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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조작에 사기" vs "가치 투자"…한국계 미국인 '빌 황' 재판
한때 미국 월스트리트를 쥐락펴락하던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사기 혐의 사건으로 형사재판을 받게 됐다.뉴욕 남부연방법원은 13일(현지시간) 형사 재판을 위한 본격적인 심리 재판에 들어갔다. 뉴욕남부지검은 지난 2022년 4월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황 씨를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투자손실로 크레디트스위스(CS) 등 무너져아케고스 캐피털은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 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자산 100억 달러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CFD는 개인이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 가격의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 계약이다. TRS는 금융회사가 차입을 일으켜 대출해 주고 매매에 따른 익은 투자자가 가져가는 신종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는 투자 자산을 보유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증권사는 투자 수수료 혹은 이자를 얻을 수 있다.그런데 2021년 3월 23일 아케고스가 자금을 빌려 투자한 주식이 급락하자 황 씨에게 투자한 금융회사들은 현금을 추가로 요구했다. 펀드의 투자 원금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될 경우, 이를 보전할 수 있도록 증거금을 더 요구하는 이른바 ‘마진 콜’이 발생한 것이다. 마진콜도 감당하기 어려웠던 아케고스는 결국 디폴트를 선언했다.아케고스의 마진 콜 사태로 투자은행들이 입은 손실은 100억 달러에 달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55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본 뒤 파산 직전 자국 스위스의 경쟁사인 UBS에 인수됐다. 美 검찰 “주가 조작”아케고스가 마진 콜 사태 당시 집중 투자한 회사는 비아콤CBS, 디스커버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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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 사기 혐의로 피소…"12조 손실"
한국계 미국인 펀드매니저 빌 황(58·황성국)이 미국 검찰에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국제 금융회사들에 100억 달러(약 12조 6000억원)의 손실을 안긴 혐의를 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아침에 체포돼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두할 것으로 보인다.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검은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창업주인 황 전 대표와 패트릭 핼리건 전 최고재무담당자(CFO)를 주식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황씨와 헬리건 전 CFO가 아케고스캐피털이 보유한 주식의 가격을 조작하려고 공모했고, 국제 투자은행과 중개업체들을 속여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1년 동안 황 전 대표의 자산은 15억달러(약 1조 8000억원)에서 150억달러(약 44조원)으로 불어났다. 황 전 대표가 운영해 온 아케고스캐피털은 ‘패밀리오피스(가족자산을 운용하는 기업)’였다. 비공개 정보가 많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아케고스 캐피털은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왑(TRS)와 차액거래(CFD) 계약 등을 통해 실제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약 63조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TRS는 투자금의 일정 배수를 차입해 운용 규모를 확대하는 전형적인 고위험·고수익 거래다. CFD 역시 TRS의 일종이다. TRS의 담보는 해당 주식이지만 CFD 담보는 증거금이다. TRS는 운용사가 거래 내역을 자기 명의로 드러내지 않아 패밀리오피스가 자주 활용하는 투자 구조다. 아케고스를 이끄는 빌 황 역시 다수의 월가 대형 은행과 TRS·CFD 계약을 맺어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었다. 외신에 따르면 은행들은 아케고스에 5~8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제공했다. 심지어 레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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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IPO앞둔 롯데렌탈...국민연금 결실 낼까
≪이 기사는 05월24일(07: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롯데그룹이 2015년 인수한 롯데렌탈(옛 KT렌탈)이 연내 상장(IPO)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남은 재무적 투자자(FI)인 국민연금의 향후 행보에 업계에 관심이 쏠린다. IPO 흥행 여부에 투자 성패가 달렸지만 렌터카 산업에 대한 저평가 분위기 속에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 11일 레드스탁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02%(59만 672주)를 452억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은 42.04%에서 47.06%로, 롯데 측이 보유한 지분은 70.47%에서 75.49%로 올랐다.롯데렌탈의 나머지 지분은 국민연금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고 미래에셋대우가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SPC) 그로쓰파트너가 19.61%를, 당초 롯데 계열사로 인수에 참여했지만 현재 회사가 JKL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뀐 롯데손해보험이 4.9%를 보유하고 있다.호텔롯데가 레드스탁으로부터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롯데렌탈 인수에 참여했던 FI 중에선 국민연금만이 남았다. 롯데 그룹은 2015년 5월 약 1조 200억원을 들여 1조 200억원에 KT렌탈을 인수했다. 당시 그룹 내 여유자금만으론 인수자금을 충당할 수 없었던 롯데그룹은 인수자금의 50%는 계열사를 통해, 나머지는 FI를 통해 조달했다.레드스탁을 비롯해 인수에 참여한 다른 FI들(총 지분 약 30%)은 롯데 측과 TRS 계약을 체결해 5년의 만기를 두고 투자 원금과 연간 3% 안팎의 수수료를 보장받는 형태로 참여했다. 롯데그룹은 작년 5월부터 FI들과의 TRS 계약이 만료되면서 원금에 수수료, 추가 정산금액을 합쳐 현재까지 약 4500억원을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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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논설실] 희대의 금융사기 '라임 사태', 금감원은 책임 없나
예상못한 '역대급 사건'은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싹쓸이만은 아니다. 금융시장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역대급 사건이 한창이다. 나쁜 의미에서의 역대급이라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전대미문이라는 대목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라임 사태' 얘기다.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국회에 나가 "라임이 유동성 확보에 실수한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까면 깔수록 단순 유동성부족 문제가 아니라 듣도 보도 못한 '희대의 금융사기'로 치닫고 있다. 직접 피해액만 2조원 선으로 기록적이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은행 증권 자산운용 '제도권' 금융회사들이 일제히 탐욕의 주역이 돼 펀드투자자들을 기만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준다.이런 혼란의 중심에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이라는 파생상품이 자리한다. 헤지펀드 전문회사인 라임자산운용이 증권사들과 맺은 채권 TRS계약이 사실상 '파킹 거래'라는 의혹에서부터 사태가 출발했다. 펀드는 코스닥 부실기업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에 대규모로 투자했고, 이 과정에서 채권보유한도 제한 규정 등을 피하기 위해 TRS계약을 활용하며 위험을 키우다 파국을 자초하고 말았다.용어가 낯설지만 총수익스와프(TRS)는 그리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우선 '스왑'은 두 거래당사자가 현금흐름을 교환(스와프)하는 계약이다. 보유자산에서 불확실한 현금흐름(수익)을 얻는 투자자가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확실한 현금흐름(고정 수익)과 교환하는 거래가 일반적이다. 대상자산이 주식 채권 메자닌일 경우 TRS계약을 통해 증권사는 운용사(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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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하이투자증권, 자본 1조로 확충…2000억대 유상증자
≪이 기사는 12월23일(16:5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하이투자증권이 자본 규모를 1조원대로 늘린다. 내년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 이상을 조달하기로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1~2월 217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DGB금융지주 등 주주들을 상대로 1175억원어치 보통주를 발행하고, DGB금융지주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인 ‘점프업제일차’를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하기로 했다. RCPS는 발행한 지 1년 후인 2021년 1월17일부터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하다. 전환비율은 1대 1이다. 하이투자증권이 RCPS를 상환할 수 있는 시점은 2025년 1월부터다. DGB금융지주는 총수익스와프(TRS) 조건을 걸어 해당 RCPS를 인수할 계획이다. SPC가 보유하게 될 하이투자증권 주식을 기초자산 삼아 불특정다수의 투자자에 5년 만기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하는 구조다.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의 RCPS 가치 변화에 따른 손익을 직접 가져가는 대신 SPC에 매년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 9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8042억원인 자기자본 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늘릴 전망이다. 이 증권사는 늘어난 자본를 바탕으로 영업 영역 확대와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이익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신용등급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래 성장동력을 꾸준히 확보해 대형 투자은행(IB)으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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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투증권 중징계' 마라톤심의에도 결론 못내
금융감독원이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자금 불법대출 혐의와 관련한 제재수위를 놓고 마라톤회의를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채 추후 재심의 하기로 했다. 한투증권은 금감원으로부터 일부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통보받았지만 심의에 참석해 가혹한 조치라며 반론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부활한 금감원의 종합검사 첫 대상이었던 한투증권이 중징계 위기를 맞으면서 연이어 종합검사를 받았던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은 1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한투증권에 대해 발행어음 운용 규제 위반 등을 이유로 일부 영업정지와 과태료 부과, 임직원 직무정지 등 중징계 여부를 심의했다. 오후 2시30분에 시작한 제재심은 한투증권의 의견진술에 이어 추가 논의를 진행했지만 저녁 11시 이후에도 결론을 내지 못해 추후 재심의하기로 했다. 한투증권이 제재 대상에 오른 것은 지난해 5월 진행된 금감원의 종합검사에서 위법행위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무려 8개 위법사항이 이번 제재심에 상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가장 큰 쟁점은 발행어음 불법운용 혐의다. 한투증권은 지난 해 특수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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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TRS 거래 논란에 휩싸인 '배틀그라운드' 블루홀
▶마켓인사이트 7월16일 오후 4시12분1인칭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업체 블루홀이 불법 주식거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일부 벤처캐피털(VC)과 임직원들의 투자 회수를 돕기 위해 자회사 펍지(주)가 삼성증권과 체결한 총수익스와프(TRS) 거래가 상법과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거래의 위법 가능성을 조사할 방침이다. 블루홀이 중국 텐센트와 벌이고 있는 5000억원 규모의 지분 매각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투자은행(IB)업계가 우려하고 있다.블루홀은 최근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았던 사업보고서의 일부 기재 내용을 정정해 공시했다. 이를 통해 자회사인 펍지가 지난해 9월 삼성증권과 블루홀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맺은 TRS 계약의 법 위반 가능성을 공개했다.공시에 따르면 당시 삼성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 삼성스카이제일차(주)는 일부 VC와 임직원들이 보유하던 블루홀 보통주 및 상환전환우선주(RCPS) 37만2597주를 주당 48만원에 사들였다. 총 거래금액은 1788억4700만원이었다.블루홀 주가 변동에 따른 수익과 손실은 펍지가 떠안고, 배당수익도 펍지에 귀속된다. 대신 펍지가 삼성증권에 31억원의 거래 수수료와 연 4.05%의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사실상 펍지가 삼성증권과 의 TRS 거래를 통해 VC와 임직원들의 블루홀 지분을 사준 셈이다.문제는 이 거래가 자회사의 모회사 주식 매입을 금지한 상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점이다. 회사 측도 정정 공시에서 “이 거래는 상법 제342조의 2에서 금지한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 주식의 취득’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TRS 거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