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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해소가 위법?…檢 '허영인 기소'에 경제계 술렁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검찰 기소 배경을 놓고 경제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계열사 저가양도를 통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회피했다'는 죄목이 비단 SPC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2012년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도입한 이후 기업들은 너도나도 컨설팅을 받아 계열사 지분정리에 나섰다. 불법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한 기업의 선제조치가 위법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향후 허 회장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감몰아주기 해소하라더니..세금 회피 굴레 씌워"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허 회장 등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법법상 배임 혐의와 관련 검찰이 기소한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조용래)로 지난 19일 배정됐다. 이에 따라 재판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돼 내년 1분기께 첫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재판에선 SPC 계열사 중 밀 가공업체 '밀다원'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리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허 회장 등이 2012년 1월 법 개정으로 신설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같은 해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SPC삼립에 저가 양도했다고 봤다.SPC그룹은 밀다원이 생산하는 밀가루를 SPC삼립이 구매해 계열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총수 일가 소유의 파리크라상과 샤니의 자회사인 밀다원이 일감몰아주기 수혜를 입는다고 보고,이 매출을 증여로 간주해 연 8억원, 10년간 74억원의 증여세를 내야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하지만 10여년 전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제도를 도입할 당시 정부와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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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덮친 사법 리스크
검찰이 16일 허영인 SCP그룹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계열사 간 주식 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에 부과될 수 있는 증여세를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SPC그룹은 계열사 SPC삼립에 대한 부당지원과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허 회장은 또 ‘제빵공장 끼임 사고’로 숨진 근로자 유족으로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상태다. ‘제빵 왕국’ SPC는 세 개의 법률 리스크를 동시에 맞닥뜨리는 비상 상황에 처하게 됐다.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날 허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를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허 회장 등은 2012년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취득가(2008년 3038원)와 직전연도 평가액(1180원)보다 훨씬 낮은 255원에 삼립에 팔았다. 이 때문에 샤니는 58억1000만원, 파리크라상은 121억6000만원의 주식처분 손실을 봤다.검찰은 2012년 1월 법 개정으로 신설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이 이뤄졌다고 봤다. 특수관계 법인과의 거래로 발생하는 이익을 지배주주에 대한 증여로 간주해 과세하는 제도다. 당시 SPC그룹은 밀다원이 생산하는 밀가루를 삼립이 사서 계열사에 공급하는 구조로 운용됐는데, 총수 일가가 밀다원을 사실상 보유하고 있어 2012년 안에 주식을 팔지 않으면 밀다원 매출이 증여로 잡힐 상황이었다. 결국 허 회장은 주식 양도를 통해 10년간 약 74억원의 세금을 부과받지 않았다.주식 양도 과정에서 가격 흥정 등을 통해 적정가를 산정하지 않았고, 이사회 결의 등의 적법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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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전체에 안전문화 이식한다"
“공장에는 여전히 2교대로 하루에 12시간 근무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근무 체계가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부분입니다.”정갑영 SPC그룹 안전경영위원회 위원장(전 연세대 총장)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벌어진 SPC 계열사의 평택공장 사고는 회사 전반에 안전 문화가 미비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회사를 안전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사무 현장을 막론하고 조직 전체에 안전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모든 측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SPC는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고 후속 대책 일환으로 ‘안전경영위원회’를 지난 14일 출범시켰다. 위원장으로는 정 전 총장을 선임했다.위원회 출범 후 정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경기 성남시에 있는 파리크라상 공장과 샤니 공장, 평택시의 SPL 공장을 방문했다. 허영인 SPC 회장, 노동조합 등 그룹 구성원도 두루 만났다.정 위원장은 경영진을 만나 “소비자 신뢰 회복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는 게 위원장으로서 제1의 목표다. 그는 “안전설비 확충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지만, 안전관리 체계를 재구축하고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향후 계획을 직원들에게 공유한 뒤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이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근무 중 스트레칭 등 직원들이 제안한 사소한 대책까지 면밀히 검토해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식품업계에서는 SPC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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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위법동기 입증하라" 재판부 요구에 입 다문 공정위
연내 결론날 것으로 예상됐던 SPC그룹과 공정거래위원회간 행정소송이 해를 넘기게 됐다. "SPC의 통행세 등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위법 동기를 입증하라"는 재판부의 요구에 공정위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행정소송은 SPC에 대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룬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위법성에 대한 기준점이 될 수 있어 경제계가 주목하고 있다. ◆내년으로 미뤄진 선고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6-2부(위광하 홍성욱 최봉희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오후 열린 공판에서 파리크라상·SPL·비알코리아·샤니·SPC삼립 등 SPC 계열 5개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및 시정명령 취소 소송과 관련, 내년 2월 추가 변론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당초 16일이 최종 변론기일로 예고돼 연내 선고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년 이후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선고 일정이 미뤄진 데는 "SPC의 계열사 부당지원행위의 동기가 후계 승계인지 입증하라"는 재판부의 석명사항에 대해 공정위가 답변을 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석명이란 판사가 재판에 본질적인 사항이라고 판단하는 내용에 대해 입증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공정위는 2020년 7월 SPC에 부당지원 혐의로는 역대 최고액인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허영인 회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 등을 검찰 고발했다. 당시 공정위는 후계 승계를 목적으로 SPC계열사들이 SPC삼립에 밀다원 저가 양도와 '통행세' 등을 통해 414억원을 부당지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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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의혹…검찰, SPC그룹 압수수색, 회장 사무실도 포함
검찰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는 SPC그룹을 8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SPC그룹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주요 자료를 확보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검찰은 SPC그룹이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허 회장 자녀들이 보유한 SPC삼립에 조직적으로 일감을 몰아줬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SPC그룹은 파리크라상, 샤니 등 계열사를 동원한 부당 지원을 통해 2011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SPC삼립이 약 414억원의 이익을 거두도록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계열사들은 제품 구매 시 SPC삼립을 거치도록 한 이른바 ‘통행세 제공’과 상표권 무상 제공, 판매망 저가 양도 등의 방법으로 SPC삼립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공정위는 이 같은 부당 지원을 문제 삼아 2020년 7월 SPC그룹 계열사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647억원을 부과했다. 허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 SPC 계열사 법인은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사건 수사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다가 올해 5월 수사팀 교체 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최한종/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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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일감 몰아주기 의혹' SPC그룹 압수수색
검찰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는 SPC그룹을 압수수색했다.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8일 SPC그룹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주요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검찰은 SPC그룹이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허 회장의 자녀들이 보유한 SPC삼립에 조직적으로 일감을 몰아줬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SPC그룹은 파리크라상, 샤니 등 계열사들을 동원한 부당지원을 통해 2011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SPC삼립이 약 414억원의 이익을 거두도록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들은 제품 구매시 SPC삼립을 거치도록 한 이른바 ‘통행세 제공’과 상표권 무상 제공, 판매망 저가양도 등의 방법으로 SPC삼립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공정위는 이 같은 부당지원을 문제삼아 2020년 7월 SPC그룹 계열사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647억원을 부과했다. 허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 SPC 계열사 법인은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한동안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다가 올해 5월 수사팀 교체 후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최한종/김진성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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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리스크에…곳곳 '제2 레고랜드'
지방자치단체장이 전임자가 시행한 사업을 뒤집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와의 분쟁, 지자체의 신뢰 저하, 시장 혼란 등이 이어져 자금시장 혼란을 키울 ‘제2의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구리시는 지난 7월 백경현 시장 취임 후 전임 시장이 추진해온 총 4조원 규모의 ‘구리한강변 도시개발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백 시장은 우선협상대상자인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사업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의 공공 지분(현행 50.1%)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소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산업은행,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측은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당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구리시가 신뢰가 바탕인 자본주의 원칙을 저버렸다”며 “레고랜드 사태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경기 양주시는 강수현 시장 취임 후 옥정물류센터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건축허가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2020년부터 물류센터 건립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신세계건설 등 민간 사업자는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전북 남원시는 7월 ‘남원 모노레일’ 민간 사업자로부터 5억7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최경식 시장은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사업자인 남원테마파크는 400억원을 투입해 남원관광단지에 모노레일 시설을 6월 완공했다. 그러나 최 시장이 당선된 뒤 전임 시장이 추진해온 이 사업의 허가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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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이 기회?…SPC 주식 사들이는 개미들
불매운동 여파로 급락했던 SPC삼립 주가가 급등세로 전환했다. 25일 오후2시 현재 SPC삼립은 4.4% 오른 7만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SPC삼립은 지난 15일 제빵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면서 7만8800원(10월14일)에 거래되던 주가는 6만8200원(10월24일)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불매운동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SPC그룹은 국내 빵 시장의 83%를 점유하고 있다. SPC그룹이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뿐 아니라 버거킹, KFC, 롯데리아, BBQ, BHC 등에도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SPC그룹은 계열사가 68개에 달하지만 SPC삼립 한 곳만 증시에 상장돼 있다. 투자자들은 계열사가 카카오그룹처럼 많다는 뜻에서 SPC그룹을 ‘빵카오’라고 부르고 있다. 제빵공장 사고로 주가가 급락한 지난 15일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SPC삼립 주식을 총 5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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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불매운동 확산…가맹점 매출 30% '뚝'
SPC그룹 계열사 식품 공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로 인한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파리바게뜨 등 주요 브랜드 가맹점의 매출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SPC는 가맹점이 판매하지 못해 남은 빵을 본사가 반품 처리해주는 등의 지원책을 추진하기로 했다.24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SPC 주력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매출이 최근 1주일 새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대학가와 젊은 층이 몰리는 지역 위주로 가맹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PC 브랜드 가맹점은 2020년 말 기준으로 파리바게뜨 3425개, 배스킨라빈스 1466개, 던킨도너츠 579개, 파스쿠찌 491개 등 6000개를 넘어선다.가맹점주들은 불매 운동 확산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불매운동 이후 매장 마감 때 몇 상자씩 빵이 남고 있다”고 했다.가맹점의 상황이 악화하자 SPC는 가맹점주협의회 등과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가맹점주협의회가 긴급 요청한 주요 제품은 본사로 반품 처리하기로 했다. 식빵 단팥빵 소보루빵 카스텔라 등 13종류의 완제품이 해당된다. 점포에서 제조한 빵도 본사에서 사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PC 관계자는 “일부 판매되지 않은 빵을 본사 차원에서 사들여 폐기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현행법상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SPC 본사에 불매운동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명사고가 난 경기 평택공장의 운영 주체가 파리바게뜨 본사인 파리크라상이 아니라 자회사 SPL이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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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만에 또…SPC 계열사 안전사고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의 제빵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손가락이 기계에 끼여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SPL의 경기 평택 공장에서 20대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8일 만이다.이 사고는 23일 오전 6시10분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 공장에서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A씨는 상자에 담긴 빵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빵 상자를 쌓는 장비인 스태커에 손가락이 끼여 검지손가락 일부가 절단됐다. 당시 현장에는 사고를 당한 A씨 외에 근로자 2명이 더 있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접합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이강섭 샤니 대표와 샤니 노조위원장은 병원을 방문해 사고를 당한 직원과 그의 가족을 만났다. 사고가 발생한 해당 라인의 작업은 모두 중단됐다.경찰은 공장 직원 등을 상대로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등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을 파악 중이다.지난 15일 오전 6시20분께 경기 평택시 SPL 제빵공장에서는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기계 안으로 상반신이 쓸려 들어가는 사고로 숨졌다. 이와 관련해 허영인 SPC 회장은 21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 경영을 대폭 강화하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SPC는 안전시설 확충 및 설비 자동화를 위해 700억원, 직원들의 작업환경 개선 및 안전 문화 형성을 위해 200억원 등 향후 3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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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SPC 회장…위기관리 프로세스 작동했나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결국 머리를 숙였다. 계열사 SPL의 경기 평택시 제빵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한 사고가 일어난 지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사업주나 노동자나 서로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하면서 우리 사회가 굴러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한 지 하루 만이다.허 회장은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배려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전사적인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3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73세라는 나이에도 그룹 경영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하고 있는 허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인 건 SPC 입장에서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이번 사과를 고인의 가족과 국민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허 회장은 5분 남짓의 1000자 분량 사과문을 낭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갔다. 회사 측이 사전에 “질의응답은 받지 않겠다”고 예고한 대로였다.SPC는 “고용노동부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댔다.SPC의 주장마따나 이번 사태에 대한 엄정한 평가는 고용부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SPC의 위기 대응 방식은 실패 교과서에 실려도 할 말이 없을 정도”란 게 이번 사태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20대 초반의 젊은이가 꽃다운 생명을 잃은 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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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SPC 활용한 해외 M&A 올스톱 되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한 해외 투자로 얻은 소득에 대한 세금 급증을 막을 법안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에 미칠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해외 M&A에 나설 땐 SPC를 세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현재 막바지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2조원 규모의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의 미국 체외진단기업 머리디언 경영권 인수가 좋은 예다. 이 거래에는 두 개의 SPC가 활용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SJL파트너스는 현지에서 자금을 투입할 ‘모회사 SPC’를 세웠고, 그 SPC 아래 머리디언을 합병하기 위한 ‘자회사 SPC’를 설립했다.이 자회사 SPC는 머리디언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모회사 SPC는 합병된 머리디언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머리디언 기존 주주들은 현금으로 합병 대가를 받고 빠지게 된다.삼성전자의 하만 인수(9조원), KCC의 모멘티브 인수(3조원), CJ제일제당의 슈완스컴퍼니 인수(2조원) 등 국내 기업이 미국을 대상으로 한 대형 M&A에서도 모두 이렇게 복수의 SPC가 활용됐다.국내 기업과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해외 M&A를 진행하면서 현지에 SPC를 세워온 이유엔 세제상 목적과 거래구조상 목적이 있다. 델라웨어 등 미국 내에서도 세율이 낮고 설립 절차가 간편한 주에 SPC를 세워 거래를 진행해 절세를 꾀할 수 있다. 또 거래 규모가 큰 M&A에선 본사가 직접 외부 차입에 나설 경우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 부담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 하지만 SPC를 세워 인수 대상 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일부 대금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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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샌드위치 '리나스' 삼킨 SPC그룹
SPC그룹이 프랑스 샌드위치·샐러드 브랜드 리나스(사진)를 삼켰다. SPC가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권을 확보해 국내에서 사업을 펼친 지 20년 만에 이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본사를 인수한 것이다.SPC그룹은 유럽지주회사 SPC유로가 프랑스 리나스데블로프망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7일 발표했다. 리나스는 1989년 창업자 리나 므루에의 이름을 따 탄생한 샌드위치·샐러드 전문 브랜드다.이 브랜드는 ‘건강과 영양을 고려한 균형 잡힌 메뉴’를 지향한다. 현재 프랑스를 포함해 한국 콜롬비아 레바논 등 4개국에서 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SPC는 중간 가맹사업자가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2002년 국내에 리나스를 들여왔다. 이후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 서울 주요 지역에 11개 매장을 열었다.SPC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외에서 관련 사업을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리나스를 SPC그룹의 샌드위치 및 샐러드 연구개발(R&D) 허브로 만들고 유럽 식문화의 중심인 프랑스의 기술력과 조리법을 도입할 방침이다.프랑스에서 개발된 제품을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 국내외 SPC그룹 주요 매장에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리나스의 유럽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파리바게뜨 글로벌 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북미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잭 모란 SPC그룹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은 “리나스가 보유한 기술력과 30년 넘는 프랑스 시장 경험·노하우는 SPC그룹의 유럽 및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이 될 것”이라며 “해외 신규 진출과 브랜드 인수 등 글로벌 사업 강화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하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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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영의 PEF 데뷔, 기앤파트너스 첫 투자처로 영우디지탈 선택
기황영 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가 이끄는 기앤파트너스 대표가 사모펀드(PEF)업계에서 첫 투자를 완료했다. 기 대표가 기앤파트너스를 창업한 건 올해 5월. 그는 첫 투자로 종합 IT(정보기술) 솔루션 전문기업인 영우디지탈을 선택했다. 최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와 기앤파트너스가 공동GP(위탁운용사)로 총 990억원을 투자했다. 선순위 370억원, 중순위(브릿지대출) 255억원 등 인수금융으로 625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는 양사가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투자키로 했다. 투자 방식은 디지털뉴딜이라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디지털뉴딜이 인수금융 등을 조달하는 식이다.기 대표는 삼일에서 기업금융과 구조조정 자문 분야에 특화된 M&A 전문가로 활약했다. 1999년부터 근무하면서 한보철강, KDB대우증권, 쌍용양회 등 굵직한 딜의 자문을 주도했다. 크로스보더 딜, 사모펀드(PEF) 운용사 자문 등 M&A 관련업무를 두루 섭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앤파트너스가 첫 투자처로 선택한 영우디지탈은 지난해 매출 4233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기록했다. 1993년 설립한 뒤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주로 판매했다.이번 투자 대상은 영우디지탈뿐 아니라 영우디지탈의 관계사인 이브레인테크까지 포함된다. 이브레인테크는 MS, HP, ASUS, Lenovo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전문기업이다. 두 곳의 실적을 합하면 지난해 총 6753억원의 매출과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이 작년보다 30%가량, 영업이익이 90%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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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텍시스템, 수피아이티센홀딩스 지분 추가취득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업체 콤텍시스템은 2일 수피아이티센홀딩스(SPC)의 주식 34만3481주를 69억2114만여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투자금은 자기자본의 4.83%다. 이번 주식 취득으로 콤텍시스템이 보유하게 된 SPC 지분율은 50%(68만481주)다.콤텍시스템측은 "클라우드 사업의 시너지 효과 및 경영효율화를 위해 현금으로 지분을 추가 취득한 것"이라며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하기 위해 SPC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콤텍시스템과 SPC는 중견 IT(정보기술) 서비스 전문기업인 아이티센그룹에 속한 종속기업이다. 아이티센그룹은 시큐센, 케이지이홀딩스, 콤텍시스템, SPC, 수피아이티센사모투자합자회사(PEF)를 거느리고 있다. 유한회사인 케이지이홀딩스는 한국금거래소쓰리엠, 한국금거래소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등은 아이티센그룹이 2018년 인수한 회사다. 아이티센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SPC와 수피아이티센PEF를 특수목적법인으로 설립했다. 올 초 한앤컴퍼니로부터 쌍용정보통신의 지분 40%를 274억원에 사들였다.이번 취득으로 SPC에 출자한 콤텍시스템의 총 금액은 273억원이 됐다. 투자자는 콤텍시스템이 137억원, 수피아이티센사모투자합자회사(PEF)가 136억원이다.회사측은 또 수피아이티센PEF에도 추가로 47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는 콤텍시스템이 92억원, 외부투자자가 51억원으로 총 143억원을 출자했다. 이로써 콤텍시스템이 SPC와 PEF에 투자한 총 금액은 229억원이 됐다.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