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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광동제약 자사주 EB 발행에 제동..."EB 인수자 오인 소지"
금융감독원이 광동제약의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권(EB) 발행에 제동을 걸었다. EB 발행 공시에 대한 작성 기준이 강화된 뒤 첫 사례다.금감원은 23일 광동제약이 지난 20일 EB를 발행하기 위해 제출한 주요사항보고서 2건에 대해 정정 명령을 내렸다.제출된 주요사항보고서상 기재내용이 공시 작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광동제약은 2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하려했다. 교환 대상 자사주는 379만 3626주로 발행주식총수의 7.24%에 해당한다.광동제약의 EB 발행은 금감원이 20일부터 시행한 공시 작성기준 개정 방안의 첫 적용 사례다. 금감원은 기업들이 자사주 대상 EB를 발행할 때 다른 자금조달 방법 대신 EB 발행을 선택한 이유, 발행시점 타당성에 대한 검토 내용, 기존 주주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광동제약은 EB 발행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가 없고 다른 자금조달 방식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EB를 발행한 뒤 주선기관이 대신증권이 이를 전액 인수할 예정이라고도 공시했다.그러나 금감원은 대신증권이 해당 EB를 인수한 뒤 처분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대신증권이 해당 EB를 보유하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잘못 기재했다는 것이다.금감원이 상장사의 EB 발행 공시에 직접적으로 제동을 건 것은 지난 7월 태광산업 이후 두 번째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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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EB 문턱' 높이자마자…광동제약, 정면돌파 나서
금융당국이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 문턱을 높이자마자 광동제약이 첫 발행 주자로 나섰다. 강화된 공시 기준이 적용된 첫날 EB 발행을 공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EB 발행 대신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던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전날 250억원 규모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를 대신증권에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교환 대상 자사주는 379만3626주로 발행주식총수의 7.2%에 달한다. 교환가격은 6590원으로 기준가격의 115%다. 해당 EB는 발행일로부터 1개월 뒤(다음달 28일)로부터 만기 1개월 전(2030년 9월 28일)까지 교환청구가 가능하다.광동제약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계열사 프리시전바이오의 17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계열사 광동헬스바이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30억6000만원 규모)에도 참여한다. 나머지 50억원은 시설투자를 추진하는 광동헬스바이오에 대여하기로 했다.이번 EB 발행은 금감원이 20일 시행한 공시 작성기준 개정 방안의 첫 적용을 받았다. 앞서 금감원은 기업들이 자사주 대상 EB를 발행할 때 다른 자금조달 방법 대신 EB 발행을 선택한 이유, 발행시점 타당성에 대한 검토 내용, 기존 주주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금감원이 이 같은 방안을 꺼낸 것은 기업들의 무분별한 EB 발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이 논의되자 기업들은 서둘러 EB 발행에 나섰다. 금감원에 따르면 3분기 중 교환사채 발행 규모는 총 50건, 1조4455억원으로 전년 총 발행규모(28건, 9863억원)를 뛰어넘었다.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현 경영진 잠재 우호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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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로 돈 돌리기 그만…EB 공시 강화에 기업 '긴장'
앞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할 때는 발행 이유와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 등 주요 정보를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환사채 공시 작성기준 개정안을 발표하고 오는 2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EB는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나 타사 주식을 기초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투자자가 만기 시 원리금 대신 해당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그동안 기업은 EB 발행 시 ‘자기주식 처분 결정’ 등 최소한의 내용만 공시하면 됐다. 기존 서식은 “투자 판단에 참고가 될 주요 사항은 가급적 자세히 기재한다”는 수준에 그쳤다.그러나 앞으로는 △타 자금조달 방식 대신 EB를 선택한 이유 △발행 시점의 타당성 검토 △지배구조 및 주주 이익에 미치는 영향 △재매각 계획 및 사전협약 내용 △주선기관 명칭 등을 반드시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기업이 단순히 자금조달 수단으로 EB를 남발하지 않도록 공시항목을 세분화한 것이다.금감원이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최근 자사주를 담보로 EB를 발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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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필요한데…" 자사주 소각 압박 받는 셀트리온
태광그룹·KCC에 이어 셀트리온에서도 자사주 처분을 놓고 소액주주와 경영진 간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이 전방위적인 자금조달에 착수한 가운데 서정진 회장이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유동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소액주주들은 이에 반발해 ‘자사주 100% 소각’ 안건을 상정할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추진하고 있다.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행동주의 플랫폼 헤이홀더에서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위한 전자위임을 받고 있다. 자사주 100% 소각, 분기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신설,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임시주총 안건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상법에 따르면 상장사 주식 1.5%를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는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현재 헤이홀더에 2.4% 주주가 결집한 상태다.당초 소액주주들은 자사주 50% 소각을 요구해 왔다. 이들이 ‘100% 소각’으로 강도를 높인 것은 서 회장의 발언 때문이다. 서 회장은 최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자사주를 어느 정도 유동화할지, 소각할지 주주들에게 물어보고 진행하겠다”면서 “3년 정도는 매각이 되지 않게 락을 걸어놓고 유동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교환사채(EB) 발행 등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셀트리온이 자사주 유동화를 검토하는 것은 자금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셀트리온은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현지 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공장 인수 가격은 4600억원이나 운영비 등으로 유상증자를 포함해 총 7000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또 생산시설 증설 등을 위해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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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자산운용, KCC에 주주서한…삼성물산 주식 활용 계획 요구
라이프자산운용은 KCC가 보유한 3조원어치 삼성물산 주식 활용 계획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자산운용은 KCC에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번에 공개한 자기주식(자사주) 활용 계획과 더불어 삼성물산 주식 처분 등 비핵심 자산 활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KCC는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물산 주식 1700만9518주(지분율 10.01%)를 보유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3조2947억원 규모다.라이프자산운용 측은 "삼성물산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공시한만큼 이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주주활동 계획을 요구했다"면서 "KCC 본업 가치가 5조원의 가치를 지닌 만큼 삼성물산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 기업가치는 8조원까지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KCC가 삼성물산 주가가 낮아 활용을 유보했다면 자체적으로 판단한 삼성물산 주식의 적정가치와 근거도 요구했다.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KCC의 시가총액보다 큰 비핵심 자산인 삼성물산 지분에 대한 활용 계획을 밝힌다면 시장의 신뢰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주주서한에서 밝힌 제안에 대한 이사회 논의 결과 등을 조속히 공유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KCC가 자사주를 기반으로 발행하는 교환사채(EB)는 재무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전날 KCC는 총발행 주식 수의 17.2%에 해당하는 자사주 활용 계획을 공시했다. 이 중 9.9%는 EB로 발행된다. 규모만 4300억원에 달한다. EB는 일정 기간 내 지정된 가격에 주식으로 교환할 권리를 부여하는 채권이다. 일반 주주들에게 유리한 자사주 소각(총발행 주식 수의 3.9%)에도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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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진 상법개정안' 우려에 EB 꺼내든 KCC…주가 와르르
KCC가 자사주를 기초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3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KCC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51% 급락한 35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KCC는 총발행 주식 수의 17.2%에 해당하는 자사주 활용 계획을 공시했다. 이 중 9.9%는 EB로 발행된다. 규모만 4300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EB는 일정 기간 내 지정된 가격에 주식으로 교환할 권리를 부여하는 채권이다. 자사주 기반 EB 발행이 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만큼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란 게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다. KCC는 일반 주주들에게 유리한 자사주 소각(총발행 주식 수의 3.9%)에도 나선다. 나머지 3.4%는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출연할 계획이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추가 상법 개정을 밀어붙이면서 상장사들이 선제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들어 전날까지 자사주 기반 EB 발행건수는 총 80여 건. 작년 전체 EB 발행 공시건수(51건)를 50%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의 EB 발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지적한다.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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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자사주 활용해 4000억대 EB 발행
KCC가 자기주식을 기초로 4000억원대 교환사채(EB)를 발행할 계획이다. KCC는 지난 7월에도 보유 중인 HD한국조선해양 지분을 기초로 886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한 바 있다. 올해에만 두차례 EB를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모양새다.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C는 자사주를 기초로 4300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교환가액은 시장 가격에 15% 할증을 적용하기로 했다. 교환 대상은 KCC가 보유한 자사주 9.9%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통과를 앞둔 가운데 기업들은 EB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EB는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나 타사 주식을 기초로 발행해 투자자가 채권의 원리금 대신 해당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교환 대상 주식의 가격 상승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전환사채(CB)와는 달리 교환을 청구하면 곧바로 교환돼 현금화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KCC를 포함해 수십개의 코스피·코스닥 상장사가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KCC는 지난 7월에도 보유하고 있던 HD한국조선해양 주식 205만4614주를 기초로 EB를 발행한 바 있다. 교환가액은 주당 42만9650원으로 원화로 8827억6500만원 규모다. KCC는 이 자금을 해외 자회사 MOM홀딩스의 유상증자 참여에 사용했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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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1267억 규모 자사주 EB 발행...소각 및 임직원 보상 병행
DB하이텍이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교환사채(EB)를 발행해 1267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다.DB하이텍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시설자금 확보를 위해 1267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자율은 0%이며 만기는 5년이다.이번 교환사채는 DB하이텍이 보유한 자사주 222만주(지분율 5%)를 교환 대상으로 한다.교환가격은 주당 5만6562으로 결정됐다. 기준 주가에 10% 할증률을 적용한 가격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라이언자산운용, 에스피자산운용, 인피니티글로벌자산운용, 코어자산운용, GVA자산운용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다.DB하이텍은 조달한 자금으로 상우공장 클린룸 확장 및 유틸리티 공사 등에 1006억원을, 차세대 전력반도체 양산 투자에 2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DB하이텍은 보유한 자사주 415만986주를 연내 모두 처분할 예정이다. 222만주는 이번 EB 발행을 위해 사용되고, 잔여 자사주 중 146만8000주는 소각한다. 나머지 44만주는 종업원 보상 및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에 활용한다.자사주 소각의 경우 오는 30일 89만4000주를 1차 소각할 계획이다. 전날 종가(5만1500원) 기준 460억원 규모다. 59만2000주는 내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마저 소각한다. 시장에서는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의 절반 이상을 EB 발행에 사용하면서 소각과 임직원 보상 방안을 끼워 넣었다는 것이다.더불어민주당이 연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 전에 자사주를 상당부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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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의무소각 예고에 EB로 피신하는 기업들
기업들이 자기주식과 자회사 지분을 기초로 교환사채(EB) 발행에 속속 나서고 있다. SK케미칼은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유동화해 확보한 자금을 신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하림지주와 LS그룹 계열 지주사인 인베니(INVENI) 등 일부 기업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통과를 앞두고 발 빠르게 EB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SK케미칼, 자회사 지분으로 EB발행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등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운용사에 투자 여부를 묻는 단계”라고 말했다.SK케미칼은 2018년 백신(VAX)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66.43%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 가운데 지분 6%가량을 토대로 2400억원 규모 EB를 발행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유가증권시장에 공모가 6만5000원에 상장했다. 그해 하반기 주가가 3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보였다. 이날 주가는 4.69% 오른 4만915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조8518억원이다.SK케미칼의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유동화는 지난해부터 SK그룹 내부에서 꾸준히 논의돼온 사안이다. SK바이오사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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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자사주 중매' 나선 회계법인·증권사
상장사들이 잇달아 자사주를 처분하는 가운데 주요 증권회사, 회계법인이 ‘커플매니저’ 역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환사채(EB) 발행을 먼저 제안하거나 맞교환 상대방을 찾아주는 식이다.LS증권은 지난 19일 건설중장비 부품업체 진성티이씨가 발행하는 150억원 규모의 EB 인수를 결정했다. 총액인수 방식으로 단독 참여하는 만큼 주관 업무까지 맡는다. 앞서 NH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SKC가 발행하는 EB를 각각 650억원, 100억원어치 매수하기로 했다.자사주 처분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다음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처리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다. 발행 수수료를 노린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 채널을 활용해 상장사와 적극적으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사주 처분 공시는 올 들어서만 340건에 달했다. 연말까지 합산하면 2023년(368건)은 물론 작년 전체 건수(408건)를 크게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일부 회계법인은 상장사 간 자사주 맞교환을 주선하는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상장사 입장에선 자사주 소각 압박을 덜면서 우호주주(백기사)를 확보할 수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방송의 연애 프로그램처럼 고객사 조건을 따져 상대를 선별해주는 방식”이라며 “소개 수수료를 챙기려고 계약 전까지 맞교환 대상을 공개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귀띔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역행한다는 인식 때문에 EB 발행이나 자사주 맞교환 주선 업무는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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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자사주 처분 논란' 태광산업 EB 전량 인수
한국투자증권이 3200억원 규모의 태광산업 교환사채(EB) 전량을 인수한다. 태광산업은 발행 대상자 확정 없이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했다는 논란을 빚었으나 한투증권을 인수자로 확정하면서 금융당국의 정정명령 부과를 해소했다는 입장이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이날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국투자증권을 대상으로 EB를 발행하는 안을 의결했다. 교환 대상은 태광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 전량(27만1769주)으로, 발행주식총수의 24.4%에 해당한다. 만기 3년에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이며, 교환가액은 주당 117만2251원이다. 향후 태광산업 주가가 충분히 오르면 교환권을 행사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다시 한번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여의도 증권가가 주주가치 훼손에 민감해진 시기에 일반주주가 반발하는 EB 발행을 거들어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태광산업은 인수자 미확정 논란이 불거지자 EB를 받아줄 투자자를 부지런히 물색했지만 여러 증권사들이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던 중 발행 주관을 맡은 한투증권이 EB 물량을 일단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한투증권 입장에선 논란에 휘말리는 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태광산업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추후 태광산업이 신사업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때 인수금융과 자문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일감을 따낼 수도 있다.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와 관련해 그룹 산하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본입찰 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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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웃고, LG화학 울었다…엇갈린 EB 성적표
자회사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발행한 LG화학과 HD한국조선해양(이하 한국조선해양)이 조달 전략에서 엇갈린 성과를 냈다. LG화학은 EB의 교환권이 행사되지 않은 채 만기를 앞두고 차환 발행에 나선 가운데 이자 등 부담은 커졌다. 반면 한국조선해양이 발행한 EB는 주식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월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EB는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HD현대중공업 보통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이달 16일까지 약 37만5000주가 전환됐다. 전환가격(34만6705원) 기준으로 약 1300억원 규모다. 만약 투자자가 전환 당일 주식을 매도했다면 300억 원 안팎의 차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해당 EB는 지난 3월 31일부터 전환이 가능했다. 4월 25일부터 HD현대중공업 주가가 40만원을 웃돌자 투자자가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조선해양의 HD현대중공업 지분율은 지난해 말 75.02%에서 최근 74.60%로 소폭 하락했다.EB는 기업이 보유한 다른 회사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하는 채권이다. 일정 시점 이후 투자자가 해당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회사 지분을 시장에 직접 매각하지 않고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다.한국조선해양 EB의 교환가격은 발행 당시 주가 대비 10% 프리미엄이 붙었으며 이자율은 0%로 책정됐다. 당시 시장에서 HD현대중공업 주가 상승 기대가 반영되면서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이 성립됐다.결과적으로 한국조선해양은 무이자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들도 수익을 거두며 '윈윈' 구조가 완성됐다.반면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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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反호반 동맹…LS, 대한항공 대상 650억 EB 발행
㈜LS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호반그룹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LS그룹과 한진그룹이 동맹을 강화하는 모습이다.16일 ㈜LS는 650억원 규모의 2회차 무기명 이권부 무보증 사모 EB를 대한항공을 상대로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EB의 교환 대상은 ㈜LS 기명식 보통주식 38만7365주다. 총 주식의 1.2%에 해당하는 규모다. 표면 이자율은 0%, 만기 이자율은 2%다. ㈜LS는 2022년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1005억원을 상환하는 데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EB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발행된만큼, 이렇게 마련된 돈을 바탕으로 향후 LS가 한진칼 지분 등을 매입하며 백기사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투자은행(IB) 업계에선 호반그룹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두 그룹이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최근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수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 측과의 지분 격차를 2%포인트 이내로 좁혔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한진칼 주식 37만4519주를 294억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17.90%였는데 이번에 18.46%로 0.56%포인트 상승했다.호반그룹은 올해 초 ㈜LS 지분도 약 3%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그룹의 ㈜LS 지분 매입 사실은 LS전선과 대한전선의 특허권 침해 소송 2심 재판을 하루 앞두고 알려졌다. 재판에선 LS전선이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다. 호반그룹은 2021년 대한전선을 인수해 전선 사업에 진출했는데 LS전선과 대한전선은 2019년부터 소송전을 벌이며 대립해 왔다.앞서 LS그룹과 한진그룹은 지난달 25일 사업 협력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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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지분으로 교환사채 2700억원 발행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2700억원을 조달한다.카카오게임즈는 크래프톤 지분 83만3330주(지분율 1.74%)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B 27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고 6일 공시했다. 만기는 5년이다. 납입일은 오는 19일이다.주당 발행가격은 32만4027원으로 크래프톤 기준 주가의 115%에 해당하는 가격이다.NH헤지자산운용이 위탁운용사(GP)로 나서 투자자를 모집했다. EB 투자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한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고, 교환을 원하지 않으면 채권 금리를 받고 만기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이번 EB는 다음 달 19일부터 크래프톤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은 모두 0%로 결정됐다. 투자자가 향후 크래프톤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바라봤다는 의미다.크래프톤은 1분기에 매출 6659억원, 영업이익 3105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가 올해 다시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세부 자금 사용의 용도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며 대형 신작 지식 재산권(IP) 확보와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투자 등에 사용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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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백래시’?…자사주 활용한 교환사채 발행 봇물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자사주 처분 공시를 강화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을 피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카오와 호텔신라를 포함해 23개 기업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등 10곳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카카오는 지난 4월 자사주 460만주를 담보로 28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밖에 코스피 상장사 자화전자(375억원), 디아이(200억원) 유니드(154억원) 등 기업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했다.호텔신라는 지난 5일 자사주 213만5000주를 담보로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0%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 청구기간은 지난 12일부터 2029년 6월 28일까지다. 1주당 교환가액은 이날 호텔신라 종가 5만1500원 대비 20% 가량 높은 6만2200원으로 정했다.3분기 중 시행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증권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개정안에는 자사주 보유 현황과 목적, 향후 처리계획을 작성해 이사회에 승인받아야 한다. 자사주 소각 압력을 피해 미리 자사주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자사주를 담보로 한 교환사채 발행에는 양면성이 있다. 기업들은 교환사채를 발행해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거나 높은 금리로 발행된 채권을 갚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교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시장에 자사주 물량이 풀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n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