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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운명 걸린 카카오 2인자의 '입'…두 달 만에 막 내린 씁쓸한 개혁 [차준호의 썬데이IB]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겸 창업자와 친밀한 인사들의 김 창업자에 대한 공통적인 평가는 '호인(好人)'이다. 카카오가 재벌 반열에 오르며 거부가 된 그에게도 과거 인맥들이 이런저런 투자 제안을 들고 찾아왔다. 이를 냉정히 끊어낼 줄 몰라 상당수 투자금을 날리거나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는 게 주변인들의 이야기다. 김 창업자는 세금 계산서 발행 없이 현금을 내준 탓에 연말에 막대한 세금을 토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주변을 챙기는 의리가 김 창업자 개인에겐 미담일 수 있었지만 144곳의 국내 계열사를 보유한 IT 공룡 카카오엔 '경영 리스크'가 됐다. 카카오가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김 창업자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음에도 주요 CEO 인선이 그의 인맥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다. 대표적인 예가 김 창업자와 대학시절부터 같은 하숙집에서 동고동락한 사이로 알려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전 대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역시 김 창업자와 대학 시절부터 절친한 형·동생 사이로 전해진다.지금은 카카오를 떠난 남궁훈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외환위기 시절 서울 한양대 앞에 PC방을 창업했을 무렵부터 동업한 친구이자 동반자였다. 카카오게임즈 대표와 카카오 대표를 거친 그는 카카오 주가가 15만원까지 오를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 약속했지만 퇴사하면서 94억원의 스톡옵션 행사 대금을 챙겼다. 성과 기반해 부상한 신권력이처럼 김 창업자를 중심으로 끈끈한 '동아리 문화'가 이어진 카카오 CEO 문화에서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사장)는 이질적인 캐릭터였다. CJ그룹 미래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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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매물 좀 가져다주세요" 엔씨소프트가 달라졌다[차준호의 썬데이IB]
"실탄도 충분하고 의지도 어느때보다 커서 기대는 되는데…. 마땅한 매물이 없네요."(한 글로벌 투자은행(IB) 임원)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엔씨소프트가 대형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분야 M&A에 관심이 없었던 엔씨소프트가 달라졌다. '리니지'로 대표되는 주력 게임들이 성장 한계에 부딪히면서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M&A에 총력전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주요 글로벌 IB들에 "국내외 게임사 매물을 가져오면 규모와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UBS 출신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 주도하에 각 IB들과 소통하며 국내외 게임사 동향을 살피는 것으로 전해진다.아직 성과는 없다.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본격적인 협상 단계까진 나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게임업계에선 펄어비스의 경영권 매각 이야기가 돌면서 엔씨소프트 외에도 넥슨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들이 모두 물밑에서 접촉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주주 측이 매각 의사가 없어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동안 엔씨소프트는 M&A에선 넥슨 넷마블 등 국내 대형 게임 3사에 비해 소극적인 곳으로 꼽혔다. 엔씨소프트는 2015년 넥슨과 손잡고 EA소프트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된 직후 넥슨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았고, 넷마블을 백기사로 끌어들여 이를 방어하는 등 한 때 자본시장을 흔든 주연이기도 했다. 하지만 분쟁 종식 후엔 좀처럼 자본시장에 등장하지 않았다. 2021년부터 공개적으로 다시 M&A에 시동을 걸겠다 밝혔지만 주로 NFT, 메타버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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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사업을 왜 호텔이?"…다시 소환된 한화 삼형제의 승계 매직[차준호의 썬데이IB]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가 미래 사업으로 육성하던 로봇사업부를 자회사로 분사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자 주주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미래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아온 로봇 부문을 분사하면서 뚜렷한 연관이 없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지분 상당량을 넘기면서다.분사하는 명분도, 사전 소통도 없다보니 한화 주주 사이에선 결국 대주주 일가 삼형제의 승계와 연계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추후 유통부문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무의 신사업을 마련하기 위해 ㈜한화가 미래 먹거리를 포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 11일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발표와 로봇사업의 분사를 공식화한 뒤 급락하고 있다. 발표 직후 거래일인 14일 7.85% 하락한 데 이어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주가는 2만4800원으로 마감했다. 6거래일 동안 15% 떨어졌다. 2분기 연결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꼽혔지만 시장 일각에선 실적 발표와 동시에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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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PEF 발목 잡는 '차이나 리스크'…더욱 중요해진 韓 성과[차준호의 썬데이IB]
아시아 지역을 기반으로 수십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초대형 글로벌 PEF들이 속속 펀드레이징을 마무리하고 있다. 올해 펀드레이징은 중국 시장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투자 비중이 적은 PEF로 자금이 쏠리는 분위기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 내수시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투자 비중이 큰 글로벌 PEF들이 자금모집에 고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주로 한·중·일에서 투자 대상을 찾는 아시아 펀드에서 중국 투자 비중이 축소되면서 이를 대체할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中 비중 적은 아시아펀드는 속속 펀드레이징 마무리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77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5호 펀드 조성을 최근 마무리했다. 60억달러 정도의 자금 모집을 예상했지만 투자자 수요가 몰리며 펀드 규모를 늘렸다. 2018년 45억달러 규모로 조성된 4호 펀드보다 60% 이상 커졌다. TPG도 순항하고 있다. 연말까지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60억달러 규모의 8호 펀드 조성에 돌입했는데 이미 40억달러 이상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이 3억달러를 출자하기로 확약하는 등 기관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두 펀드 모두 아시아 펀드 투자자산 중 중국 단일 비중이 크지 않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베인캐피탈은 한중일은 물론 호주 인도 등에 두루 투자해왔다. 특히 일본 투자에 강점을 보인 하우스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카버코리아를 유니레버에 3조에 매각하면서 대박을 거두기도 했다. 직전 4호 펀드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업체인 클래시스를 9000억원에 인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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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민낯' 감추다 드러난 얼라인의 아마추어리즘[차준호의 썬데이IB]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2025년 내 30만원까지 갈 수 있다"며 주주들에게 중장기 비전인 'SM 3.0'에 동참할 것을 독려한 얼라인파트너스가 두 가지 석연치 않은 거래를 물밑에서 단행했다. 얼라인은 △3월 12일 하이브가 SM엔터 인수를 포기하고 카카오의 인수가 확정된 시점 직후인 3월 14일에 보유한 지분 전량을 공매도에 활용되는 대차거래로 제공해 수수료를 수령했고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이창환 대표의 개인법인인 얼라인홀딩스가 보유한 1만주 주식을 시장에서 모두 팔았다.얼라인 측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 이에 대해 해명했다. 대차 거래에 대해선 "펀드들이 장기 보유 예정인 지분에 대해 일시 대여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건 통상적 자산운용 활동"이라고 말했고, 개인 법인이 보유한 주식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 시점을 택해 매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두 거래 자체에 대해선 모두 인정했다.기사를 통해 드러난 얼라인의 행동과 답변을 둔 최종 판단은 주주들과 독자의 몫이다. 다만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며 승승장구해온 얼라인이 창사 이후 맞이한 첫 위기에서 보인 해명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든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이벤트를 시작하거나 펀딩 과정에서 주주들을 결집할 땐 '소액주주 이익 대변', '거버넌스 진화', '자본시장의 전례없는 변화' 등 거창한 구호를 내걸지만 논란에 직면했을 땐 "펀드는 수익률 제고가 지상목표"란 말로 논점을 바꾸면서다.얼라인파트너스가 출범때부터 "우리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철저히 투자자에 대한 수익률로 평가받겠다"며 냉철한 헤지펀드를 자처했다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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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남주혁 다 떠날라…카카오, SM에 '올인'한 속사정 [차준호의 썬데이IB]
하이브를 이겨내고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승리한 카카오가 감수해야했던 건 금전적 비용만이 아니었다.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 계약을 둘러싼 법적 논란, 하이브와의 공개매수 전쟁과 여론전으로 인한 온갖 잡음으로 평판 리스크까지 짊어지게 됐다. 재계 15위 그룹이 금감원으로부터 '시세조종' 혐의의 타깃으로 지목받고 있다. 안 그래도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 상장 먹튀 논란 등으로 집중 포화를 맞았던 카카오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전면전을 택했다. SM엔터 인수가 핵심 자회사인 카카오엔터의 존폐를 결정지을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고리는 카카오엔터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다. 국내에 갇혀있는 카카오 플랫폼을 글로벌로 확장시킨다는 새로운 성장 스토리다.카카오엔터가 2018년부터 숨가쁘게 인수한 다수의 연예기획사·영화제작사 등 핵심 계열사들의 핵심 자원들이 올해부터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카카오가 SM엔터 인수와 나스닥 상장에 올인한 배경이다. 카카오엔터는 각 자회사들의 인력들에게 회사 상장을 통한 '잭팟'을 약속하고 M&A를 단행해왔다.인수 이후 4~5년간은 해당 인력들이 신규 회사를 차릴 수 없는 '경업금지'가 적용되지만, 이 기간이 끝나면 새로 회사를 차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올해 IPO에 실패하면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8년 인수한 배우 이병헌의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 공유·전도연·남주혁 소속의 매니지먼트 숲, 이보영 소속의 제이와이드컴퍼니 등이 대표적이다. 2019년 합류 후 넷플릭스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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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FC 전격 매각 배경엔 '민초치킨'?[차준호의 썬데이IB]
지난해 7월 한국 KFC는 배달의 민족과 손잡고 한정판 민트초코디핑치킨(사진)을 선보였다. “민초단은 물론 민트초코를 선호하지 않는 반민초단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란 게 KFC 측의 설명이었다. 이어 민초 디핑소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소식을 접한 KFC 본사와 대주주 얌브랜즈그룹(Yum!brands)는 발칵 뒤집어졌다. KFC, 피자헛, 타코벨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보유한 얌브랜즈는 음식료(F&B) 사업자들에겐 악명이 높다. KFC가 진출한 각 국가들의 메뉴 개발은 물론 프로모션, 마케팅, 세일 품목 등 모든 결정권을 쥐고 통제하기로 유명하다. 얌브랜즈 측은 KFC코리아를 인수한 KG그룹의 돌발 프로모션에 문제제기에 나섰다. 이런 KFC의 통제에 KG그룹 측도 불만이 누적됐다. 양 측의 골은 깊어갔다. KFC 본사는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였고, KG그룹도 맞대응에 나설 분위기였다.결국 KFC 본사는 KFC코리아측의 계약 위반을 이유로 가맹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KG그룹은 분쟁을 벌이는 대신 아예 사업권을 매각해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맞섰다. 지난해 말 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오케스트라PE는 양 측의 갈등으로 주인없는 회사가 된 상황을 공략해 약 600억원 수준에서 회사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이처럼 글로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들의 한국법인들은 '빛 좋은 개살구'란 평가가 많았다. 깐깐한 프랜차이즈 계약 외에도 각 국 법인은 매출의 5% 가량을 매년 본사의 로열티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점포개발계획(Development Plan) 조항도 인수자 입장에선 골칫거리 중 하나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인수자는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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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가 일깨운 카카오엔터 '업의 본질'[차준호의 썬데이IB]
"혹시 우리가 제안한 조건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건지, 당장 사우디행 비행기를 알아봐야 하는 건 아닌지 정말 초조했습니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싱가포르 국부펀드(GIC)로부터 1조1540억원에 달하는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축포를 쐈다. 한 관계자에게 투자 유치 과정에서 가장 큰 위기가 언제냐고 묻자 지난해 11월을 꼽았다. 배재현 부사장이 이끄는 카카오 투자전략실은 GIC와 투자유치 논의를 먼저 끝낸 후 이무렵 PIF에도 계약서를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PIF가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답변을 주기로 한 지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이 두절됐다. 다행히 월드컵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투심위 전날 경기에서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꺾자 온 국민이 축제에 빠졌고, PIF 의사결정자들도 '자체 휴가'에 돌입했다. 카카오 관계자들은 사우디가 조별 리그를 통과해 공백이 길어졌다면 거래 완주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카카오엔터 사활 걸었던 투자유치카카오팀이 투자 유치를 앞두고 이렇게 초조했던 건 카카오엔터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카카오엔터의 확장엔 거침이 없었다. 언제든 상장(IPO)에만 성공하면 기업가치 20조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꿈을 앞세워 유망한 기획사·제작사를 쓸어 담았다. 보유 현금이 바닥을 보였지만 언제든 외부에서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이진수 대표도 미국에 상장해 180억달러(20조원) 이상의 몸값을 증명받겠다며 외신 인터뷰에 나섰다. 지난해초 추진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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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PEF 한국 파트너들, 수백억 과태료 낼 뻔한 사연은 [차준호의 썬데이IB]
대형 글로벌 사모펀드(PEF)의 파트너인 A씨는 최근 가슴이 철렁한 경험을 했다. 국세청으로부터 '해외계좌 미신고'에 따른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이를 소명하라는 연락을 받으면서다. A씨는 과징금으로만 100억원이 넘는 큰 돈을 물어야할 위기에 놓였었다.국세청이 겨냥한 건 PEF 파트너들의 '성과보수(Carried interest)'였다. PEF운용사들은 각 연기금 공제회들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매 년 펀드 총액의 1~1.5% 수준의 관리보수와 투자 성과에 대한 보너스 개념의 성과보수를 함께 받는다. 성과보수의 기준은 매년 연복리(내부수익률·IRR) 기준 8%의 넘은 펀드의 경우 차액의 20%를 운용사가 가져가는 '8/20'룰이 일반적이다.성과보수는 대부분 운용사의 소수 파트너들이 나눠 갖는다. 국내에서도 PEF가 단행하는 거래 규모가 조(兆)단위에 달할 정도로 커지면서 성과보수로만 당장 은퇴해도 될 정도의 목돈을 얻어 거부가 되는 사례도 목격된다. OB맥주를 AB인베브에 매각한 KKR과 어피너티 파트너들도 수백억에 달하는 성과보수를 수령했다. 특히 글로벌 PEF들의 파트너들은 국내 거래에서 '잭팟'을 거뒀을 때 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거둔 성과보수도 일부 수령하다보니 막대한 현금을 쥘 수 있다.국세청은 글로벌PEF들이 분배받을 파트너별 성과 보수 몫을 기재해 놓은 장부를 케이먼제도 등 조세회피처 등에서 입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각 성과보수가 아직 분배되진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각 파트너들의 몫이 정해진 '해외 계좌'로 해석해 과태료 처분을 검토해왔다.현행법에 따르면 해외계좌 미신고에 따른 과태료는 건별 부과가 아닌 해당 계좌에 있는 잔액에 20%에 달할정도로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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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도 돈 못모아 '쩔쩔'…지갑 닫은 투자자에 PEF '초긴장'[차준호의 썬데이IB]
글로벌 대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이 3분기 투자자 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질타를 받았다. 3분기 자금모집(펀드레이징)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전세계 기관투자가(LP)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출자자들을 '골라 받는' 운용사였지만, 1년만에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해외에서 펀드레이징을 진행하거나 검토 중인 국내 PEF들도 "칼라일마저 돈을 못모을 정도로 시장이 냉각됐다"며 긴장하고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칼라일그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컨퍼런스콜에서 펀드레이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3분기에 전체 펀드레이징 총액이 60억달러로 2분기 100억달러 대비 줄었다. 칼라일이 지난해 9월 역대 최대 규모인 270억달러를 목표로 펀드조성에 나선 대표 바이아웃 펀드(칼라일파트너스 8호)도 3분기 19억달러를 모으는 데 그쳤다. 2분기 32억달러 대비 감소한 수치다.커티스 버서 칼라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요 출자자들이 겪는 '분모효과(denominator effect)'를 펀드레이징의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 요인으로 언급했다. 주요 공제회, 연기금 등 출자자들은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에 투자하고 PEF 출자는 대체투자 중 일부로 분류해 투자한다. 이 중 시가로 평가되는 주식과 채권 시장이 올해 들어 급락하면서 전체자산(분모) 중 전통자산(분자)의 비중은 줄고, 반대로 대체자산의 비중이 저절로 늘어난 현상을 뜻하는 게 분모효과다. 이 때문에 LP들이 3분기에 대체자산 투자를 특별히 늘리지 않았더라도 분모효과로 인해 정해진 상한선이 차버렸고, 이로 인해 신규 출자를 위한 투자여력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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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바벨탑 '카카오'가 무너지고 있다[차준호의 썬데이IB]
카카오가 잔인한 10월을 보내고 있다. 카카오와 모든 계열사들의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이상 폭락한 가운데 상장사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라이온하트)의 중복 상장 논란이 자본시장을 뒤흔들었다. 라이온하트가 결국 상장 절차를 멈추며 일부 진화했지만 데이터센터의 화재로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면서 전례없는 위기에 처했다.두 사건은 코로나19 팬더믹 기간 자본시장에 쌓아올려진 카카오라는 '바벨탑'이 흔들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코로나19기간 카카오의 자산 규모는 2019년 10조원에서 올해 32조원까지 늘어나 재계 15위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같은 기간 계열사 수도 71곳에서 138곳으로 늘었다. 두개의 축이 카카오 제국을 지탱했다. 카카오톡이란 굳건한 플랫폼을 보유한 사업적 기반이 한 축이었고,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나머지 한 축이었다. 풋옵션 행사 둔 카카오-라이온하트 '머니게임' 촌극증시 침체 속 위태위태했던 두 축의 연계가 허물어진 기폭제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이자 대형 모바일게임 '오딘'의 제작사인 라이온하트의 상장을 둘러싼 잡음이다. 카카오게임즈와 라이온하트 경영진이 중복상장 문제가 주가 하락과 주주들의 불만에 직접적 원인임을 알면서도 이를 가장 적절하지 못한 시점에 강행하려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여기엔 카카오게임즈와 라이온하트 인수 과정에서 있었던 두 회사간 계약(풋옵션)이 깊게 연관돼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을 투입해 라이온하트 지분 30.37%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카카오게임즈가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 총 200억원을 초기 투자해 지분율을 21.6%까지 확보했던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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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보다 대체투자 걱정에 잠 못이뤄요" '큰손' CIO의 토로[차준호의 썬데이IB]
"주식·채권이야 사이클이 있는 데 방법이 있나요. 대체투자 걱정에 잠을 못 이루겠습니다."평소 친분이 있던 국내 한 공제회·연기금의 A CIO와 점심 자리에서 의례적으로 시장 상황을 묻자 의외의 푸념이 나왔습니다. 그는 "대체투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좀 바뀌고 있다"면서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요즘 취재를 다니다보면 A CIO만의 고민은 아닌 거 같습니다. 이런저런 걱정 속에는 대체투자의 본질을 꿰뚫는 얘기가 많답니다. 그의 걱정을 몇가지 테마로 재구성했습니다. #자리 보전엔 '대체투자 확대'가 제격? "운용하는 사람 입장에선 금리가 뛰면서 투자한 주식은 마이너스죠. 채권도 물론 이제 만기 보유 증권으로 있는 것도 있지만 시가 평가하면 지금 금리 상황에선 무조건 손실입니다. 그런데 대체투자만 전부 수익권이에요. 대체투자는 시가평가에 한계가 있어 착시가 있기 때문이죠. 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체 비중이 높은 것이 전체 기관 수익률을 이끌어가는거죠. 평가에 시차가 있으니까요."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국내주식 -19.58%, 해외주식 -12.59%, 국내채권 -5.80%, 해외채권 -1.55% 등 손실을 봤지만, 대체투자에선 7.25%의 수익을 거뒀다.)"이렇다보니 운용역이나 저 같은 CIO 입장에선 유혹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제가 그래서 '컨티뉴에이션펀드'에 대해 우려했어요. 기자님 펀드가 지금 만기가 됐어요. 지금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는 자산이 몇 개나 될까요. 비상장주식이면 가치가 평가가 안 돼 있는데 비슷한 산업군 내 기업의 주가는 엄청나게 빠져있고. 누가 그걸 원하는 가격에 사려 하겠어요. 그렇다고 시장 가격에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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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가뭄 속 세 번의 파도가 올겁니다"[차준호의 썬데이IB]
요즘 인수합병(M&A) 업계는 '거래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마켓인사이트가 올해 6월 말까지 집계한 바이아웃(경영권 이전) 거래는 총 18조6091억원으로 27조7402억원의 거래가 성사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가량 줄었습니다. 상반기에는 그나마 M&A 시장이 초호황이던 작년 논의를 시작했던 거래들이 반영됐습니다. 하반기 전망은 매우 어둡습니다. 그나마 뜨거운 매물이었던 일진머티리얼즈는 인수 열기가 미적지근해져 성사 가능성도 불투명합니다.지난해만해도 몰려드는 업무에 새벽까지 야근이 일상이었던 투자은행(IB), 사모펀드(PEF) 업계 관계자들도 올해는 일감 부족에 한숨이 깊습니다. 일부 인력들은 지난해 못 간 밀린 여름휴가를 떠난 모습도 관측됩니다. 주니어들도 오후 9시면 퇴근해 모처럼 워라밸을 즐기고 있습니다.얼마 전 만난 대형 PEF 파트너도 8월 내내 제주도에서 서핑을 즐기다 사무실로 복귀했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10여년간 투자업무를 맡아 휴가 없이 일해왔지만, 올해는 "10월까지 개점휴업을 하겠다"고 사무실에 선언했다고 합니다. '왜 10월까지인지'를 묻자 해당 시기 전후에 오는 세 번의 파도를 잘 고르면 전례 없는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파도는 정말 현금이 동 나서 급매물로 나오는 기업들입니다. 매년 '의도한 적자'로 현금유출(Cash-burn)은 이어지고 있지만, 높아질 대로 높아진 기업가치 탓에 신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이 대표적입니다. 한때 롯데에 1조원 매각이 거론됐던 티몬은 최근 들어 2000억 수준 기업가치로 동남아기반 e커머스업체인 큐텐과의 지분교환 방식의 거래가 진행 중입니다. 수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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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봉 억대 넘는 '꿈의 직장' PEF에 입사하려면[차준호의 썬데이IB]
#1.뉴욕거래소 상장사인 데르페르가닷컴을 평가해 (1) 이 주식을 매수(long) 또는 매도(short) 할 것인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2) 회사의 경영권을 매수(100% 인수)할 경우 적정한 기업가치와 잠재적인 가격을 산출하세요.2. 회사의 향후 5년 재무 예측 모델도 함께 제출해주십시오. 향후 3년 목표 주가 및 LBO(차입매수)시 수익 분석을 포함해 주세요. 특히 우리가 투자를 위해 집중해야 할 지표와 투자 포인트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강조해주세요.3. 15장 분량의 PPT를 작성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주세요.①당신의 이번 투자 철학은 무엇인가요?②이 회사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와 당신의 투자 철학간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해주세요③우리는 어떻게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요?(투자금 회수 방안)④우리 투자철학이 맞다면, 당신이 예상하는 수익률은 얼마나 되나요?⑤우리가 이 회사의 지분 100%를 확보해 경영권 인수를 한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은 얼마정도인가요? 또 이 회사의 내재가치와 그에 따른 적정 내부수익률(IRR)은 어느정도로 생각하나요?#A. 당신의 보스가 국내 상장사인 지누스의 인수를 검토 중입니다. 전체 지분을 인수해 비상장사로 전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이에 대한 재무모델을 만들고 내부 구성원을 설득할 수 있는 투자설명서(IM)를 만들어 제출해 주세요.B. 경영권 인수를 위한 LBO 모델을 첨부하세요. 다음을 포함 3년치 과거 성과와 5년간 미래 전망치를 담은 재무모델을 제시해주세요. △손익계산서(Income Statement) △재무상태표(Balace Sheet) △ 현금흐름표 △부채스케쥴(Debt Schedule) △기대수익률 계산, 민감도 분석 등. LBO모델 작성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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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KFC·버거킹' M&A 식탁 오른 햄버거 빅3, 이번엔 콧대 낮출까? [차준호의 썬데이IB]
맥도날드 버거킹 KFC 맘스터치 등 햄버거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잇따라 인수합병(M&A) 식탁에 올랐지만 M&A업계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국내 법인 혹은 운영권을 인수한 이후에도 매년 대규모의 로열티 수수료를 글로벌 본사에 지급해야 하는 데다 운영을 둔 자율권까지 제한받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M&A의 특수한 계약 구조가 흥행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본사들이 몸값을 낮추거나 계약 조건을 조정하는 등 눈높이를 맞추지 않으면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韓 법인 적자에도…맥도날드는 수백억 수수료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버거킹 사업을 내놓은 사모펀드(PEF)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본입찰을 앞두고 후속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KG그룹도 2017년 인수한 KFC코리아의 매각에 돌입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참여에 고심 중이다. 최근 '반올림 피자'를 인수한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업계에선 투자 원금 수준인 1000억원의 몸값만 받아내도 성공이란 평가가 나온다.최근에는 미국 맥도날드 본사까지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결정해 대열에 합류했지만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맥도날드는 2016년에도 한 차례 한국맥도날드의 매각을 시도했다. CJ그룹, 매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인수 후보들과 눈높이 차이로 백지화했다. 이후 2019년에도 글로벌IB 한 곳을 선임해 잠재 매수인들에 접촉했지만 거래 성사에 이르진 못했다. 업계에선 글로벌 프랜차이즈 M&A들이 시장에서 소외된 원인으로 본사에 종속된 특수한 계약 방식을 꼽는다. 맥도날드 본사 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