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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센터장 "반년전 美국채 샀으면 7% 벌어…장기물 투자가 답"
“현금성 자산이 많다면 미국 국채 20년물과 30년물 등 장기물에 투자하세요.”이영환 대신증권 청담WM센터장(사진)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말 10억원을 미 국채 30년물에 투자한 고객이 7000만원의 평가이익을 얻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대신증권 전국 지점 중 가장 많은 국채를 관리하는 채권 투자 전문가다. 12년간 대신증권 ‘금융주치의’(최우수 프라이빗뱅커)를 놓치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 센터장은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연 4.5%대로 고점을 찍고 지난달부터 하락하는 추세”라며 “이 시기 장기채에 투자하면 ‘듀레이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듀레이션은 투자금의 평균 회수 기간을 뜻한다. 듀레이션이 길면 채권 가격의 변동성이 커진다. 금리가 떨어질 때 장기채 가격이 단기채보다 더 많이 오르는 것이다.그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채권에 간접 투자하기보다 직접 채권을 사는 ‘알채권’ 투자를 할 것을 추천했다. 채권 투자가 처음이라면 소액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1억원 이상은 있어야 국채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옛말”이라며 “미 국채는 증권사가 도매상처럼 채권을 구해와 지점에서 분할 판매하는데, 100만원부터도 투자가 가능한 증권사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셰어즈 미 국채 20년물 이상 엔화 헤지’ ETF와 수수료가 비싼 장기채 ETF, 개별 회사채 등은 투자 위험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이 여러 개 섞인 상품은 변수가 많아 리스크가 크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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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급' 우량채에 몰린 '뭉칫돈’…7년 장기채 수요도 탄탄
신용등급 AA급 이상 회사채에 기관투자가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기관의 매수세가 힘입어 만기 5년 이상 우량등급 회사채 장기물 발행도 순탄하게 이어지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신용등급 AA)는 지난 5일 회사채 3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65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AA급 신용도를 갖춘 데다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통신사 회사채라는 점에서 투자자가 몰렸다. 수요 흥행으로 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확보한 자금은 채무 상환용으로 투입된다. LG유플러스는 오는 7월과 10월 총 37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최근 AA급 우량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조 단위 매수 주문을 확보한 분위기다. 회사채 시장 데뷔전에 나선 한화시스템(AA-)은 지난 4일 2500억원어치 회사채를 찍었다. 1500억원 모집에 1조5400억원의 자금이 몰려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연합자산관리(AA)는 지난 3일 5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부실채권(NPL) 시장 업황 개선에 힘입어 1조6000억원의 ‘뭉칫돈’이 접수됐다. SK(AA+)는 지난달 22일 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37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장기물 흥행 성적이 돋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LG유플러스와 SK는 오랜만에 시장에 등장한 7년물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다. 당초 장기물 수요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과 장기물 품귀 현상이 겹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반면 신용등급 A급 이하 회사채 시장은 업황별로 성적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 관련 업종을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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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장기물 시장 ‘온기’…CP 금리도 하락 전환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퍼지면서 장기물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단기자금 시장 지표인 기업어음(CP)도 하락 전환하는 등 자금시장 경색이 조금씩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1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주(5∼9일) 만기 5년 초과인 장기물 거래량은 201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은 유통시장에서 실제 거래가 체결된 회사채 규모를 뜻한다. 만기 5년 초과 장기물 거래량은 11월 셋째 주(14~18일)에 4억원에 그쳤지만, 11월 넷째 주(21~25일) 610억원, 11월 다섯째 주(28일~12월 2일) 130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일반적으로 장기물 거래량은 채권시장 투자심리와 직결된 요소다. 채권시장이 위축될수록 만기가 짧은 단기물을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기 때문이다. 장기물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건 침체한 채권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장기물 투자심리 회복세는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6일 열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장기물로 분류되는 10년 만기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다.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 10년 이상 장기물(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제외)을 발행하는 건 지난 6월 KB금융지주(AAA 급) 이후 처음이다.자금시장 경색 사태를 초래한 CP 금리도 꺾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1급 CP 91일 물 금리는 지난 12일 전 거래일보다 1bp(1bp=0.01%포인트) 내린 연 5.53%에 마감됐다. CP 금리가 하락 마감한 것은 2021년 4월 16일(연 0.97%) 이후 처음이다.다만 최악의 위기가 지나갔다고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용도가 낮은 A급 이하 회사채 투자심리가 주춤한 데다 부동산 경기 냉각에 따른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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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AAA급 공기업 장기물 유찰…단기물 앞세운 교보증권 회사채는 '흥행'
채권시장에서 만기가 짧은 단기물에 투자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용등급 AAA급 우량 공기업들도 장기물 발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단기물 위주로 회사채를 구성한 교보증권은 ‘완판’에 성공했다.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AAA급) 이날 1년6개월물 800억원과 20년물 800억원 공사채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다. 800억원을 모집한 1년 6개월물 공사채에는 2300억원의 응찰이 들어왔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주문이 들어오자 발행 물량을 1100억원으로 늘렸다. 조달 금리도 안정적인 수준에서 책정됐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개별민평(민간 평가회사들이 책정한 평균 금리)에 35bp(bp=0.01%포인트) 가산한 금리에 낙찰됐다.좋은 성적표를 거둔 단기물과 달리 만기 20년 장기물 발행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모집 물량을 밑도는 100억원의 매수 주문만 들어오면서 20년물 발행을 포기했다.한국전력공사(AAA급)가 발행하는 한전채도 단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날 열린 한전채 입찰 결과 2년물은 2000억원 모집에 3300억원의 응찰을 받아 연 5.9% 금리로 2900억원을 발행했다. 반면 만기가 더 긴 3년물은 2000억원의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하고 1200억원을 연 5.99%에 찍는 수준에서 그쳤다.업계에서는 보험사, 연기금, 공제회 등 주요 기관들이 장기물에 대한 지갑을 닫은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장기물 시장 ‘큰손’인 보험사들이 채권 매수에 소극적으로 돌아서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이 장기물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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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금 조달 나선 롯데쇼핑, 사상 첫 20년물 발행
≪이 기사는 08월29일(08: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롯데쇼핑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2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근 15년물과 20년물을 잇달아 찍는 등 장기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날 20년 만기 회사채 300억원어치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채권 금리는 연 3.4%로 결정됐다.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금리(연 3.388%)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회사가 20년물을 찍는 것은 1970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롯데쇼핑은 앞서 지난 7일에는 사모로 15년물을 찍어 700억원을 조달했다. 15년물 발행 역시 이번이 최초다. 이 회사는 그동안 10년물은 여러 차례 발행했지만 그 이상의 만기로 채권을 찍은 적은 없었다. 최근 채권 금리 하락세를 이자비용 절감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8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2.354%로 최근 3개월간 0.372%포인트 떨어졌다. 20년물 금리는 연 2.325%로 비슷한 하락 폭을 보이고 있다. 둘 다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새로 쓰는 등 하락세가 뚜렷하다. 롯데쇼핑 20년물 금리(시가평가 기준)도 지난 3개월간 0.382%포인트 내려갔다.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주요 채권금리가 일제히 떨어지고 있다.투자수요가 풍부한 것도 이 회사가 장기자금 조달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2021년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에 대비 중인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장기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아래에선 부채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장기 채권 비중을 늘려 자산과 부채 만기를 최대한 일치시키려는 것이다. 이같은 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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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도 장기물 발행대열 합류…10년물 추진
SK그룹 정유 계열사인 SK에너지가 10년 만기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금리 상승에 대비해 미리 장기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늘면서 오랜만에 장기 회사채 발행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오는 26일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3년물 1200억원, 5년물 1100억원, 10년물 700억원으로 나눠 발행하기로 했다. 18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 결과가 좋으면 발행금액을 최대 5000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 및 차입금 상환재원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고 있다.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긴축 움직임에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기업들의 장기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만기 10년 이상의 일반 선순위 회사채 발행규모는 1조1800억원(수요예측 실시 후 발행조건 확정한 곳 기준)으로 이미 작년 한 해(1조1300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채권시장에선 장기 회사채 발행이 가장 많았던 2015년(2조9600억원)을 넘어설지 주목하고 있다. IB업계에선 최근 회사채 절대금리가 오른 가운데 국내 보험사들이 2021년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장기물 매입을 늘리고 있어 SK에너지가 10년물 투자수요까지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IFRS17 아래에선 부채 만기가 길어지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장기 회사채 비중을 늘려 자산과 부채 만기를 일치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같은 수급상황에 힘입어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5일 국내기업 최초로 공모로 30년물 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SK에너지의 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