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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6조 투자" 약속했지만…고민 커진 美 원주민 부족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2046년까지 인천 영종도에 6조원을 투자할 겁니다."2015년. 미국 원주민인 모히건 부족은 한국을 찾아 이 같이 공언했다. 하지만 이들의 투자 계획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기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모히건 족은 약속을 지켰다. 2조원을 투입한 카지노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지난해 3월 영종도에 문을 열었다.모히건 부족은 미국 뉴욕 북동쪽 코네티컷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 1600년대 유럽 정착민에 밀려 생존을 위협받기도 했다. 근근이 대를 이어간 이들은 1994년 카지노 사업을 하면서 번성한다. 지난해에는 카지노 사업으로 19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한국 사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차입금 1조원의 '조기 상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종도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이하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 01일~2024년 9월 30일)에 매출 2190억원, 당기순손실 2654억원을 기록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지난해 3월 개관하면서 사상 처음 국내서 매출을 올렸다.인스파이어리조트는 미국 모히건 부족이 세운 카지노 기업인 '모히건 선'이 운영 중이다. 모히건 부족은 1636년에 미국 개척에 나선 영국과 동맹을 맺었다. 모히건 부족은 근근이 대를 이어가면서 주권 회복에 힘썼다. 1994년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주권을 인정받아 차지구역을 형성했고, 그 지역에 카지노를 운영했다. 이들은 미국 7개 지역에 리조트를 운영하면서 벌어 들인 수익으로 부족의 의료, 교육 시설 비용을 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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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증시 '역대급 바겐세일'에도…"주도주 확인돼야 본격 반등"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그동안의 침체로 ‘역대급 저평가’ 상황에 놓인 국내 증시가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일단 불확실성을 벗어난 점에서 증시에 단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무너진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회복되고 국내 수급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진단했다. 일본·대만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증권가는 윤 대통령 탄핵 가결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첫 탄핵 시도가 불발된 직후인 지난 9일 코스피지수는 2.78%, 코스닥지수는 5.19% 급락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안정세를 찾았다. 14일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 같은 흐름은 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저점인 7.7배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지난 10년 동안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평균 10배 수준이었다. 9배 밑으로 떨어진 건 2008년 금융위기(7.8배), 2018년 미·중 무역분쟁(8.5배), 2020년 코로나19 확산(7.9배) 세 번뿐이다.국내 증시의 저평가 수준은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더 뚜렷해진다. 지난달 5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 승리를 확정한 이후 코스피지수는 3.20% 떨어졌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4.64% 상승했다. 일본(2.59%), 중국(0.14%), 대만(-0.37%) 등 주변국 증시와 견줘도 유독 한국 증시의 낙폭이 컸다. 그 결과 한국 증시의 PER은 대만(16.7배), 일본(15.3배)의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내년 국내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예상치는 22%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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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휘둘린 증시…'금융위기 수준' 추락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대비 주식 가치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주요 산업 경쟁력 약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추진 우려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 최근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까지 불거져 한국 증시가 전례 없는 저평가에 시달린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탄핵 정국에 따른 혼란이 정점이던 지난 9일 기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7배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7.8배) 때보다 낮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코스피지수의 평균 12개월 선행 PER은 약 10배였다. 9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역사상 가장 싼 수준’을 맴돌고 있다.국내 상장사들의 주가는 비슷한 실적을 내는 외국 기업들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미국과 인도의 PER은 20배가 훌쩍 넘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16.7배,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5.3배다.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소되는 점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역대급 할인 중’이라는 점 외에는 마땅한 동력이 없다 보니 반등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는 “탄핵 가결로 정국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된 점은 다행이지만 미국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으로 떠난 투자자들을 당장 되돌아오게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최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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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부잣집 도련님"…한 증권사 저격한 NICE신용평가
신용평가사가 1300억원 규모의 운용 손실을 본 신한투자증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보고서를 발간해 주목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투자증권을 빗대서 '뒷감당을 걱정 않고 무리하게 일을 벌이는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표현한 것도 화제를 불러왔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혁준 NICE신용평가 본부장은 최근 '은행계 금융회사는 보수적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이 본부장은 보고서에서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다 보면 '은행계 금융회사는 비은행계 금융회사보다 경영 기조나 리스크관리가 아무래도 더 보수적이죠?'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그럴 때마다 '아니요.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다”고 답변한다"고 설명했다.그의 말처럼 올들어 신용등급과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된 은행 계열 금융회사는 4곳(한국씨티은행, 하나증권,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이었다. 최근 10년 동안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은행 계열사가 없었던 만큼 괄목할 만큼 불었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사업 부문의 단계적 철수에 따른 자산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하나증권과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은 모두 부동산 투자 실패에 따른 결과다.이 본부장은 "은행 계열 증권사 3곳에 대한 신용등급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들 증권사는 부동산금융 사업 비중 등이 높은 고위험·고수익 경영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보수적 경영 기조와 엄격한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은행의 관계사인 은행계 금융회사는 왜 이렇게 공격적이고 위험선호적 경영을 해 온 것일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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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코 "ABL로 수익률·안정성 모두 잡는다" [ASK 2024]
“자산유동화담보부대출(ABL)을 통해 꾸준한 수익률과 탄탄한 투자 안정성을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크리스토퍼 크라우스 핌코 전무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4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핌코는 1971년 '채권왕'으로 불린 빌 그로스가 설립한 회사다. 현재 운용 자산만 1730억달러에 달한다. 크리스토퍼 크라우스 핌코 전무는 2010년부터 핌코에 합류했다.그는 사모 크레디트 분야 가운데 자산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ABL 시장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항공기, 부동산, 자동차 등 실물자산은 물론 학자금, 음악 저작권까지 담보의 범위는 다양하다. 사모 크레디트 성장에 발맞춰 ABL 시장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핌코에 따르면 ABL 시장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20조달러에 달한다.그는 “잇따른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은행의 업무를 제한하는 도드프랭크법 등이 도입되면서 ABL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기업 직접 대출보다 ABL 시장이 3배 이상 크다”고 말했다.ABL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하이일드펀드와 비슷한 수익성을 내면서 안정성은 더 높다는 게 ABL을 찾는 이유다. 그는 “ABL은 결국 담보가 핵심”이라며 “큰 위기가 도래해도 담보를 매각해서 안정적인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이일드펀드와 비슷한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안정성을 더 높다”고 덧붙였다.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항공기금융과 학자금대출 유동화를 꼽았다. 그는 “항공기금융의 성패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항공기 포트폴리오를 갖췄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l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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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급 대폭락 전조증상?…코스피 반등에도 '불안'
“금융위기의 전조증상이냐, 몇년만에 찾아온 저가매수 기회냐.”6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3거래일 만에 반등하자 증권가는 냉정을 되찾았다. 증시 회복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역대급’ 폭락이 일시적 패닉셀(공포심에 따른 과매도)에 따른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인공지능(AI) 거품론 등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여전하기 때문에 급격한 반등보단 지지부진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주식시장에 투자한다면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금융위기급 대폭락 올까6일 코스피지수는 80.6포인트(3.3%) 오른 2522.15에 마감했다. 3거래일 만에 상승했지만 시장의 공포는 가시지 않았다. 단기성 투기와 투매가 엇갈리면서 지수는 장 초반 5.62%까지 올랐다가 1시간도 안돼 상승분을 절반 가까이 내줬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는 등 변동성도 컸다.투자자들은 2000년 닷컴버블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발생했던 대폭락장을 떠올린다. 당시에도 ‘폭락→일시적 반등→더 큰 폭락’의 증시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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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튼튼' 美 웰스파고…주당배당금 14% 올렸다
미국 대형 은행들이 일제히 배당금을 늘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배당 확대 규모가 큰 웰스파고, 뉴욕멜론은행 등이 주목할 종목으로 꼽힌다.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총자산 기준 상위 20개 상장 은행 중 12개가 분기 배당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례적으로 시행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미국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이 입증되자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도입된 스트레스 테스트는 Fed가 해마다 비슷한 상황을 가정하고 은행들의 자본 상태 변화를 시험한다.전문가들은 은행주 분석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로랑 비라드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의 회복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총자산 기준 상위 20개 은행의 배당금 확대안을 기반으로 추천주를 선별하기도 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그해 은행들이 배당 규모를 결정하는 잣대 역할도 해왔다.제프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대비 배당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웰스파고다. 기존 0.35달러에서 0.4달러로 14.3% 늘었다. 뉴욕멜론은행(11.9%)과 스테이트 스트리트(10.1%)도 뒤를 이었다. 트루이스트파이낸셜은 배당수익률이 5.35%로 20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US뱅코프는 5.04%로 2위를 기록했다.다만 크리스 코토프스키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현재 논의 중인 ‘바젤 III 최종안’이 은행들 배당금 지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유관기관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대형 은행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인상하는 바젤 III 최종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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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승자는?…'배당왕' 된 웰스파고·뉴욕멜론은행
미국 대형은행들이 일제히 배당금을 늘리고 있어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중앙은행(Fed)의 연례 건전성 검사를 준수한 성적으로 통과하면서다. 배당 확대 규모가 큰 웰스파고, 뉴욕멜론은행 등이 주목할 종목으로 꼽힌다.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총자산 기준 상위 20개 상장 은행 중 12개가 Fed의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 분기 배당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2011년부터 시행된 건전성 검사의 일종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은 Fed가 해마다 비슷한 상황을 가정하고 은행들의 자본 상태 변화를 시험한다. 올해는 31개 은행이 실업률 증가, 주택가격 하락 등을 반영해 손실 흡수 능력을 평가받았다.Fed가 지난달 26일 검사 대상사를 모두 통과 처리하자, 현지 전문가들은 은행주 분석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로랑 비라드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의 회복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총자산 기준 상위 20개 은행의 배당금 확대안을 기반으로 추천주를 선별하기도 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그해 은행들이 배당 규모를 결정하는 잣대 역할도 해왔다.제프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대비 배당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웰스파고다. 기존 0.35달러에서 0.4달러로 14.3% 늘었다. 웰스파고는 1분기에 자사주도 68억4100달러(약 9조4000억원)어치를 매입할 정도로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다. 올들어 주가는 22.97% 올랐다.뒤는 뉴욕멜론은행(11.9%)과 스테이트 스트리트(10.1%)가 이었다. 뉴욕멜론은행은 실적 전망도 밝다. 올해 주당순이익(EPS)은 9.1% 증가한 5.51달러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콘래드 K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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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發 금융불안…中, 수십조원 실탄 쌓는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금융위기 발생을 막기 위해 수십조원 규모의 기금 마련에 나섰다. 부동산 개발업체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의 연쇄 부도를 막자는 취지다.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제개혁 작업에도 나설 방침이다. 금융회사 연쇄 부도 위기24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25~28일 제10차 회의를 열어 금융안정보장기금의 출연금 조달 방법과 사용 목적을 담은 ‘금융안정법’ 초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금융안정보장기금은 현재 650억위안(약 12조4000억원)가량이 모였다. 중국 정부는 연내 수천억위안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출연금 조달 주체는 금융회사와 결제업무 등을 담당하는 금융 인프라 기업이다. 중국 정부는 필요하면 인민은행을 통한 저금리 융자로 기금 규모를 확대하는 방법도 허용할 방침이다.새로운 금융안정보장기금은 금융회사 파산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개발업체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의 연쇄 부도가 발생할 경우 중국 경제 전체로 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금융회사 보호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기존 예금자를 보호하는 기금과 차별화된다.이는 그만큼 중국 지도부가 부동산 금융의 리스크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은 주택 판매 부진이 길어지면서 헝다, 비구이위안 등 주요 부동산 개발 기업이 사실상 파산한 상태다. 중국 ‘그림자 금융’의 상징이자 부동산 위기의 중심에 놓인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도 지난 1월 파산을 신청했다.일본 종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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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경제 위기도 약이 된다…70년대 석유파동은 좋은 위기"
정부가 지난달 1일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를 2020년 1월 이후 4년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관심’ 단계로 낮췄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도 더는 코로나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인류는 코로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지만 지구촌 경제는 여전히 정상 궤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경제 성장을 이뤄냈지만 동시에 물가 상승과 일자리 감소를 전하는 뉴스가 일상이 됐다. 보호무역주의 벽도 높아만 진다.코로나가 바꿔놓은 세계 경제는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재앙일까, 기회일까. 경제사학자인 해롤드 제임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그의 책 <7번의 대전환>에서 그동안의 경제위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해보려고 했다.제임스 교수는 200년의 경제사를 통틀어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대전환을 가져온 일곱 가지 위기를 다룬다. 1840년대 후반~1870년대 식량위기부터 1880년대 금융 혼란, 제1차 세계대전, 1930년대 대공황, 1970년대 석유파동,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가장 최근 일어난 코로나 팬데믹 등이다.저자에 따르면 경제에는 ‘좋은 위기’와 ‘나쁜 위기’가 있다. 시장과 세계화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좋은 위기다. 반대로 세상을 더 작고 덜 번영하게 만들면 나쁜 위기다. 예컨대 1970년대 석유파동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완전히 다른 결말을 낳았다.석유파동은 각국의 자원 확보를 위한 노력을 촉구하면서 경제 세계화를 가속화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는 수요 부족을 야기해 시장을 위축시켰다. 금융위기 대응을 위한 여러 긴축 조치에 정부에 대한 회의론을 키워 세계화를 약화하는 요인이 됐다.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좋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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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소비둔화까지…S&P "디폴트 비율 2009년 후 최대치"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악재가 겹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차입비용은 치솟고 있지만 소비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한 결과다.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P 글로벌은 올 초부터 이날까지 세계 전역에서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 수는 29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36건을 기록한 2009년에 이어 최대치다.실제 지난달 미국의 크루즈선 운영사 혼블로어,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업체 고투, 영국의 영화제작사 부 엔터테인먼트 인터내셔널 등이 디폴트를 선언했다. 대부분 미국 기업이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다만 1월 말 이후 지금까지 유럽 지역에선 8개의 기업이 부도 선언을 했다.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디폴트 위기에 처한 기업 중 14개는 S&P글로벌이 일찌감치 '부실기업'으로 분류한 곳들이다. 이들 기업은 채권자들에게 부채 액면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기업 자산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기업이 값비싼 파산 절차를 피하고 채무를 유예할 수 있다. 채무 유예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디폴트를 피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전문가들은 디폴트가 늘어난 이유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등 기업환경이 악화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S&P 글로벌은 "소비 둔화와 임금 상승, 고금리 등이 기업 환경을 악화시켰다"며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미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이 디폴트 현상을 확산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채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고금리 장기화를 버티지 못하고 부도 위기에 몰렸다는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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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마다 돈 쓸어담던 '투자 천재'…개인투자 상품 내놓는다
'베이비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투자자 빌 애크먼이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내놓는다. 애크먼 회장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는 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당국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투자등급 북미 기업 12~24개에 투자하는 폐쇄형 펀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폐쇄형 펀드는 만기 이전에 환매할 수 없는 상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는 총 운용 자산의 2%를 관리 수수료로, 수익의 20%를 성과 수수료로 부과하는 반면 이 펀드는 성과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첫 12개월은 관리 수수료를 면제한다. 최소 투자금이 없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입 장벽을 낮췄다. 애크먼 회장은 서류를 통해 "이 펀드가 상장된 폐쇄형펀드 중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라며 "투자 자문의 유명 브랜드 프로필과 광범위한 개인투자자들의 추종이 유통 시장에서 상당한 투자자의 관심과 유동성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렌 버핏의 행동주의 투자 철학을 추종해 '베이비 버핏'이라고 불리는 애크먼 회장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신용부도스왑(CDS)을 매입해 수십배의 수익을 창출했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같은 방법으로 투자금의 100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는 캐나다 철도회사인 캐내디언퍼시픽 지분 14.2%를 매입한 뒤 비용 절감을 요구하며 높은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 9월 기준 퍼싱스퀘어는 멕시칸 음식 프랜차이즈인 치폴레멕시칸그릴, 부동산 기업 하워드휴즈코포레이션 등 7개 기업에 투자해 26.7%의 수익률을 거뒀다. 운용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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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동산 거래 '반토막'인데 가격 그대로…"20% 폭락 온다"
지난해 미국 부동산 판매량이 반토막난데 비해 일부 영역에서 가격이 그대로 유지돼 20% 넘게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 비인기 영역의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가격이 20% 더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날 발표된 MSCI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거래된 부동산의 총가치는 3740억달러(약 500조원)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동산 거래가 뚝 끊긴 2020년보다도 14% 감소한 수치다. 재택근무 여파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주택시장에서는 저금리로 대출받은 주택 구매자들이 신규 주택 구매를 꺼리는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시장이 크게 침체된 데 비해 가격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RCA CPPI 전국 종합 부동산지수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2022년 초 고점 대비 11% 하락했다. 중심업무지구 부동산이 40% 내리며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정보기술(테크) 기업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며 공실률이 급증한 샌프란시스코 등의 상황이 반영됐다. 팬데믹 당시 투기자금들이 몰려 임대료가 급등한 아파트도 정점 대비 15% 하락했다. 그러나 일부 상업용 부동산은 가격 변화가 거의 없었다. 호텔 가격은 1% 내렸다. 팬데믹 당시 가격 하락이 이미 반영됐고, 뉴욕 등 미국 각 주에서 에어비앤비 규제가 강화되면서 호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산업 부동산 가치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전자상거래 물류 창고, 개인창고 등이 낮은 운영 비용과 안정적인 수입원을 갖춘 부동산으로 주목받으면서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더 큰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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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국 아파트 신고가 역대 최저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전국 부동산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심리 위축은 지방 미분양 증가로 이어져 중소 건설사의 경영난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부동산 정보분석 업체 직방이 22일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율은 전년보다 7.7%포인트 하락한 4.0%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호황기이던 2021년의 23.4%와 비교하면 6분의 1토막 났다.올해 들어서도 이 비율 내림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달(14일 집계 기준) 신고가 비율은 3.9%로 더 떨어졌다. 직방 관계자는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6.6%), 경기 위축기이던 2013년(6.7%)에도 신고가 비율이 5% 밑으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며 “고금리 충격, 경기 악화로 고가 매입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대구 울산 등 지방 광역시의 가격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신고가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로 1.3% 수준이었다. 이어 울산 2.6%, 경기 2.8%, 세종 2.9%, 경남 3.1%, 충북 3.3% 순이었다. 대구, 대전(3.3%), 부산(4.4%), 강원(4.8%)은 신고가 매매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전국 집값을 주도하는 서울도 지난해 아파트 신고가 거래량이 3084건에 그쳤다. 2022년(3295건)보다 211건 감소한 수치다. 전체 거래에서 신고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7.5%에서 지난해 9.1%로 내려앉았다. 올해 1월에도 작년과 같은 9.1%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에는 신고가 비율이 52.6%로 절반을 넘겼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반적으로 부동산 활동이 감소하면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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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긴급 설문 "내년 위험 더 커져…비상경영 이어갈 것"
국내 굴지의 대기업 A사는 최근 주력 사업부의 제품·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서·팀을 대상으로 고강도 경영 진단을 하고 있다. 기업에 11~12월은 보통 차분하게 한 해를 정리하는 기간이지만 A사는 감사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전략을 택했다. 내년 경영 환경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고 사업 비효율 제거와 근무 기강 확립에 나선 것이다. A사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도 강한 긴축 경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내년 사업을 준비하는 국내 간판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한국경제신문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10대 그룹의 기획·전략·재무 임원을 대상으로 ‘내년 경영 환경’을 물은 결과 7곳이 ‘올해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위기(2008년) 이후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곳도 있었다.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란 긍정론은 1곳에 그쳤다.기대했던 경기 반등이 늦어지면서 10대 그룹 중 4곳은 내년 사업계획의 밑그림도 못 그린 것으로 조사됐다. 11월은 보통 이듬해 사업계획의 얼개를 확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다듬는 시기다. 10대 그룹 관계자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최근 국내외 경영 리스크(위험 요인)는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소비시장의 주요 축인 중국은 경기 회복이 늦춰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지정학적 위험은 더 커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타나고 있는 정치권의 반기업·친노동 행보도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10대 그룹 대다수는 올해 본격화한 ‘비상경영 체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