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적자에도…MBK 펀드는 28% 수익
국내 3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돌연 회생절차에 들어가자 유통업계뿐 아니라 금융사와 일반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선제적 조치”란 회사 측 설명이 온전히 납득되지 않는 데다 대주주가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이기 때문이다. (1) 최대주주와 최대 채권자 간 충돌이번 사안의 핵심은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 간 ‘충돌’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금융권 채무(2조500억원)의 약 60%인 1조2000억원의 채권자는 메리츠금융그룹 3개사(증권·화재·캐피털)다. 이 채무의 금리는 연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 한 곳에만 연 1200억원 안팎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가 한 해 2000억원 안팎의 영업 손실을 내는 상황에서 이런 고금리 채무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게 유통 전문가들의 진단이다.MBK는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한 뒤 금리 등 채무 조건을 완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금융사에 조건 완화를 권고할 가능성이 있다.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임대료를 조정할 여지도 생겼다. 홈플러스 매장 상당수가 리츠 소유 부동산을 빌려 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CR)리츠 등 홈플러스에서 임대료를 받는 리츠가 최근 줄줄이 투자자산 부실 가능성을 공시했다. 홈플러스의 연 임대료는 약 500억원에 달한다. (2) 43조원 굴리는데 돈 없나MBK는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에서만 300억달러(약 43조원)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
국민연금 "홈플러스 'RCPS 부채→자본 전환' 동의한 적 없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식(RCPS)을 부채에서 자본으로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국민연금공단이 내놨다. 자본 전환에 동의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국민연금은 7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국민연금은 RCPS 발행조건 변경에 합의한 적이 없으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 조건은 투자 당시와 비교해 변경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앞서 일부 언론은 보도를 통해 국민연금이 지난달 홈플러스가 RCPS를 부채에서 자본으로 전환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홈플러스로부터 받아야 할 RCPS 금액이 1조원까지 불어난 가운데 국민연금이 손실을 감수하고 일부 투자금이라도 돌려받기 위해 RCPS 전환에 동의해줬다는 것이다.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부채보다 자본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돈을 돌려받기가 더 어려워지는만큼, RCPS가 자본으로 전환되면 국민연금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파장이 커지자 국민연금은 이례적으로 공지를 통해 관련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2015년 홈플러스에 총 6121억 원(프로젝트펀드를 통해 RCPS 5826억원,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보통주 295억원) 투자했다"며 "현재까지 리파이낸싱 및 배당금 수령을 통해 RCPS 3131억원을 회수했다"고 확인했다.국민연금은 "회생 절차 및 진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
홈플러스發 충격…단기자금 CP시장 흔들
1년 미만의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어음(CP)으로 시장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000억원대 단기자금을 빌린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다. 홈플러스보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자금을 구하기 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자등급 최하위 A3 단기채에 해당하는 기업은 41곳, 이보다 낮은 투기등급인 B등급 기업이 2곳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A3 기업중 자금시장에서 CP와 단기사채로 자금을 융통하는 곳은 중앙일보그룹과 이랜드그룹, 두산건설, 동부건설, 농심캐피탈 등이 있다. 주로 신영증권과 한양증권, BNK증권과 같은 중소형 증권사가 기업어음 발행을 주관하며 이들 기업의 단기 자금조달을 돕고 있다. 이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만기가 긴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중앙일보계열사인 중앙일보(380억원)와 제이티비씨(825억원) 등 총 3641억원의 CP와 단기사채를 발행했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와 이랜드리테일 등을 통해 총 2310억원, 두산건설은 50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신용등급이 AA-인 롯데그룹 계열사도 작년 롯데케미칼의 기한이익상실(EOD) 여파 이후로는 회사채보다는 CP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건설 등은 1조8550억원의 CP를 발행했다. CP는 회사채에 비해 자금 조달에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3~6개월 간격으로 부채를 차환 발행해야하고, 회사채 대비 금리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A3등급인 홈플러스가 CP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 사태가 터진만큼 증권사들이 당분간 신등급이 낮은 기업의 물량은 주관을
-
홈플러스, 한숨 돌려…3457억 협력업체 대금 조기변제 허가받아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협력업체 대금 3457억원에 대한 조기변제를 허가했다.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 주심 박소영 부장판사)는 7일 오후 1시, 홈플러스가 신청한 회생채권 조기변제 허가 신청을 전액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홈플러스가 조기변제를 신청한 지 불과 17시간 10분 만에 이루어진 신속한 결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발생한 협력업체들의 물품 및 용역대금을 조기에 변제할 수 있게 됐다.홈플러스는 지난 4일 새벽 0시 3분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후 같은 날 오전 10시 대표자 심문을 거쳐 단 11시간 만인 오전 11시에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이어 같은 날 오후 5시50분에는 메리츠증권을 대표채권자로 하는 채권자협의회가 구성됐다. 이후 3월 6일 오후 7시50분, 홈플러스는 협력업체들에 대한 2024년 12월분, 2025년 1·2월분 물품 및 용역대금 약 3457억원에 대한 조기변제를 신청했다.법원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협력업체(상거래채권자)들에 대한 우선적인 보호와 채무자의 계속적·정상적인 영업을 위한 기존 거래관계 유지 등을 위해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이번 조치로 홈플러스의 중소 협력업체들은 회생절차 진행에도 불구하고 밀린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연쇄 도산 우려가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회생신청부터 조기변제 허가까지 73시간 만에 이루어진 신속한 법원 결정이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한편,
-
국민연금, 홈플러스 사태로 1조 손실 위기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홈플러스에 투자한 국민연금도 1조원 이상이 손실 위기에 놓였다. 담보가 없는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국민연금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약 6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약정된 복리 규정에 따라 이자가 붙으면서 RCPS 규모는 현재 1조1000억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받지 못한 투자금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투자 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담보가 없는 기업어음(CP)과 전단채를 사들인 개인들도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홈플러스의 CP와 전단채 발행 잔액은 전날 기준 1930억원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가 주로 단기금융 등을 자금 조달 경로로 활용해온 만큼 CP와 전단채를 매입한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손실 우려가 나오고 있다.메리츠 계열 3개사는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을 빌려주면서 부동산 신탁 계약을 담보로 확보했다. 홈플러스는 메리츠 3개 사에서 돈을 빌릴 당시 5조원 안팎의 부동산 등 유형 자산을 신탁하고, 이를 담보로 제공했다.홈플러스 측은 4조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처분할 경우 메리츠 3사 금융부채 상환에 1조4000억원 정도를 투입하고 남는 금액으로 나머지 채권자의 채무를 상환하고 기업 회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한편 홈플러스의 회생 개시 결정으로 MBK의 고려아연 인수 작업은
-
홈플러스 "4019억원 유동화증권 상환 불가"…투자자 ‘손실’ 불가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신영증권을 통해 발행한 4019억원 규모의 카드대금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거래 채권과 달리, 해당 ABS는 금융채권으로 분류돼 기업 회생 신청과 함께 변제가 중단된 것이다. 향후 법원의 회생 계획 내용에 따라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5일 만기가 돌아온 118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에 대한 원리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해당 자산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을 기존 C등급에서 D등급으로 강등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매입채무를 기초로 한 유동화 상품을 만들어 증권사와 법인에 판매했다. 투자자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신영증권도 대책 마련을 고심중이다. 홈플러스는 신영증권 등을 통해 4019억원 규모의 매입채무를 금융상품으로 유동화해왔다. 예를 들어 홈플러스가 거래처로부터 상품 100억원 어치를 구매하면, 홈플러스에는 물건값 100억원에 대한 매입채무가 발생한다. 증권사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홈플러스로부터 받을 카드대금 채권을 넘겨 받는다. 이 SPC는 신용평가를 받은 뒤 이를 근거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 등에 판매하고, 홈플러스는 이후 투자자들에게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홈플러스가 상품 결제 이후 대금 지급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은 3개월이다. 하지만 법원 회생 신청으로 관련 채무 이행이 중단되면서 3개월 전 발행한 ABS부터 원리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
-
MBK 홈플러스 회생신청 진짜 목표는 '메리츠 이자+임차료 인하'
MBK파트너스가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결정한 건 구조적으로 낮출 수 없는 고정비용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생법원을 앞세워 1조2000억원을 빌려준 메리츠금융지주 고금리 이자와 점포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장기 계약으로 맺은 매장 임차료 부담을 대폭 깎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고정비용 부담을 줄이면 기업회생에 따른 영업 타격을 감안해도 매년 1000억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는 회사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게 MBK 판단이다. 담보신탁이 변수인 '메리츠 채무'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작년 5월 메리츠금융지주 계열사들한테서 1조20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받았다. 이자율은 연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매월 100억원 정도의 이자를 메리츠에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MBK는 홈플러스의 슈퍼마켓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매각해 대출을 조기에 상환하려 했지만 적당한 매수자를 구하지 못했다.관련 비용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홈플러스는 메리츠에 이자 지급을 유예하게 된다. 이후 채권단 협의 과정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채무 이자율을 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원론적으로 메리츠는 기업회생과 상관 없이 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홈플러스 부동산 자산 대부분을 신탁 형태로 담보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담보신탁이 설정된 부동산은 사실상 소유권이 채권자에게 이전된다. 기업회생 절차와 관계 없이 메리츠는 언제든 담보로 잡은 홈플러스의 자산을 경매에 부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악의 경우라도 경매를 통해 대출 원금과 이자를 회
-
법정관리 홈플러스 "상거래 채권 지급 재개"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 개시로 인해 일시 중지됐던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다고 6일 밝혔다.식품업체, 물류업체 등 협력 업체들에 밀린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설명이다. 업계 안팎에서 지난해 발생한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처럼 대금 미지급 우려가 커지자 상거래 채권자들을 우선적으로 안심시키려는 분위기다. 홈플러스가 지난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하고, 곧이어 법원이 개시를 결정하면서 모든 채권들에 대한 지급이 일시적으로 중지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가용현금 잔고가 3090억원으로 3월에만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순현금 유입액이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 가용자금이 6000억원을 상회한다"며 "일반상거래 채권을 지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이어 “금일부터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으며 순차적으로 전액 변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생 절차에 따르면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되며, 개시 결정 이후에 이루어지는 모든 상거래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지급 결제가 이뤄진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
국민연금 지원받는 MBK…홈플러스 이어 네파도 '빨간불'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국민연금 자금을 지원받는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홈플러스 외에도 인수 기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거나 엑시트(자금회수)에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아서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역시 법정관리까진 아니지만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2013년 특수목적법인(SPC) 티비홀딩스를 설립해 9900억원에 네파를 인수했다. 이 중 4800억원가량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나머지 자금은 2008년 조성한 2호 블라인드 펀드 등을 통해 조달했다. 국민연금이 앵커 출자자(LP)로 이 펀드에 참여했다.2013년 4703억원이던 네파의 매출은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인 2015년부터 뒷걸음치기 시작해 2023년에 3136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새 매출 약 33%가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182억원에서 140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아웃도어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게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MBK파트너스의 주요 경영 판단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MBK파트너스는 2015년 티비홀딩스와 네파를 합병해 인수금융 부담을 사실상 네파에 떠넘겼고, 이에 네파는 매년 200억~300억원대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로 인해 네파의 부채 비율은 2013년 34%에서 2023년 말 기준 231%까지 치솟은 상태다.MBK파트너스는 국내 홈데코 시장 1위인 모던하우스의 엑시트를 추진하고 있다.앞서 MBK파트너스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랜드리테일로부터 2017년 6860억원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모던하우스를 홈플러스에 입점시키는 등 융합 전략을
-
홈플러스 일파만파...M&A 시장에 불어닥친 'MBK 포비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10년만에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국내 대형 인수·합병(M&A) 딜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4조원 펀드를 앞세워 빅딜을 싹쓸이했던 MBK는 평판 악화로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은 물론이고, 여론 악화로 여타 PEF 활동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기업가치 6조원 수준까지 거론되는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 2조원 규모인 반도체 장비사 HPSP, 1조원대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 스틸코드 거래 등 국내에서 진행중인 대형 경쟁입찰 거래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올해 초부터 조단위 경쟁입찰 거래에 MBK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SK스페셜티, 에어프로덕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8조원 규모로 조성한 5호 펀드 소진을 위해서라도 올해 한국 시장 주요 빅딜에 활발히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하지만 MBK의 최대 규모 딜이자 랜드마크 거래였던 홈플러스의 투자 실패 여파로 활동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기업의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거래와 핵심 인력 확보가 중요한 정보기술(IT)·테크 기업 딜에서 위축될 것으로 분석된다. M&A 때 인수자의 사업 '지속가능성'도 중요한 정성적 요인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투자 실패로 MBK파트너스를 새주인을 맞을 임직원들의 동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 매각 이후에 자신들에게 닥칠 평판 리스크도 신경 쓰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있더라도 잡음이 덜할 곳을 찾는 경향이 있다"라며 "홈플러스 회생절차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홈플러스 충격은 MBK파트너스가
-
'홈플러스' 기습 발표에…"이제 여기가 뜬다" 195억 '베팅'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대형마트 라이벌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주가가 급등했다. 홈플러스 소비자들이 다른 대형마트로 유입되는 등 반사이익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마트는 전 거래일보다 5.66% 오른 8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마트가 포함된 롯데쇼핑 주가 또한 5.44%(한국거래소 기준) 상승한 6만5900원에 마감했다. 이날 롯데쇼핑 주가 상승률은 2023년 8월 10일(5.79%) 이후 약 1년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대형마트 종목 주가가 급등한 것은 업계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다. 부실한 홈플러스의 경쟁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졌다. 영업은 정상적으로 할 예정이지만 악성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상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비자들의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기습 회생신청'에 따른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비판도 커지는 상황이어서 소비자 발길은 더욱 뜸해질 수 있다. 홈플러스는 매출(2023년 기준) 6조9315억원으로 이마트(15조1419억원)에 이어 대형마트 2위 사업자다. 롯데마트 매출은 5조7347억원이다.재무 부담이 완화되지 않으면 홈플러스의 정상적인 영업이 점점
-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도 전면 중단
MBK파트너스가 추진하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이 중단됐다. 홈플러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멈춰섰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가 진행하던 홈플러스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은 이번 회생절차 돌입으로 전면 무산됐다. 앞서 국내 유통 대기업 한 곳이 인수를 두고 실사에 돌입했지만 모회사의 회생 결정으로 회사의 자산과 부채가 동결되면서 M&A도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이다.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2023년 매출은 1조2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은 1000억원안팎으로 매각이 성사되면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대 현금이 수혈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국내 기업형슈퍼마켓(SSM) 분야에서 점유율 20%대를 차지하고있어 기존 이마트, 롯데, GS등 SSM업체 입장에선 이를 인수하면 1위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됐다. 오프라인거점 확보를 꾀했던 중국 알리바바등 유통기업들도관심을 보여왔다.홈플러스 내부에선 신용평가사가 신용도 강등 과정에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등 회사의 자구안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유통업 전반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가 보수적인 기조로 선회하면서 최후의 수단인 회생절차로까지 번졌다는 시각이다.IB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분쟁에서도 이번 회생 사태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 경영진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단기 차익을 목표로하는 PEF가 경영권을 인수하면 고려아연의 장기적인 투자와 임직원의 고용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주장해왔다.시장에선 이번주 나
-
홈플러스 초유의 사태에…'5000억 투자' 국민연금 어쩌나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 인수 자금을 지원한 국민연금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0시 3분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금융 조달 비용 상승 등 잠재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업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다. 법원은 대표자 심문 등을 거쳐 약 11시간 만에 회생 개시 결정을 내렸다.앞서 MBK파트너스는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영국 대형마트 기업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10년째 엑시트(자금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자산 매각에 의존해 차입금을 상환해왔고, 이는 다시 수익 기반 약화로 이어졌다.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은 지난 1월 기준 462%로, 리스 부채를 제외한 금융부채는 약 2조원에 달한다.국민연금은 홈플러스 인수 당시 50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매년 대체자산 공정가치평가 등을 통해 운용 성과를 모니터링해왔지만, 갑작스럽게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실무단에서도 난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실제 운용 수익률 성과와는 무관하게 다른 차원에서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가 자칫 국민연금 투자 실패로 보여지거나 국민연금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봐 우려되는 게 사실"고 귀띔했다.부실자산 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하려는 연기금과 자산 가치에 따라 성과 보수를 받는 위탁운용사의 잣대가 크게 다른 점이 부실자산의 효율적인 정리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위탁운용사들이 비상장기업 밸류에이션을 '뻥
-
김광일 MBK 부회장 "버티는게 오히려 패착…홈플러스 위한 선택"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회생 신청을 두고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으로 인한 선제적 조치였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신용등급 강등으로 운영자금 대출까지 줄어들면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게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은 판단을 내린 취지에 대해 언급했다. -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것도 아닌데 회생 신청을 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홈플러스 매출이 10조원 정도 된다. 그러면 매출과 지급의 시간 차이가 한 6000~7000억원 정도 난다. 매출은 매일 발생하고 지급은 월 말에 보통 되니까. 우리가 테스코(영국 회사)한테서 샀지않나. 영국은 그걸 기업어음(CP)으로 막아왔다. 그 상태로 인수받아서 우리가 10년동안 운전 자금으로 충당해왔다. 이게 신용등급과 연계돼 있다."-신평사로부터 받은 A3- 등급은 CP발행이 불가능하다는 건가 "A3는 기업어음 발행할 수 있는 등급이지만 A3-는 거의 거래가 안 된다.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현격하게 줄어든다. 경제가 엄중한 환경에 A3-를 인수해줄까. 그렇지 않다. CP 재발행이 계속 회사의 현금이 빠져나가게 된다. 당장에는 부도가 안 나도 그렇게 2~3개월 버티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차환이 안되는데 돈을 계속 내주면 곤란해진다. 그때 가서 회생을 하면 늦는다. 직원 월급도 못 주게 될텐데 어떻게 회생을 하겠나. 그래서 지급 가능한 시기에 선제적으로 회생을 하면 단기자금을 미리 갚을 수 있다. 자칫 방치했다가 상거래 채무 지급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자 비용, 기업어음 돌아오는걸 조정해
-
쿠팡·C커머스 '초저가 공습'에 무너진 홈플러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근본적인 이유는 업황이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매각에 나섰으나 임자가 나서지 않아 제때 투자를 하지 못한 영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작년 3월부터 11월까지 5조5406억원의 매출을 거두고도 15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연간 1000억원 안팎 이익을 올렸지만 2021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매년 1000억~2000억원대 손실을 봤다. 이는 비단 홈플러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사업에서만 지난해 약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해 롯데마트(롯데슈퍼 포함)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2% 감소한 465억원에 불과했다.대형마트가 성장은커녕 이익을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이른 것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주력 상품인 생활용품부터 신선식품까지 온라인 쇼핑에 주도권을 빼앗겨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에 부딪혔다.특히 쿠팡의 부상은 대형마트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쿠팡의 작년 매출은 41조원으로 국내 대형마트의 전체 판매액 약 37조원을 넘어설 만큼 불어났다. 쿠팡에 더해 최근엔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e커머스마저 대형마트 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한국산 생활용품, 가공식품, 신선식품까지 팔거나 판매를 계획 중이기 때문이다.홈플러스의 자체 경쟁력도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와 롯데는 모기업의 지원 속에 매장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고 대형마트, 슈퍼 등 업태를 통합하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홈플러스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