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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부메랑'…잘나가던 달러 내리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미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달러 가치↓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7일 한때 103.6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올해 1월 초순 110에 육박한 것보다 5.8%가량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작년 9월 말 100.3 안팎에서 지난 1월 10%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 관세, 상호관세,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가 관세 정책을 추진하는 주요 이유가 미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달러 약세’ 정책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 것이다. 그는 지난해 “달러 강세는 미국 제조업체에 재앙”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지명된 스티븐 미란도 연구보고서에서 달러화 강세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예산 절감도 달러 약세 요인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 안보를 위해 쏟아붓던 국방비를 절감하고 나선 것도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달 6일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우방국 간 안보 부담 분담 증가는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의 세금과 군사 장비, 미국인의 생명이 우호적 무역과 상호 안보를 유지하는 유일한 부담자가 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미국 정부는 동맹국 안보를 목적으로 국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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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진 '빅컷 신호'…힘빠지는 달러
글로벌 ‘큰손’들이 달러화 매도에 나서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자 약달러에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달러를 빌려 브라질처럼 금리가 높은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도 확산하고 있다.21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1.40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초 105대에서 움직이다가 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하며 줄곧 하락세를 나타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전날 달러당 146엔대에서 이날 한때 144엔대로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이처럼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주최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22~24일)을 앞두고 시장에서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에버코어ISI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0.5%포인트 금리 인하도 열려 있다는 점을 전달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Fed의 금리 인하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자사 헤지펀드 고객이 지난 7일 이후 지속적으로 달러를 순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자금은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신흥국 시장으로 옮겨갔다. 크리스티안 카시코프 씨티그룹 외환투자 솔루션 책임자는 “헤지펀드들이 달러를 가져다가 브라질 헤알과 튀르키예 리라 등을 매입하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연 10.5%인 브라질의 헤알화를 사들이는 자금 유입이 평소의 세 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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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잭슨홀 피벗 계시 기대감…달러값 8개월 만에 '최저'
미국의 강달러 시대가 저물기 시작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약달러에 베팅하면서다. 일부 자금은 브라질처럼 금리가 높은 신흥국 통화로 옮겨가고 있다.21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전 1시 기준 101.47로 약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또한 같은 시간 1332원으로 주간 거래 종가(1333.2원)보다 1.2원 내린 채 거래되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 시장에선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144엔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이처럼 달러 가치가 내려가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경제·통화 정책 분야 고위 당국자 회의인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시장에서 9월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이 자리에서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을 상황을 시장에서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열어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버코어ISI는 “파월 의장이 0.5%포인트 인하에도 열려 있으며, 이에 대한 기준이 높지 않다는 점을 전달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Fed의 금리 인하로 통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달러 매도도 이어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자사 헤지펀드 고객들이 8월 7일 이후 계속해서 미국 달러화를 순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일부 자금은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신흥국 통화로 옮겨갔다. 특히 기준금리가 연 10.5%인 브라질 헤알화의 인기가 높다. 1년 가까이 이어지던 헤알화 약세 추세는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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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둔화로 약달러 가속화할 것"
올해 미국 달러 가치는 하향 안정화 추세로 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예정인 데다 전반적인 ‘탈(脫)달러화’ 움직임이 계속될 공산이 커서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하 폭이 작거나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면 약달러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Fed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했다. 그러면서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2024년 말까지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금리선물시장에서 2024년 3월에 금리를 내릴 확률은 90%대까지 올라갔다. 금리 인하 예상 횟수도 Fed 점도표보다 많은 6회로 늘었다.물가 지표도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고 있다. Fed가 통화정책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달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시장 전망치(2.8%)를 밑돈 것으로 2021년 2월(1.9%) 후 가장 낮은 수치다.근원 인플레이션의 둔화세는 뚜렷해졌다. 지난해 11월 근원 PCE 가격지수(120.09)는 6개월 전인 5월 PCE 지수(118.984)보다 0.93%가량 올랐다. 이 수치를 연간 상승률로 환산하면 1.87%(복리 기준)다. 연율로 환산한 6개월 PCE 상승률이 Fed의 인플레 목표치인 2%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9월(1.5%) 후 3년2개월 만이다.인플레 둔화세가 뚜렷해지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약달러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로이터가 지난해 말 세계 71명의 외환 전략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올해 달러화 가치가 주요 10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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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연착륙 가능성…골드만·JP모간 '强달러 전망' 일제히 접었다
미국 월스트리트 주요 은행들이 ‘약(弱)달러’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소프트랜딩(연착륙) 기대가 커지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끝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건스탠리,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HSBC 등 주요 은행들이 최근 일제히 달러화 강세 전망을 거둬들이거나 달러화 가치 하락을 예측했다고 19일 보도했다.HSBC는 전날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많은 개선 징후가 관찰되는 가운데, 미국의 소프트랜딩 가능성이 합쳐지며 달러화 약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뚜렷해진 강(强)달러 흐름이 이미 반전됐다고 봤다. 같은 날 모건스탠리의 통화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가치 하락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JP모간은 “최근의 경제 지표들은 달러화 강세 전망을 접어야 한다는 걸 시사한다”는 의견을 냈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른 달러화 가치가 이른 시일 내 모두 반납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키트 저크스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미국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가 나온다”며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2020년 말 수준의 저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약달러 예상의 근거는 물가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3개월 만에 최저인 3.0%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선 Fed의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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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소프트랜딩' 기대감…'약달러' 베팅하는 월가
월가가 ‘약(弱)달러’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완화하면서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HSBC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최근 일제히 달러화 강세 전망을 거둬들이거나 달러화 가치 하락을 예측하고 나섰다. HSBC는 전날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개선 징후가 관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소프트랜딩 가능성이 합쳐지며 달러화 약세의 씨가 뿌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뚜렷해진 강(强)달러 흐름이 이미 반전됐다고 봤다.같은 날 모건스탠리는 통화 담당 전략가들은 달러화에 대한 포지션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전환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가치 하락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달러화 약세의 정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JP모간은 “최근의 경제 데이터들은 달러화 강세 판단을 끝내야 한다는 지표로 작용했다”며 달러화 매수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 걸쳐 올랐던 달러화 가치 상승분이 이른 시일 내에 모두 되돌려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소시에테제네랄의 거시 부문 전략가인 키트 저크스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며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2020년 말 수준의 저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약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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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ABCP 시장 흔든 ‘터키 위기론’ 2년만에 고개
“터키 리라화의 불안정한 움직임은 신흥국 고수익채권 시장 전반에 계속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다음의 연쇄 충격(next domino to fall)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골드만삭스가 지난주 내놓은 보고서 내용의 일부입니다. 중동의 주요 경제국인 터키의 외환시장 불안이 심상치 않다는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리라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이달 들어 신흥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인 약 4%, 올 들어서는 18% 하락했는데요. 11일 현재 역대 최저 수준인 달러당 7.3리라에서 맴돌고 있습니다.리라화는 불과 2년 전에도 심각한 위기를 겪었습니다. 정치·안보 분야에서 갈등을 겪던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2018년 들어 8월까지 가치가 40% 폭락했습니다. 그 결과 8월 13일 아시아증시를 한꺼번에 2% 안팎씩 끌어내리기도 했습니다(관련기사 첨부). 터키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불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로 번졌기 때문입니다.한국의 일부 금융상품시장도 뒤흔었는데요. 약 10조원어치나 팔린 카타르 은행예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집단 환매가 벌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터키와 카타르의 경제적 긴밀성을 과대평가해 벌어진 소동으로 마무리됐지만요.리라화가 2018년 이후 다시 위기를 맞은 배경으로는 과도한 금융완화 정책이 꼽힙니다. 포퓰리즘 정책으로 유명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66)은 2018년 위기 이후 금융완화를 통한 강력한 성장 촉진 정책을 펴왔는데요. 그 결과 2018년 연 24%까지 올랐던 기준금리는 최근 8.25%까지 내려왔습니다. 금리 인하는 외화자금이 더 높은 실질 수익을 찾아 이탈하는 상황을 초래하면서 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