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5일 15:57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광고대행사 이노션과 롯데그룹 계열인 롯데컬처웍스의 ‘동맹’ 구조는 지분 교환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이뤄졌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롯데컬처웍스에 넘기는 대가로 롯데컬처웍스의 신주를 교부하고, 정 고문의 지분 일부는 롯데컬처웍스가 현금을 지급하고 매입했다.

[마켓인사이트]이노션-롯데컬처웍스 연합, 지분 교환+블록딜로 거래 마무리
15일 이노션과 롯데컬처웍스에 따르면 정 고문은 이노션 지분 186만주(지분율 9.3%)를 지난 10일 롯데컬처웍스에 현물출자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정 고문이 추가로 20만주(지분율 1.0%)를 롯데컬처웍스에 블록세일 형태로 매각했다. 정 고문의 현물출자 및 블록세일의 전제가 된 이노션 가치는 한 주당 6만7848원으로 동일하다.

정 고문은 현물출자 및 블록딜의 대가로 롯데컬처웍스 신주 768만7456주(지분율 13.6%)를 받아 롯데컬처웍스의 2대 주주가 됐다. 또 추가로 약 136억원의 현금을 롯데컬처웍스로부터 받게 됐다. 롯데컬처웍스는 정 고문의 현물출자 및 블록딜을 통해 이노션 지분 10.3%를 보유한 주요 주주가 됐다.

이번 거래가 끝나면서 정 고문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합산 지분율은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의 기준이 되는 오너 일가의 상장사 지분율을 현재 30%에서 20%로 내린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정 고문의 이노션 단독 지분율은 과거 28.0%에서 17.7%로 하락하며 스웨덴계 투자회사(NHPEA IV 하이라이트 홀딩스 IV·지분율 18%)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의 이노션 지분(2%)과 현대차 정몽구재단 지분(9%)을 합치면 이노션 지배력에는 큰 영향이 없다. 여기에 전략적 투자자(SI)가 된 롯데컬처웍스의 지분율까지 감안하면 과거 정 고문의 특수관계인 지분율 총합은 변동이 없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정 고문이 보유할 롯데컬처웍스 지분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뒤, 나머지 이노션 주식은 롯데컬처웍스가 현금으로 매수해 이노션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 해소에 적극 협조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현물출자만으로는 오너 일가의 합산 지분율이 20%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재계의 공통 문제인 일감 몰아주기 문제 등을 창의적이고 유례없는 딜 구조를 짜 해결한 사례로, 앞으로 유사한 해결책을 활용하는 사례가 더 나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