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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시가 싸다고?"…월가, 경기침체 경고
미국 증시 랠리에 가려 있던 유럽 증시를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미국 증시에 비해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월가에선 ‘유럽 기업들이 싸다’는 점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JP모간은 22일 유로존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조정했다. 유럽 전역에서 경제적 불안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JP모간은 영국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기술적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독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독일 경제가 해외 수요 감소와 소비 둔화, 고금리에 따른 투자 위축 등으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전문가들은 특히 금융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 내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면서 경기 민감주인 금융주 투자 심리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이익 모멘텀이 지금보다 약화할 것으로 봤다. JP모간은 “금융주가 금리 상승기에 수혜를 봤다”면서도 “현재 채권 수익률은 정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JP모간은 유럽 금융주 가운데서도 BNP파리바, 스벤스카 한델스방켄, 뱅크오브아일랜드그룹을 ‘걸러야 할’ 투자처로 꼽았다. 실제 지난 한 해 주가가 13.95% 뛴 BNP파리바는 올해 들어 11.77% 하락하며 상승 폭 대부분을 되돌렸다. 유럽에 대한 부정적인 증시 전망에도 JP모간은 토탈에너지스, 다쏘시스템, 런던증권거래소그룹, 도이치텔레콤, 헬로프레시 등 5개 종목은 유망할 것으로 평가했다.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주가를 적용하면 독일 밀키트 업체 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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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비용 부담…내년 거품 빠진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향한 기대가 내년엔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비용 부담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규제 때문에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10일(현지시간) 시장분석업체 CCS인사이트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현실적인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서 CCS인사이트는 “내년에 생성형 AI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며 “생성형 AI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 부담과 규제 증가로 관련 기술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가장 큰 장애물로는 고(高)비용이 꼽혔다.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학습 및 운영하려면 슈퍼컴퓨팅이 필요한데, 관련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LLM 연산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 H100 칩 기준으로 개당 4000만원 수준이다. 초거대 LLM을 구동하려면 H100 칩 수천 개가 필요하다. 게다가 GPU는 전력 소모량이 많기 때문에 전력 비용 부담도 크다. 챗GPT를 구동하는 LLM GPT-4는 하루 9억원가량의 운영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AI 기술을 둘러싼 규제 등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EU 등 여러 국가에서 AI 규제를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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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스 ETF 출시에 꺾이는 2차전지株…증권사들 "거품 빠졌다"
2차전지주들이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배터리 아저씨 논란’ 등 잇단 악재로 이달 들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종목은 고평가 논란이 해소되자 증권사들이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 .12일 에코프로비엠은 4.31% 하락한 27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형제주인 에코프로는 이날 5.1% 하락한 93만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1.67%), 포스코퓨처엠(-2.58%), POSCO홀딩스(-4.21%) 등 다른 주요 2차전지주 역시 이날 약세로 장을 마쳤다. 2차전지주 투자 열풍을 이끈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반적인 2차전지주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초 박 전 이사는 한 투자자문사의 본부장과 금양 홍보이사 업무를 겸직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 제45조 제2항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임직원 겸직을 제한하고 있다.국내 첫 2차전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인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가 이날 증시에 상장한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이 ETF는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으로 추종한다. 상장 첫날 유가증권시장 개인 순매수 6위(249억원)에 오르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2차전지주 투자 심리가 꺾이면서 주요 종목들의 주가는 이달 들어 곤두박질치고 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각각 26.01%, 14.48%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도 같은 기간 8.24%, 11.67% 빠졌다.다만 일부 종목의 경우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면서 고평가 논란에서 벗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NH투자증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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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섬뜩한 경고 "거품 낀 韓부동산, 장기간 하락할 것"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코로나19 기간 크게 오른 집값에 상당 부분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진단이다.IMF는 14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택시장 안정성과 경제성’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리보 IMF 부총재는 “아시아 지역 많은 국가들의 집값이 잘못 조정된 상황”이라며 “상당한 하방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한국은 지난해 4분기 주택 가격이 코로나19 전인 2019년 4분기에 비해 18%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IMF는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에는 주택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대한 과도한 기대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IMF는 이 같은 상승폭이 상당 부분 과대평가에 기반한 것이라고 봤다. IMF가 이 기간의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을 분석한 결과 가격 불일치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불일치는 과거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에 비해 추세를 벗어난 정도를 측정한 값이다.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풀이된다.IMF는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주택 가격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를 기준으로 1년 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코로나19 초기보다 10%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예측에 올해 이후 각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효과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IMF는 금리가 3%포인트 오를 경우 주택 가격이 2%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은 올 들어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연 3.25%까지 올렸다. IMF는 또 가계부채가 많을수록 금리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을 언급했다. IMF는 “가격 불일치가 큰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상이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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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파는 사람이 승자"…개미들 탈출 러시 벌어진 종목 [박병준의 기승쩐주(株)]
'1등 카쉐어링 플랫폼' , '스트리밍 모빌리티를 꿈꾸는 드림카'지난달 상장한 쏘카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 제목들입니다. 플랫폼과 모빌리티 같은 이른바 시장에서 '먹히는' 단어들로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증권업계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쏘카는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모 흥행에 실패합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56대 1에 불과했고, 우리사주 청약률은 39%에 그쳤습니다. 쏘카는 공모가를 희망 밴드(3만4000~4만5000원)의 최하단보다 17% 낮춘 2만8000원으로 조정하면서 상장을 강행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시장은 쏘카의 '승부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상장 날이었던 지난달 22일 쏘카는 공모가와 동일한 시초가를 형성하며 출발했는데요. 장 초반 4% 오르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보였지만,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결국 1700원(-6.07%) 내린 2만6300원에 첫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후 쏘카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이달 19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만원대가 깨졌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7만주에 달하는 보호 예수 물량이 22일 해제되면서 위기감은 더 고조됐는데요. 23일 기준 쏘카는 전일 대비 4.49% 내린 1만7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최고가(2만9600원) 대비 42% 하락한 가격입니다. 기관이 주가 하락을 견인했는데요. 22일까지 기관은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하며 물량을 쏟아냈습니다.공모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사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 게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쏘카는 공모가를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로 산정했는데 비교군에서 국내 자동차 렌털업계 1위인 롯데렌탈은 제외하고 우버·그랩 등 글로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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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부동산 플랫폼, 세배 올랐다 반토막난 이유는
미국 최대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질로가 올해 말까지 신규 주택 매입을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보유한 7000가구 주택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블룸버그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질로가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해온 7000채의 주택을 여러 구매자들에게 약 28억달러를 받고 팔려고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질로가 너무 많은 집을 샀으며 현재 많은 주택들이 지불한 금액보다 적은 액수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키반크 캐피털 마켓츠에 따르면 질로가 보유한 650채 중 3분의 2가 회사가 구입한 가격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드 유미 키반크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질로가 잘못된 시점에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한 것 같다"고 말했다.이런 영향으로 인해 이날 질로의 주가는 8.6% 하락한 96.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엔 주가가 3배 수준으로 급등했지만 올들어 지난달 29일까지 22% 하락했다. 200달러를 넘은 연고점이었던 2월 초에 비하면 반토막이 났다.하지만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질로의 재고 처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마이크 델프레트 부동산 전략가에 따르면 질로는 지난 3분기에만 8000가구 정도의 집을 매입했다.질로는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3800채 이상의 주택을 매입하며 2024년까지 매달 5000채의 주택을 인수하려 했다. 하지만 매입이 증가하면서 각종 업무를 담당할 인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어 지난달 신규 주택 매입을 중단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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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공포지수로 주가 ‘거품’ 측정해보니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경제 기초체력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최근 증시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만큼 주식시장이 급락 위험을 안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일각에선 변동성지수(VIX)를 통해 주가 급락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해볼 수 있다고 해 관심을 끕니다.VIX는 옵션 가격에 기초해 투자자들의 지수변동 기대값을 반영하는 지표인데요.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질 때 크게 오르고, 완만하게 상승할 때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 ‘공포 지수’로 불립니다. 한국의 경우 ‘코스피 200 변동성 지수(V-KOSPI 200)’가 VIX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선 지난 3월 19일 69.23으로 고점을 찍고 3분의 1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지난주 마켓워치 보도에 다르면 미국 데이터트렉리서치의 공동 창업자인 니콜라스 콜라스는 이런 VIX가 과거 거품 붕괴에 앞서 보여줬던 특징을 소개했는데요. 급격한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역사적 평균값을 웃도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주식시장은 활황인데 비교적 높은 ‘공포’가 꾸준히 붙어 다녔다는 뜻입니다. 콜라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서도 이런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는데요. 그는 보고서에서 “지금은 평균(20)을 웃도는 VIX와 눈부신 S&P 500 수익률이 긴 시간 짝을 이뤄 가는 역사적으로 드문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이례적인 상황이 가장 두드러졌던 기간은 1990년대 말이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1997년에 33.1%, 1998년에 28.3%, 1999년에 20.9%나 급등했습니다. 동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