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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충격 여파' 국민연금 1분기 수익률 0.87% 기록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여파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10조원 이상 운용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025년 1~3월 기준 기금운용 수익률 0.87%, 수익금 10조610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3월 말 기준 기금 적립금은 1227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14조원 증가했다.자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4.97%, 국내채권 2.03%, 대체투자 1.32%, 해외채권 1.05%, 해외주식 -1.5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1분기 가장 높은 수익률은 기록한 국내주식은 저평가된 주가 매력과 양호한 수급 여건, 실적 기대 등에 힘입어 양호한 성과를 내며 기금 전체 수익률 방어에 기여했다. 반면 해외주식은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크플레이션 우려로 기술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국내·해외채권의 시장금리는 미국 정책 불확실성 및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했다. 국내채권의 경우 지난 2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금리가 더 낮아진 덕분에 양호한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수익률에 이자 및 배당으로 얻은 수익을 비롯해 원·달러 환율 변동으로 생긴 외화 차이 등이 손익에 반영됐다.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투자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장기투자자로서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투자를 다변화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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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덴마크 연기금…美투자 축소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무역 정책에 불안을 느낀 캐나다, 덴마크 등 글로벌 연기금이 미국 내 인프라와 자본 투자를 보류하거나 재평가에 들어갔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글로벌 연기금 투자자들이 미국 내 투자를 재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무역 정책이 국제 자본시장을 뒤흔들면서 미국 사모펀드 등이 점점 신규 투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게 FT의 분석이다.6990억캐나다달러(약 719조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캐나다연금계획투자위원회(CPPIB)는 최근 미국 시장 투자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CPPIB는 외국 연기금이 미국에 투자할 때 받을 수 있는 비과세 자격을 잃을 수 있다고 보고 미국 자산 인수를 철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자국에 투자하는 해외 주요 연기금에 면세 혜택을 주는 해외적격연기금(QFPF) 자격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 같은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덴마크 연기금도 미국 투자를 재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통제권 양도를 요구하는 등 ‘매우 적대적’ 접근법을 취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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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회사채 쇼핑…금리인하에 ‘베팅’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올해 들어 AA급 이상 회사채를 대량 매수하고 있다. 작년보다 훨씬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국민연금의 회사채 투자 규모는 지난해에만 27조원에 달할만큼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증권업계도 국민연금의 투자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40조371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초 회사채 ‘수요예측 열풍’의 원인으로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을 지목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국민연금과 위탁 운용 펀드들이 신용등급 AA급 회사채를 대량 매입해 시장을 주도했다”며 “작년 12월 계엄사태 여파로 투자를 미뤄온 연기금이 채권 매수세에 들어갔다”고 말했다.지난해 말 기준 운용 규모가 1185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은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에 나눠 투자금을 집행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의 29.3%가 국내 채권에 투자돼 있고, 이 가운데 회사채가 차지하는 투자 비중은 8.1%다. 투자 대상은 신용등급 AA급 이상 회사채로 한정된다.국민연금이 회사채 매입에 나선 배경에는 시장금리 움직임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 2.7%로 이미 두 번의 금리인하 기대가 반영돼 기준금리(연 3%)보다 낮은 상황이다. 향후 금리인하가 현실화하면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스프레드)가 더욱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리 하락으로 회사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평가차익을 얻을 수 있다.다만 국민연금은 기업별 리스크를 철저히 선별해 투자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 6일 LG에너지솔루션(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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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범위 확대해야"
금융위원회가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수탁자 책임 범위와 대상 자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참여 기관들의 이행 활동을 사후 평가해 보상 또는 페널티를 주는 방안도 논의한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ESG기준원 주최로 열린 ‘스튜어드십코드 발전 방향 논의를 위한 세미나’에서 “2016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가 변화한 자본시장 현실에 적합한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수탁자 책임 범위와 대상 자산의 확대, 지속가능성 요소 반영 등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지난 2016년 12월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인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도입했다. 지난해 말까지 4대 연기금, 133개 운용사 등을 포함해 239개의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코드에 가입했다.김 부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우리 자본시장에서는 상장기업과 투자자 증가와 함께 기업지배구조와 주주 활동에 대한 관심 확대라는 큰 변화가 있었다“며 ”변화한 자본시장 현실에 적합한지 고민하고 필수적인 개선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상장사 수는 2016년 말 1985곳에서 지난해 말 2620곳으로 증가했다. 국내 상장사에 투자하는 투자자 수도 494만명에서 1416만명으로 늘었다.김 부위원장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처음 제정한 영국은 물론 일본, 독일, 싱가포르 등 주요국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기관투자가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스튜어드십 코드의 이행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영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 준수 여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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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PEF 출자자 단조로워...기관전용 PE 제도 손봐야"
"사적연금이나 대학기금, 패밀리오피스, 모펀드, 국부펀드로부터도 출자를 받는 해외 사모펀드(PEF)와 달리 국내는 여전히 공적연금과 공제회, 금융회사들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PEF 20년 성과와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PEF는 2004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제도가 도입된 후 지난 20년간 결성규모가 연평균 20.6% 늘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LP 유형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해 국내 PEF에 대한 출자가 지난 20년간 연기금, 일반법인, 금융회사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연기금이 51%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일반법인이 26%, 금융회사가 20%를 차지했다. 이들 비중이 전체의 97%를 차지하는 만큼 LP 유형이 제한적이었다며 "단조로운 LP 구성은 자금모집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LP 풀이 제한적인 배경엔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출자자 범위가 협소하게 정의된 탓이 크다는 게 박 위원의 진단이다. 금감원에서 규정하는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LP는 '국가나 한국은행, 금융회사, 예보, 기금·공제회, 전문투자자 외국인' 혹은 '금융투자잔고가 100억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이어야 한다.전문투자자가 아니라도 전문성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출자가 가능하지만 그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민간 모펀드나 퇴직연금, 학교재단, 발전기금, 패밀리오피스도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구분 기준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국내 PEF들에겐 해외 투자를 늘리고 역외펀드 결성을 위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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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코스피, 연기금은 1.7조 베팅했다
이달 들어 연금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기준 올 들어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85배 수준으로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국내 주요 대기업이 잇따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저가 매수 나선 연기금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8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월별 기준 가장 큰 순매수액이다. 연기금은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이던 지난 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82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후 8월 6944억원, 9월 1537억원, 10월 4584억원 등 3개월 연속으로 매수세를 기록했다.미국 대통령 선거와 상장사 실적 부진 등으로 코스피지수가 크게 하락하자 연기금이 국내 증시의 소방수 역할을 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6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제외한 주식 순매수액은 2745억원에 그쳤다. ETF 등을 제외한 연기금의 11월 주식 순매수액은 1조9349억원으로 주요 매수 주체 중 가장 큰 규모다.LG에너지솔루션, SK텔레콤 등 주요 대기업이 밸류업 계획을 속속 발표한 것도 장기 투자를 하는 연기금을 움직이게 한 요인으로 보인다.저가 매수 매력이 커진 점도 연기금이 대규모로 매수한 배경으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전날 기준 8.92배 수준이다. 최근 10년 평균인 10.92배를 크게 밑돈다. 반도체·2차전지 대표주에 베팅연기금이 최근 집중 매수한 종목은 대부분 반도체와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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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국민연금, 韓증시 투자 늘려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에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이 원장은 금감원, 한국거래소, 국민연금공단이 12일 공동으로 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토론회’에 참석해 기관투자가의 장기 투자와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등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연기금과 운용사는 자본시장의 투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장기 투자 주체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연기금과 운용사가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 기업의 혁신을 유도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일본 공적연금(GPIF)의 사례를 들어 기관투자가가 자국 증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GPIF는 일본 주식 투자 비중을 2010년 11.5%에서 지난해 24.7%까지 늘렸다”며 “GPIF의 자국 내 주식 투자 확대는 일본 밸류업 정책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설명했다.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할 예정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일각에선 금감원이 국민연금에 국내 증시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부터 작년 말까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평균 수익률은 0.21%였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 수익률은 11.96%다.선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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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수혜주 덜어내는 연기금…현대차그룹·금융지주 '팔자' 전환
올 1월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 이후 순매수를 이어가던 연기금이 이달 들어 ‘팔자’로 전환했다. 이달 2일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으로 발표되면서 추가 상승 기대가 사그라든 영향으로 분석된다.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18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보험·사모·은행 등 주요 기관 중 가장 순매도액이 많았다.연기금이 이달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자동차, 금융 등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가 다수였다. 이달 순매도 1위인 삼성전자(756억원)에 이어 기아(391억원), 현대차(319억원), 현대모비스(262억원)가 각각 순매도 2, 3, 4위에 올랐다. 금융주 중에선 하나금융지주(157억원), KB금융(141억원), 신한지주(130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이었다.지난달 연기금이 밸류업 수혜주를 주로 담은 것과 크게 대조된다. 연기금은 지난달 기아를 1173억원어치, 현대차를 51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각각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2위, 8위였다. KB금융(487억원), 삼성생명(238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이었다.지난 2일 금융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연기금이 밸류업 수혜주 비중을 덜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되면서 수혜주의 추가 상승 기대가 꺾이고 있어서다. 기아 주가는 이달 들어 5.3% 하락했고, 현대차도 5.5% 떨어졌다.연기금은 1월 중순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우위였지만 1월 17일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이 발표되면서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이어 △2월 2581억원 △3월 2492억원 △4월 7030억원으로 3개월 연속으로 순매수를 이어갔다.증권가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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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고점 찍었나…미국 연기금, 주식에서 돈 뺀다
미국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주식 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미국 증시가 고점을 찍자 차익 실현한 뒤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겠다는 취지다. 연기금이 주식 시장을 떠나면서 미국 증시 약세론이 더 불붙는 모양새다. 美 연기금, 주식서 손 떼다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대형 연기금들이 주식 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주 정부와 지방 정부 기금 등이 주식에서 사모펀드, 회사채 등으로 투자금을 전환하는 '머니 무브'가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실제 미국 최대 공적 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CalPERS·캘퍼스)은 250억달러 규모의 주식 투자금을 사모펀드(PEF)와 회사채로 전환할 계획이다. 캘퍼스는 지난 3월 포트폴리오 내 주식 투자 비중을 기존 42%에서 37%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캘퍼스는 사모펀드와 회사채 투자를 통해 향후 20년간 매년 7~8%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경찰, 소방관 등을 위해 2600억 달러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뉴욕주 공동퇴직기금(NYSCRF)은 최근 포트폴리오(자산 배분)에서 주식의 비중을 47%에서 39%로 줄였다. 주식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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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2차 상승…연기금 매수에 달렸다
총선 이후 주춤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관련주가 연기금들의 매수세에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최근 5거래일(4월 9~16일) 동안 삼성전자(545억원) SK하이닉스(469억원) 기아(288억원) LG에너지솔루션(288억원) 셀트리온(273억원) 현대차(184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반도체, 자동차 등 실적이 개선되는 수출주를 주로 사들였다. 또한 KB금융(164억원) CJ(134억원) 두산(128억원) 신한지주(109억원) 등 금융주, 지주사주도 상위권에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하나금융지주(-235억원) 기아(-140억원) 두산(-128억원) 등을 순매도했다.시장에서는 1분기 증시를 주도했던 외국인의 자리를 연기금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8조원 이상 순매수한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순매도로 전환했다.윤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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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부흥, 외국인 자리 연기금이 대체할까
총선 이후 주춤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관련주가 연기금들의 매수세에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은 최근 5일(4월 9~16일) 동안 삼성전자(545억원), SK하이닉스(469억원), 기아(288억원), LG에너지솔루션(288억원), 셀트리온(273억원), 현대차(184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연기금들은 반도체, 자동차 등 실적이 개선되는 수출주를 주로 사들였다. 또한 KB금융(164억원), CJ(134억원), 두산(128억원), 신한지주(109억원) 등 금융주, 지주사 주도 상위권에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하나금융지주(-235억원), 기아(-140억원), 두산(-128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1분기 기업 밸류업을 주도했던 외국인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는 밸류업 관련주에서 외국인의 수급만큼 연기금의 매수세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면서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에 미달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8조원 이상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일일 순매도로 전환했다.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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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투자금 18조 회수됐다…"우리 돈 굴릴 자격 없어"
미국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州) 연기금들이 지난 2년간 블랙록으로부터 18조원 가까운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레드 스테이트’(red state)는 블랙록의 환경·사회·거버넌스(ESG) 지향성이 투자 수익률을 저해한다며 반(反)ESG 운동을 벌여 왔다.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 교육기금은 내달 말 블랙록에서 85억달러(약 11조4000억원)의 투자금을 거둬들일 계획이라고 지난주 밝혔다. 지난 2년 동안 주 연기금이 블랙록으로부터 회수했거나 하겠다고 밝힌 자금으로는 최대 규모다. 텍사스주는 지난달 블랙록과 자금 위탁 운용 계약도 해지했다. 블랙록은 텍사스주 교육기금 운용자산(AUM) 약 530억달러 중 85억달러를 대신 운용해 왔다. ESG 투자를 지향하는 블랙록이 화석연료 기반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텍사스주의 교육기금을 운용할 자격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블랙록의 마크 맥콤 부사장은 애런 킨지 텍사스주 교육위원회 위원장에 보낸 서한에서 “오랜 기간 수천 개 텍사스 학교·가정에 긍정적인 힘이 돼 줬던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렇게 무모하게 끝내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며 이번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블랙록에 대한 십자포화는 텍사스주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2년 새 텍사스주 교육기금을 포함한 공화당 지지 주 연기금들이 블랙록에서 빼냈거나 빼낼 예정이라고 발표한 자금은 133억달러(약 17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블랙록 전체 운용자산(약 1조달러)의 1%가량이다.이런 흐름은 2022년 7월 당시 웨스트버지니아주 재무장관이었던 라일리 무어가 블랙록을 석탄 산업에 적대적인 투자사 중 한 곳으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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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株 '밸류업' 효과…코스피 2700 뚫었다
코스피지수가 1년11개월 만에 2700선을 넘었다. 한국 증시의 등락을 좌우하는 반도체주가 주춤한 가운데 이룬 쾌거다. 코스피지수는 14일 0.94% 오른 2718.76으로 마감해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넘어선 것은 2022년 4월 22일(2704.71) 후 처음이다.금융주, 조선주, 전력주 등 소외주가 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반도체와 2차전지, 바이오에 밀려 존재감이 없던 업종들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가 커지며 분위기가 달라졌다.외국인 투자자가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주로 지목된 소외주를 쓸어 담으면서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까지 매수 강도를 높여 추가 상승 기대를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연기금은 각각 6700억원, 27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연기금 순매수 규모는 2년3개월 만의 최대다. 이석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전체 기금 수익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관련 기관투자가 간담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논의했다.외국인과 연기금은 주주환원 기대가 높은 저PBR주를 중점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신한지주(8.19%), 하나금융지주(6.25%), DB손해보험(9.60%) 등 금융주 강세가 돋보였다. 삼성생명(2.01%)은 1년 최고가를 다시 썼다. 올 들어서만 46.59% 급등했다. 현대차(1.21%), 기아(2.07%)를 필두로 한화오션(11.34%) 삼성중공업(13.19%) 등 조선 업종과 두산에너빌리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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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등장하는 ‘연기금·공제회 LP’ 오피스…연말 앞두고 ‘회수 모드’
연기금·공제회 자금으로 매입한 오피스 물건들이 속속 매물로 나오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앵커 출자자(LP)들의 회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사모부동산투자신탁29호’를 통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빌딩 매각을 위해 최근 존스랑라살(JLL)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했다. 국민연금 자금으로 2011년 인수한 오피스 자산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펀드 만기를 앞두고 2020년 한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가 불발됐다. 이후 펀드 만기 연장을 진행해 최근 다시 매각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골든타워도 코람코자산운용이 국민연금 자금으로 매입한 자산이다. 코람코운용이 지난 7월 매물로 내놨고 마스턴투자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딜 클로징(거래 종결)에 매진하고 있다. 2006년 국민연금 출자로 결성된 코크렙NPS제1호리츠의 마지막 오피스 빌딩이다. 코크렙NPS제1호는 서울시티타워, 송파 시그마타워, 역삼 그레이스타워, 골든타워 등을 인수한 뒤 차례대로 매각했다.마스턴투자운용이 매각하는 센터포인트 강남은 교직원공제회가 앵커 출자자로 들어가 있다.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선매각을 진행 중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센터포인트 강남의 개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 ‘마스턴제99호센터포인트강남’에 지분 48%를 보유한 ‘마스턴기회추구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를 통해 출자했다. 센터포인트 강남은 이날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려낼 예정이다.연기금·공제회들의 오피스 자산이 매물로 나오는 것은 연말을 앞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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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성 청약' 막자 반토막 난 수요예측 경쟁률…"참여기관 질적 평가 필요"
‘허수성 청약’을 막기 위한 제도 도입 이후 IPO 수요예측 경쟁률이 기존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뻥튀기’ 경쟁률이 사라지면서 당분간 100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은 현실적으로 보기 힘들어질 것으로 분석됐다.경쟁률 기준이 바뀐 만큼 경쟁률 숫자 자체보단 실수요로 참여한 참여 기관투자가 수와 장기 투자 성향, 확약 비중 등이 향후 공모주 투자의 주요한 기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참여기관 수는 비슷, 경쟁률만 ‘뚝’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요예측 제도 변경 이후 IPO 공모에 나선 기업 7곳의 수요예측에는 평균 기관투자가 1799곳이 참여했다. 평균 경쟁률은 646대 1로 집계됐다.하반기에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바뀐 제도의 적용 대상이 아니었던 IPO 기업 14곳의 결과를 살펴보면 평균 기관 1593곳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평균 경쟁률은 1325대 1이었다.평균 참여 기관 수는 소폭 늘었지만, 오히려 경쟁률은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허수성 청약을 방지하기 위해 기관투자가가 실제 주금 납입 능력 내에서만 주문을 낼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된 결과다.7월 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IPO 기업부터 허수성 청약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적용됐다.참여 기관투자가는 자기자본 또는 펀드 자산총액 합계액 이하 금액만 주문할 수 있다. 주관사가 각 기관의 주금납입 능력을 확인하며, 만약 참여금액이 주금납입 능력을 초과할 경우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자로 신고해야 한다.제도 전후를 비교하면 IPO 기업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수는 소폭 증가했다. 그런데도 최종 경쟁률 숫자가 낮아졌다는 건 그동안 허수 주문에 따른 ‘경쟁률 뻥튀기’가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