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 하워드 막스 "아무도 모른다"

    하워드 막스 "아무도 모른다"

    2008년 9월 15일(금) 뉴욕증권거래소 폐장 직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는 베어스턴과 메릴린치에 대한 구제/파산에 뒤이어 일어난 일로, 곧이어 와코비아, 워싱턴 뮤추얼, AIG도 같은 전철을 밟았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금융업계가 무너져 내릴 판이라는 결론을 재빨리 내렸습니다. 금융기관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져버릴지도 모를 것이 (불과 며칠 전과는 달리) 불 보듯 뻔해졌고 그 원인은 (a) 금융규제 완화, (b) 주택시장 광풍, (c)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 (d) 담보대출을 지나치게 고평가된 수천 종의 트랜치 증권으로 구조화시킨 것, (e)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한 은행 측에서 이러한 증권자산에 투자한 것, (f) 은행간 상호연결성으로 인한 ‘거래상대방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여, 주식시장은 끝도 없는 나락의 소용돌이와도 같은 폭락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건 전개 및 향후 전망에 대한 논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물이 나흘 뒤 발표된 〈아무도 모른다 (Nobody Knows)〉라는 메모였습니다. 늘 그랬듯이 저 또한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는데, 다만 이번에는 이전의 모든 예상들이 뒤엎어진 만큼, 이 점을 한층 더 강조했습니다. 이 소용돌이가 잡힐 수 있을지 아무도—특히 저는—알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끝이 있으리라는 가정을 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고, 그러므로 대폭 할인된 가격의 금융자산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은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며,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 하워드막스 "'미스터 마켓'의 오산"

    하워드막스 "'미스터 마켓'의 오산"

    콜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워런 버핏의 스승이었던 벤저민 그레이엄은 1949 년에 첫 출간된 저서 에서 미스터 마켓(Mr. Market)이라고 부른 인물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당신이 어떤 비공개기업에 1000달러를 들여 약간의 지분을 갖게 되었다고 해보자. 당신의 파트너 중 한 명인 미스터 마켓이라는 사람은 그야말로 매우 친절한 인물이다. 그는 본인이 당신 지분의 가치를 얼마로 판단하는지를 매일 알려주고, 게다가 이를 근거로 당신의 지분을 매수하거나 추가 지분을 당신에게 매도하겠다는 제안까지 한다. 어떤 때에는 지분 가치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당신이 알고 있는 사업 동향 및 전망에 비추어 현실성 있고 정당화될 만해 보인다. 하지만 종종 미스터 마켓은 자신의 열의나 공포를 주체하지 못하기도 해서, 그가 제시하는 가치가 당신에게는 흡사 어리석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물론, 그레이엄이 미스터 마켓이라는 인물을 만든 의도는 전반적인 시장에 대한 은유에 있습니다. 미스터 마켓의 일관성 없는 행동을 고려해보면, 그가 날마다 주식에 책정하는 가격이 적정가에서—때로는 지나치게—빗나갈 수 있습니다. 그가 과도하게 열광할 때에는 실질적으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주식을 그에게 매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지나친 공포심을 갖고 있을 때에는 근본적으로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그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습니다. 이리하여, 그의 오산은 그를 이용하는 데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 수익 기회를 제공해줍니다.투자자들의 약점에 관해서라면 할 얘기가 많고, 저는 여러 해 동안 이에 관한 생각을 많이 공유했습니다. 그러나 8 월 첫 주에 우리가 목도했던 급속도의 시장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