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1일 14:13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호리조트 매각전이 깜짝 흥행을 기록하면서 매각주관사 NH투자증권의 '꿩먹고 알먹고' 전략에 투자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호리조트는 2000억원대 중후반 가격을 제시한 금호석유화학이 품게 됐다.

21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금호리조트 매각주관사 NH증권은 이번에 매각 자문 수수료와 더불어 금호티앤아이 전환사채(CB) 이자 등을 더해 40억원 가량의 수익을 거두는 데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전이지만, 금호석유화학이 예상 외로 3000억원에 육박한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매각주관사가 받는 수수료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이 금호리조트의 부채를 제외한 지분의 대가만 3000억원에 가깝게 제시했다는 것은 아시아나CC와 콘도미니엄 등의 입회보증금(예수금) 부채 규모를 고려하면 금호리조트의 전체 기업가치(EV)를 6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다. 이는 당초 예비입찰 때 제시된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NH증권은 공동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의 몫을 제외하면, EV 대비 50bp(1bp=0.01%포인트)에 해당하는 30억원 가량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NH증권이 받을 돈은 더 있다. 지난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한 금호티앤아이의 315억원 규모 CB를 NH증권이 금호산업 대신 상환해주면서 표면이자율 연 7%의 고리로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당시 NH증권이 CB를 인수하면서 담보로 잡아둔 금호리조트 매각주도권도 거머쥐게 됐었다.

채권 만기가 한차례 연기돼 오는 3월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NH증권이 6개월 간 돈을 빌려준 대가로 받는 금리는 10억원가량이다. 결과적으로 매각 성공 수수료 30억원까지 더하면 NH증권은 금호리조트 매각전에서 총 4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딜을 주도한 것은 김연수 투자금융본부장(상무)와 이주승 어드바이저리실장(상무)이다. 김 상무는 작년 9월 만기가 도래하는 금호산업의 CB에 투자하면 매각 딜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발빠르게 대응했다. 6개월만에 40억원 규모의 수입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로 다른 부서 간의 협업이 주효했던 셈이다.

김리안/이상은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