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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29조 차입금' 압박…'비상경영' 나선 롯데그룹
"수수료 몇 푼 한다고 지독하게 깎는 '짠돌이'였죠."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경영에 관여하던 시절. 계열사 재무팀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종종 눈총을 받았다. 회사채·인수합병(M&A) 수수료를 깎으려고 증권사와 적잖게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무차입 경영'도 고집스럽게 이어갔다. 돈이 필요하면 대출금리가 저렴한 일본계 은행을 찾았다. 신동빈 회장의 행보는 선대회장과는 달랐다. 노무라 증권에 몸담으며 자본시장을 경험한 그는 롯데의 M&A를 진두지휘했다. 인수금융도 과감하게 조달했다.롯데그룹이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유통·화학 사업이 동시에 부진을 겪은 결과다. 나빠진 현금창출력에 불어난 차입금이 그룹을 짓누르는 중이다. 롯데지주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간판 계열사 신용등급은 줄강등 위기다. 30조원에 육박하는 차입금 상환 압박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만큼 그룹 사업재편·구조조정이 한층 절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롯데지주,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간판 계열사 3곳의 연결기준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 6월말 기준) 29조9509억원으로 2조168억원(7.2%) 증가했다. 세 계열사는 각각 그룹 식품과 유통, 화학 사업을 대표하는 회사로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종속기업으로 거느리고 있다. 이들 간판 계열사 차입금은 2021년 말 19조3997억원에서 지난해 말 27조9341억원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이들 회사의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차입금(리스부채 포함) 합산액은 올 6월 말 14조83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1조4805억원(증가율 11.7%)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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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부진에 흔들리는 대기업 재무구조”…신용평가사의 경고
SK·LG·롯데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재무구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석유화학을 비롯한 핵심사업 부문 실적이 나빠진데다 배터리 등 신사업을 위해 조달한 차입금 부담도 불어난 결과다. 내수 비중이 높은 신세계·CJ그룹 신용도 역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석유화학 등 '캐시카우' 부문 위축나이스신용평가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크레딧 세미나'에서 그룹별 신용 리스크를 분석했다. SK그룹의 차입금이 120조원에 육박하는 등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SK그룹의 합산 차입금 규모는 2019년 61조원대에서 2023년 117조원대로 급증했다. 순차입금 규모도 같은 기간 44조원대에서 81조원대로 뛰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눈덩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배터리·석유화학 부문의 적자가 쌓이면서 차입금이 불었다”며 “자산매각과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유상증자 등으로 차입금 증가속도는 다소 더뎌졌다”고 말했다.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SKC을 비롯해 석유화학 부문이 나빠진 시장분위기에 따라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며 "배터리를 비롯한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온 등 배터리 부문에 대해서는 “전기차 수요와 수주 물량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증설을 하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LG그룹의 합산 순차입금 규모는 같은 기간 18조4000억원에서 36조9000억원으로 2배가량 늘다. 석유화학(LG화학)과 디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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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 달라진 롯데그룹…한달간 계열사 5곳 회사채 ‘완판’ 행진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재무 불안정성 등으로 기관투자가의 ‘기피 대상’으로 꼽힌 롯데그룹이 회사채 시장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 결과 2년물에 5300억원 3년물에 4550억원 등, 총 985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목표 물량의 10배에 육박한 투자수요가 몰리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행 규모를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렸다.롯데그룹 계열사들이 활발하게 회사채 시장을 찾고 있다. 호텔롯데를 포함해 지난 한 달간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회사채 수요예측을 연 곳은 롯데칠성음료,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하이마트, 롯데쇼핑 등 총 5곳이다. 5개 계열사 회사채 수요예측에 총 3조8440억원 매수 주문이 몰리는 등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흥행에 성공하면서 이자 부담도 낮췄다. 5개 계열사 모두 개별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들이 매긴 금리의 평균)보다 낮은 금리에 조달하는 ‘언더 발행’을 달성했다. 매수 주문이 쏠리면서 채권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감소했다는 뜻이다.롯데그룹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롯데건설에 대한 지원 부담으로 인해 대부분 계열사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좀처럼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계열사들이 잇따라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최근 들어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 롯데건설의 유동성에 다소 숨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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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행·증권 8곳, 롯데건설 PF 지원…2.3조 펀드 조성
롯데건설이 4대 시중은행 등 금융권과 함께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입 펀드를 조성한다. 한해 전 메리츠금융그룹과 조성했던 펀드와 비교하면 8000억원 이상 규모를 늘리면서 금리도 낮추고 만기를 3년으로 늘렸다. 롯데건설이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발목을 잡아 왔던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8곳 뭉쳐 롯데 지원 사격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달 초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한국산업은행, 증권사 3곳과 2조3000억원 규모의 PF 유동화증권 매입 펀드를 조성한다. 롯데그룹 계열사 추가 출자 규모에 따라 2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펀드는 롯데건설의 미착공 PF 사업장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만기는 2027년 3월까지로 3년간이다.이 PF 펀드는 선순위 1조2000억원, 중순위 4000억원, 후순위 7000억원으로 구성된다. 선순위 출자자로는 시중은행 4곳과 산업은행, 중순위엔 KB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 3곳이 참여한다. 후순위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7000억원을 댄다.이번 펀드는 기존 펀드와 달리 중순위 트랜치를 새로 열었다. 금리를 높여주되 선순위 출자자의 부담을 줄였다. 펀드 조성은 논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 출자 회사별로 8일까지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설 연휴 전 펀드 조성을 마무리한 뒤 내달부터 운용될 예정이다. 만기 늘리고 조달 금리 안정화롯데건설에 위기가 닥친 건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시장 자금 경색이 이뤄지면서부터다. 고금리에 이어 PF 시장에서 자금이 돌지 않으면서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 이듬해 1월 메리츠금융그룹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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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4대 신성장동력에 힘 싣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바이오·메타버스·수소에너지·2차전지 등 ‘4대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의 무게추를 옮기겠다고 밝혔다. 성과가 부진한 사업은 과감하게 매각하겠다고도 했다.신 회장은 30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의 전신)을 상장하고 편의점과 타사의 주류 사업 인수로 사업을 확대해왔지만, 지금은 방침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크고 작은 회사를 포함해 60곳 정도를 인수했는데 현재 인수뿐 아니라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며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은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앞으로도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신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사업을 확장해온 그동안의 전략과는 상반된 방향이어서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2021년 베트남 제과업체 비비카의 지분을 완전 매각했고, 같은 해 롯데GRS가 운영하던 외식 브랜드 TGIF의 사업권도 정리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롯데리아를 현지 외식업체에 팔았다. 롯데알미늄의 보일러 사업,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도 매각한 바 있다. 최근 계약이 불발되긴 했지만, 롯데케미칼 역시 파키스탄 법인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화학 부문의 추가적인 사업 정리도 예상된다.신 회장은 대신 4개 신성장 영역을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2차전지 등 장래 성장할 것 같은 사업으로의 교체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그룹을 뒷받침해온 유통·면세점·호텔 등으로는 지속적 성장에 한계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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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업·조직 넘나들며 시장 개척…日도 박수친 '신격호 정신'
“지금같이 기업가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사진)이 보여준 혁신적 사고와 기업가정신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1948년 일본에서 롯데를 창업한 신 명예회장의 기업가정신을 일본 학계가 조명했다. 롯데지주는 지난 11일 일본의 ‘기업가연구포럼’이 오사카 기업가 박물관에서 연 경영학 특별 강좌에서 ‘경계 없는 시장 개척자, 롯데 신격호’를 주제로 연구 발표가 이뤄졌다고 13일 밝혔다. 2002년 오사카상공회의소가 설립한 이 포럼은 이달 ‘대중 시장을 만드는 기업가’라는 주제로 신 명예회장과 일본 최대 중고거래 앱인 메루카리의 야마다 신타로 창업자 등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포럼이 한국 기업가를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포럼 측은 신 명예회장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이룬 경영 성과와 그의 기업가정신이 현대 경영학에 던지는 시사점 등을 소개했다.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한국 사업을 시작한 신 명예회장이 유통, 화학 등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단행한 행동 원칙에 대한 평가도 이뤄졌다.연구 발표를 맡은 백인수 오사카경제대 교수는 “신 명예회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경계’를 설정하지 않고 혁신적 사고를 펼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장에서 답을 찾는 한편 각 분야 전문가를 채용해 의견을 들으며 실패의 두려움을 버리고 끊임없이 도전했다”고 말했다.백 교수는 혁신적 사고 사례로 신 명예회장이 ‘마지막 꿈’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건립을 위해 1994년 일본 건축가 오쿠노 쇼 건축연구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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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같아야 성과"…빛 보는 신동빈식 통합
재계 서열 6위 롯데그룹은 사업 재편으로 ‘덩치’(작년 말 기준 자산 129조7000억원)를 키운 곳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주도한 60여 건의 기업 인수는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진 그가 결정적 타이밍에 공격적으로 돌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그런 신 회장도 롯데에 ‘뿌리’를 둔 계열사 혹은 사업부 간 합병·통합엔 매우 신중한 편이다. 유통이라는 큰 틀에 속해 있더라도 ‘업의 본질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함부로 합치지 않는다. 계열사 간 독자 경영을 통해 경쟁을 유도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 돋보이는 마트·웰푸드 통합이런 가운데 롯데에서 최근 1년 새 통합 개편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는 계열사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작년 말부터 통합 상품 소싱으로 롯데마트와 ‘화학적 결합’을 추진 중인 롯데슈퍼는 올 2분기 영업손익 흑자 전환(전년 동기 대비)에 성공했다. 작년 7월 옛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한 롯데웰푸드도 2분기에 호실적을 거뒀다.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2분기 매출 325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냈다. 매출은 작년 2분기보다 2.2% 줄었지만 영업손익은 작년 2분기 -60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작년 말부터 추진 중인 마트와의 상품 통합 소싱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롯데마트와 슈퍼는 작년 말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겸임 대표가 취임한 뒤 상품 코드 일원화 등 통합 작업을 벌이고 있다. 상품 발주 및 관리, 데이터 분석 등 업무를 통합해 그로서리(식품)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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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부동산 9곳 매물로 나왔다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부동산 자산을 매물로 내놨다. 희망 매수가격은 2500억원 규모다.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매각주관사 NAI코리아를 통해 롯데백화점 보유자산 매각 티저레터를 잠재 매수인들에게 발송했다. 조만간 투자설명문(IM)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매각 자산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백화점 자산 9개다. △분당 물류센터 △안산 공장 △부산 중앙역 개발부지 △포항사업소 △청주 영플라자 △관악점 문화센터 일부 △롯데시네마 홍대점·합정점 일부 △엘큐브 부산 광복점·이대점 전대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희망 매각가는 2500억원 수준이다.매각 자산 중 가장 대형 자산은 분당 물류센터다. 신분당선 동천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이 물류센터는 강남역까지 30분대에 진입 가능하다. 대지면적 5만7023㎡(1만7249.5평)인 대형 자산이다. 공시지가는 지난해 기준 680억원이다. 매각가액은 약 1500억원으로 거론된다. 롯데쇼핑과 매각주관사는 자산 성격이 모두 달라 통매입을 원하는 매수자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개별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롯데쇼핑이 비영업 자산을 유동화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이후 자산매각 규모가 축소된 데다 한샘 지분 취득 등으로 자금 소요가 늘어 순차입금이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조정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11조67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1300억원으로 늘어났다.아울러 지난해부터 롯데그룹의 신용도 리스크가 커졌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포함해 롯데그룹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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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發 신용도 위기…롯데그룹 유동성 경색 심화 우려
롯데그룹의 신용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면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M&A(인수합병)에 따른 투자 부담 확대 등으로 신용도가 흔들리면서 롯데그룹의 유동성 경색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 계열사 신용등급 무더기 하향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내렸다.석유화학 업황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과도한 차입금 부담이 롯데케미칼 신용도 하향의 주요 요인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3조3000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4조원 이상 증가했다.그룹 핵심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에 위험신호가 켜지면서 다른 계열사들도 신용도가 동반 하락했다. 통상 신용평가사들은 기업별 신용등급을 매길 때 핵심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한다.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케미칼이 그룹 매출액의 34%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인 만큼 그룹 통합신용도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나신평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롯데지주는 지난 20일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롯데지주는 사업을 하지 않는 순수지주사다. 롯데렌탈과 롯데캐피탈도 유사시 그룹 지원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반영해 각각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신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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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경영 전략회의…이번엔 분위기 다르다?
삼성전자,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이 잇따라 경영 전략회의에 나선다. 매년 열리는 회의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이를 준비하는 계열사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6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하순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올해는 ‘삼성 신경영 30주년’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DX(디바이스경험)부문 전략회의를 오는 20~22일 열 예정이다. 하반기 공개 예정인 폴더블 스마트폰 Z플립5·Z폴드5 마케팅 전략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이끄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20일 전략회의를 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예년처럼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이후 사업 전략 등을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SK그룹은 15일 경기 이천시의 SKMS연구소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등과 함께 SK그룹 최고경영진이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3대 연례 회의다. 확대경영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해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이 참석해 하반기 경영 전략을 세운다.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관련 기업 실적이 부진한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주재로 지난달 8일부터 계열사별 상반기 전략보고회의를 열었다. LG전자 등 주요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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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4대 은행서 5兆 조달
롯데그룹이 국내 4대 시중은행에서 5년간 총 5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전략사업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작년 말 불거진 롯데건설발(發) 자금 경색 우려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을 완전히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미래 핵심사업 육성을 위한 공동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4개 은행은 향후 5년간 총 5조원의 자금을 대출한다.롯데그룹 측은 이번 협약을 △2차전지 소재 △수소·암모니아 △리사이클·탄소 저감 △바이오 등 미래 사업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협약에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바이오로직스 6개 회사가 참여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조달한 자금은 당장 올해 말 착공 예정인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1공장 건설에 투입할 것”이라며 “‘지원’ 성격인 만큼 이자는 시장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를 최근 완료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2030년까지 총 3조7000억원을 투입해 국내에 연산 36만L 규모의 플랜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 계열사는 양극박·동박, 전해액 유기용매 등 2차전지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일각에서는 이번 협약이 작년 말 불거진 롯데건설발 유동성 위기 우려를 잠재우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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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 떼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변신
롯데케미칼이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 일진머티리얼즈의 사명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바꾼다. 또 새 대표이사(부사장)로 김연섭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CSO)을 임명했다.일진머티리얼즈는 14일 전북 익산 공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과 대표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김연섭 CSO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했다.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로 2차전지 사업 역량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들어가는 구리박 제조업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5582억원, 697억원을 올렸다. 국내외 배터리 업체와 장기공급계약도 맺고 있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 기대된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운영 중인 이 회사의 생산능력은 지난해 기준 연산 6만t으로 국내 1위다. 2027년까지는 생산량을 23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김연섭 신임 대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핵심 기술도 확보한 유망한 회사”라며 “롯데그룹 핵심 화학계열사로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롯데케미칼은 인수 발표 후 2030년 2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 목표를 종전 연 5조원에서 7조원으로 높여 잡았다.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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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칠성 돌아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 등기이사로 컴백한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음료의 건강·헬스케어 사업에 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식품업계에선 신 회장의 관심이 큰 롯데칠성의 와인, 위스키 관련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롯데칠성음료는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고 3일 공시했다. 신 회장이 롯데칠성음료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건 3년 만이다.신 회장은 그룹의 중점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2019년 말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해 롯데쇼핑, 호텔롯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의 등기임원도 그만뒀다.신 회장이 사내이사로 경영 일선에 참여하는 건 해당 계열사가 추진 중인 사업을 직접 살피겠다는 책임경영의 의지로 읽힌다. 현재 신 회장이 등기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계열사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캐논코리아와 그룹 모태 롯데제과 4곳이다.식품업계에선 롯데칠성이 신 회장의 등기이사 컴백을 계기로 건강·헬스케어 분야에서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복귀와 관련해 “책임경영 강화와 글로벌 투자, 인수합병(M&A), 사업 확장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빅썸바이오라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스타트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롯데칠성음료가 당류를 줄인 ‘제로 음료’와 건강기능성 음료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헬스&웰니스’를 신성장동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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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 건설사 채권’도 흥행…롯데·건설채 순풍 이어지나
채권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비우량 건설채까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달 발행에 나서는 롯데 계열사 채권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가 있는 다른 건설채까지 온기가 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AA-)은 이날 15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흥행 여부에 따라 3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이어 이달 롯데지주(AA), 롯데케미칼(AA+), 롯데물산(AA-) 등 롯데그룹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건설사들도 회사채 시장 순풍을 타고 발행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AA-)은 오는 20일 15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GS건설(A+)이 22일 1500억원어치 수요예측을 실시하기로 했다. 신세계건설(A)도 내달 수요예측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신용등급 A- 건설채까지 흥행하며 롯데나 건설채까지 온기가 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날 SK에코플랜트(A-)는 1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해 5000억원 이상의 주문을 받았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행액을 2000억원으로 증액 결정했다.롯데그룹은 지난해 롯데건설 PF 우려로 채권시장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지만, 시장 강세 효과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 회사채는 계열사별로 엇갈린 투자심리를 보였다. 올해 발행에 나선 호텔롯데, 롯데렌탈, 롯데하이마트는 목표 물량을 채웠지만 민평보다 높은 금리에 발행되는 ‘오버 발행’을 피하지 못했다.이달 22일 발행에 나서는 롯데케미칼은 부동산 PF 유동성 압박을 받은 롯데건설의 최대 주주로 차입, 지급보증 등 다각도로 지원에 나섰다. 또 일진머리티얼즈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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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리스크 해소…롯데리츠 5% 올라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채권시장 등에서 연달아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호텔롯데 롯데제과 롯데건설 등 주요 계열사의 유동성 경색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16일 진행한 1500억원어치 2~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 금액의 세 배가 넘는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 만기는 700억원 발행 예정에 2810억원, 3년 만기는 2580억원 등 539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지난 9일 열린 롯데제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발행예정액 1500억원의 10배가 넘는 1조60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롯데건설은 3일 롯데케미칼의 보증으로 회사채 2500억원 발행에 성공했다.16일 증시에서 롯데리츠 주가는 4.94% 오른 4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9년 10월 30일(30%) 후 최대 상승률이다. 지난해 금리 인상 시기 롯데리츠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중에서 유난히 주가 하락폭이 컸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자금 규모가 약 1조원으로 다른 리츠보다 컸기 때문이다.차환 우려로 롯데리츠 주가는 지난해 28%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상장지수펀드(ETF)’ 하락률(22%)보다 컸다.최근 롯데리츠가 작년 말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13일 롯데리츠는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의 전자단기사채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고 공시했다. 연 5.69%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700억원을 조달했다. 나머지 1300억원은 연 5.96% 금리의 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했다. 롯데리츠 관계자는 “작년 말(연 6%대 초반)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9월 레고랜드 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