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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정제마진 뚝뚝…다시 허리띠 졸라매는 정유사

    유가·정제마진 뚝뚝…다시 허리띠 졸라매는 정유사

    세계 유가와 정제마진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1월을 고점으로 ‘추세적 하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 침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초만 해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던 정유사들은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2.5달러였다. 1월 80.4달러와 비교해 9.8% 하락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기업별 스폿(spot·실시간) 정제마진은 1월 배럴당 10달러 선에서 현재 7~8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제품 수요 침체가 유가와 정제마진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중국 수요 침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수요 침체로 유가·정제마진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석유제품 가격 하락폭이 기름값 낙폭보다 크다. 원재료(원유) 가격보다 제품 판매가격이 더 내려가니 정유사 실적은 악화한다. 특히 제품 가격 하락기엔 원유를 비쌀 때 사서 제품을 만든 후 휘발유 등은 싸게 팔 수밖에 없는 ‘부정적 래깅 효과’가 나타나 손실이 커진다. 재고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도 늘어난다.정유사들은 정유 부문에서 올 1분기 영업적자를 내거나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의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이 정유 부문에서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3424억원)과 비교하면 96% 이상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450억원을 기록한 에쓰오일은 600억원대 영업적자가

  • 정유 4사, 작년 수출 역대 최대

    지난해 국내 정유업체가 수출한 휘발유와 경유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 침체를 이겨내기 위한 정유 4사의 수출 확대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2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수출한 휘발유는 1억1189만 배럴, 경유는 2억166만 배럴이었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석유 수출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유협회는 “국내 정유사가 지난해 정제마진 축소에 따른 경영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로 경질 석유제품 수출 확대에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전체 석유제품 수출도 전년 대비 4.8% 증가한 4억9045만 배럴을 기록했다. 역대 2위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약 서른세 번 채울 수 있는 물량이다. 다만 석유제품 수출액(451억7000만달러) 기준으로는 국제 유가 하락 여파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국가별 수출량은 호주(18%), 일본(12.9%), 싱가포르(12.5%), 미국(8.8%), 중국(8.7%) 순이었다. 호주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일본은 싱가포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다만 올해는 석유 수출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에 따른 에너지·통상 분야 불확실성이 커져 석유제품 수출 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제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출국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에 주력해 석유제품 수출의 질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성상훈 기자

  • [단독] '트럼프 2기' 대응…미국산 원유 수입 늘린다

    정부와 SK에너지 등 국내 정유 4사가 미국산 원유 수입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석유 수출 확대’ 선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를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낮추는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정유사는 중동에 편중된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를 대상으로 국가별 원유 도입 현황과 수입처 다변화 가능성 등에 관한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산업부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와의 통상 협상에 대비해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그 첫 단계로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업계에서는 트럼프 1기 때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2016년 0.1%이던 미국산 원유 비중이 2020년 10.2%로 수직 상승한 점을 들어 현재 16.7%인 이 비중이 20~30%로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물류비와 관세를 포함한 도입 비용 측면에서 미국산 원유 가격은 수입 원유의 70%를 차지하는 중동산과 큰 차이 없다. 19일 종가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9.53달러로 두바이유(72.53달러)보다 낮다. 다만 미국산 원유가 중동산(중질유)과 다른 경질유라는 점에서 도입 물량이 증가하면 정유사가 설비 변경 등에 상당한 돈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도 리스크 헤지를 위해 원유 도입처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국가 차원의 협상 카드로 쓰는 만큼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오현우/김우섭 기자

  • 지정학 불안·中수요 감소에…정유 4사, 3분기 2조원 날렸다

    지정학 불안·中수요 감소에…정유 4사, 3분기 2조원 날렸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올해 3분기 정유부문에서 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복합 정제마진이 손익 마지노선인 배럴당 5달러 아래로 내려간 탓이다.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3분기 적자 총합은 1조9539억원이었다. 4개 회사가 3개월 동안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4개 기업 중 이날 마지막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GS칼텍스는 정유부문에서 500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부문에서 6166억원의 적자를 냈고, 에쓰오일은 5737억원의 손실이 났다고 공시했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올해 3분기 정유부문에서 26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정유 4사가 이례적으로 동시에 적자를 낸 건 정제마진이 예측한 수치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판매하는 정유 제품 가격과 원유 수입가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 지난 3분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으로 원유 가격은 크게 하락하지 않은 반면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의 정유 수요 감소 등으로 가솔린·등유·경유 등 정유 제품 가격은 급락했다.업계에서는 통상 배럴당 5달러를 복합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국내 정유사들이 지표로 삼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3분기에 평균 3.6달러 선이었다. 올 1분기 평균 7.3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폭락한 셈이다.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 정제 공장은 특성상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출 수 없는 구조”라며 “복합 정제마진이 악화했다고 공장을 멈출 수는 없다 보니 손실을 보면서 계속 생산한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최근 복합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정유 4사 실적도 좋아

  • SK이노, CEO 3명 교체…"본원 경쟁력 회복"

    SK이노, CEO 3명 교체…"본원 경쟁력 회복"

    SK그룹의 정유·석유화학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을 앞두고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24일 단행했다. 주력 자회사인 SK에너지는 1년도 안 돼 수장을 바꿨다. SK에코플랜트, SK스퀘어에 이어 12월 초로 예정된 그룹 전체 인사보다 한 달여 앞당겨 조직을 정비하는 것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계열사의 본원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신상필벌 원칙 따른 인사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 SK에너지 사장에 김종화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총괄(57)을 선임했다. 석유화학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은 최안섭 머티리얼사업본부장(52)을 사장에 임명해 내부 승진을 택했다.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을 제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엔 이상민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49)이 낙점됐다.세 신임 CEO(최고경영자)의 공통점은 이공계 출신이라는 것이다. 기술과 현장에 집중해 SK이노베이션의 ‘기초 체력’을 다시 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별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느라 미진해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SK이노베이션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 SK에너지에 이공계 출신이 사장으로 선임된 건 2015년 퇴임한 박봉균 사장 이후 9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선임한 사장을 1년도 채 안 돼 교체한 것은 쇄신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라며 “김 신임 사장이 울산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현장 엔지니어 출신인 만큼 정유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신상필벌 원칙을 분명히 한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SK지오센트릭만 해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490억

  • SK이노 2분기 실적 쇼크…SK온 "하반기 흑자전환 목표"

    SK이노베이션이 시장 추정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 둔화가 길어지며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낸 영향이 크다. 회사 측은 “하반기엔 금리 인하로 전기차 수요가 늘고 정유 제품의 정제마진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 18조7991억원, 영업적자 458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4% 늘었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에선 지난해 3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흑자를 낸 뒤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정제마진 하락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유 부문의 이익이 이전 분기보다 줄어든 데 이어 석유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사업 이익도 전부 감소했다. 배터리와 소재 사업에서는 적자폭이 더 커졌다.SK온은 2분기 매출 1조5535억원, 영업적자 4601억원으로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생산세액공제(AMPC) 1119억원을 받았지만 손실폭이 역대 최대치에 달했다.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헝가리 공장 신규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이 증가해 고정비가 늘었기 때문이다.회사 측은 공장 가동률을 높여 하반기엔 흑자를 내겠다는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오는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합병해 추가되는 영업이익을 제외하고 오롯이 배터리 사업에서만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가동률 전망은 내놓지 않았다.관건은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하반기에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다. 주요 고객사인 미국 포드가 전기차 투자를 기존 계획보다 줄이는 점이 리스크다. 이에 대해 SK온은 “포드 전기트럭 F-150은 판매량이 계속 증

  • "매력있긴 한데…" 주판알 튕기는 석유·가스업계

    "매력있긴 한데…" 주판알 튕기는 석유·가스업계

    2035년부터 동해 광구에서 석유와 가스를 생산한다는 소식에 국내 석유·가스업계는 ‘주판알’을 튕기느라 하루 종일 분주했다.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조절이나 전쟁 등 예기치 못한 리스크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원유·가스를 조달하는 산유국의 이점을 누릴 수 있지만, 채굴 등 개발비가 너무 많이 들면 자칫 손해 보는 장사가 될 수도 있어서다. 광구 사업은 실제 매장량이 얼마인지, 채굴 난도는 어느 수준인지 등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예단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동해 석유·가스전 사업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주도하고, 국내외 기업들이 지분을 투자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원료를 생산해 판매한 금액을 지분율대로 배당하는 생산물분배계약 방식이다. 과거 동해-2 가스전을 개발할 땐 한국석유공사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7 대 3의 지분으로 사업을 꾸렸다.동해 석유·가스전에 매장된 원유는 약 35억 배럴로 추정된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연 10억 배럴의 원유를 100% 수입하는 점을 고려하면 매년 일정량을 국산 원유로 대체할 수 있다. 운송기간 및 비용을 줄일 여지가 생긴다는 얘기다. 중동에서 원유를 들여오면 3~4주가 걸리는데, 동해에선 3일 내 운송할 수 있어서다. 그만큼 해상 운송비와 보험료를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유 수입 관세(약 3%)도 면제된다. 정유업계에서는 원유값이 배럴당 80달러일 때 4~5달러 정도가 운임·관세·보험료 등으로 나가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날 증시에선 석유·천연가스 관련 기업이 일제히 급등했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석유화학제

  • 中 이어 중동까지 증설 경쟁…英 셸, 亞 NCC 매각

    中 이어 중동까지 증설 경쟁…英 셸, 亞 NCC 매각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도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설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중국 석유화학기업들의 ‘증설 러시’로 에틸렌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정유사들도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속속 늘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의 감산 및 구조조정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석유기업 셸은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매각했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기업 찬드라아스리와 글로벌 원자재기업 글렌코어의 합작사 CAPGC가 이를 인수했다. 매각가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찬드라아스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 90만t에서 200만t으로 확 키우게 됐다.셸이 아시아 설비를 매각한 건 중국 때문이다. 중국의 기초유분 자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중국 기업들이 남아도는 석유화학 제품을 동남아시아 등지에 헐값에 내다 팔고 있어서다.석유화학 시장으로 눈을 돌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 중동 정유사들이 생산설비 확충에 나선 것도 구조조정 움직임에 한몫하고 있다. 중동 정유사들은 조만간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사업영역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은 대다수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한 뒤 나온 나프타를 석유화학기업에 판매하는데, 앞으론 정유사가 나프타를 직접 분해해 기초유분을 생산한다는 얘기다.대표적인 기업이 아람코다. 이 회사는 2018년부터 10년간 석유화학 분야에 1000억달러(약 137조원)를 투자하기로 하고, 그 일환으로 울산에 9조3000억원을 들여 초대형 NCC 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가 구조조정

  • 英 셸도 NCC 매각…中과 중동 기업, 석유화학 '저가 러시'

    英 셸도 NCC 매각…中과 중동 기업, 석유화학 '저가 러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도 아시아 지역 생산 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증설 러시’로 에틸렌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정유사들도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속속 늘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감산 및 구조조정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석유기업 셸은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매각했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기업 찬드라아스리와 글로벌 원자재기업 글렌코어의 합작사 CAPGC가 이를 인수했다. 매각가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찬드라아스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 90만t에서 200만t으로 확 키우게 됐다.셸이 아시아 설비를 매각한 건 중국 때문이다. 중국의 기초 유분 자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남아도는 석유화학 제품들을 동남아시아 등지에 헐값에 내다 팔고 있어서다. 중간원료인 파라자일렌(PX), 합성수지인 폴리프로필렌(PP) 자급률도 내년께 10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는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석유화학 시장으로 눈을 돌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 중동 정유사들이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선 것도 석유화학 기업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한 몫하고 있다. 중동 정유사들은 조만간 석유 수요가 정점

  • "정유·화학, 미워도 다시 한 번…지금이 매수 적기"

    "정유·화학, 미워도 다시 한 번…지금이 매수 적기"

    정유·화학주가 올해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하락하는 추세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효과 등으로 올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하는 만큼 현시점이 저점 매수할 때라고 조언했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유·화학기업이 포함된 KRX에너지화학지수는 연초 대비 10.35% 하락했다. 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지수 가운데 KRX300소재 다음으로 낙폭이 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3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흐름이다.글로벌 수요 부진 및 중국발 공급 과잉 등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이들 기업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기준 KRX에너지화학지수는 6.5% 떨어져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주요 종목인 롯데케미칼(-9.89%) LG화학(-8.31%) 에쓰오일(-7.38%) 한화솔루션(-5.46%) SK이노베이션(-4.22%) 금호석유(-1.76%) 등이 최근 한 달 새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정유·화학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는 올 들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중동지역 분쟁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90.65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정제마진이 올라 정유업체는 수익성이 좋아진다.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12.6달러 수준이었고 2월에는 15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손익 기준선이 배럴당 4~5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이 유력하다.최근 발표된 1분기 정유사들의 성적표를 보면 회복세가 뚜렷하다. 정유사업이 주력인 에쓰오일의 올해 1분기 연

  • 절반 이상이 '어닝 쇼크'…2차전지·정유주 털썩

    절반 이상이 '어닝 쇼크'…2차전지·정유주 털썩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를 밑돈 상장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4분기 실적 발표 기간이 중반을 지난 가운데 코스피200·코스닥150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어닝 쇼크’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유가 하락으로 2차전지와 정유 업종이 특히 부진했다. 실적 부진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일부 종목은 저PBR주 열풍에 올라타 주가가 급등했다.주요 종목 절반은 어닝 쇼크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200, 코스닥150 상장사는 이날까지 총 119개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350개 상장사 중 34%가 2023년 실적 발표를 마친 것이다.이 중 4분기 어닝 쇼크를 낸 기업이 62개로 절반을 넘는다. 증권사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대비 실제 영업이익이 10% 이상 낮은 기업은 에쓰오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HD현대인프라코어 등 53곳이었다. 기존 추정 대비 적자가 심화한 기업은 SK스퀘어, 현대제철 등 3곳이다. 기존에는 흑자 전망이었으나 실제로는 적자 전환한 기업은 한화오션, 호텔신라, BNK금융지주 등 6곳이었다. 반면 컨센서스 대비 영업이익이 10% 이상 높거나 컨센서스 대비 흑자 전환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은 SK하이닉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현대로템, HD현대중공업 등 19개에 불과했다.상장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 합산 기준으로 봐도 기존 전망 대비 부진했다. 증권사 전망치가 존재하는 111개 상장사의 영업이익 합산액은 20조2300억원으로 증권사 컨센서스 합산액인 25조7789억원보다 약 21.5% 낮았다.다만 일회성 비용 및 성과급 지급 등을 고려하면 4분기 어닝 쇼크는 매년 반복되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

  • 4분기 상장사 실적 중간 집계해보니…절반은 '어닝쇼크'

    4분기 상장사 실적 중간 집계해보니…절반은 '어닝쇼크'

    국내 상장사들의 4분기 어닝시즌이 중간 지점을 돌고 있는 가운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 기업 중 절반 이상은 '어닝쇼크'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유가 하락으로 2차전지와 정유 업종이 특히 부진했다. 다만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일부 종목들은 '저PBR'주 열풍으로 주가가 올랐다. ◆4분기 주요 종목 절반은 어닝쇼크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 내 상장사는 총 119개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350개 상장사 중 34%가 2023년 실적 발표를 마쳤다.  이 중 4분기 어닝쇼크를 낸 기업이 62개로 절반 이상이었다.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대비 실제 영업이익이 10% 이상 낮은 기업은 53곳, 기존 추정 대비 적자가 심화한 기업은 3곳이었다. 기존에는 흑자 전망이었으나 실제로는 적자 전환한 기업은 6곳이었다. 반면 컨센서스 대비 영업이익이 10% 이상 높거나, 컨센서스 대비 흑자전환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은 19개에 불과했다.  상장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 합산 기준으로 봐도 기존 전망 대비 부진했다. 증권사 전망치가 존재하는 111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합산액은 20조2300억원으로 증권사 컨센서스 합산액인 25조7789억원보다 21.5% 낮았다. 다만 일회성 비용 및 성과급 지급 등을 고려하면 4분기 어닝쇼크는 매년 반복되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 기준으로 보면 4분기 실적은 증권사 전망치 대비 평균 18.7%를 밑돌았다"며 "현재까지 4분기 실적은 평균

  • 정유·화학주, 바닥 모를 추락

    정유·화학주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며 정제마진이 악화한 탓이다.9일 에쓰오일 주가는 0.30% 내린 6만7500원에 마감했다. 최근 3개월간 10.95% 밀렸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과 금호석유 주가도 각각 5.12%, 6.34% 내렸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6.58% 오른 점과 대비된다.국제 유가 하락세가 주가 부진을 이끌었다. 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4.11% 내린 배럴당 70.77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작년 9월 93달러를 기록한 뒤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서다.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내리면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이 악화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206억원으로 컨센서스(4436억원)를 밑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은 3009억원(컨센서스 7124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증권가에서는 정유·화학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9일 에쓰오일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내렸다. 삼성증권도 SK이노베이션 목표주가를 기존 22만5000원에서 21만원으로 낮췄다.다만 국제 유가가 반등 시점에 도달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댄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석유 연구 책임자는 “석유 수요는 탄탄하다”며 “중동지역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전효성 기자

  • 정유·화학주 "바닥이 어디야"…4분기 실적쇼크 예상

    정유·화학주 "바닥이 어디야"…4분기 실적쇼크 예상

    정유·화학주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정제마진이 악화된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쇼크를 예상하며 주가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9일 에쓰오일 주가는 0.30% 하락한 6만7500원에 마감했다. 최근 3개월간 주가는 10.95% 떨어졌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과 금호석유 주가도 각각 5.12%, 6.34%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6.58%)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주가 부진을 이끌고 있다. 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11% 내린 70.77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지난해 9월 93달러를 기록한 뒤 하락 추세다. 글로벌 주요국가 경기 침체로 석유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유가 하락으로 4분기 실적부터 충격이 예상되고 있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내리면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이 악화돼 수익성이 떨어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206억원으로 컨센서스(4436억원)를 밑돌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도 3009억원(컨센서스 7124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정유·화학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잡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9일 S-Oil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했고, 삼성증권도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22만5000원에서 21만원으로 낮춰잡았다. 한화솔루션 목표주가도 6.45%(4000원) 낮췄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오르고 있어 1분기까지는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유가가 앞으로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댄스트루이벤 골

  • 中 증설 러시에…롯데케미칼·GS칼텍스도 '고부가'에 집중

    中 증설 러시에…롯데케미칼·GS칼텍스도 '고부가'에 집중

    산업의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석유화학·정유기업들이 잇따라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회사들의 저가 공세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업황 침체가 계기가 됐다. 이들 기업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선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한편 배터리, 그린 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잇단 증설로 인해 범용 제품은 수요가 살아나 업황이 돌아선다 해도 예전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산업이 생존 ‘열쇠’국내 1위 석유화학회사인 LG화학이 여수 NCC 2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2위 석유화학회사인 롯데케미칼은 지난 1월 파키스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파키스탄(LCPL)을 매각했다. 보유한 지분 75.0%를 약 2000억원에 판 것으로 추정된다.이 회사는 2009년 네덜란드 업체로부터 이 법인을 인수해 합성섬유와 페트병의 중간 원료인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했다. 하지만 범용성 제품 대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PTA 사업을 정리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매각 대금을 동박 등 배터리 소재 사업과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투자할 예정이다.석유화학회사들이 이처럼 기존 범용 제품 생산공장을 정리하고 있는 건 중국의 저가 공세 탓이 크다. 중국 회사들은 대규모 증설을 통해 자국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중국의 폴리프로필렌(PP) 자급률은 2015년 78%에서 지난해 90%로 높아졌다. PP를 포함해 에틸렌 등 기초 유분과 중간원료의 중국 자급률은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