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7일 10:2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 인수전, 흥행 궤도 오르나.. 해외 유력 SI도 참전
국내 2위 전선업체 대한전선 인수전에 국내외 대기업과 사모펀드(PEF) 등이 뛰어들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최대주주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 2일부터 잠재인수후보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예비입찰에는 다수의 국내외 대기업, PEF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는 10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특수목적법인 니케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한전선 지분 50%를 포함한 하나은행 등 특별관계자 지분 67.54%다. 매각 측은 내주 중 적격인수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LS전선은 참여하지 않았다.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독과점 문제가 발생한다. LS전선의 시장점유율은 50% 수준이다. 대한전선까지 인수하면 점유율이 80%까지 올라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승인을 못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이번 인수전 참여를 애초부터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유력 전선업체도 참여해 눈길을 끈다. 다만 대한전선의 초고압 전력케이블 시스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인수시 향후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하는 문제가 있어 실제 인수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대한전선은 2015년 9월 IMM PE에 인수된 뒤 비주력 사업 정리,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웨이트, 미국, 호주 등에서 대형 턴키(일괄수주)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싱가포르, 카타르, 영국 등을 중심으로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국내에서는 약 25%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7413억원, 영업이익 291억원을 달성해 9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거래 성사 관건은 결국 몸값이다. 매각 측은 입찰과정에서 장외매각을 통해 일부 지분을 처분하며 거래 규모도 줄였다. IMM PE 및 특별관계자는 지난달 말 장외에서 지분 6.7%를 팔았다. 다수의 원매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해 10월 800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1400원선까지 급격하게 상승했다. 7000억원 수준이었던 예상 매각가도 1조원까지 치솟았다.

IMM PE는 대한전선 인수 5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IMM PE는 2015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대한전선 지분 71.51%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네 차례의 블록딜을 통해 보약 1500억원을 이미 회수했다. IMM PE는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데 이어 온라인 의류 쇼핑몰 W컨셉 매각 작업도 진행하는 등 자금 회수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