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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공능력 111위 호남 건설사 '영무토건'도 법정관리행
주거 브랜드 '영무예다음'을 보유한 중견건설업체 영무토건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다.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파산1부는 이날 영무토건에 대해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포괄적 금지명령이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광주지법은 영무토건 대표자 심문 등 절차를 거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심문기일은 다음달 25일로 정했다.1998년 설립된 영무토건은 광주·전남 지역에 기반을 둔 향토 건설업체다. 아파트 브랜드 '영무예다음'을 앞세워 2002년부터 공동주택 사업에 뛰어든 후 전국에 꾸준히 아파트를 공급해왔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111위를 기록했다.하지만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고금리 여파로 지난해부터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무토건은 지난해 매출 885억원, 영업손실 61억원을 기록했는데, 2023년 매출 1529억과 영업이익 167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들어 경기 양주시 '양주 용암 영무 예다음 더퍼스트' 강원 강원시 '강릉 영무예다음 어반포레' 등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경영난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무토건은 결국 지난 20일 광주지법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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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내리막' 홈플러스 회생 불확실성 커져…메리츠, 채권 회수 가능할까
홈플러스가 한달 전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실적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4주간 주간 실적은 한주도 빼놓지 않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악화됐다. 홈플러스 회생의 전제조건인 실적 호전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사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채권자들도 한숨을 쉬고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에 1조3000억원을 지원한 메리츠금융그룹 역시 약속된 이자는 물론 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메리츠도 3500억원의 신규 자본 확충을 하며 관련 후폭풍에 대비하는 모습이다.불 난데 부채질하는 금감원2일 대체데이터 제공업체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이 발표된 지난달 첫째주 신용카드 결제액은 작년 동기 대비 7.10% 감소했다. 둘째주에는 -14.46%로 매출 감소폭이 더 커졌고, 셋째주 -13.81%, 넷째주 -12.19%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나갔다.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대대적인 세일에 나선 기간인만큼 더욱 뼈아프다. 홈플러스는 2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할인행사인 '홈플런 이즈백' 행사를 했으며, 다음날인 13일부터 19일까지 '앵콜! 홈플런 이즈 백'을 통해 세일을 연장했다.세일에도 카드 매출이 감소한 것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향후 영업 활동에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기존에 발행된 상품권을 먼저 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월 첫째주 이마트의 카드결제액이 작년 동기 대비 2.91% 증가하는 등 경쟁업체들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반사효과를 누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문제는 이같은 홈플러스의 매출 부진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소비자 이탈이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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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도 100억 투자' 홈플러스 울산동구점도 부실자산 발생
대한토지신탁이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을 담고 있는 부동산 펀드에 대해 부실자산 발생 사실을 공시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 측에서 임대료 지급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19일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이날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을 담고 있는 ㈜대한제2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해 부실자산 발생 사실을 공시했다. 홈플러스의 매출채권(임대료)에 부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실제로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이달부터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토지신탁은 "향후 임대료 수취 관련 불확실성(납부 지연 등)이 예상된다"며 "관련 법령에 의거해 부실자산 발생 위험을 공시한다"고 설명했다.아울러 "홈플러스 측에 향후 운영계획 확인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법무법인 등에 법률 검토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홈플러스 울산동구점은 삼성테스코(현 홈플러스)가 시행사 STS개발을 통해 2008년 조성한 상업시설이다. 지하 3층~지상 9층, 연면적 5만8995㎡ 규모로 울산 동구 지역의 유일한 대형마트다. 대한토지신탁은 2018년 7월 약 1500억원에 이 건물을 매입해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운용해왔다.당시 건물 매입을 위해 설립한 리츠가 ㈜대한제2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로, 에쿼티 365억원과 론 1000억원 등이 동원됐다. 에쿼티 투자자로 각각 100억원을 출자한 YG엔터테인먼트와 한국투자증권이 리츠의 공동 최대주주(각 27.34%)이고, 나머지는 개인 투자자와 IBK투자증권이 부담했다. 대주단으로는 농협생명보험(450억원), 삼성생명보험(285억원), IBK캐피탈(65억원) 등이 참여했다.대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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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홈플러스 사태' 관련 신영증권·신평사 검사 착수
금융감독원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유동화증권 등과 관련된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했다.금감원은 이날 오후 4시 홈플러스 기업어음(CP) 등 인수 증권사인 신영증권과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매긴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에 대해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신영증권 검사는 금융투자검사3국이, 신용평가사 검사는 금융투자검사1국이 담당한다.금감원은 “홈플러스 회생 신청 관련 언론 등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 및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이를 염두에 두고도 시장에서 유가증권을 발행했다는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제기됐다.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CP와 전단채 등 1880억원, 카드대금 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자산유동화증권(ABSTB) 4000억원 등 총 6000억원에 추산됐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신영증권 등 증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가 홈플러스의 신용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했다며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신영증권은 일부 증권사과 공동으로 홈플러스를 형사고소하기로 했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법정관리(기업회생)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속이고 유동화증권 등을 발행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도록 한 만큼 사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 사흘 전 신용평가사로부터 관련 사실을 알았지만, 유동화증권 발행 결정은 그 전에 이뤄졌다고 반박했다.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의 검사는 불가피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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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기업, 회생신청 6개월前 위기 감지…그때가 구조조정 골든타임"
“기업은 회생 신청 6개월 전에 이미 위기를 알고 있습니다. 그때가 바로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정준영 신임 서울회생법원장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회생 제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회생법원이 기존의 사후적 처방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 예방에 더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최근 연 매출 120억원 이하 소기업(일명 꼬마기업) 회생에 ‘종합적 고려법’을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나, 중견·대기업을 대상으로 ‘예방적 자율구조조정(Pre-ARS)’이라는 혁신적 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11시간 만에 개시 결정을 내리고, 1주일 내에 협력업체와 임차인에 대한 4500억원이 넘는 조기변제를 허가한 것도 회생법원의 신속 대응 의지를 보여준다. 정 법원장은 법원에서 1996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도산 관련 업무를 맡아 한국 도산법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그가 주목하는 것은 법정이 아니라 법정에 오기 전 6개월의 ‘골든타임’이다.▷취임사에서 ‘실패한 기업에 기회를 주는 것’을 회생법원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회생법원은 단순히 도산 절차를 관리하는 곳이 아닙니다. 실패한 기업과 개인에게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는 게 우리 역할입니다. 축구 심판처럼 규칙을 공정하게 적용하면서, 창의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를 신속하게 결정한 것도 이런 취지인가요.“마트산업의 대표 주자인 홈플러스는 하루만 영업이 중단돼도 5만 개 상품 공급망이 무너질 위기였습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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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불똥'…홈플러스 채권 펀드, 판매 중단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 단기채를 편입한 공모펀드의 판매가 잇따라 중단됐다. 투자금 손실 우려가 커지자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판매 중단 조치에 나서는 모습이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과 KB증권은 이날 ‘미래에셋IPO공모주셀렉션혼합자산투자신탁’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이 펀드는 공모주 전략을 활용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전체 운용 규모는 약 860억원이다. 사모펀드의 투자 대상에 홈플러스 단기채가 포함돼 있다. 편입 비중은 0.1% 미만으로,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가면서 모두 상각 처리됐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이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7일엔 키움증권과 KB증권이 판매 중지를 결정했다. 유안타증권도 판매 중단을 검토 중이다.홈플러스 단기채에 투자한 자산운용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KCGI자산운용은 지난 5일 홈플러스 전단채를 편입한 ‘KCGI공모주하이일드증권(채권혼합)’과 ‘KCGI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증권2호(채권혼합)’에서 해당 채권을 각각 80% 상각 처리했다. 두 펀드가 투자한 홈플러스 단기채 규모는 총 10억원이다.업계에선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법인과 개인을 상대로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 부채와 리스 부채 등을 제외한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약 6000억원 규모로, 이 중 절반가량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홈플러스 관련 단기채권 부실 우려가 커지자 이날 신영증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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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법정관리 일파만파…'세일앤리스백' 운용사도 비상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돌입하면서 홈플러스 점포를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확보해 운용해온 자산운용사들도 대규모 손실 위기에 놓였다. 고금리 및 온라인 활성화 등으로 대형 리테일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 사업까지 막힌 가운데 핵심 임차인인 홈플러스마저 휘청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7일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JR자산운용이 보유한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는 투자자산에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했다. "투자자산인 강서 홈플러스 및 본사 사옥의 책임 임차인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법원의 결정으로 임대료 매출채권 수취에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리츠는 임대료 납부 계획 등 채권 보전을 위한 내용증명 공문을 홈플러스 측에 발송할 예정이다.지난 5일에는 KB부동산신탁의 ㈜케이비사당리테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와 ㈜케이비평촌리테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각각 '부실자산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했다.해당 리츠는 홈플러스 사당점과 평촌점을 담고 있다. 이 리츠들은 "향후 임대료 납부계획 및 매장 정상 운영 여부, 대책 마련 회신 요청 등 공문을 (홈플러스 측에) 발송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핵심 입지에 자리한 점포 등 홈플러스가 보유한 우량 자산을 매각해 인수 차입금을 상환하는 전략을 취했다. 자산운용사들은 홈플러스 점포를 인수해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운용하는 한편, 매각 차익을 얻기 위해 엑시트에 나서거나 점포 부지를 주상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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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홈플러스 'RCPS 부채→자본 전환' 동의한 적 없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식(RCPS)을 부채에서 자본으로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국민연금공단이 내놨다. 자본 전환에 동의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국민연금은 7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국민연금은 RCPS 발행조건 변경에 합의한 적이 없으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 조건은 투자 당시와 비교해 변경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앞서 일부 언론은 보도를 통해 국민연금이 지난달 홈플러스가 RCPS를 부채에서 자본으로 전환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홈플러스로부터 받아야 할 RCPS 금액이 1조원까지 불어난 가운데 국민연금이 손실을 감수하고 일부 투자금이라도 돌려받기 위해 RCPS 전환에 동의해줬다는 것이다.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부채보다 자본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돈을 돌려받기가 더 어려워지는만큼, RCPS가 자본으로 전환되면 국민연금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파장이 커지자 국민연금은 이례적으로 공지를 통해 관련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2015년 홈플러스에 총 6121억 원(프로젝트펀드를 통해 RCPS 5826억원,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보통주 295억원) 투자했다"며 "현재까지 리파이낸싱 및 배당금 수령을 통해 RCPS 3131억원을 회수했다"고 확인했다.국민연금은 "회생 절차 및 진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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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홈플러스 사태로 1조 손실 위기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홈플러스에 투자한 국민연금도 1조원 이상이 손실 위기에 놓였다. 담보가 없는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국민연금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약 6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약정된 복리 규정에 따라 이자가 붙으면서 RCPS 규모는 현재 1조1000억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받지 못한 투자금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투자 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담보가 없는 기업어음(CP)과 전단채를 사들인 개인들도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홈플러스의 CP와 전단채 발행 잔액은 전날 기준 1930억원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가 주로 단기금융 등을 자금 조달 경로로 활용해온 만큼 CP와 전단채를 매입한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손실 우려가 나오고 있다.메리츠 계열 3개사는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을 빌려주면서 부동산 신탁 계약을 담보로 확보했다. 홈플러스는 메리츠 3개 사에서 돈을 빌릴 당시 5조원 안팎의 부동산 등 유형 자산을 신탁하고, 이를 담보로 제공했다.홈플러스 측은 4조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처분할 경우 메리츠 3사 금융부채 상환에 1조4000억원 정도를 투입하고 남는 금액으로 나머지 채권자의 채무를 상환하고 기업 회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한편 홈플러스의 회생 개시 결정으로 MBK의 고려아연 인수 작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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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4019억원 유동화증권 상환 불가"…투자자 ‘손실’ 불가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신영증권을 통해 발행한 4019억원 규모의 카드대금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거래 채권과 달리, 해당 ABS는 금융채권으로 분류돼 기업 회생 신청과 함께 변제가 중단된 것이다. 향후 법원의 회생 계획 내용에 따라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5일 만기가 돌아온 118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에 대한 원리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해당 자산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을 기존 C등급에서 D등급으로 강등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매입채무를 기초로 한 유동화 상품을 만들어 증권사와 법인에 판매했다. 투자자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신영증권도 대책 마련을 고심중이다. 홈플러스는 신영증권 등을 통해 4019억원 규모의 매입채무를 금융상품으로 유동화해왔다. 예를 들어 홈플러스가 거래처로부터 상품 100억원 어치를 구매하면, 홈플러스에는 물건값 100억원에 대한 매입채무가 발생한다. 증권사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홈플러스로부터 받을 카드대금 채권을 넘겨 받는다. 이 SPC는 신용평가를 받은 뒤 이를 근거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 등에 판매하고, 홈플러스는 이후 투자자들에게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홈플러스가 상품 결제 이후 대금 지급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은 3개월이다. 하지만 법원 회생 신청으로 관련 채무 이행이 중단되면서 3개월 전 발행한 ABS부터 원리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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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홈플러스 "상거래 채권 지급 재개"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 개시로 인해 일시 중지됐던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다고 6일 밝혔다.식품업체, 물류업체 등 협력 업체들에 밀린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설명이다. 업계 안팎에서 지난해 발생한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처럼 대금 미지급 우려가 커지자 상거래 채권자들을 우선적으로 안심시키려는 분위기다. 홈플러스가 지난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하고, 곧이어 법원이 개시를 결정하면서 모든 채권들에 대한 지급이 일시적으로 중지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가용현금 잔고가 3090억원으로 3월에만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순현금 유입액이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 가용자금이 6000억원을 상회한다"며 "일반상거래 채권을 지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이어 “금일부터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으며 순차적으로 전액 변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생 절차에 따르면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되며, 개시 결정 이후에 이루어지는 모든 상거래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지급 결제가 이뤄진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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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지원받는 MBK…홈플러스 이어 네파도 '빨간불'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국민연금 자금을 지원받는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홈플러스 외에도 인수 기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거나 엑시트(자금회수)에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아서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역시 법정관리까진 아니지만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2013년 특수목적법인(SPC) 티비홀딩스를 설립해 9900억원에 네파를 인수했다. 이 중 4800억원가량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나머지 자금은 2008년 조성한 2호 블라인드 펀드 등을 통해 조달했다. 국민연금이 앵커 출자자(LP)로 이 펀드에 참여했다.2013년 4703억원이던 네파의 매출은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인 2015년부터 뒷걸음치기 시작해 2023년에 3136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새 매출 약 33%가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182억원에서 140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아웃도어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게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MBK파트너스의 주요 경영 판단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MBK파트너스는 2015년 티비홀딩스와 네파를 합병해 인수금융 부담을 사실상 네파에 떠넘겼고, 이에 네파는 매년 200억~300억원대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로 인해 네파의 부채 비율은 2013년 34%에서 2023년 말 기준 231%까지 치솟은 상태다.MBK파트너스는 국내 홈데코 시장 1위인 모던하우스의 엑시트를 추진하고 있다.앞서 MBK파트너스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랜드리테일로부터 2017년 6860억원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모던하우스를 홈플러스에 입점시키는 등 융합 전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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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초유의 사태에…'5000억 투자' 국민연금 어쩌나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 인수 자금을 지원한 국민연금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0시 3분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금융 조달 비용 상승 등 잠재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업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다. 법원은 대표자 심문 등을 거쳐 약 11시간 만에 회생 개시 결정을 내렸다.앞서 MBK파트너스는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영국 대형마트 기업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10년째 엑시트(자금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자산 매각에 의존해 차입금을 상환해왔고, 이는 다시 수익 기반 약화로 이어졌다.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은 지난 1월 기준 462%로, 리스 부채를 제외한 금융부채는 약 2조원에 달한다.국민연금은 홈플러스 인수 당시 50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매년 대체자산 공정가치평가 등을 통해 운용 성과를 모니터링해왔지만, 갑작스럽게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실무단에서도 난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실제 운용 수익률 성과와는 무관하게 다른 차원에서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가 자칫 국민연금 투자 실패로 보여지거나 국민연금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봐 우려되는 게 사실"고 귀띔했다.부실자산 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하려는 연기금과 자산 가치에 따라 성과 보수를 받는 위탁운용사의 잣대가 크게 다른 점이 부실자산의 효율적인 정리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위탁운용사들이 비상장기업 밸류에이션을 '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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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임차보증금 유동화까지…부채비율 낮추려 갖가지 방법 썼던 MBK
주요 대형마트 체인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4일 기업회생 신청을 하면서 자본시장의 관심은 홈플러스가 2019년부터 맺어온 자산유동화증권(ABS)에 쏠렸다. 기업회생 신청 발표가 ABS 강제 상환 조건인 신용등급의 'A3-' 강등을 기점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2019년 홈플러스는 동청주, 평촌, 서울남현, 인천송도, 울산동구, 파주운정, 센텀시티, 영등포점 등 9개 점포의 보증금을 바탕으로 ABS를 발행했다. 매장 임대인들로부터 받은 임차보증금을 유동화한 것이다.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부채비율 낮추기에 사활을 걸었다. 임차보증금 ABS는 이후 다른 점포로도 확대돼 2023년까지 4000억원 이상 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만 해도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A1'이었던만큼 ABS 강제 상환 조건이 발동될 것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다.당시 해당 ABS는 국내에 전례가 없는 금융기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선진 금융 기법에 밝은 MBK니 가능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문제는 ABS에 남아 있던 옵션이다.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전체 ABS를 상환해야 한다는 '강제 조기상환 트리거'가 붙어 있었다. 구체적인 기준은 장기신용등급 'BBB-' 이하 또는 단기신용등급 'A3-'이하다.만약 해당 ABS가 남아 있었다면 4일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A3-로 떨어지면서 해당 트리거가 작동하게 됐고, 수천억원의 자금을 바로 상환해야할 지경에 처할 수 있었다. 이를 의식한 MBK는 지난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메리츠금융 계열(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대주단과 총액 1조3000억원의 리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해 ABS를 상환한 것이다.MBK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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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조인트리...이달 17일 예비입찰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중소 정보기술(IT)서비스 회사 조인트리가 이달 17일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시작한다.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조인트리의 매각주관사를 맡은 삼정KPMG는 이달 17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는 예비입찰에 나선다. LOI를 제출한 후보들은 이달 20일부터 내달 7일까지 예비실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후 매각 측은 내달 13일까지 본입찰을 받아 새 주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매각 방식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을 유치하는 구조로 이뤄진다.2000년에 설립된 조인트리는 광주광역시에 기반을 둔 IT서비스 회사다. 공공 IT 유지·관리 전문 회사로 2023년 매출 772억원을 기록했다. 다수의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통합지방재정시스템 등 굵직한 공공 유지·관리 사업 수주를 따내며 성장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과 적자가 누적되며 자금난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3월 28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회생절차가 진행됐다.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