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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긴급 설문 "내년 위험 더 커져…비상경영 이어갈 것"
국내 굴지의 대기업 A사는 최근 주력 사업부의 제품·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서·팀을 대상으로 고강도 경영 진단을 하고 있다. 기업에 11~12월은 보통 차분하게 한 해를 정리하는 기간이지만 A사는 감사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전략을 택했다. 내년 경영 환경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고 사업 비효율 제거와 근무 기강 확립에 나선 것이다. A사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도 강한 긴축 경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내년 사업을 준비하는 국내 간판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한국경제신문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10대 그룹의 기획·전략·재무 임원을 대상으로 ‘내년 경영 환경’을 물은 결과 7곳이 ‘올해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위기(2008년) 이후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곳도 있었다.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란 긍정론은 1곳에 그쳤다.기대했던 경기 반등이 늦어지면서 10대 그룹 중 4곳은 내년 사업계획의 밑그림도 못 그린 것으로 조사됐다. 11월은 보통 이듬해 사업계획의 얼개를 확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다듬는 시기다. 10대 그룹 관계자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최근 국내외 경영 리스크(위험 요인)는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소비시장의 주요 축인 중국은 경기 회복이 늦춰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지정학적 위험은 더 커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타나고 있는 정치권의 반기업·친노동 행보도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10대 그룹 대다수는 올해 본격화한 ‘비상경영 체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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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침체' 리스크 피하려면? 올해 15% 오른 '여기' 투자하라
중국 침체 영향을 피하기 위한 투자처로 '신흥국 소형주'가 떠오르고 있다.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MSCI 신흥시장 소형주 지수는 올해 들어 14.7% 상승했다. 지난 14년 간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MSCI 신흥시장 대형주 지수는 2.5% 오르는 데 그쳤다. MSCI는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세계적인 주가 지수다. 분석가들은 올해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둔 배경을 '국가별 편중'에서 찾았다. 대형주 포트폴리오는 중국 기업 비율이 높아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타격을 정면으로 받은 반면, 소형주 포트폴리오에는 인도 기업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등이 많아 성장하는 인도 경제와 AI 열풍의 수혜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아시시 추 루미스세일즈앤코 매니저는 "중국 비중을 축소하고 인도, 대만, 한국을 우선순위에 둔 포트폴리오는 두 범주 모두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인도 최대 스테인리스강 제품 제조업체인 진달스테인리스와 철도 사업체인 레일비카스니감은 인도 경제 성장에 힘입어 주가가 100% 이상 올랐다. AI 관련주도 급등했다. 대만 주문제작생산(OEM)업체 위스트론과 반도체 설계사인 글로벌유니칩 주가는 올해 각각 255%, 131% 뛰었다. 브라질 교육기업 이둑스파티시페이션도 103% 급등했다. 올해 204% 급등한 한국 에코프로비엠도 성공한 신흥국 소형주 투자 사례로 꼽힌다. MSCI 대형주 지수는 중국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했다. 포트폴리오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인 탓이다. 특히 올해 29% 하락한 중국 온라인플랫폼 기업 메이투안, 43% 하락한 중국 웹사이트 사업체 JD닷컴(징동닷컴)가 상승세를 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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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 실리콘밸리…공실률 21% '사상 최고'
6일(현지시간)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의 한 사무실 건물. 도로변에 있는 큰 ‘리스(임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엔 이전에 사무실로 쓰던 회사 로고가 그대로 있었다. 모퉁이를 돌아 한 블록 지나자 다른 사무실 건물도 임차인을 구하는 안내 간판을 세워 놓고 있었다. 실리콘밸리의 주요 도로 중 하나인 로렌스익스프레스웨이와 접한 건물 상당수도 공실 상태였다.실리콘밸리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뤄진 빅테크의 대규모 감원 여파와 벤처캐피털(VC)의 투자 감소, 재택근무 활성화 등 ‘3각 파도’에 상업용 부동산이 직격탄을 맞고 공실률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다.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실리콘밸리 사무실 공실률은 21.6%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18.4%)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공실률이 최고치에 달한 2010년 1분기(19.1%)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새너제이 공항지역이 42.0%로 가장 높았고, 샌타클래라 32.5%, 캠벨과 새너제이 시내가 29.9% 등의 순이었다.실리콘밸리 전체 빈 사무실 공간은 2분기 183만㎡로 1분기(153만㎡)보다 19% 급증했다.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이 대규모 감원에 나서면서 사무실 공실 증가에 영향을 줬다”며 “여기에 DX(디지털 대전환) 기술 발전으로 재택근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기업이 이전만큼 많은 사무실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화상영어 스타트업 링글 튜터의 이승훈 대표는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VC의 투자가 위축됐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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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부총재 "ECB 등 중앙은행들 금리 더 올려야"
국제통화기금(IMF)의 기타 고피나스 수석 부총재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계속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장이 둔화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고물가 고착화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고피나스 수석 부총재는 이날 포르투갈에서 열린 ECB 연례 포럼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위험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1년간 이어진 금리 인상 사이클 속에서 최근 각국의 인플레이션율이 둔화되고 있지만, 전쟁 이후 치솟은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로존의 지난달 근원 CPI 상승률은 5.3%로 전월(5.6%) 대비 소폭 하락했다.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경제 주체들의 이자비용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고, 금융위기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향후 이러한 금융 스트레스로 인해 물가와 금융 안정이라는 두 목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각국 정부들이 재정확대 정책 대신 중앙은행과 함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뛰어들 것을 촉구했다. 물가를 빠르게 잡아야 금리 인상 사이클도 더 빨리 종료할 수 있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해설이다.고피나스 부총재는 “공급 충격이 광범위하고 경제의 주요 부문에 영향을 미치거나, 생산자가 비용 인상을 (가격에) 쉽게 전가할 수 있는 경제에서 중앙은행은 더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인플레이션이 노동시장을 냉각시키더라도 ECB와 다른 중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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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머문 美 은행권, 미완의 금융개혁이 위기 초래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미국 은행권 위기가 금융 개혁의 미완성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80년대 은행 줄도산을 겪은 뒤 40년간 제대로 된 금융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은행 위기가 1980년대 은행 줄도산 사태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1980년부터 시작된 은행 파산사태는 1994년까지 1617개 은행과 1295개의 저축은행이 파산하거나 정부 지원금을 받아 연명했다.두 사태 모두 높은 금리 수준이 파산의 원인을 제공했다. 1980년대에는 폴 볼커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주도로 금리는 1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금리를 1년 새 4%대로 끌어올렸다.금리가 급격히 치솟자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급감했다.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잔존 만기) 격차가 위험할 정도로 벌어졌다. 1980년대 미 정부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장려했다. 주로 30~40년짜리 장기 대출 상품이었다. 대출금을 상환받는 시점보다 당장 갚아야 할 이자 비용 탓에 저축은행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기 시작했다.SVB도 듀레이션 관리에 실패하며 파산했다는 분석이다. 단기 부채를 늘리고 장기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자산과 부채의 만기 차이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또 저금리로 자본을 조달해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을 택했다. 금리가 치솟자 SVB도 두 전략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사태를 키운 배경엔 회계 부실이 있다. 두 사태 모두 손실을 인식한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가치가 아닌 장부 가치로 자산을 평가해서 발생한 문제다. 자산을 매입한 금액 그대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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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위기 '뇌관'…그림자 금융
미국과 유럽에서 은행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그림자 금융(섀도 뱅킹)이 위기 확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림자 금융회사는 은행과 달리 금융감독을 거의 받지 않고 위험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뉴욕연방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해 그림자 금융 때문에 은행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림자 금융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비(非)은행 금융회사나 금융상품을 뜻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가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상품이다.뉴욕연방은행은 그림자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부족으로 자산을 급히 처분하면 해당 자산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그림자 금융회사와 비슷한 자산을 보유한 은행권도 연쇄적으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뉴욕연방은행의 예상이다.WP는 미국 내 그림자 금융의 자산 규모가 30조달러(약 3경9000조원)를 넘었지만 은행과 달리 미국 중앙은행(Fed) 등의 감독을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세계 금융시스템 감독 협의체인 금융안정위원회(FSB)에 따르면 글로벌 비은행권의 자산 규모는 2008년 말 99조3400억달러에서 2021년 말 239조2700억달러로 141% 증가했다.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일부 은행이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금융 안정성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한편 지난 24일 주가가 8.5% 폭락했던 도이체방크는 27일 장 초반 5%가량 상승했다. 코메르츠방크와 BNP파리바도 각각 3%, 2%대 상승하는 등 유럽 은행주 동반 하락세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워싱턴=정인설 특파원/오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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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땐 부실채권이 도화선…SVB 파산은 리먼과 달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초고속 파산에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그때와 여러모로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SVB와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다른 점을 집중 조명했다. 파산 원인은 물론 당국의 대처, 금융 시스템 전반의 환경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리먼브러더스 몰락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이 도화선이 됐다.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에게 마구잡이로 주택담보대출을 내준 미국 금융권이 문제였다. SVB는 미국 장기국채라는 초우량 안전자산에 투자했으나 급격한 금리 인상의 충격을 견디지 못한 경우다. 국채 가격 하락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고객의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로 이어지며 파산에 이르렀다.WSJ는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 은행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긴장은 크게 다르다”며 “SVB가 투자한 채권은 만기 시 전액 상환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2008년 금융시장을 초토화한 위험성이 큰 주택담보대출과 연계된 복잡한 신용 수단과는 전혀 다른 세계”라고 평가했다.미국 정부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처럼 전 세계로 여파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한 대처에 나섰다. 미국 재무부와 중앙은행(Fed) 등은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무관하게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회사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이 같은 조치는 예금보험 대상에서 제외된 은행 고객을 보호하고 다른 은행의 뱅크런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개인 금융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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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리먼 사태와 달라"…美 정부, 개인에 지원 집중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초고속 파산 소식에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그때와 여러모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SVB와 리먼 브러더스의 사태의 다른 점을 집중 조명했다. 파산의 원인은 물론 당국의 대처, 금융 시스템 전반의 환경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리먼 브러더스 몰락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이 도화선이 됐다.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에게 마구잡이로 주택담보대출을 내준 미국 금융권이 문제였다. 반면 SVB는 미국 장기국채라는 초우량 안전자산에 투자했으나 급격한 금리인상의 충격을 견디지 못한 경우다. 국채 가격 하락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고객의 대규모 예금 인출로 이어지며 파산에 이르렀다.WSJ은 "2008년 금융 위기와 현재의 은행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긴장은 크게 다르다"며 "SVB가 투자한 채권은 만기 시 전액 상환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2008년 금융 시장을 초토화한 위험성이 큰 주택담보대출과 연계된 복잡한 신용 수단과는 전혀 다른 세계"라고 평가했다.미국 정부도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처럼 전 세계로 여파가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한 대처에 나섰다. 미국 재무부와 중앙은행(Fed) 등은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무관하게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미국 정부가 발표한 조치는 예금보험 대상에서 제외된 은행 고객을 보호하고 다른 은행들의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을 예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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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SVB에 대한 구제금융 고려 안해…美은행 회복력 있다"
지난 10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고용보고서는 긍정적이었다. 신규 고용은 31만1000명 늘어 월가 예상(22만5000명)을 웃돌았지만,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0.2% 상승(예상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실업률은 3.6%로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높아졌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하지만 뉴욕 금융시장의 관심은 정작 다른 곳으로 쏠렸다. 전날부터 위기설이 나돈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증시 개장 전 영업을 중단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날 거래가 정지돼서다. SVB처럼 미실현 증권 손실이 큰 것으로 알려진 퍼스트리퍼블릭은행(-14.84%), 웨스턴얼라이언스은행(-20.92%), 팩웨스트은행(-37.91%), 시그니처은행(-22.87%) 등은 전날에 이어 또다시 주가가 폭락했다. 파산이 다른 은행으로 전염되면서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SVB와 거래해온 태양광업체 선런(-12.41%), 바이오업체 그릿스톤바이오(-7.79%) 등 기술 기업도 동반 급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다우지수는 1.07%, S&P500지수는 1.45% 내렸고 나스닥지수는 1.76%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변동성지수(VIX)는 10% 가까이 뛰어 28을 넘었다.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내리던 미 국채 금리는 ‘안전자산’ 채권으로 수요가 몰리며 하락 폭을 키웠다. 2년 만기 미 국채는 전날보다 0.281%포인트 폭락한 연 4.595%, 10년 만기 국채는 0.206%포인트 내린 연 3.705%로 마감했다. 지난 8일만 해도 연 5%를 넘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틀간 0.475%포인트 급락했다. 비앙코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이틀 동안 0.45%포인트 넘게 떨어진 경우는 △‘블랙먼데이’ 다음날인 1987년 10월 20일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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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먼데이 온다"…돈 묶인 캐나다·英기업들 '발칵'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의 파장이 전 세계 금융권과 기업들로 퍼지기 시작했다. 주말이 지나고 13일 증시가 문을 열면 금융권 전반에 파산 여파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13일의 월요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AP통신 등에 따르면 SVB 영국 지점도 파산 선언을 앞두고 있으며 이미 거래를 중단하고 신규 고객을 받지 않고 있다. 약 180개의 영국 정보기술(IT) 업체는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에게 개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이들은 “예치금 손실은 기술 기업 생태계를 20년 뒤로 되돌릴 수도 있다”며 “많은 기업이 하룻밤 새 강제청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문을 여는) 월요일에 위기가 시작될 것이므로 당국이 지금 막아줘야 한다”고 촉구했다.영국 정부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헌트 장관은 12일 성명을 통해 “단기 운영자금이나 유동성 수요가 충족되도록 바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헌트 장관은 전날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총재와 이번 사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고, 재무부 관리들이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는 기업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고 영국 재무부가 발표했다.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태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SVB가 캐나다를 포함해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스라엘, 스웨덴 등지에도 진출해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과 이웃한 캐나다는 즉각 공포가 번지는 분위기다. 토론토의 광고 기술 개발 업체인 어큐티 애즈는 보유 현금의 90%에 달하는 5500만달러(약 727억원)를 SVB에 넣어뒀으며 나머지 은행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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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VB 파산 쇼크…'제2 리먼사태'로 번지나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글로벌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다. 이 은행이 미국 국채 매각 손실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밀려드는 예금 인출 요구를 견디지 못했다. 총자산 2000억달러가 넘는 대형 은행의 갑작스러운 부도로 스타트업 업계에 돈줄이 마르고 제2의 금융위기가 닥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 SVB를 폐쇄한 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선임했다. 유동성 부족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이라는 새 법인으로 기존 예금을 이전한 뒤 자산 매각을 서두르기로 했다.SVB의 파산은 충격적이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 2090억달러로 미국 내 16위인 데다 인도 영국 중국 독일 등 11개국에서 영업한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SVB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워싱턴뮤추얼은행(4340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파산 은행으로 기록됐다.이번 SVB 파산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긴축에 따른 결과다. 자금 경색에 빠진 기술 기업이 경쟁적으로 예금 인출을 요구하자 주로 국채로 보유한 자산을 팔아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년 초 연 1%대였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이달 초 연 4%를 돌파했다. 국채에서 손실을 보고 주가가 폭락하자 뱅크런이 발생했고 이는 은행 도산으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스타트업 줄도산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보험 한도(예금자당 25만달러)를 초과하는 SVB 예금이 1515억달러 규모로 추산되기 때문이다.SVB 사태로 국민연금도 손실을 볼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SVB 모기업인 SVB파이낸셜그룹 지분 10만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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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올 中부동산 뇌관 터질 수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올해도 지속되면서 정부 재정과 금융 시장으로 여파가 번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은행의 수익성은 3년 동안 지속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악화하고 있다.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 부진이 그동안 다른 영역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부 재정에 위기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중국의 신규 주택 판매는 지난달까지 19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개발업체가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지방정부로부터 토지사용권을 사 아파트를 짓는 게 전형적인 형태다. 부동산 업체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난다.업체들이 토지사용권 매입을 줄이면 지방정부 재정도 영향을 받는다. 2021년 중국 지방정부 재정 수입의 40%가량이 토지사용권 매각이었다. 지난해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은 총 4조7000억위안(약 691조원)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무디스는 올해도 10~15%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지방정부의 채무(지방채) 잔액은 총 35조위안으로 전년 대비 15% 급증했다.마틴 페치 무디스 부사장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안고 있는 미상환 채무, 미완공 프로젝트, 판매 부진이라는 3대 악재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 산업 비중은 2018년 30%에서 지난해 25%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추정했다.무디스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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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중국 부동산 침체, 정부 재정·금융시장 전이 가능성"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올해도 지속되면서 정부 재정과 금융 시장으로 여파가 번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은행의 수익성은 3년 동안 지속된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으로 인해 악화하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 부진이 그동안 다른 영역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부 재정에 위기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부동산 개발업체와 은행 등의 국내외 채권 발행에서 신용등급을 평가하기 때문에 중국 부동산과 금융 부문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신규 주택 판매는 지난달까지 19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등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개발업체가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지방정부로부터 토지사용권을 사서 아파트를 짓는 게 전형적인 형태다. 부동산 업체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난다. 업체들이 토지사용권 매입을 줄이면 지방정부 재정도 영향을 받는다. 2021년 중국 지방정부 재정 수입의 40%가량이 토지사용권 매각이었다. 지난해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은 총 4조7000억위안(약 691조원)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무디스는 올해도 10~15%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지방정부의 채무(지방채) 잔액은 총 35조위안으로 전년 대비 15% 급증했다. 지방정부가 한 해 동안 지급한 이자는 1조1200억위안으로 처음으로 1조위안을 넘었다. 마틴 페치 무디스 부디스 부사장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안고 있는 미상환&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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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오프닝, 글로벌 경기 부양에 한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세계 경제에 주는 활력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소비가 내수 서비스업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부채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중국 자체 경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보여준 성장세를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중국 에너지 수입, 글로벌 인플레 자극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제시했다. 미국(1.4%)과 유로화 사용 20개국(유로존·0.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중국의 수출과 수입은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중국 지도부도 올해 경제 성장의 최대 동력으로 내수 소비를 제시했다.프레드릭 노이만 HSBC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올해 강하게 회복하겠지만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과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기 반등이 자국 내 여행이나 오락 등 서비스 소비에 집중돼 해외에 미치는 효과가 작을 것이란 설명이다.과거 중국은 경기가 하강하면 인프라와 주택, 공장 등에 돈을 쏟아부었다. 독일 기계 업체, 남미의 구리 광산, 일본의 굴착기 업체, 호주의 석탄 광산 등이 그 수혜를 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도 중국은 9.4% 성장률을 기록했다. 4조위안(약 74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양책이 성장을 이끌었다.하지만 현재 중국은 예전과 달리 부채 부담 때문에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273.2%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이 비율은 2008년 말 141.2%에서 2010년 말 180.8%로 급등했다. 또 2019년 말 246.6%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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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경제 구한다? 이번엔 어려울 것"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세계 경제에 주는 활력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소비가 내수 서비스업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부채,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중국 자체 경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보여줬던 성장세를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중국 에너지 수입, 글로벌 인플레 자극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제시했다. 미국(1.4%)이나 유로화 사용 20개국(유로존·0.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중국의 수출과 수입은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중국 지도부도 올해 경제 성장의 최대 동력으로 내수 소비를 제시했다. 프레드릭 노이만 HSBC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올해 강하게 회복하겠지만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과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기 반등이 자국 내 여행이나 오락 등 서비스 소비에 집중돼 해외에 미치는 효과가 작을 것이란 설명이다. 과거 중국은 경기가 하강하면 인프라와 주택, 공장 등에 돈을 쏟아부었다. 독일 기계 업체, 남미의 구리 광산, 일본의 굴착기 업체, 호주의 석탄 광산 등이 그 수혜를 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도 중국은 9.4% 성장률을 기록했다. 4조위안(약 74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양책이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예전과 달리 부채 부담 때문에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73.2%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이 비율은 2008년 말 141.2%에서 2010년 말 180.8%로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