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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스틸 사려다 한방 먹은 日…현대제철은 美 '직접 투자' 결정
현대제철이 미국에 처음으로 쇳물을 생산하는 해외 제철소를 짓기로 결정한 것은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깜짝 선물’이 될 전망이다.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미국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 수 있어서다. 일본제철이 ‘미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US스틸을 인수하려다 노동조합 반대와 정치적 표 계산에 밀려 ‘불허’ 결정을 받은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직접 투자’ 승부수가 받아들여지면 경제적으로는 물론 외교적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 해외 ‘쇳물 생산’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쇳물 생산’을 해외에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동안 해외 투자를 할 때 부품사와 함께 진출했고, 현대제철은 현대차 공장 인근에 가공센터를 두는 수준이었다. 현대제철이 이번에는 미국 시장을 쇳물 단계부터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현재 현대제철의 주된 쇳물 생산 방식은 고로와 전기로를 함께 운영하는 복합생산 방식이다. 미국 공장에서는 철광석에 일산화탄소 등 가스를 이용해 환원철을 만들어낸 뒤 이를 전기로에 넣어 쇳물을 만드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로 생산 방식은 탄소 배출이 많아 신규 허가를 받기 어렵고, 기존 고로 운영 회사들의 견제와 반발이 심해 외국 기업이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전기로만 운영하더라도 환원철과 순도 높은 고철을 함께 원료로 사용한다면 충분히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구상이다. 전기로는 고로에 비해 탄소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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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도 구매부문 전진배치…원가절감 힘주는 철강사
국내 철강기업들이 구매 부문 강화에 일제히 나섰다. 조직개편을 통해 구매팀 위상을 강화하는가 하면 오너 일가를 구매 부문에 배치하기도 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 철강제품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지자 원료 구입비 절감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이다.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의 동국씨엠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구매팀을 구매실로 승격했다. 그러면서 장세주 동국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동국제강 구매실 전무에게 동국씨엠 구매실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그룹 후계자인 장 전무가 회사 내 모든 철강제품 구매 부문을 총괄한다. 장 전무가 열연제품(동국제강)과 냉연제품(동국씨엠) 생산에 필요한 철스크랩, 슬래브, 열연강판 등 원재료 구매를 아우르며 비용을 직접 챙긴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그룹의 올해 인사와 조직개편을 보면 이 회사가 지금 가장 힘을 주는 부문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현대제철도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구매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각 철강제품 사업본부 산하에 부장급이 이끄는 구매팀을 별도로 뒀는데 이번에 하나로 통합해 전무급 구매본부로 재편했다. 구매본부의 첫 수장으로 호주 광산기업 사우스32와 BHP 출신 박태현 전무를 영입했다. 현대제철이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를 호주에서 수입하는 걸 감안한 인사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조직개편을 앞둔 포스코도 구매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부사장급이 이끄는 구매투자본부를 두고 있는데 구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국내 철강업체들이 일제히 구매 부문 강화에 나선 건 철강산업 불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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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악몽 재연되나…관세에 떠는 철강업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국내 철강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강산업은 트럼프가 미국 산업 부흥을 위해 관세장벽을 높이겠다고 선언한 ‘트럼프노믹스’의 대표적인 산업군이다. 국내 철강기업은 트럼프가 추가 관세 조치를 예고한 중국 내 생산기지를 대폭 정리하는 동시에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대표 철강기업은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관세장벽과 쿼터 축소 여부 등에 촉각을 세우고 대응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기습 부과해 국내 기업에 막대한 부담을 안겼다.한국은 관세를 피했지만 2018년부터 수출 물량을 자발적으로 줄이는 ‘쿼터 부과국’으로 분류됐다. 2015~2017년 연평균 철강 수출량의 약 70%를 수출 최대 물량으로 적용받아 약 268만t만 수출이 가능하다. 정부와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에 재협상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해법을 찾지 못한 채 맞이한 트럼프 2기에선 철강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보다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 기간에 철강산업에서 강력한 반중국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자신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중국산 철강 수입품에 60% 이상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전면적으로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국내 기업들은 미국이 부과할 고율 관세의 유탄이 튈지 모른다는 판단에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생산기지를 하나씩 정리하는 동시에 ‘보릿고개’를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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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부양책 약발 떨어지자 힘빠진 韓철강주
지난달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동반 상승한 한국, 중국 철강주가 최근 엇갈리고 있다. 한국 철강주는 업황 개선 기대가 사라지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지만, 중국 철강주는 중국 정부가 내놓을 추가 부양책 기대에 선방하고 있다.29일 현대제철은 전날과 동일한 2만5700원에 마감했다. 현대제철은 중국 부양책이 발표된 지난달 24일부터 같은 달 말까지 14.81% 뛰었지만, 이달 들어 이날까지 7.89% 하락했다. 국내 철강 대장주로 꼽히는 포스코홀딩스도 이달 들어 10% 하락했다. 동국제강(-6.81%), 세아제강지주(-8.15%)도 약세였다.중국 철강주는 한국 철강주보다 선방하고 있다. 중국 최대 국유철강업체로 꼽히는 바오산강철 주가는 이달 들어 2.45% 하락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21.33% 급등했다. 중국 제철업계 4위인 안강철강도 이달 들어 1.22% 빠지는 데 그쳤다. 안강철강 역시 지난달 24~30일 사이 32.26% 급등했다.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0.3% 증가한 17억6887만t에 불과할 전망이다. 내년 수요 역시 올해 대비 1.2% 증가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철강 수요는 부진하지만 중국의 과잉 공급이 지속되고 있어 한국 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 정부 기조상 중국 업체가 나서서 생산량을 감축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중국 업체는 건설업이 회복되면 과잉 공급된 철강 문제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에 주가가 선방하고 있다. 중국 신다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내수 철강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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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주 바닥 찍었다…中감산·부양책 기대"
철강주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 감산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23일 포스코홀딩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20% 상승한 37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개월간 12.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25.12%), TCC스틸(-45.03%), 세아제강(-19.36%), 동국홀딩스(-4.45%)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 기간 KRX 철강지수는 6.24% 내렸다. 글로벌 철강업계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 부동산시장이 둔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과 일본의 저가 수입 철강재 공세로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은 영향이다.하지만 최근 증권가에선 ‘업황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감산을 하면서 철강값이 안정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신규 제철소 건설을 금지하는 방침을 내놓았다.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철광석 가격 하락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중국 철광석 수입 가격은 지난 20일 t당 92.23달러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35.31% 떨어진 것으로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주원료인 철광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은 철강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을 관심 종목으로 제시한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철강 가격 하락을 이끈 구형 철근 물량이 대부분 소화됐다”며 “철강 업종의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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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회사채 '큰 장'…16조 몰려 "사자"
회사채 수요예측이 한꺼번에 몰리는 ‘빅데이’가 반복되고 있다. 추석 전에 자금을 일찌감치 마련하려는 기업들이 몰려든 결과다. 기관투자가의 ‘뭉칫돈’도 쏟아지면서 이달 회사채 주문액이 16조원대를 넘어섰다. 금융사, 일반 기업 자금조달 ‘속도’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업 17곳의 회사채·신종자본증권의 수요예측에 접수된 기관투자가의 매수주문은 16조8903억원(1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매수주문이 폭주하면서 이달 회사채 발행 일정도 촘촘하게 잡히고 있다. 기업 4~5곳이 같은 날 나란히 수요예측을 하는 ‘빅데이’가 반복되는 분위기다.지난 11일에는 금융사들의 자금조달이 동시에 진행됐다. 메리츠금융은 총 2000억원 모집에 1조372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에는 3000억원 모집에 5280억원이 접수됐다. 농협금융의 신종자본증권도 ‘완판’됐다.금융회사는 물론 일반 기업의 유동성 확보 움직임도 활발했다. 지난 5일에는 삼성증권, 현대제철,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삼척블루파워 등 4곳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동시에 열렸다. 삼성증권은 30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조2900억원의 매수주문을 확보했다. 3년물에 1조3700억원, 5년물에 9200억원이 접수됐다. 현대제철과 우리금융에프앤아이도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현대제철은 2000억원 모집에 1조56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3년물에 8900억원, 5년물에 4200억원, 7년물에 2500원이 각각 접수됐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목표 금액의 9배가 넘는 1조4070억원의 기관 주문을 받았다. 삼척블루파워는 1500억원 모집에 1393억원이 접수됐다. 하지만 추가 청약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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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뭉칫돈' 몰리더니…이어지는 회사채 시장 ‘빅데이’
회사채 수요예측이 한꺼번에 몰리는 ‘빅데이’가 반복되고 있다. 추석 전에 자금을 일찌감치 마련하려는 기업들이 몰려든 결과다. 기관투자가의 '뭉칫돈'도 쏟아지면서 이달 회사채 주문액이 14조원을 넘어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증권(3000억원), 현대제철(2000억원), 우리금융에프앤아이(1500억원), 삼척블루파워(1500억원) 등 4곳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동시에 열렸다.수요예측 결과 삼성증권은 3000억원 모집에 2조2900억원의 매수주문을 확보했다. 3년물에 1조3700억원, 5년물에 9200억원이 접수됐다. 현대제철과 우리금융에프앤아이도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현대제철은 2000억원 모집에 1조56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3년물에 8900억원, 5년물에 4200억원, 7년물에 2500원이 각각 접수됐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목표 금액의 9배가 넘는 1조4070억원의 기관 주문을 받았다. 삼척블루파워는 1500억원 모집에 1393억원이 접수됐다. 하지만 추가 청약을 거치면 ‘완판’에 성공할 전망이다.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 일정이 촘촘하게 잡히고 있다. 기업 4~5곳이 같은 날 나란히 수요예측을 하는 ‘빅데이’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일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트랜시스, GS EPS, 하이트진로홀딩스, 신한금융지주(신종자본증권) 등 5곳의 수요예측이 동시에 진행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빅데이는 회사채 발행 일정이 몰리는 연초에 주로 포착된다. 이달에 회사채 발행이 쏟아진 것은 오는 9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것과 맞물린다. 출렁이는 시장금리의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기업들이 비슷한 시기에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기관도 하반기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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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현대제철 'CEO 세대교체' 단행
현대자동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신임 대표에 이규석 현대차 구매본부장(부사장)이, 현대제철 신임 대표엔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7일 이런 내용의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통상 12월에 시행하던 대표 인사를 한 달가량 앞당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조기에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이 내정자는 1965년 출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했다. 현대차 구매1사업부장을 거쳐 구매본부장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내정자에 대해 “깔끔한 일 처리가 돋보인다”며 “업무에서 디테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부품을 조기에 조달해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 3년간 현대모비스를 이끌어온 조성환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난 뒤 내년부터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 직무 수행에 집중할 예정이다. 167개 회원국을 보유한 ISO는 자동차, 조선, 원자력 등 일반 산업 분야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처음 ISO 수장에 당선됐다. 임기는 내년부터 2년이다.서 내정자는 1968년생으로 서울대를 나왔다. 현대차 회계관리실장,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을 거쳐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서 내정자에 대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제 기틀을 마련했고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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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철근값 급락…철강업계 '울상'
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건설 경기 둔화, 원자재값 상승, 수입 철강재 공습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당초엔 상반기 업황이 부진했다가 하반기 개선되는 ‘상저하고’로 예상했으나, 3분기 들어서도 시황이 부진하며 ‘상저하저’에 직면했다. 내년 철강재 수요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까지 나온다.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대표 철강재인 열연강판은 지난 20일 기준 t당 91만원에 유통되고 있다. 6월 초만 해도 t당 99만원에 팔렸지만, 5개월여 만에 8.1% 떨어졌다. 연초 가격(t당 105만원)과 비교하면 13.3% 빠졌다. 열연강판은 냉연강판, 전기강판 등 거의 모든 판재류의 소재로 쓰이는 주요 철강재다.건설 경기 악화에 따라 철근 가격은 더 빠졌다. 20일 기준 도매로 유통되는 철근 가격은 t당 85만원으로 6월 초(t당 97만원)보다 12.4%, 연초(t당 99만5000원)보다 14.6% 떨어졌다. 아파트 건설 현장이 얼어붙으면서 철근과 봉·형강 재고가 쌓이고 있다.철강 기업들은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철강재 시황이 약세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엔 2분기 판매 가격이 점차 상승해 3분기엔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기 둔화 장기화에 따라 좀처럼 시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철강 시황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중국 부동산 경기 악화다. 포스코는 지난 24일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 따라 부동산 거래가 잠시 회복됐지만, 점차 상승세가 더뎌지고 있다”며 “중국 철강사가 예상만큼 감산하지 않은 점도 시황 악화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 경기도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은 25일 콘퍼런스콜에서 “봉·형강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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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스테인리스스틸 시장서 철수
현대제철이 스테인리스스틸 시장에서 손을 뗀다. 공장이 노후화한 데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습이 이어지자 아예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말 스테인리스스틸을 생산하는 인천공장 생산라인을 폐쇄한다. 지난해 이 공장의 스테인리스스틸 생산 규모는 10만t이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노동조합에 알리고 양해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현대제철의 이 같은 결정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와 함께 인천공장의 생산시설 노후화를 감안한 조치다. 고가 제품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생산시설에 투자해야 하는데, 현대제철은 아예 관련 사업을 접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동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제철은 1990년 인천공장에서 스테인리스스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때 인천공장 라인을 늘려 연간 20만t까지 생산해 연 매출이 3000억원 안팎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지난해 1월 현대비앤지스틸에 스테인리스스틸의 영업권을 넘겼다. 이후 수탁 생산에 주력해왔다.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비앤지스틸로부터 9월까지만 생산하고, 이후 주문을 넣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공급처가 없어졌기 때문에 고심 끝에 스테인리스스틸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테인리스스틸을 생산하는 인천공장 근무자들은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현대제철은 중국 법인들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올초 베이징법인 매각을 공식화한 데 이어 최근 충칭법인을 매각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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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근로자, 원청 대기업에 첫 '불법파견' 소송
정보기술(IT) 업종 근로자가 대기업을 상대로 처음으로 ‘불법 파견’ 여부를 다투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주로 벌어지던 불법파견 소송전이 IT업계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줄 잇는 소송에 대기업들은 협력업체 근로자를 대거 직고용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IT업종까지 번지는 불법파견 소송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생산관리프로그램(MES) 전산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협력업체 S사 소속 근로자 39명이 최근 현대차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조만간 열릴 예정인 1차 변론기일에서 현대차 측과 법리 다툼을 벌일 예정이다.개발자 등 S사 근로자들은 “현대차 공장에서 근무하면서 현대차 정규직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지휘·명령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현대차가 자신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들은 자신들이 정규직이었다면 받았을 임금과 현재 협력업체에서 받는 임금 간 차액도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파견법은 2년 이상 파견근로자로 근무한 직원은 사업주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법조계에선 이번 소송을 계기로 불법파견 소송전이 IT업종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기업 대부분이 현대차처럼 도급계약을 통해 자신들의 특성에 맞는 전산 시스템이나 ERP, HR 시스템 개발과 유지보수 등을 외부 업체에 맡기고 있어서다. 삼성SDS, LG CNS, SK㈜ 등 시스템통합(SI) 계열사를 통해 외부 업체에 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열린 ‘소프트웨어(SW) 프리랜서의 불법파견 실태와 노동권 사각지대 해소 방안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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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속 적자…현대제철, 베이징법인 판다
현대제철이 최근 5년 동안 2200억원가량의 손실을 낸 중국 사업에 ‘메스’를 댄다. 베이징법인을 매각하고 톈진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앞서 포스코, 동국제강 등도 중국 사업 중 일부를 정리했다. 현지 제철업체들의 기술과 생산능력이 향상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설명이다.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한 업체와 자동차 강판을 가공하는 베이징스틸서비스센터(베이징법인)를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조만간 매수자 측이 자산 실사를 한 후 매매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톈진을 중심으로 중국 강판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이 회사는 2000년대 초반 현대차·기아 중국 공장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기 위해 베이징과 톈진 등에 법인을 세웠다. 베이징·톈진법인은 국내에서 들여온 자동차 강판을 재가공해 현대차·기아 등에 납품하며 실적을 챙겼다. 베이징법인은 2016년까지 매년 80억~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거기까지였다. 2017~2021년 5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누적 순손실이 1058억원까지 늘었다. 2021년은 순손실이 496억원에 달했다.톈진법인의 사정도 비슷했다. 2017~2022년 누적으로만 114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549.2%로 전년 말보다 1035.7%포인트 치솟았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순손실이 이어지면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중국 사업이 휘청이는 것은 현대차·기아의 현지 상황과도 맞물린다. 중국의 현대차·기아 판매량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시작된 2017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줄었다.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경우 2016년 중국에서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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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 돈 안되네"…'1060억 손실' 북경법인 파는 현대제철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현대제철이 중국 베이징법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5년 동안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베이징 법인의 부실을 정리하는 차원이다. 현대차·기아의 현지 점유율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이들 업체에 강판을 공급하는 현대제철 중국법인들의 적자 폭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6년 새 중국 사업에서만 220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베이징스틸서비스센터(Hyundai Steel Beijing Process Co·이하 베이징법인)를 매각하기 위해 매수자 측과 매각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1년 말 기준 베이징법인의 자산규모만 758억원에 이른다. 현대제철은 2002년 현대차와 기아 베이징 공장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기 위해 베이징법인을 세웠다. 이 법인은 국내에서 들여온 자동차 강판을 재가공해 현대차 등에 납품하는 형태로 실적을 올렸다. 2016년까지 100억~200억원대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거뒀다. 하지만 2017~2021년에 5년 연속 손실을 내면서 누적으로 10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본격화한 2017년부터 실적이 나빠졌다. 현지 자동차업체들과의 경쟁도 격화되면서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내림세를 이어갔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2018년 3.4%, 2019년 3.1%, 2020년 2.3% 2021년 1.8%,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2%까지 하락했다. 중국의 제철소의 저가 공세와 중국 현지 철강 수요도 움츠러들면서 현대제철의 베이징법인 실적도 나빠졌다.2021년 베이징법인은 4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부터 공장 가동을 멈추고 매각을 추진 중이다. 베이징법인은 물론 중국 톈진법인도 손실이 불어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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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 살아난다"…철강·화학주 '펄펄'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철강·화학주가 뜨거워지고 있다. 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약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4일부터 중국의 가장 큰 정치적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면서다. 中 양회 기대감 반영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철강지수는 4.21% 상승한 1790.10을 기록했다. 동국제강(6.43%)과 현대제철(6.43%), 포스코홀딩스(5.97%), 대한제강(4.40%) 등 주요 철강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수화학(9.43%), 대한유화(4.31%), 금호석유(3.43%) 등 석유화학주도 크게 상승했다.중국의 2월 PMI가 52.6으로 약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선언에도 그동안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번에 발표된 통계가 불안감을 잠재웠다는 평가다. 2월 중국 비제조업 PMI(56.3)도 전달(54.4)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출 수주와 건설업 PMI 등도 함께 개선되면서 중국 경기가 반등할 조짐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 체제를 완비할 양회에 대한 기대감도 철강·화학주를 끌어올리고 있다. 4일부터 개최되는 양회에서는 소비 진작과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대규모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 투자 역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 지분율 낮은 종목 주목”올 들어 일부 철강·화학주가 20% 이상 올랐지만 증권가에선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중국 PMI지수 발표를 계기로 철강 수요 회복에 대한 확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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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틸, 작년 영업익 3000억 '깜짝실적'
신안그룹의 철강 계열사인 휴스틸이 작년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깜짝 실적’을 냈다. 이 회사의 작년 4분기 실적은 업계 ‘맏형’ 격인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다른 철강업체를 웃돌았다.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스틸은 지난해 매출 1조311억원, 영업이익 2887억원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67.3% 356.8%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1224억원)은 국내 철강회사 중 가장 높았다.휴스틸은 송유관을 비롯한 배관용 파이프(강관) 등을 생산한다. 파이프 생산능력은 121만t으로 세아제강(152만t)에 이어 2위다. 지난해 실적이 큰 폭 불어난 것은 미국 송유관 수출이 급증한 결과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이 회사 수출도 덩달아 뛰었다. 이 회사는 법정관리를 겪던 2001년 ‘골프장 재벌’ 박순석 회장이 이끄는 신안그룹에 인수됐다.깜짝 실적 덕분에 주식시장에서 휴스틸은 이날 8.75%(520원) 오른 6460원에 마감했다. 지난 10일부터 2거래일 동안 24.5% 올랐다.휴스틸은 내년 말까지 미국 클리블랜드에 1243억원을 투자해 송유관 공장을 짓기로 했다. 공장은 미국 현지에서 송유관 등을 생산하는 만큼 각종 무역규제를 우회할 수 있고, 그만큼 해외 실적에도 기여할 전망이다.김익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