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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산투자했는데…"수익률이 왜 이래?" 신흥국 ETF의 함정

    브라질에서 대선에 패배한 전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의회, 대법원, 대통령궁에 난입하는 초유의 폭동이 발생하면서 '신흥국 투자 리스크'가 또 다시 부각됐다. 남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새해 첫주 평균 4.0% 상승했지만 정치적 불안정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업계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선진국까지 포함해야 이런 위험을 덜 수 있다"고 조언했다.10일 KB증권에 따르면 신흥국 전반에 분산 투자하는 ETF의 장기 수익률은 세계 주식을 고루 담는 ETF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신흥국 ETF인 '뱅가드 FTSE 이머징마켓 ETF'(종목코드 VWO)의 10년 수익률은 1.86%, 5년 수익률은 -0.13%를 기록했다. 글로벌 주식 ETF인 '아이셰어스 MSCI ACWI ETF'(ACWI)는 같은 기간 각각 8.12%, 5.28%의 수익률을 올렸다.일부 국가에서 돌아가며 터져 나오는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신흥국 분산 투자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어느 한 국가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더라도, 여러 국가를 모아두면 투자 기간 중 어느 한 국가는 불확실성 급증에 노출될 수 있다"며 "남미 전체의 정치 상황이 동시에 개선되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전체 ETF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갉아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까지 포함해 분산 투자 효과를 노리는 것이 더 긍정적"이라고 했다.경제학계에서는 경제정책 불확실성지수(EPU·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가 상승하면 기업의 현금배당 지급 유인이 감소해 다음달 주식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KB증권

  • 강달러에 아시아 외환보유액 뚝…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

    중국을 제외한 주요 아시아 국가의 외환보유액이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저치로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자국 통화 가치 하락)를 이어가자 각국 중앙은행이 환율 안정화를 위해 달러를 내다 판 영향으로 풀이된다.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자료를 인용해 인도, 태국, 한국 등 중국을 뺀 아시아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이 7개월치 대외 결제가 가능한 수준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2020년 8월 16개월치, 올해 초 10개월치에서 꾸준히 감소했다. 아시아 외환당국은 Fed의 공격적인 긴축에 따른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달러 매각에 의존해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달러 강세로 유로화 등 다른 외화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것도 외환보유액 총액 감소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올해 들어 가장 많은 양의 달러를 팔아치운 국가는 인도(810억달러)로 나타났다. 태국과 한국은 각각 320억달러, 270억달러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130억달러)와 말레이시아(90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로 보면 태국의 감소폭(-5.5%)이 가장 컸다. 이어 말레이시아(-4.3%), 인도(-3.7%), 필리핀(-3.1%), 인도네시아(-1.8%), 한국(-0.9%) 순으로 나타났다.일종의 '외화 비상금'이 빠르게 고갈되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을 통한 환율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달러에 대한 태국 바트화 환율은 올 들어 9.3% 상승(바트화 가치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인도

  • 긴축發 뉴욕증시 불안에 동남아로 '머니 무브'

    GLOBAL

    긴축發 뉴욕증시 불안에 동남아로 '머니 무브'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이 동남아시아로 쏠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뉴욕 등 선진국 주식시장에서 매도세가 강해진 여파다.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은행(IB)이 연달아 투자노트를 통해 동남아시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크레디트스위스, BNP파리바 및 영국 자산운용사 맨그룹 등은 지난달 26일 잭슨홀 회의를 총평하며 동남아 경제가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올 들어 세계 펀드 운용자금 중 24억달러(약 3조2748억원)가 동남아(싱가포르 제외) 시장에 유입됐다고 전했다.BNP파리바의 마니시 레이차 우두리 아시아태평양 부문장은 “(우리는) 인도와 남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동남아 경제와 관련된 지수도 선방하고 있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5개국에 투자하는 MSCI아세안인덱스는 올 들어 3%(6월 말 기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세계 주요 시장을 아우르는 MSCI월드인덱스는 2% 상승에 그쳤다. 일본, 중국, 호주 등을 담은 MSCI아시아태평양인덱스는 -2% 수준에 머물렀다.동남아 주식 시장 호황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되면서 시작됐다. 관광산업과 내수시장이 되살아나서다. 동남아 지역의 원자재 수출량도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 주요 국가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최소 5% 이상을 기록할 전망

  • 세계 투자자들이 돌고돌아 찾은 안식처 '동남아시아'

    블룸버그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이 동남아시아로 쏠리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며 매도세가 이어진 데 따른 반응이다.주요 투자은행(IB)도 투자노트를 통해 동남아시아를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크레디트스위스, BNP파리바 및 영국 자산운용사 맨그룹 등은 지난달▽ 26일 잭슨홀 회의를 총평하며 동남아 경제가 다시 회복할 거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세계 펀드 운용자금 중 24억달러(약 3조 2748억원)가 싱가포르를 제외한 동남아시아 시장에 유입됐다.BNP파리바의 마니시 레이차 우두리 아시아태평양 부문장은 “(우리는) 인도와 남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주 한국과 대만에 관한 투자 비중을 대폭 축소하면서 아세안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동남아 경제와 관련된 지수도 선방하고 있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5개국에 투자하는 MSCI아세안인덱스는 올해 들어 3%(6월 말 기준) 상승했다. 같은기간 세계 주요 시장를 아우르는 MSCI월드인덱스는 2% 상승에 그쳤고, 일본, 중국, 호주 등을 담은 MSCI아시아태평양인덱스는 -2% 수준에 머물렀다.동남아 시장의 호황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되며 관광산업이 다시 부흥하기 시작해서다. 내수도 되살아나고 있다. 자원 부국이 많은 동남아 지역의 원자재 수출량도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 주요 국가의 올해 경

  • 신흥국 자금 썰물…한달새 105억달러

    외국 자본이 신흥시장에서 5개월 연속 빠져나갔다. 사상 최장 기간 자본이탈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와 미국 중앙은행(Fed)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 3~7월 신흥국 주식과 채권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380억달러(약 49조6600억원) 이상”이라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7월 한 달간 105억달러에 달하는 자본이 이탈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련 통계를 추적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5개월 연속 자본 유출은 처음”이라고 전했다.선진국 자본시장에서 발행된 신흥국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도 덩달아 급랭했다. JP모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올 들어 현재까지 신흥국 외국환표시 채권 펀드(EM foreign currency bond fund)에서 회수해간 자금 규모는 300억달러에 이른다.올해 초까지만 해도 신흥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했다. 투자자들은 신흥국이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Fed가 강력한 긴축(금리 인상)에 나서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선진국 금리가 오르자 금리차익을 노리고 신흥국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르게 청산됐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영향도 컸다. 신흥국보다 더 안전한 선진국 시장에서 금리가 오르면 신흥시장에 남아 있을 유인이 사라진다.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신흥국 통화가치는 급락세다. 신흥국 채권의 가격은 폭락한 반면 수익률(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임)은 폭등하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과 신흥시장 최소 20개국의 외국환표시 채권 수익률 간 격차(스프레드)는 최근

  • 신흥국 '强달러 충격'…자금 이탈→통화가치 하락→인플레 '악순환'

    신흥국 '强달러 충격'…자금 이탈→통화가치 하락→인플레 '악순환'

    지난 9일 스리랑카에선 경제난을 참다못한 시민들이 대통령궁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시민들의 분노에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한 뒤 사임했다. 시위대는 해산했지만 올 5월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한 스리랑카는 여전히 격랑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신흥국들이 고물가에 이어 달러 강세에 따른 자국 통화가치 절하로 휘청이고 있다. 신흥국 국민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정부는 디폴트 위기에 맞닥뜨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리랑카의 경제적·정치적 위기는 다른 많은 신흥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흥국 외환위기 고조스리랑카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최악의 외환위기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력 산업인 관광업이 위축되면서 외환보유액이 고갈되자 5월 디폴트를 공식화했다.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스리랑카의 뒤를 이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꼽힌다.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도 전체 국민의 70%에게 빵 구입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했다. 결국 재정난이 심화됐고 이집트 정부는 5월 세계은행(WB)으로부터 5억달러(약 6600억원)를 빌려와야 했다.JP모간에 따르면 이집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95%에 육박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유출된 자본은 약 110억달러에 이른다.파키스탄의 디폴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파키스탄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로 발전 연료 수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지역에서 단전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의

  • '强달러 펀치' 맞은 신흥국…커지는 연쇄 디폴트 위기

    신흥국에서 ‘도미노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은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초강세를 보이는 달러 빚까지 불어나 경제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국들이 높은 물가와 강달러라는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지난 5월 디폴트를 선언한) 스리랑카의 붕괴는 더 큰 위기의 전조일 수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기초체력이 취약한 신흥국들이 스리랑카의 뒤를 따라 연쇄 디폴트의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디폴트 위기에 가장 취약한 5개국으로 엘살바도르, 가나, 이집트, 튀니지, 파키스탄을 꼽았다.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긴축이 신흥국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강달러 현상으로 신흥국의 달러 표시 국채 상환 부담이 커졌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신흥국 20곳을 조사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달러 표시 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평균 24.6%로 2019년 말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달러와 미국 국채로 투자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JP모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신흥국 채권시장에서 유출된 자금은 520억달러(약 69조원)에 달한다. 통화 가치 하락으로 신흥국의 수입 물가가 치솟으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가중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신흥국의 30%, 저소득국의 60%가 부채 상환 위기에 빠졌거나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 美 국채 금리 오르자 매력 '뚝'…신흥국 채권 28년來 최대 손실

    GLOBAL

    美 국채 금리 오르자 매력 '뚝'…신흥국 채권 28년來 최대 손실

    올 들어 신흥국 국채가 28년 만에 가장 큰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채 금리가 높아져 신흥국 국채의 매력이 퇴색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달러 표시 신흥국 국채 기준물인 JP모간 EMBI글로벌다변화(GBI-EM)지수의 수익률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15%를 기록했다. 1994년 이후 수익률이 가장 나빴다.투자정보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올 들어 신흥국 뮤추얼펀드와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60억달러(약 45조2000억원)에 이른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신흥국인 중국 채권 시장에서만 지난 3~4월 130억달러(약 16조30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갔다.영국 자산운용사인 애버딘의 브렛 디멘트 신흥국 채권부문 대표는 “신흥국 시장을 담당한 지난 25년 중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투자업계는 고금리를 앞세우던 신흥국 채권의 매력이 이전 같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서는 등 추가적인 고강도 긴축을 예고하자 선진국 채권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투자정보매체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8일 기준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743%다. 지난 6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인 3.142%보다는 낮아졌지만 연초(1월 2일, 1.512%)와 비교하면 여전히 1.2%포인트 이상 높다. 미국에서 돈을 빌려 신흥국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트레이드’를 하기에도 불리해졌다.데이비드 호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리서치 전략가는 “각국 통화정책 입안자들이 인플레이션을 막

  • 미·중 기침에 신흥국 '몸살'…신흥국통화지수 한달새 4% 급락

    신흥시장 통화가치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움직임에 중국 성장세 둔화 전망까지 더해진 결과다.신흥국 통화 25개로 구성된 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9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04% 오른 1691를 기록했다. 그러나 "1740을 웃돌았던 4월초 기록에 비하면 한달 새 4% 이상 폭락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여파 직후 보인 낙폭과 비슷한 수준이다.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이후 시중에 대거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겠다"는 Fed발 긴축 드라이브다. 지난 4일 Fed는 22년만에 기준금리를 한번에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이로 인해 미국 주식과 채권 가격은 동반 하락했다. 반면 달러화 가치는 20년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중국에서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도 신흥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4월 수출 증가율은 전월 대비 3.9%로, 2년여만에 가장 저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상하이 봉쇄조치 여파 때문이다. FT는 "이 같은 소식에 위안화 환율은 18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신흥국 통화 전반에 걸친 추가 매도세로 이어졌다"고 전했다.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브라질, 남아공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들의 통화가치를 끌어올렸지만, 일시적 상승세에 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Fed의 긴축 스텝이 원자재 수출국들이 누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수혜를 상쇄시킬 만큼 공격적이었다는 설명이다.또 다른 신흥시장 인도가 주요 원자재 수입국으로서 원자재값 폭등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도 MSCI 신흥국 통화지

  • 치솟는 달러화…"각국 통화가치 높이려는 '역환율전쟁' 시작된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환율전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미국 달러화 가치가 20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서자 수입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각국이 수출 확대 등 경제성장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오랫동안 불문율로 여겨온 '환율 하락(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가치 하락)' 기조를 포기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리 인상 등 통화긴축 정책을 통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환율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FT는 "코로나19 회복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연이은 악재로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통화정책의 목표를 경제성장에서 '물가상승 억제'로 옮기고 있다"며 전 세계가 통화강세 정책에 뛰어든 배경을 짚었다. 자국의 통화가치가 약하면 수입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상대적으로 올라 물가상승을 더욱 자극한다는 이유에서다. 마크 맥코믹 TD증권 외환전략부장은 "우리는 이제 전 세계가 통화강세를 유지해 인플레이션 영향을 상쇄하려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기준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3.75를 찍었다. 20여년 만의 최고치다. 당일 미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린 뒤, 연내 계속 0.5%포인트씩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발생한 환율 발작이다. 맥코믹 부장은 "한때 (수출 촉진을 위해) 달러강세를 용인했던 각국 중앙은행은 최근의 달러 급등세에 대해서는 Fed와 통화긴축 속도를 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 '10년 저평가' 印尼 증시 뜬다

    '10년 저평가' 印尼 증시 뜬다

    인도네시아 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 들어 증시 상승률만 10%에 육박하면서 대규모 기업공개(IPO)도 잇따르고 있다. 티머시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 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저평가됐던 인도네시아 증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11일 인도네시아 최대 정보기술(IT) 업체 고투(Go to)그룹이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상장했다. 고투그룹은 약 30만 명의 공모 투자자를 모집해 11억달러(약 1조3600억원)를 조달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다. 상장 첫날 주가는 시초가 대비 23% 급등했다.고투그룹은 지난해 5월 차량 공유 플랫폼업체 고젝(Gojek)이 전자상거래업체 토코피디아(Tokopedia)를 인수해 탄생했다. 고투그룹은 인구 6억5000만 명에 달하는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교두보로 각광받으며 글로벌 큰손들의 투자를 받았다. 구글,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초기부터 고투를 점찍었다. 아부다비투자청, 싱가포르 테마섹 등도 재무적 투자자로 손을 뻗었다.상장 성공의 배경엔 인도네시아 증시 활황세가 있다. 인도네시아 IDX종합지수는 올초부터 11일까지 약 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5% 하락했다.고투그룹은 당초 미국 나스닥 상장을 노렸다가 자국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도네시아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고투그룹이 인니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 IPO는 경제를 도약시키려는 젊은이들에게

  • 성장세 꺾인 신흥국…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의 복병

    성장세 꺾인 신흥국…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의 복병

     코로나19 이후 신흥국이 강한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에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신흥국의 성장세가 코로나19 확산을 겪으면서 주춤해지고 있다. 선진국 대비 느린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 활동 지연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선진국에 비해 통화·재정정책 등 경기 부양 여력이 부족한 영향도 있다.국제금융센터는 "신흥국은 2000년대 세계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후 세계 경제에 대한 성장 기여도가 확대됐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장 기여도가 축소되고 선진국과 성장 격차 역시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기여도는 85%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들어선 기여도가 7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엔 신흥국의 세계 경제 성장 기여도가 60%로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국제금융센터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 구조적 취약성이 심화된 데다 인구구조의 고령화 등으로 예전의 강한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기조적 성장세 둔화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신흥국이 장기 저성장에 빠지면 세계 경제 전체도 2~3%대의 저성장이 굳어질 위험이 있다"며 "이럴 경우 금리, 물가 이외에 기대 수익률 등도 낮은 수준으로 만성화돼 세계 경제 전체가 일본화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 애플도 제쳤다…신흥국 채권 ETF 담는 서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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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도 제쳤다…신흥국 채권 ETF 담는 서학개미

    서학개미들이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려들고 있다. 해외 투자에 눈을 뜬 투자자들이 주식, 선진국 국채 등 기존 단조로운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투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다.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국내 서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 상단에 생경한 이름이 등장했다. 미국 대표 성장주인 마이크로소프트(7위·3914만달러), 애플(9위·2078만달러) 사이에 이름을 올린 ‘반에크 JP모간 신흥국 통화 채권 ETF’(티커명 EMLC)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8~24일 이 ETF를 2649만달러(약 320억원)어치나 사들였다.EMLC는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등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식보다 안전성을 추구하는 채권 투자 가운데 신흥국 채권은 리스크가 큰 대신 선진국 채권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EMLC는 대표적인 신흥국 통화 채권 ETF로, 현재 시가총액은 4조원이 넘는다. 주식 시장이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금리 변동기를 활용해 서학개미들이 이를 노려 신흥국 채권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통상 채권은 금리 인하 시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채권 투자 시 이자율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금리가 향후 떨어질 경우 채권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일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신흥국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중국의 경우 작년 12월과 올 1월 두 달 연속 기준 금리 격인 2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다. 이달엔 LPR을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두 달 연속 하락하면서 추가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

  • 中 정부 단속으로…중국 빠진 ETF에 15억달러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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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정부 단속으로…중국 빠진 ETF에 15억달러 모였다

    중국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투자자들의 돈이 중국이 빠진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되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서 중국의 비중이 낮아지는 가운데 앞으로 중국 투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중국이 빠진 신흥국 ETF 중 주요 5개 상품의 자산 규모가 8월 말 기준으로 15억달러(1조7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연초에 비해 442% 늘어난 수치다. 8월 한 달간 41% 증가했다.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것은 블랙록의 '중국 제외 이머징마켓(EMXC)' ETF였다. 2020년 1억6500만달러에서 올해 7월 말 9억달러, 8월 말 12억8000만달러로 순자산 규모가 가파르게 늘었다. 특히 7~8월 사이 42%가 증가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릭소의 EMXC,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콜롬비아 스레드니들의 XCEM, 크레인셰어의 KEMX ETF의 순자산 규모도 커졌다.반면 중국이 포함된 신흥국 ETF는 부진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규제가 확대되면서 중국이 포함된 ETF의 순유입이 크게 줄었다. 7월 한 달 동안 6억9600만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상반기 한 달 평균 40억달러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중화권 증시도 눈에 띄게 하락세다.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3개월 동안 11% 떨어졌고, CSI300 지수는 8% 내렸다. 중국을 제외한 MSCI 지수가 보합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서 중국과 홍콩의 투자 비중도 줄었다. 코플리펀드리서치가 중국과 홍콩 주식을 포함하는 글로벌 ETF 381개를 조사한 결과 1월 5.1%에 달했던 두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은 현재 3.8%까지 축소됐다.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FT는 투자자들이 전자상거래, 교육, 핀테크, 게임 등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에

  • 델타 변이에 또 다시 '적신호' 켜진 신흥국 신용등급 [마켓인사이트]

    델타 변이에 또 다시 '적신호' 켜진 신흥국 신용등급 [마켓인사이트]

    ≪이 기사는 08월23일(15: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가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럴 경우 국가 신용등급 뿐만 아니라 기업 등 민간 부문의 신용도에도 연쇄적인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국제금융센터는 23일 글로벌 국가 신용등급 전망과 위험 요인 점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역대 가장 많은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올 상반기엔 국가 신용등급 조정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지난해엔 40건 안팎이었는데 올 상반기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9건, 무디스 3건, 피치 3건 등에 그쳤다.국제금융센터는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이례적 이벤트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일어난 만큼 향후 추가 강등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예년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제 회복이 부진한 일부 취약 국가들은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 7월 말 기준 부정적 등급 전망을 갖고 있는 국가는 S&P 기준 19개, 무디스 기준 33개, 피치 기준 32개다.코스타리카, 르완다는 3대 신용평가사 모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한 상태다. 에티오피아, 페루, 멕시코, 엘살바도르, 인도, 루마니아 등도 복수의 신용평가사에서 동시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피치는 미국과 프랑스, 일본에도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미국의 경우 공공재정과 정부부채 증가와 관련된 지속적 위험, 실질금리·재정적자의 예상 경로 이탈 가능성 등이 부정적 등급 전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