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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수행비서인 줄…" 롯데家 3세 '깜짝 등장'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훤칠한 수행비서로만 생각했습니다. 서류 가방을 든 채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을 따라다녀서요."지난 6일 오후 CES 2023 SK그룹 전시관. 여기를 방문한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뒤를 185㎝ 키에 노타이 정장 차림을 한 직원이 지켰다. 묵직한 서류 가방을 든 그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라는 주변 귀띔에 겨우 그를 알아봤다.그룹 공식 석상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까닭에 그를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신 상무는 김 부회장이 SK그룹 전시관에서 이런저런 체험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웃고 김 부회장 어깨너머로 상품을 같이 주시하기도 했다.이날 기자는 신 상무에게 명함을 건네고 간단한 인사말을 했다. 신 상무는 답 없이 명함을 재킷 주머니에 넣고서는 김 부회장 뒤를 따라갔다. 그를 알아본 몇몇이 사진을 찍자 놀라서 상대방을 응시하기도 했다. 언론의 관심에 낯설고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1986년생인 신 상무는 부친인 신동빈 회장과 비슷한 궤적의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학부와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직후 일본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 런던 지점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 상무를 시작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신 상무도 컬럼비아대 MBA를 취득하고 노무라에서 근무하다 롯데케미칼에 입사했다.일본에서 태어나고 공부한 까닭에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는 CES 2023에서 롯데케미칼 임원들과 가볍게 이야기하고 웃기도 했다. 신 상무는 SK그룹 전시관에서 나눠준 이어폰을 착용하며 한국인 도슨트의 설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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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낡은 비즈니스 모델 과감히 버려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2일 VCM(가치창조회의)으로 불리는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흉상 앞에 헌화했다. 서거 3주기(19일) 행사가 1주일 남았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였다. 다가오는 위기를 극복할 키워드로 ‘창업정신’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86개에 달하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재편할 것을 주문했다.○“미래형 사업에 집중해달라”롯데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신 회장 주재로 계열사 대표, 지주 실장 등 70여 명이 참석, 그룹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신 회장은 “건강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회의 내내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롯데가 투자한 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핵심 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경영 자원을 집중해 육성해 달라”고 요청했다.롯데그룹 주요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의 최대 고민은 낡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식품, 유통, 화학, 호텔&리조트 등 핵심 사업군이 모두 ‘과거형’이라는 얘기다. 신 회장이 올초 신년사에서 “생존을 위해 자기 혁신은 필수 불가결하며, 회사를 성장하게 하는 열쇠 또한 혁신하는 용기”라는 창업주의 어록을 다시 꺼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롯데 관계자는 “상시 위기의 시대에 롯데는 다른 어떤 기업보다 위기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것이 신 회장의 주문”이라고 말했다.이날 회의에서 신 회장은 과거형 비즈니스 모델을 미래형으로 바꾸기 위해 ‘실행력’을 강조했다. 지난해 설립한 롯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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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펀드 조성해 건설 지원
롯데그룹이 메리츠 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해 계열사인 롯데건설의 ‘지원 사격’에 나선다.롯데건설은 오는 9일 메리츠증권과 펀드 조성 협약식을 연다고 6일 밝혔다.펀드 자금 1조5000억원 가운데 롯데물산·롯데호텔·롯데정밀화학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약 6000억원을 후순위 채권자로 책임진다.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나머지 9000억원을 선순위로 출자한다.조성된 자금은 올해 1분기 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1조2000억원을 상환하는 데 쓰인다. 나머지 자금은 롯데케미칼로부터 빌린 자금을 상환하는 데 이용된다.앞서 롯데건설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유동화증권 차환·상환을 위해 롯데케미칼(5000억원), 롯데정밀화학(3000억원), 롯데홈쇼핑(1000억원) 등 주요 계열사로부터 1조1000억원대 자금을 수혈받았다.롯데건설은 지난달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과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빌린 3000억원과 1000억원을 각각 조기 상환했다. 롯데케미칼 자금까지 상환하면 계열사로부터 빌린 돈은 모두 갚게 된다.메리츠증권 등은 롯데건설의 브랜드 가치와 우량 프로젝트 등에 주목해 이번 채권 매입을 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통해 현재 서울 마곡마이스 단지, 인천 검단101역세권 개발사업 등을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현재 롯데건설은 지난해 일시적인 자금 시장 경색으로 비롯된 주변의 우려를 해소시키기에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기존에 롯데건설과 함께 진행하던 대규모 사업에 이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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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평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하향 검토"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 것을 놓고 롯데케미칼의 장기신용등급 하향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수 발표 직후 나이스신용평가가 롯데그룹 비금융 계열사 중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의 장기신용등급을 각각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고 밝힌 것이다. 롯데지주의 신용도에 연계된 롯데쇼핑이 발행한 롯데지주 연대보증채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오르게 됐다.12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실질적 주체로서 인수자금 조달 부담을 갖게 됐기 때문에 차입부담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6월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은 9343억원, 순차입금의존도 3,9%로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일진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은 약 7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이익기여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나신평은 예상했다. 추후 일진머티리얼즈의 동박 사업 확대를 위해 추가 투자가 지속돼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금흐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나신평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현재의 신용등급(AA+)에 부합하는 매우 우수한 수준의 사업 및 재무 지표를 유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감안해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롯데지주는 현재 직접 지배하는 주력 계열사가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4개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도가 하락할 경우 롯데지주의 계열통합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나신평은 예상했다. 앞서 롯데지주는 올해 4월 코리아세븐 유상증자(3984억원)에 참여했고 롯데헬스케어 설립(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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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롯데제과, 바이오사업으로 뭉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정유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와 롯데그룹 식품 자회사인 롯데제과가 국내외 식품·바이오 사업에서 전략적 협업에 나선다. 기존 화학 분야에서 맺어진 두 그룹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식품·바이오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과 이진성 롯데제과 사업대표는 1일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에서 바이오 사업 전략적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롯데제과는 국내외 식료품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현대오일뱅크의 바이오디젤 공정 원료로 공급하게 된다. 정유사와 식품사의 공동사업은 업계 최초다.바이오디젤은 식물성 기름 또는 동물성 지방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바이오연료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제과가 식료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름 찌꺼기, 지방산 등을 재활용하고 가공해 바이오디젤 원료로 쓴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기름 등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마가린 등을 제조하고 남는 기름은 폐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t 규모의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화이트바이오 사업의 첫 단계다.두 회사는 장기적으로 바이오에너지 원료 조달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원료 조달뿐 아니라 에너지와 식품산업 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다양한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현대중공업그룹과 롯데그룹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그룹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은 2014년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설립하는 등 화학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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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뷰] 한 고비 넘긴 쌍용차, 안전하게 달릴 수 있을까?
재매각에 돌입한 쌍용자동차가 1단계를 넘어섰습니다. 비공개 입찰을 통해 회생 인수합병(M&A)의 우선매수권자(호스)를 KG그룹 컨소시엄으로 선정한 건데요, 그 배경은 무엇이고 앞으로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왜 경쟁사였던 광림 컨소시엄은 ‘입찰 담합’이라고 주장하는지 들여다봤습니다. 롯데그룹의 글로벌 제약사 공장 인수, 역전할머니맥주의 성공 스토리 등 지난 2주 간의 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 "한 번 깨진 딜, 핵심은 자금력"서울회생법원이 지난 13일 쌍용차의 우선 매수권자로 KG그룹 컨소시엄을 선정한 배경은 확실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KG그룹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자금력 면에서 후보들 중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죠. 쌍용차 딜이 한 번 깨진 뒤 다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확실하게 딜을 완료할 수 있는 후보, 자금력이 입증된 후보를 우선 매수권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데 모두가 뜻을 같이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투자은행(IB)업계에선 쌍용차를 인수하는 데 최소 1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수자가 갚아야 할 쌍용차의 부채는 일반 회생채권 5470억원과 공익채권 3900억원 등 부채만 약 9370억원에 달합니다. 부채와 운영자금을 고려하면 최소 1조원에서 대략 1조5000억원까지 필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쌍용차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너무 적은 인수금액을 적어낸 데다 회생채권 변제율도 낮았기 때문에 이번엔 쌍용차 측이 확실한 자금력을 최우선으로 한 것으로 안다"며 "빠르게 딜이 진행되기 위해선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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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의 '외부수혈' 충격 요법…"롯데, 온라인·글로벌 중심 대변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25일 단행한 정기인사를 통해 그룹 전반에 대한 대대적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43년 롯데쇼핑 사사(社史)에서 단 한 번도 예외가 없던 내부 발탁 관행에 과감히 메스를 가한 것이다. 30년 ‘P&G맨’이자 홈플러스 대표 출신인 김상현 신임 대표의 선임은 그만큼 파격적이다. 더 이상 ‘순혈주의’로는 변화를 꾀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반영한 인사로 풀이된다. 쇼핑 명가로서 롯데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신 회장이 충격 요법을 꺼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파격 인사로 혁신 주문한 신동빈신 회장의 파격 인사가 의도하는 바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읍참마속(泣斬馬謖: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기강을 세우는 일)의 심정일 것”이라고 표현했다. 창업주 시절부터 롯데를 쇼핑 1위 기업으로 만든 이들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다. 롯데쇼핑 내에선 강희태 부회장의 후임에 외부 전문가가 선임되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롯데쇼핑은 올 3분기(연결 기준) 매출 4조66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73.9% 감소했다. 쇼핑 라이벌인 신세계가 같은 기간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e커머스에선 쿠팡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46억달러(약 5조2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유통 사업군의 부진에 대해 롯데그룹 내에선 ‘잃어버린 5년’을 언급하곤 했다. 중국의 한한령으로 중국 사업이 타격을 받고,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탓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신세계, 현대백화점, 네이버 쇼핑, 쿠팡, 마켓컬리 등 경쟁사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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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주의 깬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연말 정기인사에서 칼을 빼 들었다. 부회장이 맡는 롯데쇼핑 신임 수장에 30년 ‘P&G맨’인 김상현 대표(부회장)를 영입했다. ‘비(非)롯데맨’이 대표를 맡은 것은 1979년 롯데쇼핑 설립 이후 처음이다. 롯데그룹 문화에서 전례가 없는 충격요법식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롯데는 25일 롯데지주를 포함해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파격’이다.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HQ(사업군) 체제 중 두 곳의 대표를 전격 교체했다.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김교현 화학 총괄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롯데제과 대표 겸직)는 유임됐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신상필벌’ 원칙을 명확히 드러냈다.유통 사업군을 맡은 김 신임 대표는 P&G에서 1986년 평사원으로 시작해 미국 본사 부사장(신규사업 담당)까지 지낸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홈플러스 부회장과 홍콩 소매유통 그룹 DFI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신 회장이 극비리에 면접을 진행했을 정도로 공들인 인물이다. 침체에 빠진 롯데쇼핑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 특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호텔·서비스 총괄대표에 안세진 놀부 대표를 내정한 것도 예상을 깬 인사라는 평가다. 안 신임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2017년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그룹의 숙원인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당초 호텔 대표로 면접을 보진 않았지만 C레벨 외부 인사 중 호텔롯데 비전에 가장 적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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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진 신동빈, 30년 'P&G'맨 김상현 롯데쇼핑 첫 외부 CEO로
30년 간 P&G에 몸담았던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가 롯데쇼핑의 대표이사(CEO)에 선임됐다. 1979년 롯데쇼핑 출범 이후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등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을 총괄하는 수장에 ‘비(非)롯데맨’이 임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대로 가다간 e커머스 플랫폼 경쟁에서 영원히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함에 신동빈 롯데그룹이 독한 칼을 꺼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롯데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그룹 정기 임원 인사안을 발표했다. 기존 BU(사업 부문) 체제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등 HQ 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산업군별로 계열사들을 묶는 조치다. 강희태 부회장이 물러나고 외부 출신 대표가 선임되는 등 유통HQ에 대한 강도 높은 인사가 단행됐다. 김 신임 대표는 P&G의 평사원으로 시작해 아시아태평지역 총괄 사장, 미국 본사 신규사업담당 부사장까지 지내는 등 P&G에서 아시아인으로는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전설적인 인물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에 특화된 데다 조직을 온라인, 데이터 중심으로 바꾸는데에도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백화점 출신이 장악해왔던 롯데쇼핑의 조직에 강도 높은 ‘메스’를 댈 가능성이 높다. 롯데호텔 신임 대표에 LG그룹, AT커니, 모건스탠리PE 등을 거친 안세진 놀부 대표를 선임한 것도 파격적이다. 롯데 출신이 아닌 데다 호텔과는 무관한 업무를 해 온 인물이어서다. 롯데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롯데호텔의 오랜 숙원인 IPO(기업 공개) 등 구체적인 미션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올해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는 김교현 화학HQ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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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불참 기류…막판 변수 되나
4조 대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막바지 변수가 생겼다. 신세계그룹과 동맹을 맺고 인수전에 뛰어든 네이버가 막바지에 선회하기로 잠정 결정했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내부에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네이버는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입찰 절차에 참여한 바 있으나, 본 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며, 당사의 참여방식 또는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밝히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사실상 컨소시엄 구성원인 신세계에 '최후 통첩'을 내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 사 관계자는 "최종 계약때까지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지만 네이버가 이번 이베이코리아 거래 참여엔 부정적인 것이 맞다"고 말했다.네이버는 본입찰 직전까지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마트가 대출 등으로 조달한 자체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인수 금액의 20% 가량을 네이버가 맡는 방안을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성 둔화를 우려한 실무진에서 참여 여부를 두고 부정적 의견을 펴면서 계약 직전 불참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인수전을 신세계그룹이 전담했지만, 4조원에 육박한 인수가에 대한 불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네이버에 참여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당국이 현미경을 댈 가능성이 큰 점도 막바지 인수의사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 가격비교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가 직접 오픈마켓에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하는 점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에서 꾸준히 나왔다. 네이버 내부에선 이번 거래 외 양사간 유통 부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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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가격 우위' 신세계로 기우나 [마켓인사이트]
이커머스 업계 지각변동을 불러올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막바지에 다달았다. 현재까지 신세계가 롯데그룹에 가격 요소에서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인 이베이와 매각자문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본입찰에 참여한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의 제안을 두고 최종 검토 중이다. 이베이 본사는 오는 15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지만, 이사회 일정과 관계없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신세계 측과 롯데 측이 제안한 가격 격차는 최대 1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 측이 4조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반면 롯데 측은 3조원대 초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 이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매각 측은 경매호가(프로그레시브) 입찰방식을 통해 매각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롯데 측이 이미 본입찰에서 기대 이하의 낮은 가격을 적어 내면서 경쟁을 유발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전평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수전 최종 승자로 낙점될 경우 거래액 기준 24조원(이베이코리아 20조원, 쓱닷컴 4조원) 이커머스 2위업체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 주체는 이마트다. 본입찰 직전부터 네이버를 컨소시엄에 합류시켜 인수 이후 시너지도 극대화했다. 양 측은 쓱닷컴과 별개로 이베이코리아를 공동운영하면서 커머스 분야 해외 진출 등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도 기존 3% 수준(쓱닷컴)에서 15%로 한 층 뛰어오르게 된다. 쿠팡(점유율 13%)을 제치고 네이버(점유율 18%)와 2강 체제를 구축하는 셈이다. 신세계 내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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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렌터카업체 롯데렌탈, IPO 시동
국내 1위 렌터카업체 롯데렌탈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상장은 2017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롯데정보통신 이후 3년여 만이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이날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오는 8월 중 승인받은 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일반 청약 등을 거쳐 이르면 9월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은 차량 렌탈과 중고차 판매가 주력 사업인 회사다. 전신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990년 세계 최대 미국 렌터카 회사 허츠와 제휴해서 만든 금호렌터카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2008년 계열사였던 대한통운으로 넘어갔고 2010년 KT에 매각됐다. 이후 2015년 7월 롯데그룹이 인수하면서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순탄치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간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점유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2770억원, 영업이익은 164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렌탈의 상장 기업가치는 2조원 대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이 인수한 금액인 1조200억원의 두 배다. 인수합병(M&A)당시 자금을 댄 호텔롯데와 국민연금은 투자금 이상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호텔롯데의 자금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렌탈을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롯데그룹은 2008년 롯데건설, 2015년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2017년 10월 지주사 출범 당시 첫번째 프로젝트로 우량 계열사 상장을 내건 배경이다. 롯데정보통신의 뒤를 이을 주자로는 롯데리아 등 외식 프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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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주주 지분매각 미룬 롯데글로벌로지스, 2년 안에 상장 예고?
≪이 기사는 04월30일(08: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롯데글로벌로지스의 2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지분을 매도할 권리(풋옵션) 행사 시기를 2년 뒤로 변경했다. 훗날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결정이란 분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내년부터 증시 입성준비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풋옵션 조건을 조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4월12일~5월12일인 권리 행사기간을 2023년 4월13일~5월13일로 변경하기로 했다. 풋옵션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사전에 합의한 경영 관련 약정을 달성하지 못하면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투자금을 회수할 길을 열어주기 위해 만들어놓은 일종의 장치다. 사실상 기업공개(IPO)를 위한 몸집을 만들지 못했을 때 투자금을 회수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지분율은 21.87%로 롯데지주(46.04%) 다음으로 높다.2대 주주가 풋옵션 행사시점을 조정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조만간 상장 준비를 위한 몸풀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2년 안에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지분 매각 대신 풋옵션 기간을 뒤로 미뤘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꾸준한 성장 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것도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는 롯데그룹에 인수된 2014년부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조858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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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첫 ESG 채권 '흥행' 성공
≪이 기사는 01월22일(16: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국내 물류업체 최초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에 나선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대규모 투자수요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5년 만기 그린본드 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151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그린본드는 발행 목적이 친환경 관련 투자로 제한된 채권이다. 이 회사의 3년 만기 일반 채권에도 모집액(300억원)의 7배가 넘는 23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렸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국내 대표 물류업체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 기관들의 관심을 끌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그룹에 인수된 2014년부터 주요 롯데 계열사들의 물류업무를 맡으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증가했다.높은 평판을 받은 ESG 채권이란 점도 흥행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그린본드의 녹색금융 등급을 ‘GB1’으로 매겼다. 다섯 개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발행기업이 그린본드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을 적절한 용도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자금 운용‧관리‧공시 계획이 우수하다고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롯데글로벌로지스는 모집액을 훌쩍 뛰어넘는 투자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1200억원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현재 진행 중인 충북 진천 메가허브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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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코리아세븐, 회사채 800억원 모집에 2300억원 몰려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사전청약)에 당초 모집예정 금액의 세 배 가까운 투자금이 몰렸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이날 3년물 회사채 800억원 규모를 발행하기로하고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2340억원어치 청약을 받았다. 코리아세븐은 최대 1300억원까지 발행규모 확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발행일은 오는 27일이다. 공모 희망금리 상단을 민간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A+등 급 채권금리 평균보다 0.5%포인트 높은 연 2.3%대까지로 설정했으나, 800억원 기준으로 평균금리보다 0.1%포인트 높은 연 1.9% 내외에서 물량이 채워졌다. 코리아세븐이 발행규모를 늘리면 실제 금리는 이보다 소폭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A+ 등급 회사채에 이 정도 투자금이 몰린 것은 대성공"이라며 "최근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소비활동 위축으로 상반기 영업손실 69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향후 소비가 살아나는 등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리아세븐은 주로 만기 1년 이하 기업어음(CP) 등으로 자금을 빌렸지만 최근엔 만기가 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이번 회사채로 마련한 자금 일부는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내년 3월 만기가 돌아오는 신한은행 대출과 사모사채 등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