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4일 09:42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구조조정에 한창인 이랜드파크가 대출채권 유동화로도 4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본격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랜드파크는 지난 11일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4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SPC가 ABSTB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이랜드파크에 대출하는 방식이다.
ABSTB의 기초자산은 이랜드파크가 SPC에 갚아야할 대출채권이다. 이랜드파크가 대출금을 상환하면 SPC가 이 금액에 약속된 이자를 얹어 ABSTB 투자자들한테 갚는 구조다. ABSTB의 만기는 1개월로 앞으로 3개월간 세 차례 더 차환 발행된다. 이랜드파크는 1개월마다 SPC에 약정된 대출이자를 지급하고 대출원금은 오는 11월 상환할 계획이다.
차환 발행할 때 ABSTB가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주관사인 동부증권이 이를 인수하기로 약정을 맺었다. 이번 ABSTB에 붙는 신용등급(A2+)이 이랜드파크의 단기 신용등급(B+)보다 여섯 단계 높은 이유다. ‘A2+’는 7개 투자적격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이랜드파크는 이랜드그룹의 레저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로 호텔, 테마파크, 스키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수년 째 쌓인 적자로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하자 최근 켄싱턴제주호텔, 강원도 켄싱턴플로라호텔, 경기도 포천 베어스타운 등 주요 자산들을 매물로 내놓으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이 회사의 총 차입금은 2984억원으로 이 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금액만 2403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이랜드그룹의 신용도 악화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에서 조달하는 자금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15년 말 4%에 불과했던 비중이 올 3월말엔 25%까지 상승했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차입 대부분에 보유 자산이 담보로 제공돼 있지만 악화된 현금흐름을 감안하면 유동성 확보능력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