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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호흡기 떼나…'워크아웃 공백'에 줄도산 공포 엄습
국내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인 아스트는 지난 7월 유동성 부족으로 위기를 겪었다. 상환 기일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 풋옵션 원금에 대응하지 못하면서다. 항공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정상화 가능성이 작지 않았지만, 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면 해외 수주계약이 파기되는 처지였다. 회사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면 사실상 회사 문을 닫아야 했다”고 말했다.다행히 채권자 75% 이상이 동의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아스트는 본격적인 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워크아웃 성공 사례도 많다. 중견 해운사인 흥아해운은 워크아웃 졸업 이듬해인 지난해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하지만 워크아웃의 근거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15일 효력을 다할 예정이어서 이런 사례가 나오긴 당분간 어려워졌다. 재입법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충분히 정상화할 수 있는 기업들의 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계기업 늘어나는데…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금리·고물가 등 경기 여건 악화로 한계상황에 몰린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촉법 일몰과 관련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위험평가 결과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된 업체는 185개로 전년(160개)보다 25개 증가했다. 중소기업 중 부실징후기업이 157곳에서 183곳으로 크게 늘었다.이런 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회생밖에 없다. 회생과 비교해 워크아웃제도는 장점이 많다. 회생 절차는 수주계약의 해지 사유에 해당하고, 신용장 거래 중단으로 자금줄이 막히는 등 기업에 ‘낙인효과’가 생긴다. 하지만 워크아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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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촉법 15일 일몰…한계기업 '벼랑끝'
위기에 몰린 기업이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워크아웃제도가 사라질 처지에 몰렸다. 워크아웃의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15일 일몰되면서다.13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기촉법 연장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묶여 있다. 일몰 시점 전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 기촉법은 효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벼랑 끝에 몰린 기업은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없고 법정관리를 거칠 수밖에 없다. 기촉법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기업이 줄도산하자 법원에 의한 회생(법정관리)이나 파산 대신 안정적인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채권단 전체가 아니라 75%가 동의하면 채권단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 절차인 워크아웃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한계에 몰린 기업이 안정적으로 정상화할 수 있는 구조조정 제도로 꼽힌다.워크아웃제도가 없어지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에 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하거나 채무를 재조정하는 게 어려워진다. 채권 행사가 미뤄지지 않아 여러 금융회사가 채권을 경쟁적으로 회수하려 들 가능성도 있다. 회생을 거치면 협력업체, 일반 상거래채권자 등의 모든 채무가 동결되고 수주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업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금리·고물가로 위기를 겪는 기업이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워크아웃제도 중단의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적거나 비슷한 기업이 51.7%에 달했다.국회에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기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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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플라이강원, 새 주인 찾는다
자금난에 허덕이다가 지난달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한 저비용항공사(LLC) 플라이강원이 회생절차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16일 서울회생법원 제14부(부장판사 이동식)는 플라이강원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리인은 따로 선임하지 않고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가 맡도록 했다. 법원은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주주 목록을 이달 30일까지 받고, 회생계획안의 제출 기한은 오는 9월 15일까지로 정했다.2016년 4월 설립된 플라이강원은 강원 양양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급격한 매출 감소와 항공기 리스료 및 보험료 연체에 따른 신용도 하락까지 겹쳐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 올 들어선 자금 유동성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지난달 20일부터 국내·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23일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회생절차 개시문에 따르면 회사 자산은 234억원, 부채는 453억원이다.플라이강원은 인수 예정자와 먼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이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기업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플라이강원을 대리하는 전대규 변호사는 “인수자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의향서를 몇 군데에서 받았다”며 “플라이강원이 파산에 이르지 않고 매각을 통해 새롭게 출발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양양공항 활성화를 추진해온 강원도도 플라이강원의 회생절차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 출범 이후 재정지원금으로 145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국토교통부 등과 항공화물운송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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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회생·파산 신청…대법 '전담팀'까지 꾸렸다
대법원이 급증한 도산사건 업무의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종합대책팀을 꾸리고 관련 인력을 대폭 강화한다. 코로나19 사태 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가 지속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개인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올해 4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회생·파산 등 도산사건이 작년 대비 24% 증가하는 등 관련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최근 도산사건 업무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종합대책팀을 새롭게 꾸렸다고 7일 밝혔다. 박영재 법원행정처 차장(사법연수원 22기)이 팀장을 맡고, 팀원은 법원행정처 실·국 소속 심의관으로 구성했다. 1~4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도산사건은 총 6만761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법인회생 사건은 같은 기간 47.3% 증가한 268건을 기록했다. 법인파산 사건은 55.4% 늘어난 460건, 개인회생 사건은 45.4% 증가한 3만9859건이 접수됐다.종합대책팀은 우선 전체 도산사건 유형의 59%를 차지하는 개인회생 사건의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회생위원(법원공무원 5급) 12명 등 도산사건 담당 직원을 증원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정기인사에서 부산회생법원 등에 담당 직원을 우선 배치할 계획이다.서울·수원·부산회생법원에는 ‘회생법원 협의체’를 신설했다. 올해 3월 개원한 수원·부산회생법원과 기존 서울회생법원이 실무 및 시행제도를 공유하고, 도산사건 급증 등 현안에 공동 대응한다. 서울·수원·부산회생법원은 3~4월 도산사건 모든 영역에서 접수 건수가 급증했다.대법원은 회생·파산 신청을 앞둔 채무자가 서류 준비 과정에서 여러 관공서, 금융회사 등에서 겪는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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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추월한 파산…기업 줄도산 공포
올해 1월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기업이 회생 신청한 기업을 추월했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한계기업의 줄도산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월 법인 파산 신청은 105건, 법인 회생 신청은 84건이었다. 1월 한 달 만에 전국 기업 파산 신청이 100건을 넘어설 정도로 새해부터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상 처음으로 회생·파산의 데드크로스(연간 기준)가 올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회생·파산의 세부적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전국 파산 신청 기업이 회생 신청 기업을 넘어선 해는 지금까지 없었다.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회생 신청 1722건, 파산 신청 931건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가 지난해 회생 신청 1047건, 파산 신청 1004건으로 격차가 43건으로 좁혀졌다. 이후 한 달 만인 올해 1월 파산 신청 기업 수가 회생 신청 기업을 앞지른 것이다.현장에서도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하는 기업이 급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정책자금 회수가 미뤄진 2021년까지는 회생과 파산에 나서는 기업이 동시에 줄었으나, 원금 상환 시기가 도래하고 고금리 기조가 좀체 풀리지 않자 회생 대신 기업을 청산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올해 상반기에도 얼어붙은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기업은 물론 개인까지 한계 상황에 내몰려 ‘도미노 파산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최동욱 법률사무소서울 변호사는 “과거에는 회사 상황이 어려워도 회생을 생각하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며 “최근에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스타트업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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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안보여"…회생 대신 파산 택하는 기업들
기계설비 제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도산 전문 변호사를 찾았다.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파산 신청을 위해서다. 변호사는 A씨의 자산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파산 대신 회생을 권유했으나, A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A씨는 “기계설비가 비싼데,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니 기계를 사겠다는 기업이 없다”며 “앞이 보이지 않아 파산 신청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부채를 버틸 수 없는 한계기업들이 탈락하며 벌어진 현상이다. 그동안은 회생 기업이 많았지만, 경기 악화에 고금리 상황까지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조만간 파산기업 수가 회생 기업 수를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슷해진 회생·파산 기업 수9일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1047건의 회생 신청이 접수됐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2021년(1191건)과 비교해봐도 회생 신청은 12% 줄었다. 반면 파산 신청 건수는 2021년(955건) 대비 5% 증가하며 1004건을 기록했다. 파산 신청이 가장 많았던 2020년(1069건)과 비슷하다.회생 신청 기업과 파산 신청 기업 수의 차이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법인 회생 제도 도입 초기인 2007년도에는 파산 신청이 회생보다 많았지만, 그 후 줄곧 회생 신청 건수가 파산보다 훨씬 많았다. 2017년에는 회생 신청이 1780건, 파산 신청이 587건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다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정책자금 회수 지연 등으로 회생 신청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파산 신청과의 격차도 236건으로 줄어들었다.올해는 파산 신청이 늘어나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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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열발전社 넥스지오, 파산 수순…손배소 막히나
경북 포항 지진의 간접 원인으로 지목된 포항지열발전소의 주관사 ‘넥스지오’가 파산 수순에 들어섰다.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7부(재판장 이동식)는 지난 19일 “채무자가 회생계획을 수행할 가망이 없음이 명백하다”며 넥스지오의 회생 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넥스지오는 지열에너지 개발 전문기업으로,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사업’의 주관사다. 그러나 2017년 11월 15일 포항 일대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고, 지열발전을 위한 물 주입이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결국 넥스지오는 포항 지진 발생 두 달 만인 2018년 1월 경영 악화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법원은 넥스지오 측 신청을 받아들여 회생절차를 개시했지만, 조사 결과 회생가치가 파산가치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2019년 3월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소의 실증연구 때문에 일어난 촉발지진”이라고 결론 내리면서 지열발전 기술개발 사업 자체를 영구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주민 1만여 명은 넥스지오를 상대로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넥스지오가 파산 절차를 밟게 되면서 배상액 청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한 도산법 전문가는 “(손배소에서) 이긴다 해도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돈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오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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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된 '초특가 할인'…보고플레이 회생 절차 밟는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VOGO)’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보고플레이가 회생 절차를 밟는다. 업계 최저가 판매 전략으로 인해 쌓인 적자를 더는 감당 못 할 지경에 빠졌다.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류승태 보고플레이 대표는 전날 입점업체들에 이메일을 보내 “현재 투자 및 시장 상황에 따른 매출 추이를 볼 때 독자적인 힘으로는 단기간 내에 개선이 어렵다는 것을 직시하게 됐다”며 “보고플레이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회생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보고플레이는 삼성전자 출신인 류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C-LAB으로 시작해 2020년 10월 독립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 거래액 2300억원, 회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작년 5월엔 포스코기술투자, 기업은행, SK증권 등으로부터 11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기업 가치는 1000억원대로 거론된다. 보고는 소비자들 사이에 ‘초특가 할인’으로 유명한 곳이다. 라면 등 생활필수품부터 의류, 전자제품까지 업계 최저가로 판매해 소비자를 끌어모았다.업계에선 이런 ‘최저가 마케팅’이 보고플레이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한다. 보고플레이는 지난달부터 입점업체에 판매 대금 정산을 제때 해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박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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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금감원, 위기 중소기업 선제 지원 손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2일 금융감독원·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행연합회와 서울 종로구 금감원 연수원에서 중소기업의 재도약과 성장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중기부의 정책자금 지원·회생 컨설팅 등 재기 지원 사업과 금감원의 신속 금융지원프로그램·워크아웃 등 금융권 지원 제도 간 연계가 강화된다. 금감원은 신용위험평가 결과 경영상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되는 중소기업에 중기부의 재기 지원 사업을 안내하고 중기부에는 지원 사업에 적합한 중소기업을 추천한다.중기부는 은행권이 추천한 기업을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 시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진로 제시 컨설팅 평가 절차 단계를 간소화하고, 구조개선 자금과 회생 컨설팅 사업도 연계 지원한다. 컨설팅 결과 구조개선이 필요한 기업은 최대 10억 원의 운전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다. 회생이 필요한 기업은 회생 신청부터 인가까지 법률·회계 자문료를 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특히 중기부와 중진공, 금감원, 은행연합회는 위기 기업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협력과제 발굴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 상호협의체를 구성하고 각 기관 전문가로 모인 실무 태스크포스(TF)에서 구체적 이행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이영 중기부 장관은 “정부의 재기 지원 정책과 금융권의 지원제도를 연계하고 확대하는 이번 포괄적 업무협약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이 성공적인 협업모델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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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쌍용차 인수대금 납입 완료…회생계획안 인가가 '관건'
KG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대금 납입을 마쳤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를 앞두고 인수대금을 300억원 증액해 총 3655억원을 인수대금으로 납입한 것이다. 변제율을 높인 수정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쌍용차를 최종 인수하게 된다.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G컨소시엄은 지난 19일 오후 인수대금 잔금 3319억원을 쌍용차에 지급했다. 기지급한 계약금을 제외한 금액이다. 지난해 쌍용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올 3월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계약이 해제된 바 있다. KG컨소시엄은 잔금 납입을 완료했기 때문에 예정대로 오는 26일에 관계인 집회가 열리게 됐다.KG컨소시엄은 애초 3355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했다. 하지만 관계인 집회를 앞두고 회생채권 변제율을 높이기 위해 인수대금을 300억원 증액했다. 수정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생채권 현금 변제율이 6.79%에서 13.97%로, 출자전환 주식 가치를 고려한 실질 변제율은 36.39%에서 41.2%로 높아졌다. 쌍용차는 변제율 변동 내용을 담은 수정 회생계획안을 지난 18일 법원에 제출했다.인수대금 납입 완료 이후의 일정은 관계인 집회와 서울회생법원의 최종 인가가 남아있다. 관계인 집회에서 이 회생계획안에 대해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IB업계에서는 쌍용차 소액주주 지분율이 25.35%에 불과하기 때문에 회생채권자들의 동의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쌍용차 회생채권 5655억원 중 상거래채권이 382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상거래채권자들의 찬성률이 높다면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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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버텨"…파산 내몰리는 기업들 폭증
서울 금천구의 건강식품 제조업체 A사는 지난달 말 파산을 신청했다. 코로나 이전엔 매년 4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최근 2년간 연 매출은 10억원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대출을 받아 인건비와 회사 운영비를 감당하던 이 회사는 코로나 장기화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업한 뒤 파산 절차까지 밟게 됐다.올해 법인 회생은 지난해보다 줄고, 파산을 신청한 기업은 더 늘었다. 코로나 충격에 경기침체, 물가상승 등의 여파로 사업주들의 사업 지속 의지가 꺾인 탓이라는 분석이다. 원자재값 폭등, 금리 인상 등의 충격파가 강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하반기엔 파산에 내몰리는 기업이 폭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 ‘더 이상 못 버틴다’20일 법원통계일보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법인 회생 접수 건수는 482건이다. 지난해 상반기(628건)보다 23.2%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반면 상반기 법인파산 접수 건수는 452건으로 지난해(428건)보다 늘어났다. 법인파산 접수 건수는 2020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 다시 줄어들었으나 올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법인 회생이 줄어든 이유를 시중에 다양한 기업 지원 자금이 풀린 결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리가 낮은 정책자금을 운용했고, 기업들이 이를 통해 ‘생명 연장’을 해왔다는 것이다.올해는 물가 급등과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회생 가능성까지 차단돼 파산으로 내몰리는 한계 기업이 늘었다. 한 도산 전문 변호사는 “지난해 파산 신청 건수가 줄어든 것은 상당수 한계기업이 2020년 시장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이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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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KG그룹과 조건부 투자계약 체결"
쌍용자동차가 KG그룹 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대해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18일 공시했다.기업회생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인 쌍용차는 스토킹 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방식으로 재매각에 들어갔다. 최근 진행한 비공개 입찰에서 KG그룹 컨소시엄이 우선 매수권자(호스)로 선정됐고 이날 양사가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은 것이다.쌍용차는 "향후 공개입찰에서 인수의향자 또는 입찰자가 없거나 KG그룹 컨소시엄의 인수내용보다 더 유리한 인수내용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없을 경우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KG그룹 컨소시엄을 최종인수예정자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쌍용차는 내달 중 공개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도 뽑을 계획이다. KG그룹 컨소시엄과 계약조건 비교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해 본계약을 맺게 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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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뷰] 한 고비 넘긴 쌍용차, 안전하게 달릴 수 있을까?
재매각에 돌입한 쌍용자동차가 1단계를 넘어섰습니다. 비공개 입찰을 통해 회생 인수합병(M&A)의 우선매수권자(호스)를 KG그룹 컨소시엄으로 선정한 건데요, 그 배경은 무엇이고 앞으로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왜 경쟁사였던 광림 컨소시엄은 ‘입찰 담합’이라고 주장하는지 들여다봤습니다. 롯데그룹의 글로벌 제약사 공장 인수, 역전할머니맥주의 성공 스토리 등 지난 2주 간의 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 "한 번 깨진 딜, 핵심은 자금력"서울회생법원이 지난 13일 쌍용차의 우선 매수권자로 KG그룹 컨소시엄을 선정한 배경은 확실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KG그룹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자금력 면에서 후보들 중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죠. 쌍용차 딜이 한 번 깨진 뒤 다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확실하게 딜을 완료할 수 있는 후보, 자금력이 입증된 후보를 우선 매수권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데 모두가 뜻을 같이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투자은행(IB)업계에선 쌍용차를 인수하는 데 최소 1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수자가 갚아야 할 쌍용차의 부채는 일반 회생채권 5470억원과 공익채권 3900억원 등 부채만 약 9370억원에 달합니다. 부채와 운영자금을 고려하면 최소 1조원에서 대략 1조5000억원까지 필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쌍용차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너무 적은 인수금액을 적어낸 데다 회생채권 변제율도 낮았기 때문에 이번엔 쌍용차 측이 확실한 자금력을 최우선으로 한 것으로 안다"며 "빠르게 딜이 진행되기 위해선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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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예비실사 종료…4곳 모두 인수제안서 낸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원매자 4곳 모두 예비실사를 마치고 인수제안서를 내기로 했다.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지난 4일까지 예비실사를 마쳤고 오는 11일까지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제출받기로 했다. 예비실사에 참여했던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이엘비앤티 등 네 곳의 인수 희망자들은 모두 스토킹 호스 방식의 조건부 입찰에 참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스토킹 호스란 조건부 비공개 입찰을 통해 한 곳의 우선 매수권자(호스)를 선정한 뒤 공개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도 선정해 두 곳의 조건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회생 인수합병(M&A)에서 안정적으로 빠르게 진행할 때 주로 쓰인다.만약 우선 매수권자의 조건이 우협보다 좋을 경우 우선 매수권자가 본계약을 맺게 된다. 그러나 우협의 조건이 더 좋을 경우엔 우선 매수권자에게 그 조건을 수용할지 여부를 묻게 된다. 즉, 우선 매수권자가 훨씬 유리한 입지에서 경쟁을 시작하는 셈이다. 매도측 입장에선 안정적인 '보험'처럼 우선 매수권자를 확보한 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있는지 공개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앞서 지난 3월 쌍용차의 우협이었던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자금 미입금으로 쌍용차는 재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쌍용차와 EY한영은 이번에 인수금액뿐 아니라 자금 증빙 능력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M&A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금액을 4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가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는 인수금액을 3049억원으로 명시했었다.일각에서는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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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실사 들어간 쌍용차 인수전 '4파전'으로…누가 우위 점할까
기업회생(M&A)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재매각이 본격화됐다. KG그룹과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이엘비앤티 등 네 곳의 원매자들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내달 4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사 결과에 따라 스토킹 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입찰에 써낼 가격을 정하게 된다. 네 곳 모두 인수 의지가 있기 때문에 우선매수권자(호스)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한 눈치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 곳의 원매자들은 쌍용차의 매각주관사인 EY한영에 인수의향서(LOI)를 지난 18일까지 제출한 뒤 현재 예비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매각이 결렬된 뒤 시간이 더 지났기 때문에 그동안의 우발채무 발생 여부나 실제 필요한 운전자금 액수 등을 파악하는 게 예비실사의 핵심 과제"라며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회생채권 변제율을 몇 %로 할 지 등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쌍용차 재매각은 시간 단축을 위해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킹 호스는 비공개 입찰을 통해 우선매수권자(호스)를 정해 가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따로 선정한다. 이때 만약 호스의 조건이 우협보다 좋을 경우엔 호스가 최종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런데 우협의 조건이 호스보다 우위에 있을 경우 "호스에게 우협의 조건을 수용할지"를 묻게 된다. 호스가 조건을 수용하면 호스가, 수용하지 않으면 우협이 본계약을 맺는다. 즉, 우선매수권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이 때문에 원매자들은 호스로 선정되기 위한 치열한 셈법을 가동할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