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1일 13:42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로 유명한 경제 콘텐츠 기업 이브로드캐스팅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독특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유튜브라는 뉴미디어를 이용해 성공한 데다 최근 주식 열풍으로 급성장한 회사여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브로드캐스팅은 연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3년 내 기업공개를 마무리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코스닥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벤처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려면 자기자본이 15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 90억원을 넘어야 한다. 실적도 당기순익 1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5% 이상, 매출 50억, 매출 증가율 20% 등을 달성해야 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내기 시작한 만큼 실적 성장세가 본궤도에 오르는 시기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브로드캐스팅의 상장설이 나온 것은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다. 최근 프리미어파트너스가 60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 말 코오롱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을 받은 데 이어 두번째다. 코오롱이 투자할 당시 기업가치는 220억원이었다. 그러나 2년 만에 800억원으로 3배 이상 몸값이 급등했다. 지난달 유튜브 구독자수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내 대표 경제 전문 채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가 투자한 회사들 중에서는 크래프톤, 쏘카, 바이젠셀, 패스트파이브, 리디북스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무적투자자(FI)들이 자금 회수를 위해 상장 준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계획은 창업자 측근들에게는 이미 알려져 있던 사실"이라며 "당장 준비에 돌입한 것은 아니고 올해부터 자문을 구하러 다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B 업계는 이브로드캐스팅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유튜브 스타를 관리하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와는 사업 모델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창업자는 이데일리 기자 출신 이진우, 방송인 정영진,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 소장이다. 이들이 주축이 돼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통해 '경제의 신과 함께' 등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2018년 8월 자본금 2억5000만원으로 설립됐다.
매출은 주로 유튜브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동학개미 운동과 주식 열풍으로 유튜브 구독자수가 급증했다. 구독자수는 작년 초 10만명이었으나 지난해 6월 50만명으로 늘었고 현재 11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공시 의무가 없는 벤처기업으로 수익 구조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튜브와 팟캐스트, 경제서적 출판 사업 등으로 연간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브로드캐스팅 측은 " 제작비가 많이 들고 유통 마진이 높지 않기 때문에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유튜브 수익으로 인건비와 운영비를 조달하고 있으며 외부 패널 출연료와 팟캐스트 등 음성 서비스 서버 비용 등을 출판과 온라인 강좌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상장이 필요하지만 당장 추진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흑자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내후년 성장성 특례 상장이나 스팩 합병으로 상장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상장하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사 트레저헌터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유튜브에 기대지 않고 독립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양산해 독립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