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3일 15:07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텔과 SK하이닉스간 메모리반도체 '빅딜'에 인텔이 미래먹거리로 꼽은 '옵테인'사업도 포함해 논의됐다. 양 사 조율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업계에선 추후 재매각 가능성 등 사업부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3일 SK그룹 및 M&A업계에 따르면 인텔과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사업부 뿐 아니라 이번 매각에서 제외된 옵테인사업(Intel® OptaneTM)도 M&A 테이블에 올려두고 협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옵테인 사업부가 보유한 인력과 자산, 특허 등이 매각 대상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 인텔 측이 해당 사업부 매각 대금으로 3조원 수준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양 사 중 어느 회사가 거절 의사를 밝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옵테인 메모리를 포함한 빅딜이 성사됐을 경우, 인텔의 메모리사업부(Non-volatile Memory Solutions Group) 전체가 하이닉스로 옮겨질 수도 있었던 셈이다.
옵테인 메모리는 인텔이 D램의 빠른 속도와 전력이 차단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낸드플래시의 장점을 두루 갖춘 차세대 메모리(P램)로 두루 홍보해온 브랜드다. 인텔과 미국 메모리반도체회사 마이크론이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3D 크로스포인트)을 기반으로 생산에 성공했다. 그간 인텔은 마이크론의 설비를 통해 위탁계약 형식으로 제품을 양산해왔다. 다만 높은 가격과 기존 대체재(D램, 낸드플래시) 들의 빠른 성능 향상으로 상업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약 2230억원(1억9700만달러)을 기록했지만, 손실규모만 4000억원(3억4400만달러)에 육박한다. 연 기준으로8000억원에 육박한 손실이 전망된다.
인텔이 옵테인 메모리 개발과 양산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추후 매물 출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사도 내부적으로 P램 개발에 나선 상황인만큼 특허와 R&D 인력 확보 측면에서 검토해볼 수 있는 잠재 매물로도 거론된다.
반도체업계에선 이번 인텔과 SK하이닉스 간 '빅딜'에 옵테인 사업부가 제외된 점을 두고 인텔의 '선택과 집중'이란 평가가 나왔다. 기존 낸드플래시 설비를 매각하면서, 차세대 메모리로 불리는 옵테인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다만 인텔 측이 해당 사업부를 '판매 금지(Untouchable)'로 두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그룹 내 제조 부문에 대한 비중을 대폭 줄이는 행보로도 해석되고 있다. 즉 메모리 매각대금을 활용해 펩리스(Fabless)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