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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달간 3.6조 찍은 한전채…11조 만기 도래 '물량 폭탄' 우려

    두 달간 3.6조 찍은 한전채…11조 만기 도래 '물량 폭탄' 우려

    한국전력 채권(한전채)이 하반기 회사채 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채권 발행을 재개한 지 두 달 만에 3조6000억원가량의 한전채를 시장에 쏟아내고 있어서다. 신용등급 AAA급 최우량 채권이 회사채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5일 2년물 400억원, 3년물 300억원 등 총 700억원어치 한전채를 찍었다. 한전은 지난 6월부터 채권 발행 작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9월 이후 한동안 채권 시장을 찾지 않았다.만기 도래 물량 등을 고려해 채권 발행을 재개했다.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발행된 한전채는 총 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1조원 △7월 1조9000억원을 찍는 등 갈수록 발행 규모가 커지고 있다.한전채 물량은 하반기 내내 쏟아질 전망이다. 오는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한전채 규모는 11조3000억원 수준이다.최근 시중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조달 부담이 다소 줄어든 것은 호재다. 한전은 지난 5일 2년물과 3년물 한전채를 각각 연 3.175%, 연 3.150%에 발행했다. 지난 6월 2년물과 3년물 각각 연 3.470%, 연 3.467%에 찍은 것과 비교하면 0.3%포인트가량 금리가 떨어졌다.5년물 한전채가 다시 등장한 것도 관심을 끈다. 지난달 31일 5년물 한전채 200억원을 발행했다. 5년물 발행에 나선 건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전 실적 개선 기대감 등으로 장기물 투자수요가 접수된 것으로 관측된다.한전채 발행 재개에 대한 우려의 평가도 나온다. 신용등급 AAA급 채권이 일반 기업 투자수요를 빨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전채가 투자수요를 흡수하면서 민간 채권에 대한 투자수요를 구축하고 있다&

  • 채권 금리 연중 최저 수준…훈풍 부는 회사채 시장

    채권 금리 연중 최저 수준…훈풍 부는 회사채 시장

    크레딧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의 커지면서 국내 채권 금리가 일제히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채 시장으로 투자수요가 몰리는 등 기업 자금조달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회사채 금리는 지난 16일 전 거래일 대비 0.042%포인트 떨어진 연 3.496%에 마감했다. 2022년 4월 1일 연 3.458%에 마감한 이후 가장 낮은 금리로 장을 마쳤다. 국채 금리 하락세도 뚜렷하다. 금리 ‘바로미터’로 꼽히는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6일 연 3.035%를 기록했다. 2022년 8월 2일(연 3.012%) 이후 최저치다.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으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수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국고채 절대 수준이 인하를 1~2회 선반영한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첫 번째 금리 인하가 단행된 이후 추가 인하 시점과 횟수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조달 환경이 개선되면서 하반기 들어 크레딧 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신용등급 BBB급(BBB-~BBB+)부터 AA급(AA-~AA+)까지 신용도와 무관하게 회사채 시장으로 매수세가 쏠리고 있어서다. 이달 들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12개 기업이 모두 목표 물량을 넉넉하게 초과하는 물량을 확보했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DL이앤씨, 서흥, 신세계센트럴시티, 한진, 대신에프앤아이, 동원시스템즈 등이 기존 계획보다 발행 규모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앞으로 회사채 시장 방문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특히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모회사 롯데케미칼의 도움 없이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리는 롯데건설이 눈에 띈다.

  • 3년 만에 회사채시장 복귀 DL이앤씨…하반기 건설채 투심 가늠자

    3년 만에 회사채시장 복귀 DL이앤씨…하반기 건설채 투심 가늠자

    서영재 신임 대표 체제를 구축한 DL이앤씨가 3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 복귀전에 나선다.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자금 조달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오는 2일 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었다. 흥행 여부에 따라 2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이 대표 주관사단을 맡았다. 확보한 자금은 차입구조 장기화를 위해 투입될 방침이다. DL이앤씨는 오는 9일 1000억원어치 기업어음(CP) 만기가 돌아온다. 만기가 짧은 CP를 장기 회사채로 차환하겠다는 구상이다.DL이앤씨의 신용등급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AA-(안정적)’ 신용도를 2019년부터 유지하고 있다. 건설업계 맏형으로 꼽히는 현대건설과 동일한 신용도를 확보했다. DL이앤씨가 회사채 시장에 등장한 건 3년 만이다. DL이앤씨는 2021년 6월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찾았다.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하반기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를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발행 일정도 다소 조정됐다. 당초 DL이앤씨는 지난달 초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연달아 회사채 목표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서 발행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HL D&I 한라는 지난 6월 열린 600억원어치 1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6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GS그룹 계열사인 GS건설은 지난달 열린 1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80억원의 주문만 접수됐다.건설사 가운데 탄탄한 재무 구조를 확보한

  • 포스코그룹 회사채 조달 '급제동'…'장인화號' 재무팀 무슨일?

    포스코그룹 회사채 조달 '급제동'…'장인화號' 재무팀 무슨일?

    회사채 시장 ‘빅 이슈어’로 통하는 포스코그룹의 올해 회사채 발행이 예년보다 큰 폭 줄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부터 자금조달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 LG를 비롯한 다른 대기업 계열사가 회사채 발행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10일 KB증권과 마켓인사이트 등 따르면 올해 포스코 그룹이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한 금액은 1550억원에 그쳤다.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3월 155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게 유일하다.올해 상반기 주요 대기업들은 회사채 시장 조달을 확대했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을 푸는 ‘연초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조달 시기를 앞당긴다. SK그룹은 5조5000억원, LG그룹은 3조6700억원, 롯데그룹은 3조4300억원의 회사채를 찍었다.반면 포스코 그룹은 자금조달에 본격 시동을 걸지 않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 그룹은 대표적인 회사채 시장 ‘빅 이슈어’로 꼽혔다. 지난해에는 주요 계열사들인 회사채 시장에서 2조7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2차전지 관련 자금 소요가 큰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공모 회사채 시장을 세 차례 찾아 총 9500억원을 찍었다.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4000억원을 조달했다.업계에서는 장 회장 취임 이후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 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자금 집행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격적인 정기 임원 인사 등이 이뤄지면서 계열사들도 인사이동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강도 높은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조달 작업이 늦어진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지주사 조직 개편을 단행

  • 'AA급' 우량채에 몰린 '뭉칫돈’…7년 장기채 수요도 탄탄

    'AA급' 우량채에 몰린 '뭉칫돈’…7년 장기채 수요도 탄탄

    신용등급 AA급 이상 회사채에 기관투자가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기관의 매수세가 힘입어 만기 5년 이상 우량등급 회사채 장기물 발행도 순탄하게 이어지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신용등급 AA)는 지난 5일 회사채 3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65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AA급 신용도를 갖춘 데다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통신사 회사채라는 점에서 투자자가 몰렸다. 수요 흥행으로 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확보한 자금은 채무 상환용으로 투입된다. LG유플러스는 오는 7월과 10월 총 37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최근 AA급 우량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조 단위 매수 주문을 확보한 분위기다. 회사채 시장 데뷔전에 나선 한화시스템(AA-)은 지난 4일 2500억원어치 회사채를 찍었다. 1500억원 모집에 1조5400억원의 자금이 몰려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연합자산관리(AA)는 지난 3일 5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부실채권(NPL) 시장 업황 개선에 힘입어 1조6000억원의 ‘뭉칫돈’이 접수됐다. SK(AA+)는 지난달 22일 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37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장기물 흥행 성적이 돋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LG유플러스와 SK는 오랜만에 시장에 등장한 7년물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다. 당초 장기물 수요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과 장기물 품귀 현상이 겹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반면 신용등급 A급 이하 회사채 시장은 업황별로 성적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 관련 업종을 조

  • 신용도 부정적 ‘꼬리표’ 동화기업, 2년 만에 회사채 시장 복귀전

    신용도 부정적 ‘꼬리표’ 동화기업, 2년 만에 회사채 시장 복귀전

    목질 자재 기업인 동화기업이 2년 만에 회사채 시장 복귀전에 나선다. 신용도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만큼 목표 물량 확보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신성장동력으로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는 2차전지 관련 사업 확대 등을 앞세워 기관투자가의 회사채 투자심리를 자극하겠다는 구상이다.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화기업은 오는 28일 3년물 3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동화기업이 회사채 시장을 찾은 건 202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400억원 모집에 590억원의 주문을 받아 ‘완판’에 성공했다.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신용도 하향 이슈가 발생한 건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동화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A-(부정적)’로 매기고 있다. 향후 신용등급이 ‘A-’에 ‘BBB+’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기관투자가도 신용도 하락 위험을 감수하고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 부담이 크다.적자가 누적되면서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지적이다. 소비심리 위축과 건설경기 경색에 따른 전방 수요 감소, 저가 수입 제품의 유입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원재료인 목재 원가 상승도 우려되는 요소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166억원, 순손실은 1084억원을 기록했다.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주력 제품군의 우수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며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 소요와 계열지원에 따른 재무 부담으로 단기적으로 회사의 재무안정성 개선은 제약될 전망”이라고 말했다.다만 2차전지 관련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동화기업은 2019년 8월

  • 회사채 조달 서두르는 기업들…4월 총선 불확실성에 금리 인하 기대감 겹쳐

    회사채 조달 서두르는 기업들…4월 총선 불확실성에 금리 인하 기대감 겹쳐

    회사채 시장을 찾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연초부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데다 4월 총선 이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풍부한 투자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이달 들어서도 회사채 시장에서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회사채 발행액 역대 최대 수준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회사채 발행액은 38조8726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조2221억원을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5조원 넘게 늘어났다.이달 들어서도 회사채 시장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10개 기업이 모두 ‘완판’에 성공했다. 이들 10개 기업 회사채 수요예측에 몰린 매수 주문 금액은 8조3860억원에 달한다.AA급 우량채에는 조 단위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SK하이닉스(신용등급 AA)는 38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2조85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GS파워(AA)와 교보증권(AA-)은 모두 모집 물량의 10배가 넘는 매수 주문이 수요예측에서 접수됐다.A급 회사채도 흥행몰이 중이다. 대웅제약(A+)은 1000억원 모집에 931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상향된 HD현대일렉트릭은 500억원 모집에 5570억원의 주문액이 접수됐다. A급 기업에서는 드물게 장기물인 5년물 조달도 성공했다.오랜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하는 기업들도 무난하게 목표 금액을 채웠다. 3년 만에 시장에 복귀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500억원 조달을 위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59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2021년 6월 이후 회사채 시장을 처음으로 찾은 코오롱인더스트리(A)는 750억원 모집

  • 수요예측 가격왜곡에 '큰손' 기관 역차별 논란[회사채 활황의 이면②]

    수요예측 가격왜곡에 '큰손' 기관 역차별 논란[회사채 활황의 이면②]

    “회사채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증권사별로 투입할 수 있는 캡티브(Captive) 물량을 대놓고 비교하거나 특정 매수주문 금리를 꼭 집어주는 발행사의 ‘갑질’도 흔한 일입니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증권사의 캡티브 영업은 채권발행시장(DCM) 시장의 오랜 관행으로 분류된다. 예년과 달라진 건 증권사들이 캡티브 영업을 활용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실적 증대를 노리는 증권사와 조달 부담을 낮추려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여파다.   회사채 경쟁 과열에 캡티브 영업 ‘급증’회사채 등 DCM 시장 영업 환경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증권사 수익 창구였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크게 위축된 여파다. IB 실적이 고꾸라지자 증권사들이 앞다퉈 회사채 등 전통 IB 부문을 새로운 먹거리로 점 찍었다. 유상증자, M&A 등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회사채 시장을 찾는 증권사도 늘어났다. 회사채 조달 과정에서 기업과 쌓은 인연이 '빅딜' 수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이 과정에서 캡티브 영업을 남용하는 증권사들이 빠르게 확산됐다. 대형 증권사에 비해 주관 경험이나 인력 등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캡티브 영업을 무기로 시장 개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리그테이블(실적) 방어에 나선 대형 증권사들도 캡티브 영업으로 맞대응하고 있는 모양새다.회사채 시장에서 ‘갑(甲)’ 지위에 있는 발행사의 요구사항도 점차 노골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수요예측 물량 확보로 미매각 우려를 낮추는 동시에 이자 부담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캡티브 카드를 꺼내 들지 않는 기업들을 찾기

  • "얼마 들어올래?"…1조 초대박 뒤 '은밀한 약조' 있었다 [회사채 활황의 이면①]

    "얼마 들어올래?"…1조 초대박 뒤 '은밀한 약조' 있었다 [회사채 활황의 이면①]

    올해 회사채 시장은 예상보다 뜨겁다. 기관투자가 수요가 집중되는 '연초 효과'가 역대급으로 나타나면서 발행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증권사의 '캡티브(Captive) 영업'이 자리하고 있다. 캡티브 영업은 발행 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들이 동시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런 행태가 심해지면서 회사채 가격이 왜곡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채 시장 내에서 출혈 경쟁에 나서고 있는 증권사와 수요예측 미매각을 피하면서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발행기업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이 회사채 시장에 만연한 캡티브 영업 행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표에 대거 이름 올린 주관 증권사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신용등급 A)는 지난달 22일 총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 결과 총 모집 물량의 17배에 가까운 1조190억원의 자금이 몰리는 등 ‘초대박’을 냈다. 발행 규모도 6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하지만 이번 회사채의 수요예측 결과표를 살펴보면 기존 ‘큰손’인 연기금·공제회의 이름은 거의 찾을 수 없다. 대신 이들의 자리는 주관사와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와 관련 금융 계열사들이 차지했다. 이번 회사채에는 KB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대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이투자증권 등 총 9개 증권사가 주관사 및 인수단으로 포함됐다.매수 주문을 넣

  • 두 번째 공모채 도전 SK리츠, 부동산 관련 기업 부진 끊어낼까

    두 번째 공모채 도전 SK리츠, 부동산 관련 기업 부진 끊어낼까

    SK리츠가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목표 물량 확보가 가능할지 주목된다.SK리츠는 오는 16일 7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흥행 여부에 따라 1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확보한 자금은 채무상환용으로 투입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SK리츠는 오는 3월까지 3360억원어치 전자단기사채를 상환해야 한다.국내 신용평가사들은 SK리츠의 신용도를 'A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2021년 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리츠는 SK그룹 계열사로 SK 서린빌딩, SK U타워 등 SK그룹 사옥을 자산으로 편입하고 있다.SK리츠는 2022년 10월 공모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다. 당시 96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0억원어치 인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업계에서는 이번 발행이 리츠 업계 회사채 투자심리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 리츠 회사채가 선을 보여서다.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부담이다. 국내 부동산 신탁사 중 자본력이 가장 우수한 한국토지신탁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14일 열린 총 1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8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 미매각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은 데다 한국토지신탁의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된 여파 등이 반영됐다.회사채 시장 투자심리 자극을 위해 만기 구조를 짧게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 회사채는 1년물 400억원과 1년6개월물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단기물에 대한 투자

  • “1월 회사채 흥행 이어간다”…설 연휴 이후 40여곳 줄줄이 출격

    “1월 회사채 흥행 이어간다”…설 연휴 이후 40여곳 줄줄이 출격

    설 연휴 이후에도 회사채 시장이 활발하게 열릴 예정이다. 신용등급 AA급 우량채뿐 아니라 A급 이하 비우량채도 잇따라 자금조달을 위해 출격을 대기 중이다.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업 40여곳이 이달 중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 계획이다. 기관들이 자금을 푸는 ‘연초 효과’로 지난달 회사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흥행 열풍에 동참하겠다는 게 이들의 구상이다.이달 들어서도 회사채 투자 수요는 굳건하다. 특히 지난달 중순부터 연기금 등 시장 큰손들이 회사채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매수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LG에너지솔루션(AA)이다. 지난 7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연 LG에너지솔루션은 8000억원 모집에 총 5조610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2012년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대 규모 주문액이다.AA급 우량채를 중심으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LG화학(AA+)은 최대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 ‘단골손님’인 통신사들도 줄줄이 출격한다. SK텔레콤(AAA)과 KT(AAA)는 각각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게 목표다.BBB급 비우량채도 공모주 시장의 활황 분위기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부터 하이일드 펀드의 공모주 우선 배정 비율이 기존 5%에서 10%로 늘어난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모주를 더 많이 받기 위해 비우량채를 편입하려는 하이일드 펀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BBB), 이랜드월드(BBB), 한진칼(BBB+) 등이 이달 회사채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오랜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하는 기업들도 눈길을 끈다. 유동성이 풍부한 시

  • 역대급 뭉칫돈 몰렸다…LG엔솔 회사채에 5.6조 '주문폭발'

    역대급 뭉칫돈 몰렸다…LG엔솔 회사채에 5.6조 '주문폭발'

    LG에너지솔루션이 회사채 시장에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이 회사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5조6000억원이 넘는 매수 주문이 이어졌다. 지난해 6월 창사 후 첫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기록한 역대 최대 주문액(4조7200억원)을 8개월 만에 갈아치웠다.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2년물 1200억원, 3년물 3600억원, 5년물 2400억원, 7년물 800억원 등 총 8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수요예측에서 2년물에 1조3400억원, 3년물에 2조5450억원, 5년물에 1조4200억원, 7년물에 3050억원 등 총 5조6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2012년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6월 LG에너지솔루션이 회사채 시장에서 5000억원 모집에 2년물에 1조1350억원, 3년물에 1조7400억원, 5년물에 1조8450억원의 등 4조7000억원이 넘는 주문을 확보한 기록을 갈아치웠다.국내 신용평가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매겼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회사채는 신용등급 ‘AA급’의 평균 민평금리를 조달금리 기준으로 삼았다. △2년물 16bp(1bp는 0.01%포인트) △3년물 18bp △5년물 21bp △7년물 32bp 낮은 수준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LG에너지솔루션 이날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최대 1조6000억원까지 증액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증액 최대 한도인 1조6000억원까지 발행액을 확대할 경우, 회사채 단일 발행 기준 역대 최대 규모 기록을 세우게 된다. 종전 단일 발행 최대 규모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2월 발행한 1조3900억원이었다. 대형 증권사

  • ‘솔라허브’ 한화솔루션, 투자실탄 확보 박차…IRA 호재로 투심 청신호

    ‘솔라허브’ 한화솔루션, 투자실탄 확보 박차…IRA 호재로 투심 청신호

    한화솔루션이 연초부터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솔라 허브’ 프로젝트 투입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회사채 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투자자금 확대로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오는 5일 2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연다. 2년물 600억원, 3년물 1000억원, 5년물 400억원 규모다.한화솔루션은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는 2월과 6월 각각 3000억원씩 조달했다. 8월에는 사모채 시장에서 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미국 태양광 사업 법인인 한화큐셀 아메리카홀딩스를 통해 외화채 시장에서 4억 달러를 조달하기도 했다.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 구축을 위해 한화솔루션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조지아주에 구축 중인 솔라 허브는 잉곳·웨이퍼·셀·모듈 등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다. 미국 내 모듈 생산 능력을 지난해 상반기 1.7기가와트(GW) 수준에서 올해 8.4GW로 확대하겠다는 게 한화솔루션의 구상이다.회사채 투자수요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 세액공제 수혜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미 재무부는 최근 미국 내에서 첨단 제조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할 경우 부여하는 세제 혜택(AMPC) 잠정 가이던스를 발표했는데, 태양광·풍력발전·배터리 부품 등이 대상 품목에 포함됐다.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다만 대규모 투자 자금 투입으로 차입금이

  • 자금조달 난항 리츠업계, 연 7.2% 고금리로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 총력

    자금조달 난항 리츠업계, 연 7.2% 고금리로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 총력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회사채 시장 데뷔전에 나선다. 회사채 시장에서 리츠에 대한 투자심리가 주춤하지만, 최대 연 7.2%의 고금리를 내세우면서 투자수요 확보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1년물 300억원, 2년물 100억원 등 총 4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태평로빌딩, 트윈트리타워, 이수화학 반포사옥, 이천YM물류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확보한 자금은 채무상환용으로 투입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은 나오는 점도 특징이다. ESG 채권은 일반 회사채 대비 금리가 낮은 편이라 조달 부담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다만 별도의 수요예측 절차는 없을 예정이다. 금융투자협회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라 부동산투자회사는 예외적으로 수요예측 없이 공모채를 발행할 수 있다. 주관사단에 포함된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기관 투자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발행이 리츠 업계 회사채 투자심리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반기 들어 리츠 업계는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악화 등의 여파로 대표적인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와 유상증자 시장에서 투자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9월 회사채 시장에 나선 제이알글로벌리츠는는 800억원어치 모집에 20억원의 주문만 확보하면서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SK리츠는 지난 9월 유상증자를 위해 청약을 받았지만 최종 청약률은 80%에 그쳤다. 리파이낸싱을 위해 하반기

  • 삼양그룹 지주사 삼양홀딩스, 4년 만에 공모채 시장 복귀

    삼양그룹 지주사 삼양홀딩스, 4년 만에 공모채 시장 복귀

    삼양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가 4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다. 공모채 시장에서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삼양홀딩스의 구상이다.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양홀딩스는 오는 21일 1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 규모다. 흥행 여부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삼양홀딩스의 신용등급을 ‘AA-’로 매겼다. 삼양홀딩스는 삼양사, 삼양패키징, 삼양이노켐 등을 주요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양계열의 지주회사로서 자회사에 대하여 안정적인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회사 배당 등 다각화된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삼양홀딩스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 건 2019년 5월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900억원 모집에 5700억원이 매수 주문이 접수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발행 규모도 90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늘렸다.해외 투자 확대를 위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목표로 성장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확보한 자금을 미주 및 유럽 지역의 스페셜티 관련 회사에 투자하겠다는 게 삼양홀딩스의 구상이다.삼양그룹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유럽 헝가리에 수술용 녹는 실 '생분해성 봉합사' 공장을 준공했다. 삼양홀딩스는 생분해성 봉합사 원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양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