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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경제, 샴페인 일찍 터트리면 안 되는 이유 [삼일 이슈 프리즘]
청룡(靑龍)의 해가 밝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지난해 마지막 정례 회의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오른 모양새다. 미 연준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시장은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가 어긋났을 때 세계 경제는 또 다른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금리의 파고(波高)만 넘는다고 경제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리, 성장률, 인플레이션 등 경기 순환적 지표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는 것과 같다. 금리 ‘점진적 하락’…예상보다 늦어질 것삼일PwC 경영연구원은 올해 국내외 경제 전망을 통해 금리의 ‘점진적 하락’을 예상했다.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예전처럼 급격한 인하는 쉽지 않으며, 인하 시기 또한 기대보다 늦어질 수 있다. 지난 30여 년은 국가 간 신뢰에 기반한 세계화 시대였다. 원자재, 상품, 노동, 자본은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이동했다. 또한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웬만큼 확장적 통화정책을 써도 공급이 그에 맞춰 이뤄졌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상황은 달라졌다. 국가 간 신뢰는 깨졌다. 공급이 수요에 맞춰 이뤄지는 게 어려워졌다. 이런 시기에 금리 인하는 자칫하면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이제 ‘인플레이션 민감 경제’가 된 것이다. 미 연준에게는 뼈아픈 경험이 있다. 1970년대 금리 인상을 통해 12%까지 상승했던 물가상승률이 5%대로 잡혔다. 하지만 경기 침체를 우려해 섣불리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그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