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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텍, '특허 전사'로 부활…글로벌 로얄티 수익 '짭짤'
한때 ‘피처폰의 전설’로 불리던 팬택이 글로벌 특허 수익화 기업 ‘팬텍’으로 탈바꿈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품 생산을 중단한 지 10년이 흘렀지만 팬택이 보유했던 통신기술 특허는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과 협상 및 소송을 통해 되살아나고 있다. 위기에 빠졌던 국산 기술이 다시 로열티 수익의 원천으로 돌아온 셈이다. 특허 수익화로 되살아난 팬택 기술4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한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했던 대표 제조사다. ‘스카이’ 브랜드로 잘 알려진 팬택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술력을 앞세워 피처폰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2014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했고 남은 자산은 약 1400건에 달하는 무선통신 관련 특허와 상표권이었다.국내 특허 수익화 전문기업 아이디어허브가 팬택의 기술 자산을 되살렸다. 2020년 자회사 ‘팬텍(Pantech Corporation)’을 설립한 뒤 팬택의 특허와 상표권을 인수하고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에 뛰어들었다.팬텍은 LTE, 5G 등 표준 특허를 기반으로 글로벌 특허풀인 아반치(Avanci), 시스벨(Sisvel)에 특허권자로 가입하고, 10여 개의 글로벌 ICT 기업과 개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협상에만 의존하지 않고 소송을 통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팬텍은 주요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미국·일본 등에서 직접 소송을 제기해 승소 사례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 6월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팬텍의 LTE 표준특허를 무단 사용한 구글 픽셀7(Pixel 7) 제품의 일본 내 판매 금지 결정을 내렸다. 일본 사법 역사상 표준특허 침해를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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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리 필요한 남매…신세계 브랜드, 누가 쓸까
이마트와 백화점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신세계그룹의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열분리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이명희 총괄회장과 일부 계열사의 보유 지분 정리, 신세계 브랜드 사용권 계약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이 중 지분 정리가 최대 관심사다. SSG닷컴은 이마트가 45.6%, ㈜신세계는 24.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공정거래법상 친족기업 계열분리 시 상호 보유 허용 지분은 상장사는 3%, 비상장사는 10% 미만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가 비상장인 SSG닷컴 보유 지분을 10% 아래로 낮춰 이 조건을 맞출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SSG닷컴 지분 30%를 가진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연내 투자 회수를 원하고 있어서다. 이마트는 다른 투자자를 찾거나 직접 매입해야 하는데 그 금액이 최소 1조1500억원에 이른다. ㈜신세계 지분까지 사들일 경우 이마트의 재무 부담은 더 커진다.이 총괄회장이 10%씩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도 3% 아래로 낮춰야 한다. 그의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 가능하다. 이마트 지분은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신세계 지분은 딸 정유경 ㈜신세계 회장에게 증여하면 되기 때문이다. 두 회사 주가가 역사적 최저가 수준인 만큼 증여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도 있다.신세계 브랜드를 어떻게 사용할지도 해결해야 한다. 브랜드 소유권은 ㈜신세계에 있다. 지금은 계열사로부터 별도 로열티를 받는 대신 경영제휴 수수료 명목으로 매출의 2%를 일부 계열사와 점포에서 받는 정도다.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계열분리 이후에도 신세계 브랜드를 계속 가져다 쓴다면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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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MSD와 독점계약…알테오젠 25% 급등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 주가가 급등했다. 글로벌 제약사 MSD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SC(피하주사) 제형 개발을 독점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개발 시 로열티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알테오젠 주가는 23일 24.95% 오른 13만1200원에 마감했다. 장중 상한가로 치솟았다가 상승 폭이 둔화했다. 알테오젠은 전날 MSD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SC 제형 전환기술에 대한 기존 비독점 계약을 ‘독점’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키트루다는 MSD가 개발한 면역항암제다. 지난해 250억달러(약 33조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MSD는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된 키트루다 SC 제형을 2025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업계에선 키트루다가 연간 수십조원의 매출을 내는 의약품인 만큼 개발에 성공할 경우 알테오젠이 챙기는 로열티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로열티 비율은 공개되지 않으나 순매출의 3~5%대 로열티를 벌어들일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키트루다 SC 제형 독점 계약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현금흐름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MSD가 이번 독점 계약을 시작으로 알테오젠을 인수합병할 수 있다는 소문도 떠돈다. 알테오젠은 작년에도 MSD에 인수될 것이란 실체 없는 소문이 떠돌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양사가 이미 기술수출 관련 계약조건을 변경하는 등 현재로선 합병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알테오젠 측도 “MSD 인수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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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사심 끌어올린 CEO의 솔선수범
“요즘처럼 직원들의 로열티(애사심)가 높은 때가 있었나 싶습니다.”최근 만난 코오롱의 한 중간 간부는 9월부터 급격히 달라진 회사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9월 초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사진)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울산과 경북 구미, 포항, 김천공장을 긴급히 찾아 재해 대응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인 뒤 나타난 변화라고 했다.당시 김영범 코오롱글로텍 사장은 기름과 빗물로 범벅이 된 포항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물을 퍼내며 직접 수습에 나섰다. “사장님은 물러나 계시라”는 직원들의 만류에도 김 사장은 “같이 해봅시다”라며 현장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이후 코오롱 직원들 사이에선 “재난 상황에서 발 벗고 나선 최고경영자(CEO)들을 보며 감명받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코오롱 사내 게시판에는 “CEO를 칭찬합니다” “CEO가 모범적인 자세를 보여줘 고맙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코오롱은 이 기세를 몰아 전사적으로 애사심을 끌어올리고, 위기 대응 의식을 강조하기로 했다. 안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우리는 위기 때마다 한마음으로 움직였다”며 “앞으로도 어떤 위기든 각자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적극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주어진 역할에 ‘내 일’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자는 주문이다.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잦은 이직 등으로 느슨해진 로열티를 끌어올리는 데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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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마일리지 사업부(FFP) 매각 검토‥ 해외 사례는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사업부(FFP) 등을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생소한 FFP 분할 매각 방법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할할 수 있는 것인지, 분할 후에 해당 사업부가 가진 가치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등이다. 마일리지 사업이란, 결국 일정한 조건을 갖춘 고객에게 항공권을 내주기로 하는 항공사의 약속이다. '상용 고객'을 위한 보상 프로그램이라는 명칭대로 원래는 비행기를 많이, 오래 탄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다. 결국 마일리지 사업부의 가치는 항공사와의 연결고리 안에 존재한다. 마일리지 사업부를 분할했을 때 그 가치는 마케팅의 결과로 고객에게 제공되는 마일리지와 항공사에서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내주는 항공권의 가치 간의 함수에 따라 계산된다. 예컨대 항공사가 얼마나 후하게 항공권을 내주는지, 얼마나 조건을 까다롭게 묶을 것인지는 중요한 요소다. 너무 박하면 사업부를 분할해도 별 가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후하게 줘서도 안된다. 골프장 부킹과 같이, 너무 후하게 남발한 마일리지는 결국 부킹 실패율로 귀결되어 고객의 불만을 낳는다. 항공사는 어차피 띄워야 하는 비행기에 생긴 빈 자리를 낮은 비용을 치르고 채우기를 바라고, 고객은 카드 사용 등 다양한 활동의 부산물로 생긴 마일리지를 가지고 가치가 있는 여행의 기회를 얻고 싶어한다. 양쪽이 하나의 항공권을 거래하면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 가치를 계산하기 때문에, 적정 황금비율을 찾는다면 마일리지 사업부는 항공사와 고객 간의 '윈-윈'을 만들면서도 그 사이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 ◆에어캐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