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판 리먼사태' 조짐에 인민銀, 위안화 방어 나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과 부동산시장 붕괴 위기로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시 환율을 평가절상하면서 위안화 방어에 나섰다. ▶관련기사 A4면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EDL캐피털은 이달 초 투자자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역외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며 “위안화 약세가 세계 경제를 요동치게 할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랙스완은 발생할 확률이 낮지만 일단 일어나면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을 가리킨다. EDL캐피털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한 이유로 미·중 갈등 심화와 공급망 재편에 따른 대(對)중국 외국인 투자 감소, 부동산업체 도미노 부도 우려 등을 꼽았다. 이날 홍콩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역외 환율은 전날 대비 0.0020위안가량 오른 달러당 7.3위안대에서 움직이며 16년 만에 최고치(위안화 약세)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추가 약세가 이뤄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 가속화로 중국 및 세계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 환율을 달러당 7.2006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전날보다 0.0070위안 절상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추정 환율(7.3047위안)보다 크게 낮은 수치로 외환시장에 확고한 위안화 방어 신호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2021년 디폴트에 빠지며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원지가 된 헝다그룹은 지난 17일 미국 뉴욕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헝다그룹은 채권자들로부터 채무 변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결
-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재연 가능성…이렇게 대비하라”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미국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블랙 스완’(black swan)의 출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투자 매체 마켓워치의 마크 헐버트 컬럼니스트는 4일(현지시간)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큰 10월 증시의 역사는 블랙 스완에 대비하라는 의미’(Stock market’s volatile October history means it’s time to steady yourself for a ‘black swan’ event)라는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검은 백조’를 뜻하는 블랙 스완은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한 번 나타나면 엄청난 충격을 끼치는 사건을 가리키는 용어다. 1987년 10월(19일)에도 블랙 스완과 같은 블랙 먼데이가 발생했다. 당시 다우지수는 하룻동안 22.6% 급락했다. 지금 지수라면 다우가 장중 7700 포인트 빠진다는 얘기다.블랙 먼데이가 재연될 확률이 매우 낮은 게 사실이지만 ‘제로’는 아니라는 게 헐버트 칼럼니스트의 설명이다. 이달 중 블랙 먼데이가 현실화할 확률이 0.06%로 계산되기 때문이다.하버드대의 자비에 가바익스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150년에 한 번꼴로 22.6%씩 급락할 수 있다. 다만 확률상 그렇다는 것이지 한 번 증시가 폭락한 뒤 150년동안 평온할 것이란 의미는 전혀 아니다.시장에선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시장 폭락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장치가 마련됐다”는 시각이 있다. 지수가 7% 넘게 떨어지면 거래를 즉각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가 대표적이다.하지만 가바익스 교수는 서킷 브레이커 등만으로는 갑작스런 증시 폭락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매도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팔 다양한 수단을 갖고 있어서다.예컨대 미국 외 시
-
[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다음 블랙스완’은 달러 위기?
“당신이라면 달러 가치가 하락 중인데도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 매입에 열광할 것으로 생각합니까. 우린 상당히 회의적입니다.”마이클 슈마허 미국 웰스파고증권 거시 전략 총괄이 지난달 2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그를 비롯한 글로벌 거시경제 전문가 다수는 최근 금융시장에 새로운 위협의 부상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 달러의 위기입니다.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따르면 달러 지수(dollar index)는 전날 93.54로 전날보다 0.13포인트(0.15%) 반등했는데요. 최근 2018년 6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상대적인 가치를 표시하는 이 지수는 7월 한 달 동안에만 5%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낙폭으로는 10년 만에 최대입니다. 달러 약세로 금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후 동반 급등했던 양대 ‘안전자산’ 사이에 뚜렷한 균열이 일고 있는 셈입니다. 달러 가치 하락이 두드러지자 비관론자들은 섬뜩한 경고를 내놓고 있습니다. 예일대 교수로 재직 중인 스티븐 로치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지난 6월부터 “달러 가치가 앞으로 2년에 걸쳐 주요 통화대비 35% 폭락할 것”이란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달러 가치 급락의 가장 큰 위험은 미 정부 지출의 원천인 국채 발행 부담을 키우는 일입니다. 지난달 31일 피치는 미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에 이어 미국의 빚 상환능력 악화를 공표한 것입니다.만약 슈마허의 전망처럼 정말 미 국채를 팔기 어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