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31일 18:34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어닝쇼크’를 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국내 신용등급이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한국기업평가는 31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 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높은 ‘AAA’, 기아차 등급은 두 번째로 높은 ‘AA+’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기업은 2년 안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 현대차의 올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2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나 감소했으며 매출(24조4337억원)은 같은 기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1~3분기 누적 실적으로 놓고봐도 매출(71조5821억원)과 영업이익(1조9210억원)이 각각 0.4%, 49.4% 줄었다. 영업일수 감소와 신흥국 통화 약세가 적잖은 타격을 미친 가운데 3분기 5000억원 규모 품질비용까지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는 평가다.
기아차의 경우 올 들어 실적이 개선됐지만 모회사인 현대차의 신용도가 악화된 것이 반영됐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기아차는 현대차와 사업역량 및 신용도가 상당히 연계돼 있기 때문에 현대차의 등급전망을 변경하면서 기아차 신용도에도 ‘부정적’ 전망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차의 판매실적 부진이 지속되거나 수익창출력이 회복되지 못해 차량부문의 매출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이 8%를 밑돌고 현금유동성 비율이 200% 미만인 상태가 지속되면 이 회사 신용등급을 ‘AA+’로 떨어뜨리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의 매출 대비 EBITDA 비율은 7.7%, 현금유동성 비율은 261.1%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