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2일 03:12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S그룹과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크(KKR)가 조 단위 '빅 딜'을 최근 발표하면서 자문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해 상반기 인수 합병(M&A) 가뭄이 이어지던 가운데 오랜만에 성사된 대형 프라이빗 딜(수의 계약)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수년간 투자은행(IB) 업계의 자문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자문단이 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거래를 만들어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그룹과 KKR은 최근 LS오토모티브 및 LS엠트론 동박 사업부 매각 거래 과정에 재무, 법무, 회계 자문을 각각 모두 선임했다. LS 측(매각)은 UBS, 법무법인 광장, 삼일회계법인으로 자문단을 꾸렸으며 KKR은 JP모간,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심슨대처앤드바틀릿, 딜로이트안진이 자문을 맡았다. 앞서 지난 27일 LS엠트론은 KKR과 53대 47 비율로 합작사를 설립하고 LS오토모티브의 영업을 신설 합작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날 KKR측에 동박사업부 지분을 100% 넘기는 계약도 맺었다.

이번 거래는 오랜만의 조 단위(EV·기업가치 기준) 거래에 자문단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딜에서 LS오토모티브와 LS엠트론 동박사업부의 EV는 각가 7500억원과 3000억원으로 평가돼 두 거래를 합치면 규모가 EV기준 1조원이 넘는다. 게다가 당초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형태로 추진했다가 JV를 통한 공동 경영 형태로 구조가 바뀌었다.

이때문에 자문단이 일반적인 거래보다 딜 구조 확정에 많은 품을 들였으며 최종 계약서만 수천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IB들이 딜 초기 부터 아이디어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구조를 만들고 끊임없이 수정한 끝에 성사시킨 것으로 안다"며 "최근 기업이나 PEF가 자체적으로 딜을 진행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꼽히는 KKR도 국내에서 프라이빗 거래로는 처음 조 단위 거래를 성사시키게 됐다. 당초 매각 측은 자문단을 통해 KKR 외에도 두 곳 정도의 대형 사모펀드(PEF)와 접촉해 제한적인 경쟁을 벌이게 했으며 이중 KKR을 최종 후보로 선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개 매각도 검토했으나 거래의 보안 유지가 중요한 것으로 보고 제한적 경쟁 입찰 뒤 수의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