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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호 오퍼스PE 전무 "구조조정 투자 핵심은 자산·영업·인력"[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구조조정 투자를 검토할 땐 자산과 영업, 인력 등 세 가지 요소를 체크하는 게 핵심입니다."윤석호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PE) 전무(사진)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조조정 투자는 리스크가 높다는 편견이 있지만 투자 대상인 회사의 기초체력이 살아있다면 결코 위험한 투자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윤 전무는 구조조정 투자 전문가다.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삼정KPMG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우리PE에서 경력을 쌓고 2016년 오퍼스PE에 합류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기업에 투자해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구조조정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윤 전무는 "곤궁기를 버틸 자산과 턴어라운드를 이끌 영업력,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이 있다면 당장 처한 상황이 어려운 구조조정 대상 회사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없고, 수익 모델을 구축하지 못해 영업력이 허술한 데다 우수한 인력까지 이미 유출된 기업은 구조조정 투자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표적인 예가 유동성 파티 시절 몸집을 불렸으나 돈줄이 마르자 흔들리기 시작한 스타트업들이다. 윤 전무는 "스타트업은 구조조정 투자처로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라며 "경쟁 기업끼리 사업을 합치거나, 돈을 벌 수 있는 사업만 따로 떼어내는 방식으로 살길을 찾지 않으면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그가 최근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투자 섹터는 반도체 장비 및 부품 관련 산업과 소비재 산업이다. 윤 전무는 "지금은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결국 사이클은 언젠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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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ICS 전무 "2차전지 기업은 유망할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 의지는 확고합니다. 2차전지 기업이 유망한 투자처인 이유입니다."김정원 IMM크레딧앤솔루션(ICS) 전무(사진)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는 불확실성과 끝없이 싸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성장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섹터를 찾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김 전무는 ICS가 2021년 조성한 5300억원 규모의 코리아 배터리&ESG(KBE) 펀드를 책임지고 운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펀드는 배터리와 ESG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섹터 펀드다.LG화학이 1500억원을 출자해 앵커 출자자(LP) 역할을 맡았다. LG화학이 외부 자산운용사가 조성한 펀드에 핵심 투자자로 참여한 건 처음이다. 이 밖에도 새마을금고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신한은행, 신협, 흥국생명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LG화학을 비롯한 주요 LP들이 출자를 결심한 배경에는 김 전무의 전문성이 큰 역할을 했다. 김 전무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와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벤처캐피탈(VC) 업계에도 몸을 담는 등 산업계와 컨설팅업계 등을 오가며 전문성을 쌓았다.김 전무는 "이공계 인재가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업계에서 ICS는 이공계 인재풀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등 인력 구성을 차별화했다"며 "전문성을 무기로 4개월여 만에 5000억 규모의 펀드레이징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김 전무가 배터리 섹터 펀드의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EU와 미국 등 선진국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앞다퉈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유럽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11%, 미국은 5.8%에 불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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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세대교체' JP모간 김지헌 본부장 "캥거루 포모사 등 기업 자금통로 개척"[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가장 비중인 큰 달러화 채권뿐 아니라 유로화, 호주 캥거루, 대만 포모사 채권 등 새로운 시장에서 기업의 자금 조달 통로를 개척하기 위해 앞장서고 싶습니다.”김지헌 JP모간 채권자본시장부 본부장(사진)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채권발행시장(DCM) 부문 수장으로 취임한 소감에 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부터 이승건 채권자본시장 총괄 수석본부장 뒤를 이어받아 DCM 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1984년생인 그는 2010년부터 DCM 시장에서 활동하는 등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BoA메릴린치에서 업무를 시작해 지난해 10월 JP모간으로 이동했다. 외화채 DCM 시장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을 이끄는 인물이기도 하다. 강신영 HSBC 전무, 조영석 미즈호증권 본부장 등과 함께 대표적인 80년대생 DCM 총괄 본부장이다.김 본부장은 “DCM 본부 막내로 일을 시작해 헤드까지 올라온 덕분에 사소한 업무들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는 편”이라며 “소통에 강한 80년대생 젊은 본부장들이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재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가장 기억에 남는 외화채 발행으로는 2014년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꼽았다. 외평채는 외화 조달을 위해 발행하며 마련한 자금은 외화보유액으로 운영된다. 당시 김 본부장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열린 IR 행사를 총괄 주관했다. 그는 “뉴욕에서 해외 투자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 외화채 시장의 안정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며 “한국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취임 이후 외화채 시장 공략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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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 BRV CIO가 임상 실패했던 메지온에 500억 '베팅'한 이유[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블루런벤처스(BRV)가 전방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실리콘밸리의 기술 벤처기업에 집중했던 BRV는 한국의 2차전지, 콘텐츠, 바이오 기업으로 투자 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달 인기 캐릭터 라인프렌즈의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한 라인 IPX에 1200억원을 투자했고, 이달에는 코스닥 신약개발사 메지온에 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BRV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한 것은 처음이다.BRV의 성장 투자의 중심에 있는 윤관 BRV캐피탈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신기술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거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 회사들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모빌리티와 반도체 장비, 배터리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의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말했다.혁신성과 확장성에 투자윤 CIO는 투자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로 혁신성과 확장성을 꼽았다. 메지온에 투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메지온이 개발 중인 약은 전 세계에서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 신약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처방될 수 있다"며 "한국 제약바이오회사가 FDA 승인을 받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소셜임팩트 투자 관점에서 희귀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어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메지온은 작년 '폰탄 수술'(선천성 심장기형 수술) 환자의 운동 능력 개선을 위한 치료제인 '유데나필(성분명)'의 FDA 허가를 신청했으나 실패했고 올 초부터 FDA의 권고로 추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윤 CIO는 "FDA가 임상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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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정호석 세움 대표 변호사 "스타트업 보릿고개 이제 시작… 하반기 옥석가리기 본격화"
"스타트업 업계의 보릿고개는 이제 시작입니다."정호석 법무법인 세움 대표 변호사(사진)는 9일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가 현장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올 하반기 진짜 고비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줄이 마른 스타트업들이 당분간은 버티겠지만 하반기를 기점으로 백기 투항하는 업체들이 쏟아져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하반기 스타트업 줄도산 이어질 것"법무법인 세움은 스타트업 자문 전문 부티크 로펌이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조차 낯설던 2012년 정 변호사가 대형 로펌에서 나와 창업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신생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한 정보기술(IT) 기업까지 수많은 스타트업의 흥망성쇠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그는 올해 스타트업 업계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 2~3년간 지나치게 부풀려진 스타트업의 몸값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게 정 변호사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은 수천억 원은 기본이고, 조 단위 몸값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2015년 카카오가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600억원에 인수할 때만 해도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7~8년 만에 스타트업 업계에 거품이 얼마나 많이 끼였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도산하는 스타트업들은 회생 가능성도 크지 않다. 정 변호사는 "전통 제조기업 등은 잠깐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자금만 투입하면 다시 정상적인 사이클을 되찾아가지만 스타트업 업계에는 투자금이 없으면 버틸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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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김세일 한투PE 투자본부장 "구조조정 투자 편견 깨야"
자본시장의 힘은 사람에서 나옵니다. 분석하고, 예측하고, 결정합니다. 한국 자본시장도 그렇습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들입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코너를 통해 그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발자취를 담고자 합니다.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투자는 일반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투자로 분류된다. 연기금, 공제회 등 펀드 출자자(LP)들도 구조조정 기업에 돈을 대는 걸 선호하진 않는다. 김세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본부장은 '편견'이라고 단호하게 얘기한다. 수많은 구조조정 기업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서 투자처를 찾고, 제대로 된 안전장치를 갖추면 리스크는 낮추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하기 최상의 시기라고 말한다."영업력이 살아있는 회사가 좋은 투자처"김 본부장은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투자자가 우위에 설 수 있어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하기 적기"라고 강조했다.일반적으로 한계에 치달은 구조조정 기업과의 투자 협상에선 투자자 측이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주도할 수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해부터 자본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힘의 무게는 투자자 쪽으로 더 기울었다.김 본부장은 "투자자가 우위에서 협상을 주도할 땐 메자닌 방식의 투자, 풋옵션 설정 등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가 더 쉽다"며 "이를 통해 구조조정 기업에 대해 투자하면서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