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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EB 발행 나선 ‘깐부’ 바이넥스·광동제약…결과는 엇갈릴듯
혈맹 관계를 맺고 있는 바이오회사 바이넥스와 광동제약이 비슷한 시기 교환사채(EB) 발행에 나서면서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광동제약은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계획을 접었지만 바이넥스는 공시 내용을 보강하며 정면 돌파 하는 모양새다. 바이넥스가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광동제약의 실패 사례를 적극 참고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바이넥스는 자사주 83만6512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을 추진 중이다. 총 155억원 규모로 라이노스자산운용의 신탁업자 지위를 가진 삼성증권이 전액 인수한다. 자금은 전액 시설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바이넥스는 전날 EB 발행 결정 공시 내용을 일부 정정했다. EB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블록딜, 유상증자 등 다른 자금조달 방안을 비교 검토하는 내용을 추가했다.바이넥스는 정정된 증권신고서 차입금의 경우 상환부담이 크고, 실적 악화 시 중도상환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상증자, 블록딜 등도 주가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바이넥스는 "EB 이자율은 0%로 비용 측면에서 다른 방안 대비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오는 6일이 처분 예정일인 만큼 바이넥스의 EB 발행은 성공하는 모양새다.광동제약과는 다른 결과다. 광동제약은 250억원 규모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공시 내용이 부실하다며 제동을 걸었고, 결국 광동제약은 EB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바이넥스가 '혈맹 관계'인 광동제약의 사례를 적극 참고해 EB 발행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회사는 지분을 공유하고 있다바이넥스는 2020년 6월 광동제약 자기주식 150만주(2.86%)를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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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자사주 기초 EB 발행 철회...금감원 제동 여파
광동제약이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EB) 발행을 철회했다. 금융감독원이 광동제약의 EB 발행 공시에 대해 정정 명령을 부과하자 백지화했다.광동제약은 28일 EB 발행 및 자사주 처분 결정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23일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요구를 받은지 3거래일 만이다.광동제약은 “주선기관과 협의를 통해 EB 발행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다른 자금 조달 방안을 통해 계열사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 회사는 지난 20일 자사주 2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하려했다. 교환 대상 자사주는 379만 3626주로 발행주식총수의 7.24%에 해당했다. 조달한 자금은 계열사인 프리시젼바이오 제3자배정 유상증자(170억원)와 광동헬스바이오 대여금(50억원) 등으로 사요하려 했다.그러나 금감원은 광동제약의 EB 발행 공시에 허위성 기재가 있다고 판단해 정정하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EB를 발행한 뒤 주선기관이 대신증권이 이를 전액 인수할 예정이라고도 공시했지만, 대신증권은 이를 처분할 계획이 있었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계열사 자금 지원을 위해 굳이 자사주 기초 EB를 발행할 타당성이 낮다는 점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동제약은 6월 말 기준 663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이번 조치는 금감원이 20일부터 시행한 공시 작성기준 개정 방안이 처음 적용된 사례다. 금감원은 기업들이 자사주 대상 EB를 발행할 때 다른 자금조달 방법 대신 EB 발행을 선택한 이유, 발행시점 타당성에 대한 검토 내용, 기존 주주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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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광동제약 자사주 EB 발행에 제동..."EB 인수자 오인 소지"
금융감독원이 광동제약의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권(EB) 발행에 제동을 걸었다. EB 발행 공시에 대한 작성 기준이 강화된 뒤 첫 사례다.금감원은 23일 광동제약이 지난 20일 EB를 발행하기 위해 제출한 주요사항보고서 2건에 대해 정정 명령을 내렸다.제출된 주요사항보고서상 기재내용이 공시 작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광동제약은 2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하려했다. 교환 대상 자사주는 379만 3626주로 발행주식총수의 7.24%에 해당한다.광동제약의 EB 발행은 금감원이 20일부터 시행한 공시 작성기준 개정 방안의 첫 적용 사례다. 금감원은 기업들이 자사주 대상 EB를 발행할 때 다른 자금조달 방법 대신 EB 발행을 선택한 이유, 발행시점 타당성에 대한 검토 내용, 기존 주주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광동제약은 EB 발행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가 없고 다른 자금조달 방식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EB를 발행한 뒤 주선기관이 대신증권이 이를 전액 인수할 예정이라고도 공시했다.그러나 금감원은 대신증권이 해당 EB를 인수한 뒤 처분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대신증권이 해당 EB를 보유하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잘못 기재했다는 것이다.금감원이 상장사의 EB 발행 공시에 직접적으로 제동을 건 것은 지난 7월 태광산업 이후 두 번째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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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EB 문턱' 높이자마자…광동제약, 정면돌파 나서
금융당국이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 문턱을 높이자마자 광동제약이 첫 발행 주자로 나섰다. 강화된 공시 기준이 적용된 첫날 EB 발행을 공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EB 발행 대신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던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전날 250억원 규모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를 대신증권에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교환 대상 자사주는 379만3626주로 발행주식총수의 7.2%에 달한다. 교환가격은 6590원으로 기준가격의 115%다. 해당 EB는 발행일로부터 1개월 뒤(다음달 28일)로부터 만기 1개월 전(2030년 9월 28일)까지 교환청구가 가능하다.광동제약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계열사 프리시전바이오의 17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계열사 광동헬스바이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30억6000만원 규모)에도 참여한다. 나머지 50억원은 시설투자를 추진하는 광동헬스바이오에 대여하기로 했다.이번 EB 발행은 금감원이 20일 시행한 공시 작성기준 개정 방안의 첫 적용을 받았다. 앞서 금감원은 기업들이 자사주 대상 EB를 발행할 때 다른 자금조달 방법 대신 EB 발행을 선택한 이유, 발행시점 타당성에 대한 검토 내용, 기존 주주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금감원이 이 같은 방안을 꺼낸 것은 기업들의 무분별한 EB 발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이 논의되자 기업들은 서둘러 EB 발행에 나섰다. 금감원에 따르면 3분기 중 교환사채 발행 규모는 총 50건, 1조4455억원으로 전년 총 발행규모(28건, 9863억원)를 뛰어넘었다.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현 경영진 잠재 우호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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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EB 발행’ 자사주 소각 법안 앞두고 막판 눈치게임
태광산업에 이어 KCC가 지난달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철회하면서 대기업들의 EB 발행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자사주 소각 법안 입법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을 계획했으나 행동주의펀드와 개인투자자의 강한 반발에 잇따라 무산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자사주 소각 법안 입법이 임박한 만큼 EB 발행 시장은 막판 눈치게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은 철회, 중소기업은 발행...시장 혼란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C는 자사주를 기초로 한 EB 발행을 철회하고 대체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 KCC는 지난달 라이프자산운용로부터 주주서한과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을 받았다. 지난 7월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의 공격을 받은 태광산업에 이어 두 번째다. 증권업계에서는 KCC가 3조4275만주(10.11%)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기초로 한 EB 발행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KCC 측에서는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EB는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나 타사 주식을 기초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투자자가 채권의 원리금 대신 해당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고 있고, 발행 후 일주일부터 주식으로 교환 가능해 자산운용사들이 적극 투자했다. 주가 상승 시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주주들의 반발을 받는 기업은 KCC와 태광산업 뿐이 아니다. 다만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은 EB 발행을 강행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제조(581억원), 세아세강지주(193억원), 종근당(611억원)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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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의 '자사주 모순'…태광산업에 소송 걸면서 쿠쿠홀딩스 EB에 투자
태광산업의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에 반발하며 법원에 가처분까지 신청했던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소송 기간 쿠쿠홀딩스의 자사주 기반 EB엔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태광산업엔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자사주 처분용 EB 발행 금지를 요구하면서 동일한 논란이 제기된 타 회사 자사주 EB엔 투자하는 모순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다. 트러스톤운용은 "행동주의를 하는 ESG펀드와 메자닌(주식연계채권)펀드 간 정보교류가 차단돼 쿠쿠홀딩스 EB에 투자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달 10일 태광산업 이사회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EB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의 기각 결정에 불복한 트러스톤운용은 법적으로 즉시항고가 가능한 마지막 날인 17일 항고장을 제출했다.같은 달 12일 쿠쿠홀딩스는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쿠쿠홀딩스의 자사주 448만3800주(발행주식총수의 12.6%) 가운데 절반가량을 EB를 통해 현금화한 것이다. 총 발행규모는 903억원이며 트러스톤운용은 이 가운데 3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트러스톤운용의 메자닌 3호, 4호 펀드가 활용됐다.사모로 발행되는 EB는 발행 주관을 맡은 증권사가 EB를 인수할 운용사를 찾는 데 통상 2주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시기상 트러스톤운용은 법원에 태광산업의 자사주 EB 발행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쿠쿠홀딩스의 자사주 EB엔 투자를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가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태광산업과 마찬가지로 쿠쿠홀딩스의 EB 발행은 주주들의 반발을 불렀다. 쿠쿠홀딩스는 6월말 기준 현금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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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소각'에 지주사 주목…자사주 처분 방식 따라 희비
‘자기주식(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이 담긴 3차 상법 개정안 처리가 현실화하면서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지주회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지주사 30곳 중 8곳이 지난 6월 이후 자사주 소각 또는 처분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나머지 22곳은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증권가는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하면 지주사들이 선제적으로 자사주 소각이나 처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사주 대응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자사주 소각과 처분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지난 8월 24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이후 주가가 10% 넘게 상승했다. HL홀딩스도 자사주 소각 공시 후 3%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반면 하림지주는 지난 4일 자사주 1432억원어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12% 넘게 급락했다. 티와이홀딩스는 자사주의 절반을 각각 소각 및 처분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가 19% 하락했다. ㈜LG와 LS도 8월 자사주 소각에 나섰지만 9월 말까지 각각 4.6%, 1.8% 주가가 하락했다.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각만으로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이벤트성 주가 부양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자사주가 지배구조 안정 수단으로 사용돼 온 만큼 소각이 의무화되면 경영권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영권 불안은 곧 투자 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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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반발에…KCC, 자사주 EB 발행 전면 철회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밝힌 뒤 주주들의 거센 공격을 받으며 주가가 급락했던 KCC가 해당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KCC는 지난 24일 발표한 자사주 활용 계획을 철회한다고 30일 공시했다. 앞서 KCC는 △자사주 35만주(3.9%) 소각 △88만2300주 교환 대상 EB 발행 △30만 주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계획을 밝혔다.이 가운데 EB 발행 계획이 시장의 큰 반발을 샀다. EB는 일정기간 후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가운데 이뤄진 결정이라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처분 계획이 공시된 24일 KCC 주가는 11.75% 급락했다.주가가 떨어지는 가운데 주주 반발이 거세지자 KCC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KCC는 이날 처분계획 철회를 공시하며 “회사의 경영환경과 주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다 명확하고 안정적인 방향을 택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주주 반발로 EB 발행을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태광산업도 지난 6월 24.41% 자사주 전량을 EB 발행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가 논란이 커지자 일단 철회한 바 있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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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자산운용, KCC에 주주서한…삼성물산 주식 활용 계획 요구
라이프자산운용은 KCC가 보유한 3조원어치 삼성물산 주식 활용 계획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자산운용은 KCC에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번에 공개한 자기주식(자사주) 활용 계획과 더불어 삼성물산 주식 처분 등 비핵심 자산 활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KCC는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물산 주식 1700만9518주(지분율 10.01%)를 보유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3조2947억원 규모다.라이프자산운용 측은 "삼성물산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공시한만큼 이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주주활동 계획을 요구했다"면서 "KCC 본업 가치가 5조원의 가치를 지닌 만큼 삼성물산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 기업가치는 8조원까지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KCC가 삼성물산 주가가 낮아 활용을 유보했다면 자체적으로 판단한 삼성물산 주식의 적정가치와 근거도 요구했다.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KCC의 시가총액보다 큰 비핵심 자산인 삼성물산 지분에 대한 활용 계획을 밝힌다면 시장의 신뢰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주주서한에서 밝힌 제안에 대한 이사회 논의 결과 등을 조속히 공유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KCC가 자사주를 기반으로 발행하는 교환사채(EB)는 재무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전날 KCC는 총발행 주식 수의 17.2%에 해당하는 자사주 활용 계획을 공시했다. 이 중 9.9%는 EB로 발행된다. 규모만 4300억원에 달한다. EB는 일정 기간 내 지정된 가격에 주식으로 교환할 권리를 부여하는 채권이다. 일반 주주들에게 유리한 자사주 소각(총발행 주식 수의 3.9%)에도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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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진 상법개정안' 우려에 EB 꺼내든 KCC…주가 와르르
KCC가 자사주를 기초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3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KCC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51% 급락한 35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KCC는 총발행 주식 수의 17.2%에 해당하는 자사주 활용 계획을 공시했다. 이 중 9.9%는 EB로 발행된다. 규모만 4300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EB는 일정 기간 내 지정된 가격에 주식으로 교환할 권리를 부여하는 채권이다. 자사주 기반 EB 발행이 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만큼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란 게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다. KCC는 일반 주주들에게 유리한 자사주 소각(총발행 주식 수의 3.9%)에도 나선다. 나머지 3.4%는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출연할 계획이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추가 상법 개정을 밀어붙이면서 상장사들이 선제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들어 전날까지 자사주 기반 EB 발행건수는 총 80여 건. 작년 전체 EB 발행 공시건수(51건)를 50%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의 EB 발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지적한다.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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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1267억 규모 자사주 EB 발행...소각 및 임직원 보상 병행
DB하이텍이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교환사채(EB)를 발행해 1267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다.DB하이텍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시설자금 확보를 위해 1267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자율은 0%이며 만기는 5년이다.이번 교환사채는 DB하이텍이 보유한 자사주 222만주(지분율 5%)를 교환 대상으로 한다.교환가격은 주당 5만6562으로 결정됐다. 기준 주가에 10% 할증률을 적용한 가격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라이언자산운용, 에스피자산운용, 인피니티글로벌자산운용, 코어자산운용, GVA자산운용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다.DB하이텍은 조달한 자금으로 상우공장 클린룸 확장 및 유틸리티 공사 등에 1006억원을, 차세대 전력반도체 양산 투자에 2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DB하이텍은 보유한 자사주 415만986주를 연내 모두 처분할 예정이다. 222만주는 이번 EB 발행을 위해 사용되고, 잔여 자사주 중 146만8000주는 소각한다. 나머지 44만주는 종업원 보상 및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에 활용한다.자사주 소각의 경우 오는 30일 89만4000주를 1차 소각할 계획이다. 전날 종가(5만1500원) 기준 460억원 규모다. 59만2000주는 내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마저 소각한다. 시장에서는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의 절반 이상을 EB 발행에 사용하면서 소각과 임직원 보상 방안을 끼워 넣었다는 것이다.더불어민주당이 연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 전에 자사주를 상당부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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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에 증자·IPO 막히자 사모시장 달려가는 기업들
“교환사채(EB) 발행 예정 기업만 10곳이 줄을 섰습니다. 죄다 사모 방식으로만 발행됩니다.”(증권사 IB커버리지 담당자).공모 방식의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사모시장에 몰리고 있다.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공모 증자와 중복 상장 등이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다. 기업들은 △사모 EB 발행 △주가수익와프(PRS) △카드대금 유동화증권 등 우회로를 찾아 투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사모시장에 기대는 기업들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LS전선과 SK케미칼, 비에이치, DB하이텍. 인베니 등 10여개 기업이 자회사나 자사주 주식을 기초로한 EB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EB 발행 규모는 2조446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발행량(1조9577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법안 입법을 앞두고 미리 처분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개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모시장은 사모펀드(PEF)와 자산운용사 등 50인 미만의 소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시장으로, 공모시장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이 중 EB는 공모와 사모 방식으로 발행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사모펀드(PEF)나 운용사를 통한 사모 발행이 주로 활용된다. IMM 크레딧솔루션,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 PEF가 상장사의 EB를 인수하고 향후 주가 상승 시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대기업들은 올해 사모시장에서 PRS 방식으로 약 4조8760억원, 카드대금 유동화증권 발행으로 약 10조9951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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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자사주 중매' 나선 회계법인·증권사
상장사들이 잇달아 자사주를 처분하는 가운데 주요 증권회사, 회계법인이 ‘커플매니저’ 역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환사채(EB) 발행을 먼저 제안하거나 맞교환 상대방을 찾아주는 식이다.LS증권은 지난 19일 건설중장비 부품업체 진성티이씨가 발행하는 150억원 규모의 EB 인수를 결정했다. 총액인수 방식으로 단독 참여하는 만큼 주관 업무까지 맡는다. 앞서 NH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SKC가 발행하는 EB를 각각 650억원, 100억원어치 매수하기로 했다.자사주 처분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다음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처리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다. 발행 수수료를 노린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 채널을 활용해 상장사와 적극적으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사주 처분 공시는 올 들어서만 340건에 달했다. 연말까지 합산하면 2023년(368건)은 물론 작년 전체 건수(408건)를 크게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일부 회계법인은 상장사 간 자사주 맞교환을 주선하는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상장사 입장에선 자사주 소각 압박을 덜면서 우호주주(백기사)를 확보할 수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방송의 연애 프로그램처럼 고객사 조건을 따져 상대를 선별해주는 방식”이라며 “소개 수수료를 챙기려고 계약 전까지 맞교환 대상을 공개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귀띔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역행한다는 인식 때문에 EB 발행이나 자사주 맞교환 주선 업무는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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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태광산업 교환사채 투자확약 유효"…법원에 밝혀
한국투자증권이 태광산업 주가 등락과 남은 내부절차 등에도 불구하고 약 3200억원 규모 태광산업 교환사채(EB)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투자증권이 EB 인수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서 태광산업은 EB 발행 관련 불확실성을 일부나마 해소하게 됐다. 주주 충실의무 등을 명시한 개정 상법을 근거로 제기된 최초의 소송 향방은 온전히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태광산업 EB 발행 금지 가처분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태광산업 측에 석명준비명령을 내렸다. 민사소송에서 석명(釋明)은 법원이 갖는 권한으로, 소송 당사자를 상대로 불분명한 사실관계나 법률적 사항에 대해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는 권한이다. 재판부는 한국투자증권이 태광산업 EB를 인수하기로 확정적인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재판부가 한국투자증권의 EB 인수 여부에 관한 석명준비명령을 내린 것은 태광산업의 공시 때문이다. 지난달 2일 태광산업은 EB 발행 정정 공시에서 한국투자증권을 발행 대상자로 지명하면서도 '발행 대상자는 내부절차 진행 중'이라고 기재했다. 또 태광산업 주가가 한때 EB 교환가액 117만2251원을 넘어 최고 129만2000원까지 올랐다가 고점 대비 23% 하락하는 등 주가 변동성이 높은 점도 EB 발행 불확실성을 키웠다. 재판부는 지난달 18일 열린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태광산업 법률 대리인들을 상대로 주가 등락에 따른 한국투자증권의 인수 확정 여부에 대해 집중 심문하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정정명령 부과와 상법 개정 등에 한국투자증권이 부담을 느껴 인수를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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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교환사채 가처분 이달 중 결론…쟁점은 '경영상 필요·충실의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기한 태광산업 교환사채(EB) 발행금지 가처분 사건의 결과가 이달 안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가 트러스톤의 1·2차 가처분을 병합 심리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한 개정 상법이 새 변수로 떠올랐다. 태광산업 이사회의 EB 발행 결의가 주주 충실의무에 위배되는지, 태광산업이 자사주 기반 EB로 자금을 조달할 경영상 필요가 있었는지 등이 재판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이르면 이달 말쯤 트러스톤의 1·2차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트러스톤의 1·2차 가처분은 동일한 EB 발행을 놓고 신청 취지만 일부 차이가 있어 법조계에선 재판부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새롭게 떠오른 변수는 1차 가처분 심리 도중 개정된 상법이다. 기존 '회사'로 국한돼 있었던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한 개정 상법은 지난달 22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트러스톤운용은 2차 가처분 신청서에서 태광산업의 EB 발행이 "경영상 필요 없이 자사주를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특정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것"이라며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및 전체주주에 대한 공평대우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상법 개정 이후 이사 충실의무에 대한 법원 판단을 구하는 첫 번째 사례다.트러스톤운용은 태광산업 이사회가 자금 조달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 없이 발행주식총수의 24.4%나 되는 자사주를 순자산가치의 25% 수준에 '헐값 처분'하는 것은 배임적 업무집행이라는 입장이다.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