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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나간 화살(Harmatia), 용적률과 사회적 자본의 재발견 [마스턴 김 박사의 說]

    빗나간 화살(Harmatia), 용적률과 사회적 자본의 재발견 [마스턴 김 박사의 說]

    66권의 분철된 책이 모여(바이블의 어원은 두루마리들이다)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고대어로 작성된 성경의 핵심 메시지는 사실 모두 알고 있는 놀랍도록 간단한 얘기다. 신은 인간을 무한히 사랑하니, 인간은 우선 자기 자신, 그리고 타인, 마지막으로 신이 만들어낸 모든 세계를 신처럼 사랑하라는 메시지이다. 사랑으로 시작되어, 사랑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처럼 명료한 메시지임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빗나간 해석과 불행한 결과는 인류 역사의 모든 페이지에 넘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신은 우리 교회, 우리 목사님만 사랑하신다.”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만큼, 나도 나 자신만 사랑하겠다.” “신의 사랑을 나도 이웃에게 베풀겠다. 단, 내가 제시한 열 가지 조건을 충족할 경우에 한해서.” 고대 헬라어에서 죄를 의미하는 단어는 빗나간 화살(Harmatia)에서 유래한다. 종교인과 종교를 믿는다는 사람들이 성경의 핵심 메시지에서 벗어나면 성경적으로 죄의 상태이다.이와 유사한 현상이 부동산 규제에서도 발견된다. 부동산 규제의 핵심 메시지는 국토와 자원의 보호 및 개발, 그리고 농지의 보전에 있다. 이러한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적·사회적 특성과 지역별 한계를 고려한 세부적인 지침들이 수립된다. 무엇보다도 기술과 산업의 빠른 변화로 인해 종교 경전인 성경과는 달리 부동산 규제는 불가피하게 잦은 조정과 수정이 요구된다. 우리가 직접 목격해온 것처럼,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규제의 왜곡 현상은 성경 해석의 왜곡 못지않다. 이 두 현상의 공통점은, 결국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왜곡과 주어진 자유를 방종으로 바꾸는 오용에

  • 움벨트, 파라코즘, 그리고 무례함 [마스턴 김 박사의 說]

    움벨트, 파라코즘, 그리고 무례함 [마스턴 김 박사의 說]

    명제 1. 기업은 차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또는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집단적 창의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집단 창의성은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연구개발 부서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기업의 각 부서에서 발휘되어야 한다. 명제 2. 세대 간 문화적 차이의 증대, 개인화의 심화로 조직 내 구성원의 갈등이 생산성을 저하시키며 때로는 조직이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 사이의 갈등을 반드시 완화해야 한다.명제 1과 명제 2가 조직관리의 핵심 과제라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글로벌 경쟁 심화와 기술 발전에 의한 변화의 속도 증가로 1990년대부터 위의 2가지 명제가 조직 관리의 주요한 연구과제가 되었으며 2010년 이후에는 변화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더욱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구성원의 갈등을 완화하고 기업이나 조직의 창의성을 증대하기 위한 문제점 진단과 대안의 하나로 몇 가지 알려진 개념을 살펴보자. “파라코즘(Paracosm)” 은 로버트 실비(Robert Silvey)가 1976년 제안한 개념으로 영국의 정신과 의사 스티븐 맥키스(Stephen A. MacKeith)와 심리학자 데이비드 코헨(David Cohen)에 의해 확산되었다. 파라코즘은 어린 시절에 창조하는 상세하고 복잡한 상상의 세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심리학, 특히 아동의 발달 심리학 연구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아이들이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가장 흔한 사례는 상상 속 친구이지만, 때로는 이러한 세계가 고유의 지리, 역사, 언어 등을 포함하며 창조자는 자신의 창의력으로 몇 년에 걸쳐 세계를 확장하기도 한다. 최근에

  • 부동산의 소유권과 책임 [마스턴 김 박사의 說]

    부동산의 소유권과 책임 [마스턴 김 박사의 說]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연도가 변경되는 시점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물리적 현상으로 측정되는 시간이 다르게 흐르지는 않겠지만 12월은 반성과 새로운 계획 수립에 집중하는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야말로 기본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에 최적이기에, 기본 원칙에 집중하자.현대사회에서 부동산을 구매하면 내 것이 된다. 개인이나 기관이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생경한 측면이 있다. 강물, 공기 등 자연물의 소유권 인정은 사실 제한적이다. 예컨대 바다는 사적 소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바다 위의 섬, 바닷가 해변은 소유가 가능하나 바다는 오직 국가만이 소유할 수 있다. 강물, 지하수, 공기 등의 자연물은 가공을 통한 상품만이 사적 소유를 허용한다. 토지는 가공 이전의 자연물 즉 임야, 산 등 그 자체로도 사적 귀속을 허용한다. 어찌 보면 부동산이 가장 폭넓게 소유권을 인정하는 자연물이다. 거래 과정에서 국가의 개입도 부동산만의 특징이 있다. 광물의 채굴도 인허가가 필요하지만 그것은 환경 규제 또는 우라늄, 금과 같은 사회/경제적 위험관리 차원이며, 일단 채굴권을 확보하면 사적 거래를 통해서 소유권을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으며, 그 거래에 대한 국가 권력의 개입은 거의 없다. 부동산은 사인 간 또는 국가와 개인 간 거래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자가 자기 소유물이라고 법적으로 등록해서 국가기관에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 즉 사적 재산이 되는 과정에 사회 제도가 개입한다는 것이다. 국가 권력이 통제하는 부동산 거래이나 그 소유에 대한 정부의 인증은 역설적으로 공신력이 없다. 등기부등본은 국가 기관의 문서임에도 공신력

  • 부동산 투자가가 되기 위한 예비조건  [마스턴 김 박사의 說]

    부동산 투자가가 되기 위한 예비조건 [마스턴 김 박사의 說]

    대한민국 구성원의 부동산 사랑은 명성이 자자하다. 상위 5대 대기업집단이 보유한 토지의 장부가액은 2022년 기준 71.7조이며, 투자 부동산 규모만 17.7조 원이다. 본사, 공장 부지, 물류창고 등 본원적 사업을 위한 부동산을 제외하고 수익 창출 목적으로 투자한 금액이다.가계의 부동산 투자도 건당 규모가 작지만 그 열정은 기업과 우위를 논할 수 없다. 2020년 기준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약 219만 명, 10채 이상 보유자 3, 8만 명, 50채 이상 보유자는 약 3,000명이다. 개인 또는 가계가 부동산 담보로 차입할 때 상대적 저금리가 가능하여도 적정 투자 수준에 논란이 있다.부동산 투자는 보유한 부의 가치를 유지하고 증대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지만, 부동산 투자에는 몇 가지 제약이 있다. 주식, 채권 투자의 금융시장은 부동산보다 발전되어 있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상장 주식은 가격이 높아지면 액면 분할로 투자 기회를 확대하지만, 부동산은 여전히 최소 투자 규모가 첫 번째 진입 장벽이다. 두 번째 제약 조건은 투자 기간이다. 거래 비용으로 제약뿐만 아니라 목표로 하는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의 신축 아파트 투자나 기업의 오피스 빌딩 투자나 임대 수익률 증가를 통한 가치 제고에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2가지 제약 사항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STO 투자가 도입되었으나, 제도 미비로 인한 비활성화로 현시점에서 매력적인 투자가 되기는 어렵다. 결국 가계와 기업 모두 운전자금과 투자 재원 (자녀 유학, 기업 R&D 등)을 제외하고 3년 이상 투자가 가능한 유보자금 확보라는 부동산 투자자가 되기 위한 예비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반 중

  • 나쁜 아파트, 좋은 아파트먼트 하우스  [마스턴 김 박사의 說]

    나쁜 아파트, 좋은 아파트먼트 하우스 [마스턴 김 박사의 說]

    아파트는 아파트먼트 하우스(Apartment House)의 줄임말로 그 유래는 프랑스의 아파르트멍(Appartment)이다. 아파르트멍은 어원 그대로 집주인, 손님, 하인 공간이 분리되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개념이나, 산업화와 함께 프랑스에서 5층 내외의 주택을 언급하였고, 이것이 미국을 거쳐 한국에 전파되었다.2021년 기준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먼트 하우스(이하 아파트) 거주자는 전 국민의 62.5%이다. 대한민국 제1의 주거 방식으로 정착되었으며, 사회,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담론까지 만들어내기에, “대한민국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용어는 익숙함을 넘어 진부한 표현이 되었다.칼럼에 논의하기도 조심스러운 대한민국 아파트에 대한 변론을 해보려고 한다. 대한민국처럼 좁은 국토가 아닌 좁은 주거 면적에서 아파트는 주거의 총비용이라는 경제성 관점에서 최선의 대안이다. 좁은 공간을 차지하고(낮은 건폐율)로 많은 호수를 건설(높은 용적률) 하면 가구당 주택 구입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동일한 형태로 대규모로 건설된 시설은 관리 비용에서 경쟁 우위가 있다. 유지 보수 비용의 절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 단지는 전담 인력이 상시 근무하고 있어 시간 비용까지 절감이 가능하다. 개별 주택이나 소규모 단지는 설치하기 어려운 조경시설의 확보 등 제반 시설의 강점도 있다.대한민국의 아파트는 다양한 주거 수요에 대응하는 상품의 세분화도 매력적인 요소이다. 가계 부담을 최소화하는 공공 임대 주택에서 수십억을 넘어 100억 원을 상위하는 부유층을 위한 아파트까지 다양한 아파트가 존재하며, 지금 이 시점에도 동일 행정 구역에서도 동시에 신규로 공급되고 있다.아파트의 획

  • 토지는 이제 쓸모 없어진 생산 요소인가?  [마스턴 김 박사의 說]

    토지는 이제 쓸모 없어진 생산 요소인가? [마스턴 김 박사의 說]

    경제학 원론에서는 생산, 즉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3요소로 노동, 자본 토지를 정의한다. 그 이후에 슘페터가 기술을 생산 함수 전체의 효율을 증대하는 4번째 요소로 추가한 모형을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모델을 단순화하면 노동을 투입한 대가로 임금을 받으며, 자본을 투입한 보상으로 이자와 배당을 지급하며, 토지를 투입한 대가로 지대를 수취한다. 많은 경우 생산 함수는 아래와 같이 자본과 노동을 중심으로 접근하며, 생산함수 자체를 우측으로 이동시키는, 즉 생산성을 증대하는 요인으로 기술을 언급하지만 전통적인 생산 요소인 토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자본의 투입과 관련된 경영학과 경제학의 연구는 무수히 많으며 노동 자원과 관련해서는 경영학, 경제학, 사회학, 인문학, 철학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학문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렇다면 토지는 이제 생산 요소가 아니거나, 의미가 감소하였는가? 토지가 모든 요소 대비 우위에 있다는 경제학 이론 하나를 살펴보자.                  토지와 관련된 경제학자인 헨리 조지(Henry George) 만큼 국내에서 오해받고 있는 학자도 없을 것이기에, 그의 억울함을 풀어주면서 동시에 토지와 관련된 이슈를 얘기해 보려고 한다. 한국에서는 다수의 칼럼, 기고문, 유튜브 강의에서 헨리 조지를 토지 소유권을 부정하며 자본주의를 파괴하려는 공산혁명주의자로 묘사하고 있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소득 즉 지대를 세금으로 국가가 환수하면, 다른 모든 세금은 필요 없다는 단일세(Single Tax)는 무모한 논리로 폄하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토지공개념의 논리적 기초를 제시한 학자이기에 헨리 조지의 이론을 적용

  • 인구감소의 대응방안 – Part 1 [마스턴 김 박사의 說]

    인구감소의 대응방안 – Part 1 [마스턴 김 박사의 說]

    2023년 11월 말 기준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은 집계 가능한 236개 국가 중 최저 수준인 약 21.3만, 0.73이다. 한 세대인 20년 정도만 현재 추세가 지속되면 인구 누적 효과에 따라 되돌릴 수 없게 될 것이다. 민간기업의 출산 시마다 1 억원 현금 지급하는 등 인구감소에 대한 전방위 대책이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에 대한 현황은 앤디 위어의 소설 <마션>의 첫 문장으로 요약하고 싶다.“아무래도 망했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론이다. 망했다.” 진화생물학에 의하면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번식의 욕구가 생존의 욕구를 추월하도록 DNA에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지면 한계상 요약하면 DNA를 복제(출산) 하고 생존하도록 그 객체(자녀)의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유전자에 각인된 사항이다. 대한민국은 적극적 교육, 성공에의 열망, 남들보다 앞서고 싶다는 의지, 압도적인 근로시간으로 단시간에 압축성장을 달성하였다. 그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출산율은 감소하고 소득은 증가했다. 일제 식민지의 잔재이던, 왜곡된 유교 문화이던, 내재된 민족성이던 우리만의 비교와 경쟁의 문화와 결합한 유전자의 지시와 안내에 따라 대한민국의 구성원은 소수의 자녀에게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하여 더 높은 수준의 교육, 더 우수한 의식주, 더 많은 재산상속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도 이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료 집계의 논란이 있으나 2006년 이후 380 조원을 투자하여 지원하고 있다. 개인의 유전자를 변경할 수는 없으니 자녀 양육에 투입되는 자원을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서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그토록 민감한 자원인

  • 한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인 이유는 무엇인가? [마스턴 김 박사의 說]

    한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인 이유는 무엇인가? [마스턴 김 박사의 說]

    다시 12월이 돌아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면 미련과 아쉬움 그리고 변화와 진보에 대한 기대가 교차되기 마련이다. 2024년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자산운용업 내지는 금융산업에 대해 유명 미국 드라마의 한 장면을 차용하여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드라마 ‘뉴스룸(Newsroom)’은 제작국인 미국보다 오히려 한국에서 인기 있는 드라마다. 영상 클립으로 많이 돌아다니는 가장 유명한 장면은 극도로 냉소적인 성격의 주인공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다. 소위 “미국이 가장 위대한 국가인 이유” 장면인데 한 대학교에서 진행된 토론에서 한 학생이 미국이 가장 위대한 국가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질문의 형태를 변형해서 다시 한번 물어보고 싶다. 한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인 이유는 무엇인가?사실 이 질문은 교정이 필요하다. 보다 정확하게 묻는다면 “당신은 한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라는 2가지 질문으로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혹자는 국토 면적 순위 109위, 2022년 경제성장률 122위의 국가가 글로벌 선도국가라는 전제가 틀렸다고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국내총생산은 한때 최고 8위였고, 수출입 순위는 여전히 전 세계 6~8위권이며, 국가 존립의 근간이 되는 국방력 순위는 전 세계 6위인 국가이다. 세부적인 사항으로는 한국은 독자적인 발사체를 보유하고 달 뒷면에 탐사선을 보낸 7대 우주기술 보유 국가이며, 대표 기업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최초이자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확보하고

  • 직업의 세계 PM(Portfolio Manager) [마스턴 김 박사의 說]

    직업의 세계 PM(Portfolio Manager) [마스턴 김 박사의 說]

    자산운용사의 핵심 직무인 포트폴리오 매니저 PM(Portfilo Manager)으로 표기)는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미디어에서 비춰지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긍정적인 PM 이미지는 막대한 성과급을 받고 최고급 수트를 입으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투자자들에게 발표하는 모습이다. 반면 부정적인 이미지로는 인간미 없이 냉정하고 이기적이며 까탈스럽고 까칠한 모습이 있을 것이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표현된 이미지 역시 대부분 사실이긴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영화 ‘빅 쇼트(Big Short)’와 같은 모습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PM은 미디어에서 표출되는 것과 같이 타 직무 대비 고연봉을 받는 직업이다. 높은 연봉에 걸맞은 강력한 카리스마, 냉정한 현황 분석과 판단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누구보다도 외롭고 힘든 직무이며, 자신의 판단에 대하여 끊임없이 성찰해야 하는 직업이다. PM은 투자 대상 자산 유형과 투자 전략을 설정하고, 투자자들에게 투자 전략을 설명해 자금을 모집한다. 이 과정에서 PM의 과거 업무 수행실적(Track Record)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판단 근거다. 때때로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전략에 대한 세부적으로 특정 조건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PM은 실행 가능 여부를 판단해 투자 전략에 반영한다. 펀드가 설정된 이후에는 투자 대상 자산(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의 매입 가격과 매입 시점, 보유 기간과 관련된 모든 판단과 의사 결정을 수행한다. 적정 시점에 적정 가격으로 자산을 매도하는 것 또한 PM의 의사 결정 사항이다.

  • 방망이 깎던 노인과 캐디 [마스턴 김 박사의 說]

    방망이 깎던 노인과 캐디 [마스턴 김 박사의 說]

    윤오영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에는 장인정신의 가치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저자의 아쉬움이 간결하게 담겨 있다. 살면서 지속적으로 되돌아보게 되는 수필과 유사한 상황이 얼마 전 있어 이전에 골프장에서 만났던 캐디와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은 수요에 비해 골프장이 적어 팀 간 간격이 촘촘하기 때문에 게임의 원활한 진행, 안전사고 방지, 고객의 불만사항 응대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캐디의 존재가 중요하다. 그날은 이른 무더위와 햇볕이 강렬히 내리쬐는 과도하게 맑은 날씨였다. 플레이를 시작할 무렵인 아침 9시 20분엔 이미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한 상황이었고 우리 앞에 플레이하시는 분들의 경기진행 속도는 다소 완만했다. 우리 팀은 40대 아저씨 아마추어 플레이어 4명으로 멤버 중 한 명이 허리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잔 실수가 많은 팀이었다. 예상보다 더운 날씨, 루즈한 경기 진행 등 자칫하면 짜증만 남는 날이 될 수 있어 여러 가지 면에서 캐디의 역량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었다. 결론적으로 그날 캐디는 평생 만나본 사람 중에 톱 3 안에 꼽힐 정도로 4명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명의 지금까지 라운드 수를 합산하면 최소 500회는 넘을 테니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검증이라고 확신한다.) 캐디는 다른 팀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범위내에서 멀리건(mulligan, 다시 쳐볼 기회)을 적절히 제공했고, “135m이지만 오늘의 플레이를 보니 이번 홀은 8번 아이언을 잡으세요”, “프린지와 경사를 고려해서 7.5m 퍼팅인데, 꼭 지나가는 느낌으로 퍼팅하세요” 등 각 플레이어에게 정확하면서도 맞춤화된 조언을 제공했

  • 자산운용사의 혁신에 대한 나태함 [마스턴 김 박사의 說]

    자산운용사의 혁신에 대한 나태함 [마스턴 김 박사의 說]

    2022년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는 약 430여개다. 그중 흑자가 나는 기업은 약 50% 그리고 영업이익이 10억 이상 나는 기업은 약 25% 정도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액 10% 정도나 영업이익이 100억 이상 난다. 자산운용업은 증권업의 1/6의 정도 수익을 내는데 사업자는 7배 이상 많은, 좋게 말하면 완전경쟁 시장이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영세 산업이다. 최근 금융규제 기관들이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의 여러 가지 투자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투자 업계에 대해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을 위탁받은 자산운용사는 신의성실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배임, 공금횡령과 같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의무부터 투자자 이익에 대한 내재화된 철학의 정립이라는 고차원적이고 포괄적인 의무까지 준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자산운용사가 과연 신의성실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얼마나 깊은 고민을 하고 있고, 이를 위한 변화 및 혁신을 추구했는지에 대해 한 번 짚고 넘어갈 시점이다. 범법행위가 없었고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었으니 의무를 다했다고 하는 것은 완전 경쟁 시장의 참여자로서 나태한 태도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선 리스크(Risk)를 고려한 합리적 수준의 이익을 지향하는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투입되는 자본에 대비하여 높은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면 무조건 좋은 투자 구조인가? 현금 환원 수익률(Cash on Cash Return)이 높은 것은 투자자에게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투자 시

  • 오피스의 우량 임차인을 선별하는 방법[마스턴 김 박사의 說]

    오피스의 우량 임차인을 선별하는 방법[마스턴 김 박사의 說]

    투자 자산 발굴, 자금 조달만큼 부동산 자산운용사에게 중요한 업무는 자산의 임차인을 관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20층 건물의 절반 이상을 임대하였던 우량 임차인이 임대 공간을 대폭 축소하거나 사업이 망해 아예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면 우량 임차인이 빠진 그 건물은 본질적으로 매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랜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계약을 유지할 우량 임차인을 선별하고 관리하는 것은 자산운용의 핵심 역량이다. 이번 글에선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우량 임차인을 선별하는 엉뚱하지만 간편한 평가 방법 중의 하나를 공유하려고 한다.F1(포뮬러 1)으로 잘 알려져 있는 모터 스포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스포츠 중 하나다. 모터 스포츠 팀이라고 할 수 있는 ‘컨스트럭터’의 대회 참여 인력은 드라이버, 스태프 그리고 피트 크루 등 약 100명 내외로 구성된다.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인력은 드라이버다. 전체 주행시간의 99.8% 이상이 드라이버의 실력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드라이버는 초인적인 정신력, 체력, 기술로 2시간 동안 극한의 레이스를 한다. 따라서 F1 머신을 운행하는 드라이버의 예비 후보에라도 들어가기 위해선 전 세계에서 100등 안에 드는 뛰어난 운전 실력이 필요하다. 컨스트럭터도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제시하며 가장 뛰어난 드라이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주행시간의 0.2%는 피트 크루의 몫이다. 피트 크루는 레이스 중 타이어 등 머신의 부품을 교체하고 시야를 방해하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시간인 ‘피트 스탑’에 투입되는 인원이다. F1과 같은경우 300km 내외의 거리를 달리는 동안 적어도 한 번은 피트 스탑을 해야

  • 환경운동 실천에 대한 소고(小考)[마스턴 김 박사의 說]

    환경운동 실천에 대한 소고(小考)[마스턴 김 박사의 說]

    모금을 유도하기 위해 곤경에 처한 이들의 상황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여 동정심을 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빈곤포르노(Poverty Porn)'다. 1980년대 한 기부단체가 전 세계에 자선 캠페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앙상하게 마른 아프리카 아이의 몸에 파리 떼가 달라붙은 영상으로 수억 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모금하자 다른 기부단체에서도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에티오피아의 식수난과 관련된 내용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마시는 식수가 생각보다 깨끗하자 아이에게 일부로 썩은 물을 마시게 하는 등 비윤리적인 연출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정도 강조된 메시지를 활용해 사람들의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 일부 필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인위적이고 자극적인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은 결국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빈곤포르노가 그렇다. 반복적으로 자극적인 메시지를 받는 기부자들은 아무리 기부를 해도 더 이상 문제가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고 느껴 자선을 포기하게 된다. 혹은 점점 더 자극적인 메시지를 주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기부를 진행하지 않게 된다. 어느 쪽이든 양쪽 모두 문제 해결에는 방해가 될 뿐이다. 환경운동도 유사하게 전철을 밟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확인을 해 볼 시점이다. 자연파괴에 대한 극단적 강조나 세상 모든 변화가 지구 종말과 직결된다는 자극적인 메시지는 문제 해결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 또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ESG가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면서 ESG의 3가지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기업의 지배구조(Governance) 중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