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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무 소각'에 지주사 주목…자사주 처분 방식 따라 희비

    ‘자기주식(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이 담긴 3차 상법 개정안 처리가 현실화하면서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지주회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지주사 30곳 중 8곳이 지난 6월 이후 자사주 소각 또는 처분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나머지 22곳은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증권가는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하면 지주사들이 선제적으로 자사주 소각이나 처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사주 대응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자사주 소각과 처분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지난 8월 24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이후 주가가 10% 넘게 상승했다. HL홀딩스도 자사주 소각 공시 후 3%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반면 하림지주는 지난 4일 자사주 1432억원어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12% 넘게 급락했다. 티와이홀딩스는 자사주의 절반을 각각 소각 및 처분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가 19% 하락했다. ㈜LG와 LS도 8월 자사주 소각에 나섰지만 9월 말까지 각각 4.6%, 1.8% 주가가 하락했다.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각만으로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이벤트성 주가 부양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자사주가 지배구조 안정 수단으로 사용돼 온 만큼 소각이 의무화되면 경영권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영권 불안은 곧 투자 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

  • '자사주 동맹' 확산…광동제약, 협력사 3곳에 9.5% 처분

    '자사주 동맹' 확산…광동제약, 협력사 3곳에 9.5% 처분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앞두고 협력사를 통해 자사주를 처분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경영권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단순 소각'을 피하는 동시에 사업 명분까지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전날 삼양패키징·금비·삼화왕관에 자사주 373만4956주(지분율 9.5%)를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총 220억원 규모다. 광동제약은 기존 25.1%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던 회사다. 삼양패키징에는 자사주를 단순 매각했고, 금비와 그 자회사인 삼화왕관과는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4개사 모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광동제약은 우선 삼양패키징에 자사주 235만8940주(6%)를 총139억원에 팔았다. 금비와 삼화왕관과는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광동제약은 금비에 자사주 66만1016주(지분율 1.68%)를, 금비는 그 대가로 광동제약에 자사주 6만5000주(7.94%)를 지급했다. 전날 종가 기준 약 39억원 규모다. 삼화왕관에는 자사주 71만5000주(1.82%)를 줬고, 6.56% 규모(11만8000주)의 삼화왕관 자사주를 받았다. 42억원 상당이다.광동제약이 자사주 처분에 속도를 낸 것은 우호 지분을 확보해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의 지분율은 6.59%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18.19%다. 25.1%에 달하는 자사주를 단순 소각하면 지분율은 36.48%로 올라가는 데 그친다. 2대 주주는 미국계 투자사 피델리티로 현재 9.99%의 지분을 들고 있다.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위협적인 수준이다.소각 의무화를 앞두고 협력사에 처분하는 묘수를 찾았다는 평가다. 자사주는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경영권 위협 시 우호지분으로 활용

  • 의무소각 다가오자 자사주 처분 속도전

    다음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자기주식(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처리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SKC의 자사주 109만 주(전체 발행 주식의 2.88%)를 기초자산으로 한 영구 교환사채(EB) 발행 결정 등 올해 들어서만 기업들이 332건의 자사주 처분 결정을 공시했다. 2023년 연간 공시 건수인 368건에 근접했다. 연말까지 작년 연간 공시 건수(408건)를 크게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최근 태광산업이 EB를 발행하려다 ‘주주이익 침해’ 비판에 중단한 사례 이후 처분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8일 인지컨트롤스는 비상장 관계사인 유텍솔루션과 최대주주인 정구용 회장을 대상으로 자사주 4.05%(64만500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정 회장 일가의 지분 확대를 통한 지배력 강화와 경영권 승계가 처분의 주요 목적이란 게 증권업계 시각이다. 지난달 말에는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하이비젼시스템과 세방이 4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자사주 일부를 처분해 우호 주주(백기사)를 확보한 셈이다. 반도체 장비 업체 브이엠은 KH에너지 등 외부 투자자에게 자사주 173억원어치를 팔아 현금화했다. EB 발행을 포함해 이 같은 방식의 자사주 처분은 정부가 의도하는 자사주 의무 소각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같은 일부 주주만을 위한 자사주 처분이 잇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의무화 전에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는 상장사도 적지 않다. 이날 LS는 전체 발행 주식의 3.1% 수준인 자사주 100만 주를 소각한다고 밝혔다.류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