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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생절차 신청 前 법원이 조정…채권자·기업 모두 '윈윈'

    회생절차 신청 前 법원이 조정…채권자·기업 모두 '윈윈'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경영 위기가 닥치면 채무자회생법상 회생절차나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워크아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두 제도엔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회생절차는 낙인효과 탓에 구조조정 골든타임을 놓치기 십상이었고,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강제 집행을 막을 마땅한 대응책이 없었다.서울회생법원이 새로 도입한 ‘예방적·하이브리드 기업 구조조정’ 제도는 이런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하이브리드 구조조정’은 워크아웃과 회생절차의 장점을 결합해 효과적인 기업 회생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법원이 함께 도입하기로 한 ‘Pre-ARS’(예방적 자율구조조정)는 회생절차 신청 전 기업에 채권자와 비공개로 협상할 기회가 주어진다. ◇ 워크아웃과 ARS 회생을 동시에16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구조조정은 워크아웃과 회생절차 두 제도가 양자택일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정준영 회생법원장은 이날 기업회생 제도 개선 설명회에서 “일곱 번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내년 말 다시 일몰을 앞두고 있다”며 “두 제도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현행법 안에서 기업 구조조정 제도를 효율적으로 바꿔보고자 한다”고 말했다.워크아웃은 금융위원회가 금융기관을 조정해 금융채무 조정과 신규자금 지원에 유리하지만, 상거래 채권자가 많거나 중요 자산에 대한 강제 집행이 이뤄지면 진행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이브리드 구조조정은 이런 약점을 법원의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해결한다. 또 최대 3개월간 회생 개시를 보류해 기업

  • 명품 플랫폼 1위 '발란'…법원 회생절차 개시 결정

    명품 플랫폼 1위 '발란'…법원 회생절차 개시 결정

    서울회생법원이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발란’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서울회생법원 제15부(재판장 김윤선 부장판사)는 4일 발란에 대해 회생절차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앞선 지난 3일 대표자 심문을 진행한 법원은 하루 만에 회생 개시 결정을 내렸다.발란은 2015년 설립된 비상장 기업으로,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 ‘발란’을 운영해왔다. 한때 국내 명품 플랫폼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성장했으나, 최근 마케팅 비용과 고정비 증가, 전자상거래 업계 전반의 신뢰 하락, 기대 이하의 투자 유치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에 발란은 지난달 31일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법원은 이번 회생절차에서 별도의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대표자가 관리인 역할을 맡게 되며,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교체될 수 있다. 향후 구조조정은 주요 채권자로 구성된 채권자협의회와 이들이 추천하는 구조조정담당임원(CRO)의 감독 아래 진행될 예정이다.세부 일정도 정해졌다. 발란은 오는 18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채권 신고는 다음 달 9일까지다. 이후 같은 달 23일까지 태성회계법인이 채권 조사를 실시한 후, 오는 6월 5일까지 조사보고서를 제출한다. 최종 회생계획안은 제출 기한은 6월 27일이다.한편, 최형록 발란 대표는 지난 3일 심문기일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부터 입점 판매자들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같은 날 발란 인수 의향자 물색에 대해 “물밑에서 많은 접촉이 진행 중이지만, 확실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고 전했다.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 발란, 회생신청과 동시에 M&A 거론…인수자 따로 있나

    발란, 회생신청과 동시에 M&A 거론…인수자 따로 있나

    명픔 온라인플랫폼 발란이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인수합병(M&A) 추진 의사를 밝혔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이날 "1분기 내 계획한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적 유동성 경색에 빠졌다"며 "파트너들(입점사)의 상거래 채권을 변제하고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회생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와함께 최 대표는 이번주 중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M&A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발란의 목표로 △회생 인가 전 인수자 유치 △미지급 채권 전액 변제 △안정적인 정산 기반과 거래 환경 복원 △파트너와의 거래 지속 및 동반 성장 등을 제시했다.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다소 의아하는 반응이다. 통상적으로는 회생 신청을 하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M&A를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회생 신청 후 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보고서가 나오고 이를 토대로 예비 인수의향자들이 M&A를 검토하는 식이다. 조사보고서에는 회사의 우발 채무 등 자산 현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하지만 발란은 회생 신청과 동시에 M&A를 이야기했다. 심지어 최 대표는 인수자 유치 과정에서 기존 입점사들이 지속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를 보겠다고 했다. 자금경색으로 회생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인수자 관련된 조건까지 건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 인수자를 확보해놓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경영진과 주주들이 협의해 예비인수자를 일정 부분 확보해 두고 회사를 넘기기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최 대표는 "발란은 담보권자나 금융권 채무

  • 회생절차는 빨리 신청할수록 좋다

    회생절차는 빨리 신청할수록 좋다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 투자한 사람은 물론이고, 돈을 꿔준 사람, 물건을 납품한 사람, 종업원, 심지어는 회사 인근 식당주인까지 고통을 받는다. 하지만 지금 겪는 고통은 회생절차를 미루다가 나중에 겪게 되는 고통에 비하면 오히려 작다. 회생절차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회사를 살리는데 훨씬 유리하다. 여러 나라에서 ‘선제적 구조조정’을 강조하는 이유이다.사실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에 겪는 고통이다. 회사의 어려움은 회생절차에 들어오기 이전에 생긴 것이고 회생절차는 어려움이 드러난 계기가 되었을 뿐이다.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은 있는 현금 다 써가며 돌려막기를 하다가 더 이상 돌려막기도 못하게 되어서야 회생절차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사례에 익숙했던 거래계에서는 현금이 좀 있는 상태에서 회생절차에 들어온 사례를 보고 회생절차를 왜 일찍 신청했는지 의심하는 모양이다. 필자는 회생절차를 조기에 신청한 것만큼은 기존의 관행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본다.  회생절차에 언제 들어가는 것이 좋은지 묻는다면 “빨리 들어갈수록 좋다”가 정답이다. 이 질문은 아플 때 병원에 언제 가는 것이 좋은지 묻는 것과 비슷하다. 조금이라도 몸에 힘이 있을 때 수술을 받아야 회복 가능성이 높다. 수술을 받을 기력조차 없게 된 때 병원에 가면 환자는 수술도 받아보지 못하고 병원을 나서게 된다. 도산법 전문가들은 조기신청이 중요함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현행 채무자회생법 제정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이 회생절차에서 채

  • KB증권-나우IB, '인가전 M&A' 이시스코스메틱 900억 인수

    KB증권-나우IB, '인가전 M&A' 이시스코스메틱 900억 인수

    KB증권 PE본부와 나우IB캐피탈(이하 KB-나우IB 컨소시엄)이 인가전 인수합병(M&A)에 나선 화장품 제조사 이시스코스메틱을 900억원에 인수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시스코스메틱의 새주인으로 낙점된 KB-나우IB 컨소시엄이 인수 구조를 확정하고 이달 내로 자금 납입을 마칠 예정이다. 이시스코스메틱 유상증자로 630억원을 넣고, 회사채 270억원도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경영권 지분 88.4%를 확보하게 된다.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1018억원 수준이다. 컨소시엄은 블라인드와 프로젝트 펀드로 63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27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이시스코스메틱은 올해 1월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이후 EY한영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8월부터 본격적인 회생 계획안 인가전 M&A에 돌입했다. 인수 예정자와 사전계약을 한 뒤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인수를 확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KB-나우IB가 일찍이 우선매수권자로 나서 10월 인수자로 최종 선정됐다.  KB-나우IB는 지난 2020년 2월 조성한 2500억원 규모의 공동운용(Co-GP)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중소·중견기업을 상대로 자금을 투입하는 목적에서 조성됐다. 2007년 설립된 이시스코스메틱은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사개발생산) 업체다. 국내 최초로 제품 기획부터 출고까지 한 곳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형 턴키 시스템을 보유했다. 마스크팩 브랜드인 메디힐의 OEM 제조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여성용품 업체 라엘, 태국 코스메틱 로쥬키스, 미국 기능성 화장품 디스커버나이트 등도 주요 고객사다.&

  • [단독] '도산 분야 전문' 김동규 판사, 법무법인 세종으로 합류

    [단독] '도산 분야 전문' 김동규 판사, 법무법인 세종으로 합류

    현직 법관 중 도산 분야 베테랑으로 손꼽히는 김동규 전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9기·사진)가 법무법인 세종에 합류한다.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세종의 도산팀으로 이직하기로 했다. 법원 정기인사 이후인 2월 말~3월 초부터 변호사 업무를 시작할 전망이다.도산 분야 전문가인 김 부장판사는 경북 영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서울회생법원,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등법원, 대법원 등 여러 법원에서 20년 넘게 근무했다. 그는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면서 반디앤루니스,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굵직한 기업들의 회생·파산 사건을 담당했다.권용훈 기자

  • 소액주주 반발에 회생안 부결...SM그룹, 국일제지 인수 ‘안갯속’

    소액주주 반발에 회생안 부결...SM그룹, 국일제지 인수 ‘안갯속’

    SM그룹 계열사 삼라마이더스를 새 주인으로 맞으려던 국일제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관계인집회에서 주주의 반대로 회생계획안이 부결됐다. 추후 속행되는 관계인집회에서도 또다시 부결되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강제 인가되거나 청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12일 삼라마이더스가 국일제지를 인수하는 방안이 담긴 회생계획안 통과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속행한다. 지난 5일 관계인집회를 진행했으나 주주의 반대로 결론을 내리지 못해서다.회생계획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무담보채권자)의 3분의 2 이상,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채권단은 90%에 가까운 찬성 비율을 보였으나 주주 동의를 얻는 덴 실패했다. 인가 전 M&A를 통해 주권 거래 재개를 희망하는 주주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일제지 소액주주연대를 중심으로 인수구조가 SM그룹에 지나치게 유리해 기존 주주가 피해를 본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SM그룹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1005억원을 투자해 국일제지 지분 약 90%를 확보하겠단 계획이었다. 주당 발행가격은 액면가인 100원으로 책정됐다.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 주당 순자산가치는 약 33원으로 추산됐다. 주당 순자산가치는 기업이 청산될 때 자산이 한 주당 얼마나 남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다만 액면가 이하로는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액면가인 100원에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결정됐다.국일제지 소액주주 단체는 SM그룹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인수하려 한다며 회생계획안 인가에 반대하고 있다. 전체 인수금액은 수용할 수 있으나, 주당 100원이란 낮은 가

  • ’현대家 3세’ HN 법정관리에 상가 임차인들 난리난 사연

    ’현대家 3세’ HN 법정관리에 상가 임차인들 난리난 사연

    현대가(家) 3세이자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 정대선씨가 최대주주인 HN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여파로 강남 상가 임차인들이 내쫓길 위기에 처했다. HN이 원활한 매각을 위해 맺었던 마스터리스 계약이 파기될 것으로 보여 전차인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N이 마스터리스 계약을 맺고 있는 서울 강남 현대썬앤빌(서울 강남구 대치동 894) 11개 호실은 오는 12월 임의 경매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경매로 넘어가 소유주가 바뀌게 되면 입주한 상가 임차인 9곳은 임대차 계약 승계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인다. 현대썬앤빌 11개 호실은 케플러자산운용이 2020년 10월부터 ‘글로벌원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 펀드로 보유하고 있었으나 HN의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대주단의 경매 압박을 받고 있다. HN, 월 1월 마스터리스 계약하면서 매각글로벌원자산운용은 2020년 2월 담보대출 176억원, 우선주 55억원, 보통주 20억원(HN) 등과 부대비용을 포함해 261억원을 들여 현대썬앤빌 11개 호실(연면적 약 3300㎡)을 인수했다. 이때 매도인인 HN은 마스터리스 계약을 맺었다. 마스터리스 계약이란 장기 책임 임대차 계약으로, 통임대 후 재임대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대썬앤빌 11개 호실에서는 월 임차료 5700만원만 나오지만 HN의 마스터리스 계약으로 월 1억원을 보전해주기로 한 것이다. HN이 자산 유동화를 위해 빠르게 매각할 필요가 있어 매수인의 편의를 봐준 셈이다. HN은 매각과 함께 인수 측 펀드의 보통주에 2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운용사는 연간 12억원을 받아 대출 이자, 인건비, 운용보수 등을 제외하고 우선주 투자자에게 6.7%를 배당하는 구조로 짰다. 마

  • '자금난' 플라이강원, 새 주인 찾는다

    자금난에 허덕이다가 지난달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한 저비용항공사(LLC) 플라이강원이 회생절차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16일 서울회생법원 제14부(부장판사 이동식)는 플라이강원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리인은 따로 선임하지 않고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가 맡도록 했다. 법원은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주주 목록을 이달 30일까지 받고, 회생계획안의 제출 기한은 오는 9월 15일까지로 정했다.2016년 4월 설립된 플라이강원은 강원 양양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급격한 매출 감소와 항공기 리스료 및 보험료 연체에 따른 신용도 하락까지 겹쳐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 올 들어선 자금 유동성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지난달 20일부터 국내·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23일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회생절차 개시문에 따르면 회사 자산은 234억원, 부채는 453억원이다.플라이강원은 인수 예정자와 먼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이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기업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플라이강원을 대리하는 전대규 변호사는 “인수자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의향서를 몇 군데에서 받았다”며 “플라이강원이 파산에 이르지 않고 매각을 통해 새롭게 출발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양양공항 활성화를 추진해온 강원도도 플라이강원의 회생절차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 출범 이후 재정지원금으로 145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국토교통부 등과 항공화물운송사업

  • 국일제지, 회생절차 개시…채권단 "인가 전 M&A가 대안"

    국일제지, 회생절차 개시…채권단 "인가 전 M&A가 대안"

    국일제지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들었다. 법원이 제3자 공동 법정관리인을 선임하면서 인가 전 M&A를 통한 회생절차의 조기 종결을 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전날 국일제지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한다고 공지했다.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은 오는 7월 13일까지다.법률상 관리인으로는 회사측이 신청한 이용호 국일제지 대표와 함께 제3자인 김종철씨가 공동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됐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에 따르면 법원은 △채무자의 재정적 파탄 원인이 기존 경영진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기인할 때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등일 때 기존 경영자 이외의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한다.법원이 국일제지가 최대주주인 최우식 전 국일제지 대표 등의 일탈 행위로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만큼 이 대표 외에 공동관리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최 전 대표와 이 대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컨버즈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다. 이 대표는 2019년 국일제지로 자리를 옮긴 뒤 2021년부터 최 대표와 함께 국일제지 각자 대표이사를 맡았다.공동관리인으로 선임된 김종철 씨는 그동안 10건이 넘는 회생절차 관리인을 맡아 대부분 인가 전 M&A 방식으로 회생절차를 종결시킨 이력이 있다. 채권단측이 회생절차 인가 전 M&A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이 채권단의 의견에 힘을 실어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회사가 제출한 회생절차 신청서상에는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점 등을 주로 담겼다. 현 경영진이 주도해 채무 재조정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해하겠단 의미지만,&nbs

  • "기업회생 중 계약해제, 회생 무산돼도 해제인정"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의 관리인이 과거 다른 기업과 맺은 계약을 해제·해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 이후 회생절차가 폐지됐다 해도 계약 해제·해지는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회생절차를 시작한 기업의 계약 해제·해지권을 더 폭넓게 보장해준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A사는 B사가 개발한 앱의 유럽 10개국 독점 판매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200억원을 지급하는 총판 계약을 2017년 B사와 체결했다. 그러나 A사가 약정한 날까지 돈을 내지 않자 B사는 A사 소유 부동산 등에 대한 강제집행에 나섰다.A사는 주주들의 신청에 따라 2019년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A사의 관리인은 총판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B사에 밝혔다. 그러나 법원이 회생계획을 인가하지 않고 절차를 폐지해 회생절차는 더 진행되지 못했다. 이후 회생계획 인가 전 폐지 결정과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반복됐다.A사는 “총판 계약이 이미 해제됐다”며 “총판계약에 따른 계약금 2억원과 B사가 강제집행으로 가져간 공탁금출급청구권을 넘겨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간 대법원은 회생절차 시작 이후 관리인이 행사한 계약 해제·해지권은 회생계획이 법원의 인가 이후 폐지된 경우에도 유효하다고 판단해왔다.1심과 2심은 회생계획이 법원으로부터 인가되기 전 폐지됐기 때문에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없다며 A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A사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관리

  • 개인용 온열기 개발사 미건의료기, '음식물 처리기' 웰릭스 품으로

    가정용 온열치료기 등 의료기기 전문기업 미건의료기의 새 주인으로 웰릭스렌탈이 낙점됐다.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생활가전 전문기업 웰릭스렌탈은 미건의료기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 앞서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과 대전지방법원은 지난 9월부터 스토킹 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방식으로 미건의료기의 매각을 진행해왔다. 우선매수권자인 웰릭스렌탈은 지난 10일 집회에서 인수 인가 결정을 받았다. 1988년 창업주 이상복 회장이 설립한 미건의료기는 누가의료기, 세라젬 등 국내 업체들과 함께 글로벌 가정용 온열 치료기 시장을 과점해온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온열기기를 가정에서도 쓸 수 있게 개발해 상용화시켰고, 무료 체험관을 통한 마케팅 방식을 고안하는 등 개인용 의료기기 시장을 개척한 업체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시장을 주도한 미건의료기는 2001년 매출액 450억원 영업이익 27억원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후발 주자들이 개인용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며 유사 상품들이 출시되고, 온열 치료기의 인기가 점차 식으며 2007년까지 연간 400억원대였던 매출액이 2010년 219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후 흙침대, 돌침대, 초음파 치료기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결국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약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126억원으로 줄었다. 연이은 적자에 2016년엔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2019년 회생절차에 들어갔다.새주인이 된 웰릭스렌탈은 웰컴금융그룹 계열사로 음식물청소기, 정수기, 커피머신, 냉장고 등 가전기기와 공기청정기나 비데, 청소기, 세탁기와

  • 이스타항공, 회생계획안 통과... 정상화 절차 돌입

    이스타항공, 회생계획안 통과... 정상화 절차 돌입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회생계획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이스타항공은 회생을 위한 9부능선을 넘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중견 건설사 ㈜성정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인수합병(M&A)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1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됐다. 채권단의 82%가 회생계획안에 동의했다. 법원이 회생계획을 인가하기 위해서는 관계인집회에서 채권단의 3분의2 이상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해야 한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법원에 채권액을 기존 약 42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낮춘 회생계획 수정안을 보고했다. 미확정채권은 기존 2600억원에서 700억원 줄어든 1900억원가량이다. 이에 따라 회생채권 변제율도 기존 약 3.7%에서 4.5%로 상승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 측은 주요 채권자였던 해외 리스사와의 협상에서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지만 관계인집회 직전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은 향후 1개월 안에 채권 변제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운항증명(AOC) 재취득 작업에도 본격 돌입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 쌍용차, 에디슨모터스 품으로

    쌍용차, 에디슨모터스 품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으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 이어 지난 4월 두 번째로 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다시 한 번 법정관리 졸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20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예비협상대상자는 선정되지 않았다.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는 이달 중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밀실사를 진행한 뒤 내달께 정식 투자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쌍용차는 연내 매각절차를 마무리짓는다는 목표다. 인수 대금은 퇴직 충당금을 포함한 공익채권 약 7000억원을 비롯,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수전은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 간 2파전 양상으로 진행돼왔다. 앞서 본입찰에는 이엘비앤티가 5000억원대, 에디슨모터스가 2800억원대, 인디EV가 1100억원대를 적어냈다. 본입찰 이후 인디EV는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금액 면에서는 이엘비앤티가 가장 앞섰지만 법원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방안이나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법원은 인수 후보자들에게 두 차례 입찰 서류를 보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본입찰에 써낸 금액에 더해 1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에디슨모터스는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쎄미시스코, TG투자 등과 컨소시엄을 이뤘다. 이엘비앤티 역시 카디널 원 모터스, 파빌리온PE와 손을 잡았지만 자금조달 능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이엘비앤티는 연매출 규모가 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카디널 원 모터스는 글로벌 공급

  • 쌍용차 인수전, 입찰 보완 서류 제출 마감... 다음주 결론난다

    쌍용차 인수전, 입찰 보완 서류 제출 마감... 다음주 결론난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인수전에 참전한 후보 회사들이 15일 입찰 서류를 보완해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제출했다. 법원의 검토 시간 등을 고려하면 다음주께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원이 이미 두 차례 서류 보완을 요구한 만큼 재입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이날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이엘비앤티(ELB&T) 컨소시엄은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담은 서류를 보완해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제출했다. 제출 마감 시한은 오후 4시였다. 한영 측이 이날 자정까지 서류를 법원에 전달하면 법원이 검토한 뒤 다음주 중 우협을 선정할지 재매각 절차를 밟을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앞서 법원은 인수 후보 3곳에 본입찰 서류를 보완해 지난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서류를 검토한 뒤에도 여전히 자금력과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의 증빙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서류 제출 기한을 이달 15일까지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전기차 회사 인디EV는 인수전에서 발을 빼겠다고 선언했다.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본입찰에서 5000억원대 초반 가격을 써내며 금액 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점쳐졌다. 미국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빌리온PE와 손을 맞잡았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2000억원대 후반을 적어냈다. KCGI와 쎄미시스코 등이 투자자로 참여 중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자금 조달 근거를 증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재입찰을 진행하거나 최악의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