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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원씨, 메리츠 손 잡고 ‘벤처대출’ 펀드 3000억으로 키운다
국내 벤처대출 시장의 선구자로 불리는 브이원씨가 메리츠증권과 손잡고 14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펀드를 결성했다. 내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자본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하는 펀드다.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브이원씨는 메리츠증권과 공동 운용사(Co-GP)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출자를 받아 14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펀드를 결성했다. 이 펀드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의 장래 매출 채권을 할인 매입하고, 자금을 공급한다. 국내에선 처음 시도되는 방식의 중소기업 대상 사모대출펀드다.브이원씨와 메리츠증권이 공동 운용사로 사모대출펀드를 결성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결성한 7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는 오는 9월 만기가 돌아온다. 이 펀드를 청산하고 양사는 내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본격 조성할 예정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이 벤처대출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앵커 출자자(LP) 역할을 맡기로 했다. 벤처대출은 한국에선 아직 낯설지만 미국 실리콘밸리 등 해외에선 익숙한 금융 상품이다. 유형자산이 없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일반적인 잣대로 보면 부실기업에 가까워 시중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렵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기관의 보증을 받고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려 당장 추가 자금 투입이 급한 곳들엔 효용성이 떨어진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 자금이 마르면서 투자 유치를 받기도 쉽지 않다.브이원씨가 조성한 사모대출펀드는 이런 기업들에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미래 현금흐름을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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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벤처대출' 250억 육박…자금난 한숨 돌린 스타트업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기를 끌었던 벤처대출 제도가 국내에서 연착륙하고 있다. 성장성 있는 유망 스타트업의 자금난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도입한 제도다. 대출 회사에 지분 인수권을 부여해 적극적인 투자를 유인하는 등 창업 생태계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24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집행된 벤처대출 시범사업의 대출 총액은 247억5000만원이다. 대출받은 업체 수는 42개다. 해당 시범사업은 정부 주도로 지난해 12월 IBK기업은행에서 시작됐다. 참여 업체 투자 단계는 시리즈A가 20개로 가장 많았다.평균 대출액은 약 5억9000만원이었다. 이미 투자받은 돈이 429억원에 달하는 시리즈C 업체까지 ‘급전’을 찾기도 했다.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하며, 외부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벤처대출은 금융회사가 스타트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받고 대출을 내준다. 이후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면 상환받는다. 지분 확보 권한도 주어져 주식 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1983년 설립된 미 실리콘밸리은행그룹(SVB그룹)이 초기부터 주도해 정착시킨 벤처대출은 현지 스타트업 5개 중 1개가 활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국회는 지난 6월 벤처대출 관련법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공포했다. 제도 확산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현재 벤처대출 시범사업의 금리는 연 6~7%로 설정돼 있다. 지난달 말 국내 기업 대출 평균 금리는 연 5.02%로 약 1~2%포인트 차이가 난다. 자금 융통이 쉽지 않은 스타트업은 이자 부담을 낮춰달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대출 대가로 내줄 지분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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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환 VIG얼터너티브크레딧 전무 "벤처대출, 지금이 기회"[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벤처대출은 한국엔 낯선 개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스타트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지분 투자 일색인 한국에선 스타트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대출을 받는다는 생각 자체를 하기 어려웠다. 담보로 잡을 실물 자산이 없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에 돈을 빌려주겠다는 이들도 없었다. 이런 틀을 깨고 한국에 벤처대출 시장을 연 게 한영환 VIG얼터너티브크레딧 전무(40·사진)다. 한 전무는 지난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벤처대출 시장은 블루오션"이라며 "시중은행 등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까지 크레딧펀드엔 큰 기회"라고 말했다. 벤처대출 구조 국내에 도입한 전무는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 전문가다. 골드만삭스 아시안스페셜시추에이션스그룹(ASSG)에서 10여년 간 일하며 다양한 구조화 투자를 경험했다. 골드만삭스에 합류하기 전 VIG파트너스의 전신인 보고펀드 공채 1기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2021년 VIG파트너스로 돌아와 크레딧 부문인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을 이끌고 있다. 한 전무는 VIG파트너스 세대교체 인사로 내년 1월 부대표로 승진할 예정이다.한 전무가 국내 시장에 이름을 알린 건 지난해 6월 마이리얼트립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면서다. 당시 이 투자건은 그간 국내에선 보기 드문 구조로 이뤄져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구조는 복잡하면서도 간단하다. 사채 표면금리는 당시 인수금융 금리보단 2~3%포인트 가량 높게 설정했고, 신주인수권은 전체 사채발행 금액의 20%만 받았다. 여기에 마이리얼트립이 다음 라운드 투자를 받으면 사채 원리금을 가장 먼저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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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은욱 레베뉴마켓 대표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창구 열어주겠다"[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스타트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선택지를 늘리는 게 저희의 역할입니다."도은욱 레베뉴마켓(법인명 버티카) 대표(33·사진)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국내 스타트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사실상 지분을 내주고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법뿐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목적지에 갈 땐 택시를 타도 되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 갈 수도 있어야 하는데 국내 스타트업이 자금 조달이라는 목적지에 갈 땐 투자 유치란 선택지밖에 없다는 게 도 대표가 매출채권 거래 플랫폼 '레베뉴마켓'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도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모건스탠리 홍콩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학 시절 꿈꾸던 글로벌 투자은행에 입사했지만, 마음 한구석엔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싶다'는 큰 뜻을 품고 있었다.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모건스탠리 입사 동기인 임영빈 버티카 CIO와 함께 입사 2년 만에 회사 문을 제 발로 걸어 나왔다.그리고 무작정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났다. 한국의 경제 성장과 산업 혁신은 결국 스타트업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생각에 스타트업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결론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돈이었다. 도 대표는 "스타트업이 가장 필요한 건 결국 자금 조달이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이미 흔한 자금 조달 방식이지만 한국엔 낯설던 벤처 대출을 창업 아이템으로 결정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벤처 대출은 말 그대로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다. 유형자산이 없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일반적인 잣대로 보면 부실기업에 가까워 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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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낮춰 '코넥스'라도 상장 … "성장보다 생존이 우선" [긱스]
#. 바이오벤처기업 큐라켐이 지난 18일 초기 벤처·중소기업을 위한 주식시장인 코넥스에 상장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코스닥 상장 문턱을 넘기 어려워지자 이전 상장을 목표로 코넥스시장을 선택한 것이다.#.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A사의 대표는 지난 30일 ‘아기유니콘 200’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한시름 놨다. 아기유니콘200 기업은 기술보증기금의 특별보증 지원으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투자 유치가 어려워져 일단 대출로 ‘생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벤처투자 혹한기에 접어들어 투자 유치가 막힌 스타트업이 생존을 위해 ‘우회로’를 선택하고 있다. 엑시트(투자금 회수)부터 자금 조달까지 다양한 방안이 동원되고 있다.벤처펀드 만기가 도래한 투자사와 스타트업 중 일부는 코넥스 상장 후 코스닥 이전상장을 선택지로 삼고 있다. 금융 제도권으로 들어온 ‘벤처대출’이나 투자 위험을 낮춘 전환사채(CB)로 눈길을 돌리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투자 유치 자체가 막힌 경우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끌어다 급한 불을 끄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 노려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10개 벤처·중소기업이 무더기로 코넥스 상장심사 청구를 신청했다. 그 결과 2021년 7곳에 불과하던 코넥스 상장사가 지난해 14곳으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도 5월 말 기준 5곳이 코넥스에 상장했다.IPO 시장 악화로 코스닥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한 바이오 및 의료기기 벤처기업들이 주로 코넥스시장을 선택했다. 큐라켐 외에도 위암 예측 진단키트를 만드는 노보믹스가 4월 코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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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르는 벤처…신규 투자 10분의 1토막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유입되는 신규 투자금이 급속도로 마르고 있다. 이달 국내 벤처 투자금은 작년 동기 대비 10분의 1 토막으로 줄면서 5년 새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6일 스타트업 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액은 17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투자유치액 2조1999억원 대비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달 투자 건수는 56건으로 작년 3월 187건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투자액은 올해 1월 3048억원, 2월 2057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월간 기준 투자액은 2018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글로벌 벤처시장 위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5000억달러(약 65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자산 가치가 ‘헤어컷(삭감)’될 것으로 내다봤다.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불안한 투자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분위기 쇄신”이라며 “기술특례 상장의 진입장벽을 낮춰 벤처업계 투자 회수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정부가 자금 공급을 늘린다는 신호를 보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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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불똥 튀나"…韓스타트업·VC도 '초긴장'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은 여파가 한국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벤처업계는 “아직 직접적 영향권은 아니다”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12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VC는 펀드 포트폴리오 기업 중 미국 법인이 있는지, 있다면 거래 은행이 SVB와 연결돼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SVB 파산으로 포트폴리오 회사가 직격탄을 맞을 것을 우려해서다.미국에 기반을 둔 한국계 스타트업과 VC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SNS를 통해 “이번 사태로 자금이 묶인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이 자금을 돌려받으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썼다.한 스타트업 대표는 “현재 상황이 불안해서 30만달러를 제외한 전 자금을 다른 은행으로 옮겨놨다”고 말했다. SVB는 주택 자금 대출 등 창업자를 위한 상품에 특화돼 한국계 스타트업과 VC도 많이 거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국내 주요 VC는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대형 VC 대표는 “국내 VC 펀드 구조상 SVB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우는 없다”며 “파급 효과는 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럼에도 이번 사태가 VC 투자를 더욱 보수적으로 만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가뜩이나 VC들이 엄격하게 투자 기준을 따지는데 숨 쉴 구멍이 더 작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김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