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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불안하다"…CS 사태로 논란되자, 세계 최초로 호주서 '퇴출'
호주가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이후 논란이 된 AT1(신종자본증권) 시장을 폐지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전망이다. 9일 호주건전성감독청(APRA)은 AT1 시장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APRA는 “AT1이 위기를 겪고 있는 은행을 안정화하거나 무질서한 파산을 방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다수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APRA는 내년 말까지 관련 규정을 확정한 뒤, 2027년 1월부터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호주의 AT1 시장 규모는 약 400억호주달러(약 36조5368억원)에 달한다. 호주 주요 4대 은행은 위험가중자산(RWA)의 최소 1.5%를 AT1으로 보유하고 있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이들은 기존의 AT1을 후순위채·대손충당금 등 보완자본이나 보통주자본으로 전환해야 한다.코코본드로 불리는 AT1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납세자가 은행의 파산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상품이다. 은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부의 구제금융보다 먼저 활용되는 비상금 역할을 한다. 투자자 동의 없이 상각되거나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신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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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간 디폴트 제로"…글로벌 은행들 '우량담보채권' 발행 확대
전 세계 은행들이 우량자산 담보채권(커버드본드) 발행을 대폭 늘리고 있다. 중앙은행의 긴축(금리 인상)에 맞춰 예금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압박이 가중되자 ‘상대적으로 값싼’ 자금 조달처를 모색하면서다.10일(현지시간) S&P글로벌레이팅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커버드본드 발행액이 1750억유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커버드본드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국공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이다. 일반적으로 발행사인 은행뿐만 아니라 기초가 되는 담보자산 풀이 보증하는 트리플A 등급 채권의 일종이다.커버드본드는 코코본드(티어1본드)와는 정반대 스펙트럼에 자리 잡은 최고 수준의 안전자산으로 통한다. 코코본드는 올해 3월 UBS가 파산 위기에 처한 크레디트스위스를 긴급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행한 물량이 전액 상각 처리됐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커버드본드는 프로이센의 프레데릭 대왕이 세계 최초로 고안한 이후 250여 년간 단 한 차례도 디폴트(채무불이행)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원래는 주로 유럽 은행들이 발행했지만 최근엔 호주, 캐나다 금융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네덜란드 대형은행 ABN암로의 주스트 보몬트 분석가는 “커버드본드는 투자자에게 낮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루한 상품이지만 동시에 매우 안전하다”며 “은행들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활용하는 자금 조달 수단이라는 점에서 통상 안전성의 등대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선 커버드본드 재유행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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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금융지주 자본확충…신종자본증권 1조 발행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지난 3월 코코본드(상각형 신종자본증권) 전액 상각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금융지주사들은 1조원어치 가까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우리은행과 농협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대규모 투자금이 몰리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10년 만기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은 2700억원 모집에 61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우리은행은 발행액을 4000억원으로 늘렸다. 농협금융지주도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기준으로 2700억원 모집에 3590억원의 주문을 받아 발행액을 4000억원까지 증액했다.신한금융지주도 33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확정했다. 조달 자금 중 15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나머지 1800억원은 채무상환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운영자금 조달과 채무 상환을 위해 2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지방 금융지주 중에선 DGB금융이 10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이다. 영구채 성격이 강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금융사의 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된다.금융위원회는 내년 5월 1일부터 은행과 은행지주에 대해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자기자본을 1%포인트 추가로 쌓도록 했다. 5대 은행은 11% 이상의 보통주 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5대 은행의 3월 말 기준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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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당국 "CS 코코본드 상각은 부도 보험금 지급 사유 아냐"
유럽 금융당국이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신종자본증권·AT1) 상각이 신용부도스와프(CDS)의 보험금 지급을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CDS에 투자한 헤지펀드들의 손실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신용파생상결정위원회(CDDC)는 크레디트스위스가 보유한 코코본드가 상각된 사건이 CDS 보험금 지급 사유가 아니라고 공지했다. 또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이 상각을 지시한 것도 정부 개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CDDC는 이번 결정이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와 핌코뿐만 아니라 바클레이즈, 씨티,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등 11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만장일치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지난 3월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CS에 코코본드 상각을 지시했다. 경쟁사인 UBS가 CS 인수를 결정에 따른 조치였다. 재정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160억스위스프랑(약 23조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전량 상각한 것이다.CDS 투자자들은 이에 반발하며 CDDC에 민원을 제기했다. CS의 코코본드가 CDS의 기초자산인 채권보다 후순위 채권인지를 판단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코코본드가 계약상 종속성이 없기 때문에 회사채와 다름없다는 주장이었다.당시 민원 대상인 CDS의 기초 자산은 2000년 발행된 20년 만기 회사채였다. 만약 코코본드가 회사채와 동일한 지위를 지니거나, 선순위인 채권으로 분류된다면 계약에 따라 정부 개입에 의한 부도금 지급 사유를 인정받을 수 있다.하지만 CDDC 위원들은 민원과 정반대로 코코본드가 후순위 채권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부도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공시한 것이다. CDS와 무관하다는 판단이다.CDDC는 상각 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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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3000억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서 ‘완판’
교보생명이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예측에서 자금 몰이에 성공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 코코본드(AT1) 상각 사태 후 첫 국내 대규모 공모 신종자본증권으로 주목받았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AAA)은 오는 12일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4260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교보생명은 공모 희망 금리 범위로 5.0~5.8%를 제시해 상단인 5.8%에서 물량을 채웠다. 발행사는 주관사와 증액 발행을 논의하고 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교보생명은 순조롭게 수요예측을 마무리하면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자본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다. 교보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지난해 6월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약 1년 만이다.이번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이지만 5년 뒤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있다. 다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각 조건은 붙이지 않기로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의 하나인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된다. 조달된 자금은 친환경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사업에 사용된다.이번 신종자본증권이 유럽 은행의 코코본드와 달리 건전성 우려가 낮고 상각 조건도 없는 점 등이 부각되면서 기관투자가 수요를 모았다. 국내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시장은 지난 3월 CS의 코코본드 상각 사태 후 투자심리가 악화됐으나 이번 수요예측을 기점으로 점차 풀릴 수 있단 기대감이 생겼다는 분석이다.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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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사태 후 첫 '신종' 공모 푸본현대생명, ‘코코본드’ 우려 넘을까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상각 사태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푸본현대생명이 공모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선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보험(A+/A0)은 오는 18일 수요예측을 통해 700억원의 공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금리는 6.5~7.0% 고정 금리로 설정할 계획이다. 만기는 10년이며 5년 콜옵션(조기상환) 조항이 포함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400억원까지 증액을 할 수 있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다.CS 사태 이후로 국내 공모 자본성증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IBK연금보험은 지난달 30일 2000억원 규모의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하나생명보험은 지난달 31일 18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CS의 AT1 전액 상각 사태 이후 한국에서도 코코본드 발행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CS가 UBS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170억 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코코본드가 전액 상각된 바 있다. 주식보다 채권이 먼저 상각되면서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늘었다. 코코본드란 채권으로 분류돼 이자를 지급하지만 발행 회사가 위기에 처하면 이자 지급이 중단되거나 전액 상각 처리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은 상각 조건이 붙지 않아 일반적인 코코본드와 다른 성격을 가진다. 더군다나 이번 발행 채권은 후순위채로 신종자본증권보다 변제 순위가 앞선다. 하지만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모두 자본성증권으로 묶이면서 투자심리가 함께 얼어붙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발행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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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이어 우리은행도 '코코본드' 조기 상환…위기 확산 차단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우리은행이 다음달 콜옵션(조기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코코본드(상각형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한다.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 전액 상각 사태로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확산한 데 따른 선제 조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독일 도이체방크 위기설로 시작된 ‘뱅크데믹(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 불길이 국내 은행권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콜옵션 행사 나선 금융사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달 25일 콜옵션 만기가 되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2013년 4월 발행)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코코본드는 만기가 없거나,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이다. 영구채 성격이 강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된다. 우리은행은 오는 7월 4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 6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 콜옵션 행사일이 돌아온다.전날 신한금융은 다음달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1350억원 규모의 원화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만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콜옵션 행사 방침을 미리 밝힌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은행 시스템 우려 확산에 따른 선제적 조치”라며 “스케줄에 맞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 신한지주의 자금버퍼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하나금융그룹도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을 예정대로 행사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10월 1800억원, 하나금융지주는 11월 2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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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도이체방크…"시장의 막연한 공포가 사냥감을 찾고 있다"
“시장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 그저 다음 희생양을 찾고 있는 것 같다.”영국 투자회사 뮤지니치앤드코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달 중순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중소은행들의 줄도산 여파는 대서양 건너 유럽까지 미쳤다. 가장 취약했던 크레디트스위스(CS)가 결국 스위스 최대 은행 UBS에 흡수합병됐다. 잇단 은행 위기 속에서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재무적으로 건전하다고 평가받는 도이체방크의 위기설이 불거진 배경이다. 위기설 휩싸인 도이체방크지난 24일 도이체방크 은행채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한때 220bp(1bp=0.01%포인트) 이상으로 치솟았다. 2018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이후 200bp대 초반으로 가라앉긴 했지만 시장이 CS 다음 파산 위험 대상으로 도이체방크를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이날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추긴 주요 요인은 AT1(신종자본증권), 일명 코코본드다. 스위스 금융당국과 UBS가 CS 코코본드를 전부 상각함에 따라 앞으로 코코본드 발행이 어려워져 도이체방크 등이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달 초 달러당 95센트였던 2014년 발행 도이체방크 코코본드는 이날 달러당 70센트까지 27%가량 급락했다.독일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울리히 어반 멀티자산 전략 헤드는 “최근 헤지펀드들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노출이 많은 은행들의 주가 하락에 베팅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긴축 기조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대출 부실이 커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크다.하지만 도이체방크 위기설은 과장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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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사태에…금융지주·보험 신종자본증권 발행 막히나 ‘노심초사’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사태에 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 보험사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불똥이 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22일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잔액은 약 67조6000억원에 달한다. 신종자본증권이 25조1000억원(37.1%), 후순위채가 42조5000억원(62.9%)이다. 은행들의 발행 잔액이 37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56.1%를 차지한다. 이 외에 보험사, 증권사, 여전사, 일반회사, 금융지주 등이 주로 발행한다. ◆은행들 신종자본증권 발행해야 하는데…차환 계획 꼬이나문제는 이번 CS의 AT1 전액 상각 처리로 국내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들은 2013년 바젤Ⅲ(은행건전성 감독을 위한 국제 협약) 도입 이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왔다. 은행권은 사업보고서와 주주총회가 마무리되는 내달부터 속속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재개하려 했으나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신종자본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의 리테일 수요에 기반해 발행돼 투자 심리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CS 사태로 “주식보다 채권이 먼저 상각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지난달 3000억원 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우리금융지주는 전체 수요예측 참여 금액 7850억원 중 5130억원(65.3%)을 투자매매중개업자 수요로 채웠다. 투자매매중개업자 물량은 증권사 리테일 부서 수요에 해당한다. 리테일 부서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수요예측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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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CS 사태 여파…국내 기업 외화채 조달 ‘비상등’
외화채를 통한 기업 자금 조달에 비상등이 켜졌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상각 등으로 금융시스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의 투자심리가 식은 여파다. 국내 기업들의 외화채 조달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호주 달러 커버드 본드의 발행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커버드본드란 기업이 중장기 자금 조달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채권 등 보유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주금공의 커버드본드에 ‘AAA’ 신용등급을 매겼다. 주금공이 호주 달러 표시 채권인 ‘캥거루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주금공은 최대 5억 호주 달러 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HSBC·UBS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외화채 발행을 준비했다. 지난주 수요예측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지만 연이은 금융시장 충격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심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발행 작업을 멈춘 상태다. 향후 시장이 풀리면 발행 일정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자금 조달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외화채 시장은 올해 초 기관투자가가 지갑을 푸는 ‘연초효과’로 우호적인 수급 기조를 보였다. 수출입은행(35억 달러), 포스코(20억 달러), SK하이닉스(25억 달러) 등이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들이 잇따라 무너지는 등 금융시스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외화채 시장에서 몸을 사리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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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뱅크런 막았지만…"코코본드 수요 사라질 것"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UBS에 인수되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확산은 막았다. 그러나 이제 ‘본드런(연쇄 채권 매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170억달러어치(약 22조원)가 휴지조각이 된 여파다. 골드만삭스는 “코코본드 수요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유럽 코코본드 동반 하락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스, UBS, HSBC 등 유럽 은행들의 AT1 채권 가격은 동반 하락했다. AT1은 코코본드의 일종으로 유사시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전환된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지만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마켓워치에 따르면 바클레이스가 2019년 3월 발행한 AT1 금리는 이날 연 21.4%로 최근 1년간 최저치인 연 4.4% 대비 크게 올랐다. 채권은 금리가 뛰는 만큼 가격이 하락한다. 도이체방크와 HSBC의 AT1 금리는 각각 연 23%, 연 15.9%를 기록했다. 도이체방크의 최근 1년 최저치는 연 6.5%, HSBC는 연 5.5%였다. AT1 금리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상장지수펀드(ETF)도 5.7% 떨어졌다.UBS는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하며 크레디트스위스 코코본드 전액을 0원으로 상각했다. 그러나 크레디트스위스 주주들은 22.48주당 UBS 1주를 보상할 계획이다.채권자가 주주보다 우선이라는 믿음이 깨지면서 ‘본드런’ 경고가 나온다. 신용분석기관 사리아의 울프강 펠릭스 선임애널리스트는 “화가 난 채권자들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다른 유럽 대형은행들로 달려가고 있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코본드 수요가 영구적으로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코코본드의 위험성을 체감한 투자자들이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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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코코본드 휴짓조각에 '본드런' 공포…"투자 영원히 사라질 수도"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UBS에 인수되며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의 확산은 막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제 ‘본드런(연쇄 채권 매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170억달러어치(약 22조원)가 휴짓조각이 되자 유럽 채권시장이 출렁였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채권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골드만삭스는 “코코본드 수요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유럽 코코본드 가격 하락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즈, UBS, BNP파리바와 HSBC 등 유럽 은행들의 AT1 가격은 모두 떨어졌다.마켓워치에 따르면 바클레이즈가 2019년 3월 발행한 AT1 금리는 이날 21.4%로 최근 1년간 최저치인 4.4% 대비 크게 뛰었다. 채권은 금리가 뛴 만큼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도이체방크와 HSBC의 AT1 금리는 각각 23%, 15.9%를 기록했다. 도이체방크의 최근 1년 최저치는 6.5%, HSBC는 5.5%였다. AT1 금리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익률이 6~9% 하락했다.AT1채권은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의 일종으로 유사시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전환된다. 원금을 잃을 수 있어 수익률이 높지만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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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신종자본증권 3000억원 발행
우리금융지주는 3000억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평소엔 채권으로 분류되다가 발행사가 어려워지면 주식으로 바뀌는 증권이다. 금융사들은 자기자본비율(BIS)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자본 확충 방편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우리금융이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은 5년 후 중도상환(콜옵션)이 가능한 영구채다. 발행 금리는 연 4.99%이며, 발행일은 오는 28일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BIS비율은 약 15bp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우리금융은 당초 신고 금액(2100억원)보다 많은 수요가 몰려 이사회에서 승인받은 3000억원까지 증액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장기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등 발행 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발행 타이밍을 적기에 선택해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말했다.이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며 "하반기에는 경기 침체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와 손실 흡수능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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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영구채에 2배 수요 참여
부산은행 영구채(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모집금액의 두 배 수요가 참여했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실시한 부산은행의 1100억원 규모 영구채 수요예측에 2240억원의 기관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이번 영구채는 바젤III 기준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형식으로 다음 달 7일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의 용도를 제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사회적채권)이기도 하다. 취약계층·서민층 등의 기초 생계 및 기초 인프라 지원, 중소기업·벤처기업·사회적 기업 지원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예정대로 1100억원어치만 발행할 경우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각각 0.3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부산은행은 추정했다. 부산은행 BIS 총자본비율은 작년 말 현재 17.05%, 기본자본비율은 15.76%다.채권 신용등급은 부산은행 기업 신용등급(AAA)보다 세 단계 낮은 ‘AA-’다. 앞서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는 3.9~4.5%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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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영구채 금리 '高高'…3년 만에 年 4% 찍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가 3년여 만에 연 4.0%를 찍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의 요구 금리 수준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신한금융지주는 전날 기관 대상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거쳐 제11-2회 영구채 발행금리를 연 4.0%로 확정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그룹 계열사의 영구채는 2018년 11월 8일 하나금융지주의 연 4.04%(5년 콜옵션)를 마지막으로 3년 넘게 연 2~3%대 발행금리를 확정해왔다. 최저 금리는 작년 2월 KB금융지주 발행물(5년 콜옵션)로 연 2.67%였다.이번 신한금융지주 11-2회 발행금액은 380억원으로, 11-1회 5620억원어치와 함께 오는 25일 발행(납입) 예정이다. 영구채는 현금상환 만기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지만, 발행 시점으로부터 5년 또는 10년 뒤 조기상환하는 게 관행이다.신한금융지주 11-2회는 10년 뒤부터 조기상환(콜옵션 행사)할 수 있다. 수요예측에 앞서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 범위는 연 3.60~4.00%다.최근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연 4.00% 금리를 받아야 적정하다고 판단한 기관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많이 오른 만큼 요구 금리 수준이 높아졌다”며 “스프레드(회사채 금리에서 국고채 금리를 뺀 차이)가 작년 발행 때보다 좁아졌다”고 말했다.이번에 신한금융지주와 같은 17일에 수요예측을 한 하나금융지주도 연 4.00% 수준에서 제10회 영구채(5년 콜옵션) 발행금리 확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거래에 참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 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