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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있나요?"…'소통왕' 이복현 금감원장 3주째 '두문불출' [금융당국 포커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요즘 조용하네요. 무슨 일 있나요."이 원장이 '두문불출'이다. 그는 취임한 직후 사나흘에 한 번씩 간담회·백브리핑을 열었다. 소관 업무 반경을 넘는 현안에까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행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달 들어서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그동안 금융정책 현안을 주도했던 그가 침묵 모드에 들어서면서 밸류업 등 정책 추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가 최근 이 원장에 대한 비판에 나선 것 등을 고려해 다른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설까지 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3일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직후 언론에 노출된 대외 행사에 일절 등장하지 않고 있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간담회인 백브리핑도 지난달 26일 열린 '기업 밸류업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세미나' 이후 한 차례도 열지 않고 있다.이 원장의 이 같은 '침묵 모드'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취임 2주년을 맞아 낸 참고자료를 보면 그는 업계 간담회 134회, 백브리핑 70회를 진행했다. 3~4일에 한 번씩 소통 행보를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원장이 3주째 침묵을 지키면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휴가철이 겹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22~23일 휴가를 냈다.이 원장의 침묵을 놓고 친윤계의 견제가 배경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친윤계 핵심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이 원장의 '월권 논란'을 지적했다. 그는 김 후보자에게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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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의 모험자본 포커스] 크루즈사 부활에 베팅한 TPG와 CPPIB
≪이 기사는 11월20일(04: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지난 9일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3상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후 글로벌 증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습니다. 우연찮게도 같은 날 글로벌 사모투자 업계선 한 뉴스가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캐피털와 대체투자 업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화(CPPIB)가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 크루즈 선사 '바이킹 크루즈'에 투자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바이킹 크루즈의 발표에 따르면 TPG와 CPPIB는 이 회사에 5억 달러 가량을 새롭게 투자했습니다. TPG와 CPPIB는 2016년 이 회사에 5억 달러를 투자해 약 17%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번 투자까지 포함하면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셈입니다.바이킹 크루즈는 76척의 강 유람선과 6척의 크루즈선을 보유한 글로벌 크루즈 선사입니다. 유럽, 미국, 아프리카,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주요 강변 도시를 중심으로 한 유람선 사업과 전 세계 노선을 항해하는 해양 크루즈 사업이 이 회사의 핵심 사업축입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유행으로 바다와 강을 가릴 것 없이 관광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항공, 호텔, 테마파크 등과 함께 최악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산업군입니다.두 글로벌 투자기관의 투자를 두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크루즈 산업의 부활에 베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여전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가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며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백신 개발 등 호재가 혼재된 상황에서 아직 기업가치 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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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의 모험자본 포커스] 유니콘 버블 지표될 美유니콘 상장 러시...한국은 다를까
≪이 기사는 08월28일(06:5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수십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투자를 받은 미국의 정보통신(IT) 유니콘들이 상장(IPO)에 나서고 있습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180억 달러), 데이터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200억 달러),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 스노우플레이크(124억 달러)등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데카콘들을 중심으로 유니티, 수모로직, 아사나 등 다수의 유니콘 기업들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을 신청했습니다.이들은 미국 주식 시장에서 IT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가 각광 받으면서 유니콘과 이들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들은 지금을 상장의 적기로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해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의 상장이 무산되고 우버, 리프트 등 상장에 성공한 업체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한동안 얼어붙었던 미국 IPO 시장이 최근 유동성 장세를 타고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입니다.◆장밋빛 꿈꾸지만...손실 못 줄이는 유니콘에 시장 '갸우뚱'하지만 이들의 IPO를 바라보는 눈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가장 큰 우려는 이들 기업들이 과연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시장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통상 VC와 같은 벤처투자자들은 당장의 현금흐름보다는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에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하지만 상장 후 주식 시장의 투자자들은 성장성 이상으로 현금흐름 창출능력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둡니다. 최근 PDR(Price to Dream Ratio·주가희망비율)라는 단어가 유행하며 주식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되려 신중한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오히려 기업의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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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의 모험자본 포커스] “위기는 성장의 기회”…경쟁사에서 ‘딜메이커’ 빼오는 JP모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M&A 거래액은 4853억달러(약 583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55% 감소했습니다.거래(딜)가 감소하는 것은 이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투자은행(IB)들에겐 악몽 같은 일입니다. 하지만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오래된 격언처럼 어려운 시기를 도리어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는 곳도 있습니다.지난 1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JP모건)는 최근 경쟁사인 크레디트스위스의 핵심 '딜메이커'로 꼽혀온 앤디 립스키(Andy Lipsky)를 JP모건의 IB부문 부회장(vice-chairman)으로 영입했습니다. 립스키는 20여년 간 크레디트스위스에 몸담으며 GE, ABB, 3M, 잉거솔란트 등 대형 고객을 자문해왔습니다.거물 딜메이커의 이적은 그가 자문하던 고객 기업 역시 그를 따라 JP모건으로 자문사를 옮겨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기업들 상당수는 M&A처럼 경영 상 중요성이 큰 사업을 추진할 때 오랜 기간 그 기업을 자문하며 실력이 검증된 딜메이커만을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립스키 외에도 JP모건은 코로나 사태 이후 경쟁사에서 다수의 거물급 인력을 데려와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바 있습니다. JP모건은 지난 4월 씨티그룹의 프랑스 IB부문 공동대표인 마야 토룬(Maya Torun)을 영입했습니다.코로나 사태 직전인 작년 말엔 영국 내 M&A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골드만삭스의 셀리아 머리(Celia Murray)를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다수의 수조원대 대형 M&A 거래를 성사시키며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를 프랑스와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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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의 모험자본 포커스] '스포츠테크' 대표주자 허들에 투자한 베인캐피탈
≪이 기사는 05월27일(15: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의 벤처캐피탈(VC) 계열사 격인 베인캐피탈 테크오퍼튜니티즈(Bain Capital Tech Opportunities)가 스포츠 성과 분석 플랫폼 허들(Hudl)에 투자했습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8년 마지막 투자 유치 당시 4억 1500만달러(515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허들에 대한 후기 단계(late-stage) 지분 투자인만큼 업계는 투자 규모가 적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일반인들에겐 생소하지만 허들은 전 세계 ‘스포츠 테크’(Sports Tech) 산업을 이끄는 선두 주자입니다. 전통적인 스포츠에 인공지능(AI), 5세대 통신망(5G),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것이 스포츠 테크입니다. 허들은 선수들의 영상을 찍고 AI기술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해 성과를 측정하고 성적 향상을 위한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성과 분석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습니다. 허들에 따르면 현재 139개 국가에서 35개 스포츠 종목의 16만개 팀, 600만명 이상의 코치 및 선수들이 허들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허들을 비롯한 스포츠 테크 스타트업들은 쏟아지는 스포츠 통계 속에서 성적 향상의 비법을 찾아내는 ‘분석가’의 역할을 넘어 미래의 스타인 유망주를 발굴하는 ‘스카우터’들의 선구안까지 기술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 내 고등학교의 98%가 최소한 1개의 종목에서 허들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직접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미국 전역의 농구, 축구, 아이스하키, 미식축구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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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의 모험자본 포커스] 코로나 대유행에도 사모펀드들이 스포츠 산업에 투자하는 이유
스포츠 산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뤄진 봉쇄조치(lockdown·락다운)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리그가 중단되면서 입장권 및 중계권료, 관련 상품 매출이 뚝 떨어졌기 때문입니다.이에 많은 스포츠 구단들과 리그들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모펀드(PEF)들은 이 틈을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인 CVC캐피탈파트너스(CVC)와 블랙스톤은 이탈리아의 최상위 프로축구 리그인 세리에A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CVC는 세리에A 전체 가치를 100억 유로(약 13조원)으로 보고 지분 20%를 20억 유로에 인수하는 안을 검토 중입니다. 블랙스톤은 지분 투자와 더불어 별도의 대출까지 제공한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사실 사모펀드들의 스포츠 산업 투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이번 세리에A 투자에 나선 CVC는 오랜 기간 스포츠 산업에 투자해온 운용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CVC는 2006년 포뮬러1(F1) 자동차 경주 대회를 운영하는 F1그룹을 20억 달러에 인수해 2016년 미국 미디어 그룹 리버티미디어에 44억 달러에 매각하며 큰 수입을 얻은 바 있습니다. 2012년 블랙록 등 투자자들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해 16억 달러를 회수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배당 등을 제외한 지분 매각으로만 원금의 2배의 수익을 낸 셈입니다.CVC는 지난 해 12월엔 국제축구연명(FIFA), 레알마드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