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0일 10:52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달 초 기업분할을 마친 SK해운이 또 한 번 사모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했다. 공모 발행이 쉽지 않자 사모로 눈을 돌려 올해만 약 1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SK해운은 이날 480억원 규모 회사채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1년물 80억원, 1년6개월물 400억원으로 나눠 발행했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조달이다. 발행금리는 1년물이 연 5.1%, 1년6개월물이 연 5.2%다. 1년물의 경우 채권 투자자가 오는 5월, 8월, 11월에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붙어있다. 채권 발행실무는 NH투자증권대신증권이 맡았다.

SK해운은 이미 올해 네 차례에 걸쳐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500억원을 조달했다. 모두 발행금리가 연 5.1%인 1년물이었다. 이번 발행까지 합하면 최근 네 달간 사모 회사채 시장에서만 약 1000억원을 마련했다. 민간 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보다 약 0.6%포인트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 사모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부터 최근 3년간 발행한 공모 회사채는 지난해 9월 찍은 700억원어치가 유일하다. 장기간에 걸친 해운업 불황에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공모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게 된 영향이 컸다.

기업분할 이후 재무구조가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차입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SK해운은 지난 1일 물적분할을 단행, 따로 떼어낸 자회사에 회사의 해운사업 관련 자산과 부채를 모두 옮겼다. 분할 전 SK해운이 SK마리타임으로 사명을 교체했고, 물적분할해 이 회사의 자회사로 설립된 곳이 SK해운이란 이름을 이어받았다. 지난 13일엔 2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회사는 분할 이전인 지난해 말 3조5000억원이었던 별도기준 순차입금이 유상증자 이후 2조9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안에 갚아야 하는 1조3000억원가량의 차입금을 상환하는 부담은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강교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예상되는 현금흐름과 560억원가량의 현금성자산 등을 고려할 때 단기 차입금 상환부담이 과중하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