최첨단 장비 주문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YMTC가 차세대 ‘본딩 낸드’ 주도5일 업계에 따르면 트렌드포스가 최근 고객사에 제공한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점유율 자료를 접한 국내 반도체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처음 집계된 중국 메모리 기업의 점유율이 예상보다 빨리 치고 올라와서다. YMTC의 낸드 점유율은 8.1%(매출 기준), CXMT의 D램 점유율은 4.1%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이 과점한 시장에 큼지막한 균열이 생긴 것이다.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최첨단 기술력과 고급 인력, 충분한 자본을 모두 갖춰야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력이 각각 9년밖에 안 된 두 회사가 이런 산업에서 단숨에 세계 4~6위권이 된 것이다.두 회사의 확장 전략은 비슷하다. 범용 시장에서 실력을 입증한 다음 첨단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최신 규격 범용 D램인 DDR5다. CXMT는 올초 DDR5 16기가비트(Gb) 제품을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3세대(1z) 기술로 양산했다. DDR5는 최근 인공지능(AI)폰, PC, 중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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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뛰는 D램·낸드…삼성 반도체에 볕드나
D램 고정거래가격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르는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오랜 기간 ‘겨울잠’을 잔 삼성전자에 예상보다 이르게 ‘봄’이 찾아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가격 상승을 ‘추세적 회복’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7일 최신 PC용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16기가비트(Gb) 제품의 올해 1분기 가격 전망치를 기존 3.5달러에서 3.8달러로 올려 잡았다. DDR5 가격이 전 분기 대비로는 하락하지만 하락률은 둔화(11.4%→4.2%)할 것으로 봤다.2분기부터는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PC용 DDR5 가격은 전 분기 대비 3% 오른 3.9달러를 기록하고 3분기엔 4.2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전망치를 기존 예상치(2월·3.3달러) 대비 29% 상향 조정한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트렌드포스가 긍정적인 가격 전망을 내놓은 건 이달 초 시작된 D램 현물 가격 회복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DDR5 현물가는 5.088달러로 지난달 12일(4.743달러) 대비 7% 넘게 상승했다. 트렌드포스는 가격 조정 요인으로 주요 반도체 제조사의 감산, 고객사 재고 감소,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을 꼽았다.D램 가격이 반등한 것은 주요 소비처인 스마트폰·PC 시장에서 주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보조금을 확대해 중국에서 정보기술(IT)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다.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르는 것은 업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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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보조금 재협상 추진…삼성전자·하이닉스 촉각
“반도체는 대부분 대만에서, 일부는 한국에서 생산된다. 반도체 사업이 미국으로 돌아오기를 원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꺼낸 말이다.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52%(2022년 기준)를 장악한 한국·대만·일본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늘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미국의 압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 제정된 반도체법(칩스법)에 따라 미국 내 투자 기업에 주기로 한 보조금과 관련해 재협상을 추진 중이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기로 한 외국 반도체 기업은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달러(약 53조원)를 투자해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지으면서 47억4500만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SK하이닉스도 38억7000만달러를 들여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최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4억5800만달러를 약속받았다.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보조금 수령 조건으로 내건 ‘노조 가입 노동자 고용’ 등의 폐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짜 노림수는 미국 내 추가 시설 투자, 중국 내 최첨단 반도체 시설 투자 중단 등이란 분석이 나온다.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뒤 중국에 투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중국 내 패키징·테스트 시설에 3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인텔과 중국에 생산 시설을 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타깃으로 거론된다.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의 보조금 재협상 움직임을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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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겨울'…1분기도 계속된다
범용 D램 가격 하락,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지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 둔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손실 확대,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저사양 HBM 수출 규제 가능성….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5중고’에 빠졌다. 수요 둔화와 중국의 물량 공세가 겹쳐 범용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데다 부가가치가 높은 HBM과 파운드리 분야에선 돌파구를 찾지 못해서다. 삼성 안팎에선 “올 1분기 삼성 반도체부문이 영업적자를 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31일 2024년 4분기 확정 실적(매출 75조8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공개했다. DS부문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3조8600억원)보다 24.9% 급감했다.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에서 2조원 넘는 적자를 낸 데다 첨단 메모리 공정을 확대하느라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올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스마트폰·PC용 메모리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저가 물량 공세가 겹쳐 범용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엔비디아의 최신 고사양 AI 가속기인 ‘GB200’ 출하가 늦어지면서 AI 데이터센터에 함께 들어가는 eSSD 주문도 줄었고, 파운드리에선 대형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딥시크 쇼크’에 빠진 미국이 대(對)중국 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 삼성의 HBM3(4세대 HBM)를 내장하는 엔비디아의 중국용 ‘H20’ AI 가속기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새로운 리스크도 떠안았다.삼성은 내부적으로 2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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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메모리·파운드리' 동반부진…"HBM4·고부가 D램이 승부처"
연봉의 12~16%. 삼성전자가 최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직원들에게 공지한 2026년 성과급(OPI) 지급률 전망치다. DS부문의 올해 성과급률과 같은 수치다.삼성전자는 매년 1월 직전 연도에 거둔 실적을 반영해 부문·사업부별로 연봉의 0~50% 범위에서 성과급을 준다. 앞으로 12개월간의 성과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수치지만 현재로선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이 당장은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 동반 부진 상태에 빠졌지만, 올 하반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6세대 D램(1C D램) 시대가 열리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D램 부진 직격탄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8일 공개했다. DS부문은 지난해 3분기(3조8600억원)보다 1조원(약 30%) 이상 적은 2조7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부문에선 2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9000억원, TV·가전과 하만에선 3000억~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반도체 부진을 부른 첫 번째 요인은 범용 D램 가격 하락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PC용 D램 범용제품 가격은 35.7% 급락했다. 중국 D램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PC용 저가 D램을 양산해 한국산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푼 탓이다.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을 제외한 범용 D램 비중이 80~90%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 상반기에도 범용 D램 급락올 상반기에도 범용 D램 가격 하락세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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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한파' 삼성전자…"상반기 D램 반등 어렵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한파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내놨다. 올해 반도체 실적 전망치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작년 수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용 D램 가격 하락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지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수주 부진 등 악재가 겹친 결과다.삼성전자는 8일 “2024년 4분기 잠정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130.5% 늘었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 증권사의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7조9705억원)보다 18.4% 밑돌았다.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줄어들며 관련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메모리 매출은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연구개발(R&D) 비용과 첨단공정 구축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파운드리 부문은 수요 부진에 따른 가동률 하락 여파로 2조원 넘는 적자를 냈다.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부문도 부진했다.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범용 D램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등 중국 기업이 범용 D램을 저가에 쏟아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이런 점을 감안해 올해 실적을 토대로 내년 직원에게 줄 성과급(OPI) 지급률 전망치를 올해와 비슷한 10%대로 공지했다.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를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한 ‘재정비 시간’으로 삼고 하반기부터 반등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웠다.황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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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주 저가매수 기회"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이 극심한 주가 부진을 겪고 있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도하게 낮아진 만큼 저가 매수를 노릴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KRX반도체지수는 35.6% 하락했다. 전체 KRX지수 중 낙폭이 가장 컸다. 반도체용 식각액 공급 업체 솔브레인도 하반기에 43% 넘게 내렸다. 반도체 생산 장비를 만드는 유니셈과 반도체용 쿼츠(석영유리)를 제조하는 원익QnC 역시 각각 49.5%, 52.7% 급락했다.반도체 소부장주가 부진한 배경에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 하락이 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산 기업이 수익성이 떨어진 D램 관련 투자를 축소하면서다. 전방 반도체 업체의 투자 축소는 후방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실적 위축으로 이어진다.세계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정보기술(IT) 수요 부진이 길어지자 D램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 메모리 업체의 저가 공세가 D램 공급 과잉을 부추기며 가격을 끌어내려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내년 D램 가격 하락폭이 시장 우려보다 덜할 것으로 봤다. 게다가 주가 측면에서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반도체 가동률 상승과 미국 정부의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제재 가능성이 반도체 소부장주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미래에셋증권도 내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봤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 D램 수요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진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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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마저 눈높이 낮췄다…숨죽이는 삼성·하이닉스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 전망치를 내놨다. 중국 소비시장 둔화 여파로 PC와 스마트폰용 메모리 수요가 정체된 탓이다. 마이크론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용 메모리에 대해선 낙관론을 폈지만,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경쟁사보다 한 달 일찍 실적을 공개해 ‘반도체 업황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의 기대 이하 실적 전망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스마트폰·PC용 D램 매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도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낸드 웨이퍼 투입 10% 이상 줄여마이크론은 18일(현지시간) 실적설명회를 열고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12월~2025년 2월)에 매출 79억달러(약 11조5000억원), 주당순이익(EPS) 1.53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출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89억9000만달러를 12% 밑돌았고 EPS는 20.3% 적은 수치다. 1분기(9~11월)에는 컨센서스(1.75달러)를 웃도는 EPS(1.79달러)를 기록했지만,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진 못했다.마이크론이 미래를 어둡게 본 건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 소비자용 제품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서다. 메모리 재고가 쌓인 상황에서 내년 PC와 스마트폰 시장이 5% 안팎의 부진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자 대규모 메모리 구매 주문이 급감했다.D램보단 낸드플래시 상황이 더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이날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이전보다 10% 이상 줄였고 시설투자도 감축했다”며 “빠른 속도로 커진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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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폭탄할인, TSMC 고객독식, 정치권은 무한정쟁…K칩 사면초가
‘일모도원’(日暮途遠·날은 저무는데 갈 길은 아직 멀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처한 현실을 한 전문가는 이렇게 표현했다. 대만 TSMC와 미국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1위 업체들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데, 한참 아래 있던 중국 업체들이 어느새 턱밑까지 쫓아와서다. 대만과 미국, 중국 등 반도체 라이벌 국가들은 각종 보조금과 세제혜택으로 자국 기업을 대놓고 도와주고 있는 터. 보다 못한 우리 정부도 뒤늦게 반도체 지원법안을 만들어 세제혜택 등을 주기로 했지만, 탄핵 정국으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이러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반도체 전쟁도 끝난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 반쪽짜리 K칩스법 국회 통과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는 일몰기한을 올해 말에서 3년 연장하는 내용만 포함됐다. 새로운 세제혜택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여야는 앞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율을 기존 15%에서 20%로 5%포인트 올리고, 1%인 연구개발(R&D)용 시설투자 공제율을 20%로 높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탄핵 정국에 휩쓸려 모든 논의가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반도체 연구인력에 한해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를 허용하는 반도체특별법은 논의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다.업계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정회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2.0 시대’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이 기댈 곳은 한국 정부와 정치권밖에 없었다”며 “K칩스법이 반쪽짜리로 전락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반격의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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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기 진원지 HBM '수술대' 올려…조직·사람·문화 싹 바꾼다
“반성문의 행간을 읽으면 향후 삼성전자의 행보가 보인다. 조직, 사람, 문화 등 반도체 부문을 완전히 쇄신하겠다는 얘기다.”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지난 8일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에게 보낸 반성문 성격의 서신에 대해 삼성 고위 임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반도체 사령탑이 ‘위기’란 단어를 네 차례나 반복하며 경쟁력 하락을 인정하고, 재도약 각오를 밝힌 만큼 고강도 쇄신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그 출발점을 ‘삼성 위기론’의 진원지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사업에 대한 고강도 경영진단(감사)으로 잡았다.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이 나온다고 본 것이다. 삼성 안팎에선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가 첨단 제품에서 2~3위에 밀린 이유부터 찾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쇄신 작업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부가가치 메모리 강화 주력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S부문 메모리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감사를 경영진단으로 부른다. 단순히 누가 잘못했는지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한 뒤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삼성전자는 경영진단을 통해 4·5세대 HBM(HBM3·HBM3E)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 원인을 찾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4세대 제품인 HBM3 8단 제품을 일부 납품하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은 ‘3차 공급사’에 머무르고 있다. 최신 5세대 제품인 HBM3E는 8단과 12단 제품 모두 ‘품질 테스트’ 중이다. 최근 엔비디아 담당자들이 삼성전자 평택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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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하이닉스, 역대급 매출...솔리다임 美 상장 추진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3분기 만에 5조원대를 회복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데이터 저장장치) 등 고부가가치 AI 반도체 제품 판매가 급증한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6년 만에 돌아온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맞춰 생산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미국 eSSD 제조 자회사 솔리다임을 뉴욕증시에 상장해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을 냈다고 25일 발표했다. 매출은 작년 2분기보다 124.8% 늘었고, 영업이익은 1년 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 5조원대 복귀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탄 2018년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약 6년 만이다.일등 공신은 HBM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HBM 매출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급증했다.‘낸드플래시의 HBM’으로 불리는 eSSD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SK하이닉스의 eSSD 매출은 지난 1분기 대비 50%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2020년 10월 인수한 뒤 줄곧 적자를 내던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부)도 12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황정수/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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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하이닉스와 손잡은 ‘특허사냥꾼’...마이크론에 소송
SK하이닉스로부터 1500여 개 반도체 관련 특허를 넘겨받은 한국계 특허관리기업(NPE) 미미르IP가 미국 마이크론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특허를 사들인 NPE가 미국 반도체 기업을 제소한 첫 사례다. 마이크론도 지난해 자사 반도체 특허를 NPE에 넘긴 만큼 조만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제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둘러싼 기업 간 기술 전쟁이 NPE를 지렛대 삼아 ‘특허 대리 소송전’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미미르IP는 지난 3일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마이크론과 마이크론 제품을 사용한 테슬라, 델, HP, 레노버 등을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특허 사냥꾼’으로 불리는 NPE는 기업으로부터 특허를 사들인 뒤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금과 합의금 등을 받아내는 게 수익 모델이다.미미르IP는 지난달 SK하이닉스로부터 반도체 특허 1500여 개를 넘겨받자마자 회로, 전압측정 장치, 비휘발성 메모리 장치 등 6개를 골라내 소송을 걸었다. 승소한다면 손해배상금이 최대 4억8000만달러(약 6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관행대로 손해배상금을 SK하이닉스와 미미르IP가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메모리 시장을 놓고 싸우는 라이벌”이라며 “반도체 패권전쟁이 기술 경쟁을 넘어 특허 전쟁으로 확전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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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끌고 낸드 밀고…하이닉스, 역대급 실적
SK하이닉스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D램과 고용량 낸드플래시 판매가 급증한 덕분이다.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12조4296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44.3%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시장 추정치보다 1조원 많은 ‘깜짝 실적’이다. D램에서 2조원 넘는 영업 흑자를 냈고 낸드플래시 사업은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HBM이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는 과거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황정수/김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