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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L중앙 ‘매각설’에 불투명해진 자금 조달
콘텐트리중앙의 자회사 SLL중앙이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자금 조달이 불투명해졌다. 투자를 검토하던 기관투자가들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서면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최근까지 사모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자금 조달 방안을 협의해왔지만 논의가 일시 중단됐다. 매각설이 불거지면서다. 한 PEF 관계자는 “SLL중앙 투자를 검토해 왔는데 매각설이 제기되면서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매각을 한다고 해서 바로 성사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재벌집 막내아들' ‘흑백요리사’ 등의 제작사인 SLL중앙은 최근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해 기업공개(IPO) 추진이 지연됐다. 2023년 859억원, 2024년 39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SLL중앙은 지난달 금리 연 6%로 1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고, 해당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에 쓰이고 있다.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신용등급 BBB급인 콘텐트리중앙은 2022년부터 매년 신한투자증권 등을 통해 회사채를 발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 3월 홈플러스 사태 이후 BBB급 비우량 회사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당분간 공모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쉽지 않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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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LG엔솔 주식으로 EB 발행…1.3조 조달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를 해외에서 발행해 총 1조3945억원을 조달한다. 이번 EB 발행은 2023년 7월에 발행한 기존 교환사채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기일이 다가옴에 따라, 이를 차환하기 위한 목적이다.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412만9409주(지분율 1.76%)를 담보로 이번 EB를 발행했다고 15일 공시했다. 투자자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해당 주식으로 교환하거나 채권의 이자를 받고 만기에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다.이번 EB는 연 2% 이율의 3년 만기로 발행됐고, 주당 교환가액은 33만770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의 종가 대비 110~115% 수준이다. 주식 교환은 오는 7월 27일부터 가능하다. 주관사는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이 맡았다.LG화학은 2년 전에도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담보로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한 바 있다. 이 중 약 절반 규모인 1조3000억원 상당의 5년물에 대해 오는 7월 18일부터 풋옵션 행사 가능 기간이 도래한다. 해당 EB의 교환가액은 68만7500원이었지만,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30만7000원으로 절반 이하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EB 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당시 LG화학은 2차전지 설비 투자 및 신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확보한 자금 중 7318억원은 전지 재료 시설 투자에, 6620억원은 친환경 사업 및 신약 개발 등에 사용한다고 공시했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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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SK·한화 등 회사채 조기 발행 러시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회사채 시장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통상 비수기로 여겨지는 시기임에도 대선 등으로 금리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한 기업들이 자금 조달시기를 앞당기는 모습이다.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선을 치르는 다음 달 3일 전까지 SK(AA+), 한화에너지(A+), 대한항공(A-) 등 10개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회사채는 결산실적 공시가 이뤄지는 3월 이후에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는 4~5월에도 회사채 발행이 몰리는 추세다.SK그룹이 지난달에 이어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SK그룹의 지주회사 SK(AA+)는 최대 4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만기별로는 3, 5, 7, 10년물을 발행한다. 지난달 SK브로드밴드(2000억원), SK이노베이션(8000억원)에 이어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이 이어지고 있다.태영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BS(AA)도 1년 만인 오는 21일 수요예측을 실시해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한진(BBB+), 해태제과식품(A0), 한화에너지도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BBB급의 한진은 2년물 250억원과 3년물 500억원 등 총 7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고, 해태제과식품은 3년물 500억원 발행을 준비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2년물과 3년물로 총 1200억원 규모를 발행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700억원까지 증액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만기까지 수개월이 남은 기업들도 조기 발행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9월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의 차환을 위해 3년물과 5년물로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지난달 일반 공모 회사채 발행액은 13조501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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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매각까지 바쁘다" SK그룹, 채권·CP로 2조 마련
SK그룹이 올 들어 회사채·기업어음(CP) 등을 총동원해 2조1000억원을 마련한다. 쏟아지는 차환 물량을 막기 위해 숨 가쁜 자금조달 작업에 나선 결과다. SK그룹은 SK스페셜티 매각을 마무리할 때까지 자금 확보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는 올 들어 이날까지 CP로 1조2600억원을 조달했다. SK하이닉스(4500억원) SK(3900억원) SK이노베이션(2500억원) SK인천석유화학(1500억원) 등이 CP를 발행했다.여기에 SK하이닉스(7000억원)와 인천석유화학(2100억원) 등도 회사채로 올들어 9100억원을 조달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일에 회사채 70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이 회사는 당초 회사채 3600억원어치 발행을 타진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9350억원이 몰리면서 발행액을 7000억원으로 증액했다. SK인천석유화학도 오는 22일 회사채 2200억원어치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 회사도 1500억원어치 발행 계획을 세웠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키웠다.SK그룹은 지난해 회사채 7조4150억원어치를 발행하면서 대기업 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회사채를 찍은 바 있다. 그룹이 전개하는 반도체, 배터리, 석유화학 사업 등의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적잖은 차입금을 조달할 결과다. SK그룹은 올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물량도 6조2516억원에 달했다. 전체 그룹 가운데 차환 물량이 가장 많았다. 그만큼 숨 가쁜 조달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SK그룹이 진행하는 SK스페셜티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이 같은 조달 작업도 여유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지난달 23일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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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D 위기 넘겼지만“ 공모 조달 어려운 롯데케미칼, 장기 CP 시장 ‘기웃’
롯데케미칼이 올해 첫 자금 조달을 기업어음(CP) 등 단기 조달 시장에서 단행했다. 지난해 말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이슈를 해결하는 등 급한 불을 껐지만, 공모채 조달에는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13일 500억원어치 1년물 장기 CP를 발행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CP 시장을 주요 자금 조달 창구로 찾고 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CP 시장에서 6000억원가량을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롯데케미칼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건 2023년 8월이 마지막이다. CP 시장은 공모 회사채와 달리 수요예측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수요예측 미매각에 따른 평판 훼손 우려를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올해도 CP 조달 의존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발생한 롯데케미칼 회사채 EOD 사태로 당분간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기 어렵다는 게 자금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실적 부진 장기화로 약 2조원 규모의 회사채가 EOD 상태에 빠지면서 그룹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바 있다. 그룹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지급보증 담보로 제공하면서 위기를 간신히 넘겼지만, 롯데케미칼을 바라보는 자금시장의 시각은 여전히 보수적인 편이다.일각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롯데케미칼의 조달 부담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활용한 7000억원 규모 주가수익스왑(PRS·Price Return Swap) 계약 과정에서 증권사와 수수료율을 조정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PRS는 계약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거나 높으면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파생상품이다. 당초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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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조달 '비상'…계엄 이후 꽉 막혔다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에 경고등이 켜졌다.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어 대표적 자금 조달 창구인 회사채와 공모주 시장 수요가 확 쪼그라들었다. 혼란이 장기화하면 비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회사채 2412억원이 순상환됐다. 이 기간 회사채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다는 뜻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회사채 발행이 잇따르며 시장에 훈풍이 불던 것과 대비된다. 올 10월(3조754억원)과 11월(3조5700억원)에는 회사채가 각각 3조원 넘게 순발행됐다.계절적으로 연말은 북 클로징(회계 장부 마감)에 따라 기관투자가의 신규 투자가 줄어드는 시기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일찌감치 투자를 중단하는 기관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최근 시장 금리가 하락했지만 일부 대기업조차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에 애를 먹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는 10월 말까지 3개월 만기 전자단기사채를 연 4%대 중반 금리 수준에서 발행했지만, 전날 시장에서 연 7% 금리에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주가가 급락하며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통로도 막혔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 반도체 기업 아이에스티를 포함해 5개 기업이 기업공개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다.서형교/배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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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담보 내놨지만…롯데케미칼 債 불확실성 여전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조기상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내놨다. 하지만 롯데케미칼 채권이 헐값에 거래되는 그룹을 둘러싼 둘러싼 위기설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롯데케미칼 회사채 1300억원어치가 이 회사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 대비 평균 84bp(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롯데케미칼 회사채 보유 기관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싼 값에 팔았다는 뜻이다.그룹 랜드마크를 담보로 내놓는 특단의 조치도 먹혀들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금시장의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 27일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의 빠른 해결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은행에 담보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2조500억원 규모의 롯데케미칼 회사채가 재무특약 미준수로 기간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데 따른 결과다. 담보를 잡은 은행이 롯데케미칼의 회사채에 신용보증을 서는 형태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구상이다.이 같은 조치에도 업계는 당분간 롯데그룹 회사채 가격이 연일 널뛰기 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7일 롯데지주 회사채 800억원어치가 민평 대비 평균 24bp(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 거래되기도 했다. 유동성 위기설이 처음 불거진 지난 20~21일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 회사채가 각각 최대 86, 75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 담보 소식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다시 롯데케미칼 회사채 가격이 80bp 높은 수준으로 뛴 것이다.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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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가 95만원 이상 염두?…'실탄 3.1조' 쌓은 고려아연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전방위에서 3조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이 자금을 활용해 자사주 2조6635억원어치를 공개매수한다.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를 막기 위한 조치다. 3조1000억원을 역산하면 공개매수가를 95만원까지 인상할 수 있는 금액이다.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증권사·금융회사를 통해 3조10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금융회사와 최근 1조7000억원 규모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 약정한도 계약을 맺었다. 단기사채 약정한도는 은행 입출금 통장처럼 언제든지 꺼내 쓰고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과 성격이 비슷하다.여기에 메리츠금융그룹에서 사모사채로 1조원을 긴급 조달했다. 만기는 1년으로 금리는 연 7%대로 설정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고려아연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했다. 이 같은 신용등급을 고려할 때 고려아연의 공모사채 조달금리는 연 3%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공모사채 조달금리보다 4%포인트나 높은 금리로 조달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여기에 지난달 말 기업어음(CP) 4000억원어치도 발행했다. 실탄으로 3조1000억원의 현금을 쌓아둔 것이다.고려아연은 이 실탄을 활용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이달 4일부터 23일까지 보통주 320만9009주(지분율 15.5%)까지 공개매수한다. 지분을 5.87~15.5%까지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공개매수는 베인캐피털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베인캐피털은 고려아연 자사주 51만7582주(2.5%)까지 4295억원에 취득할 계획이다.고려아연은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지분 15.5%를 2조6635억원에 매입한다. 일각에서는 영풍·M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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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개점휴업 ‘끝’…5兆 회사채 쏟아진다
회사채 시장이 짧은 휴가를 마치고 재가동된다. 휴가철과 반기보고서 제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고 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5조원에 달하는 회사채가 쏟아지는 만큼 증권사들의 주관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을 계획한 기업은 1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9일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나서는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줄줄이 발행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조달 목표액은 최대 3조1000억원이다. 다음 달에도 1조8000억원이 넘는 회사채가 발행될 예정이다. 두달 동안 5조원에 육박하는 회사채가 시장에 쏟아진다는 뜻이다.신용등급 BBB급 비우량 기업부터 AA급 우량 기업까지 회사채 시장에 등장한다. AA급 기업에서는 SK, 에쓰오일, 동원산업 등이 자금 조달에 나선다. A급 기업에서는 삼양패키징, 삼척블루파워 등이 시장에 등장한다. 한솔테크닉스를 비롯한 BBB급 기업도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대부분 기업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기업 자금조달을 둘러싼 환경도 우호적이다. 다음 달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대로 내려앉는 등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달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채권금리도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기업의 조달비용도 낮아질 전망이다.회사채 발행 규모가 커지면서 증권사들도 주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주춤하자 채권자본시장(DCM)을 개척하려는 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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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자금조달 다변화…공모채 차환 위해 사모채 시장 ‘노크’
이마트가 자금 조달 방안 마련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 등을 위해 보유 현금과 사모채 시장 등을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자금조달 방식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5일 500억원어치 7년물 사모채를 발행했다. 금리는 연 3.899%로 책정됐다. 확보한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투입된다. 2021년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 1700억원이 이번 달 도래한다. 당초 전액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사모채 시장에서 확보한 금액을 차환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부족한 금액은 보유 현금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2021년 발행된 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연 1.804%인 점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공모채 시장에서 이마트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점이 사모채 시장을 찾은 배경으로 꼽힌다. 사모채 시장은 공모채 시장과 달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미매각에 따른 평판 훼손 우려가 적다는 뜻이다.신용도 하향 부담도 고려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상반기 정기 신용평가에서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내렸다. 대형마트 업황 저하에 따른 이익 창출 규모가 감소한 데다 인수합병(M&A) 등으로 재무 부담이 확대된 여파다.상반기 열린 공모채 도전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것도 사모채 시장 우회를 택한 요소다. 이마트는 지난 2월 3년물 2050억원을 연 4.096%에, 5년물 950억원을 연 4.401%에 찍었다. 다만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들이 매긴 금리의 평균)보다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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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주체 팬오션, 조단위 유상증자 추진...주가 10% 하락
하림그룹의 HMM 인수 주체인 팬오션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단위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팬오션 주가는 19일 10.10% 하락한 4095원에 거래를 마쳤다. 팬오션이 HMM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HMM 매각 본입찰 과정에서 팬오션이 조단위 유상증자를 진행해 인수대금 일부를 마련하겠단 계획을 제출했다. NH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기로 했다.자금조달 계획상 유상증자 규모는 1조원이 넘는 규모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세부 계획은 향후 영구채 및 자산유동화 등을 통한 자금 조달과 해운업황 및 주식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확정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여러 차례에 나눠 유상증자를 진행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든 하림그룹은 인수 희망가로 6조4000억원 안팎을 써냈다. 이 가운데 하림그룹이 약 3조원을, JKL파트너스가 7500억원을 책임질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활용하겠단 계획이다.3분기 말 별도기준 팬오션의 현금성 자산은 4600억원이다.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율은 54.7%다.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610억원에 불과해 팬오션이 대규모 증자에 나설 경우 하림지주의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수 희망가 중 인수금융과 JLK파트너스의 부담금을 제외한 금액은 약 2조4000억원 수준”이라며 “인수 주체인 팬오션이 영구채 5000억원(제3자 배정), 자체 보유 현금 및 유상증자,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최석철 기자 dolsoi@hank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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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새내기 2년 연속 14곳…주식거래·자금조달은 여전히 '찬바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넥스 시장에 기업 14곳이 신규 입성하며 신규 상장사 감소세가 멈췄다. 한국거래소가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은 효과라는 평가다. 다만 코넥스 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를 붙잡지 못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14곳이다. 작년 코넥스 신규 상장사 수와 동일하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이 없어 연내 신규 상장사는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코넥스 신규 상장사 수는 2016년 50곳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21년(7곳)까지 매년 감소했다. 작년에 14곳이 신규 상장하며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한국거래소가 작년 5월 코넥스 활성화를 목표로 내놓은 지원 정책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소는 기본예탁금 규제 폐지, 신속 이전상장 재무 요건 완화, 지정자문인 등 상장유지 부담 완화 등의 지원책을 내놓았다.코스닥 상장을 노리던 퓨쳐메디신, 노브메타파마, 가이아코퍼레이션 등이 코넥스로 발길을 돌려 신규 상장한 뒤 곧장 시가총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다만 올해 하반기 들어 공모주 시장에 활기가 돌면서 코넥스 시장을 찾는 기업 수는 다시 둔화했다. 작년 하반기에만 13곳이 신규 상장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8곳이 상장하는 데 그쳤다. 여전히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보단 바로 코스닥으로 직행하는 걸 선호하는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은 총 7곳이다. 작년보다 1곳 증가했지만 2019~2021년 매년 10곳 이상이 코스닥으로 이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이전상장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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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채 양극화 ‘뚜렷’…대형사는 ‘완판’ 중견‧중소는 고금리 조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속에서 건설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거나 비건설 사업 비중 확대 등에 나선 건설사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비우량 건설사들은 연 10%의 고금리를 감수하고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8일 열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200억원 모집에 35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물에 1650억원, 3년물에 1900억원이 각각 들어왔다. 모집액의 세 배에 가까운 주문을 확보하면서 24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게 회사채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 수준이다. 건설회사의 ‘종합성적표’로 불리는 시공능력평가에서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업계 최상위권의 사업 경쟁력과 원가관리 역량,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A-급 신용도를 갖춘 SK에코플랜트도 공모채를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 7월 1000억원 모집에 4350억원의 매수 수요를 확보하면서 발행 규모를 1710억원까지 늘렸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적극 시도한 점이 기관투자가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의 환경·에너지 사업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5513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2649억원으로 129% 늘었다.반면 비우량 건설사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모채 조달이 어려워지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고금리 사모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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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허브’ 구축 나선 한화솔루션…공모‧사모‧외화시장 자금 조달 총력
한화솔루션이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모‧사모‧외화채 시장에서 여러 차례 채권 발행에 나서는 등 전방위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위해 다양한 조달 창구를 활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8일 500억원어치 3년물 사모채를 연 4.67%로 발행했다. 운영자금 용도로 투입할 방침이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한화솔루션은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공모채와 사모채를 번갈아 발행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상반기에만 두 차례 공모채 시장을 찾았다. 지난 6월 15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8000억원의 투자 주문을 받았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행 규모를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 2월에도 공모채 시장에서 3000억원 조달에 성공했다.외화채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사업 법인인 한화큐셀 아메리카홀딩스는 지난달 외화채 시장에서 4억 달러(5273억원)를 조달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지급보증으로 신용도를 보강하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만큼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초 미국에 3조2000억원을 들여 태양광 기초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일괄 생산이 가능한 종합단지 ‘솔라 허브’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증설이 완료되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현지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8.4GW로 늘어나게 된다.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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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미매각 다올證, 발행 규모 축소…투심 위축 우려
공모채 시장 데뷔전에서 미매각 사태를 겪은 다올투자증권이 예정보다 발행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증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 확대 등이 반영된 여파다. 공모채 시장에서 증권채 투자심리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요예측 미매각으로 발행 규모 축소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오는 8일 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1년물 200억원과 1년6개월물 300억원 규모다. 당초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1년물 600억원과 1년6개월물 200억원 등 총 800억원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열었다. 창사 후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에 나서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다올투자증권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수요예측 결과 1년물에 180억원, 1년6개월물에 300억원 등 48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1년물은 연 7%, 1년6개월물은 연 7.3% 등 희망 금리 상단으로 조달 금리가 최종 책정됐다.공모채 데뷔전에서 미매각 사태를 겪은 다올투자증권은 결국 조달 규모를 8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여 발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추가 청약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했지만, 목표 물량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확보한 자금은 차입구조 장기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기존에 발행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장기 회사채로 차환할 방침이다. 지난 6월 연 5.9% 금리로 발행된 3개월물 CP 300억원과 지난 7월 연 5.85%로 발행된 3개월물 전단채 200억원이 대상이다.업계에서는 증권채에 대한 공모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주춤했던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