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6일 11:13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1조원을 웃도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나의 회사채에 거의 모든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뛰어들었다는 뜻이다. 예년보다 우량 회사채 발행이 줄었지만 대기 수요는 계속 늘어난데 따른 결과다.공사채 발행 급감이 우량 회사채 품귀 현상을 낳았던 2014년과 비슷한 현상이다.
![[2016 상반기 수요예측]②1兆 넘는 참여 급증…2014년 ‘데자뷰’](https://img.hankyung.com/photo/201607/01.12000847.1.jpg)
참여 물량 측면에서 흥행몰이에 가장 크게 성공한 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지난 2월 5000억원어치 회사채(21회)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1조1800억원이 몰렸다. 올 상반기 최대 참여 실적이다. SK는 3000억원(276회) 모집에 1조500억원을 모았다. 철강업황의 오랜 부진 탓에 3년만에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 포스코는 3000억원(307회) 모집에 1조500억원을 모으며 금의환향에 성공했다. 지난해 ‘안정적’ 등급전망을 회복한 최우량(AAA) 회사 KT는 3000억원(189회) 모집에 1조400억원을 끌어모았다.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일부 회사채에 크게 몰린 것은 그만큼 발행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단일 회차에 가장 많은 투자자를 모집한 회사는 롯데케미칼(52회)이다. 처음 6000억원을 모집했는데 7800억원이 몰려 76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모집금액은 역대 5번째, 발행금액은 2번째로 큰 규모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을 빼면 5000억원 이상을 모집한 회사채는 CJ제일제당(21회) 1건에 그쳤다. 2012년 무려 8건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소수의 우량 회사채를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김수연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량 회사채 금리매력이 커질 가능이 충분하다”며 “우량 기업의 실적개선에 따른 잦은 신용등급 전망 상향조정도 안정적인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