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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니티, 서브원 9500억 리파이낸싱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서브원의 인수금융 만기를 앞두고 리파이낸싱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9500억원 규모의 서브원 리파이낸싱을 조달한다. 주선사는 KB국민은행·한국투자증권·산업은행 등 세 곳이다. 고정만기 대출(텀론) 8700억원과 운영자금 한도(RCF) 800억원으로 구성된 구조다. 최저금리는 4.65%, 만기는 3년으로 이르면 이번주 대출 계약이 체결된다. 이번 리파이낸싱은 어피니티가 2022년 약 6400억원 규모로 진행했던 리파이낸싱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만기를 앞두고 차입금을 재조정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이번에는 1000억원대의 리캡이 포함됐다. 리캡을 통해 출자자(LP)들은 조기 수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어피니티가 리캡을 병행한 배경에는 서브원의 충분한 재무적 안정성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지난해 서브원의 연결 기준 매출은 5조7952억원으로 전년(5조3810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1634억원에서 2364억원으로 44%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EBITDA도 2210억원에서 3130억원으로 41% 확대돼 현금창출력이 강화된 모습을 보였다.어피니티는 2019년 LG그룹으로부터 서브원의 지분 60.1%를 6021억원에 인수했다. 서브원은 LG그룹의 기업 간 구매대행(B2B MRO) 전문 회사로 시작했다. LG에서 독립된 이후 종합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단순 구매대행에서 나아가 운영자산 관리·물류·설비 지원 등 종합 운영 서비스로 확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조달 및 공급망 구축, 해외법인 매출 확대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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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호황에 몸값 뛴 오리온테크놀리지…하일랜드PE가 인수한다
사모펀드(PEF)운용사 하일랜드에쿼티파트너스(하일랜드PE)가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오리온테크놀리지를 품는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스톤파트너스는 하일랜드PE와 오리온테크놀리지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회사 지분 100%이며 기업 가치는 1300억원 수준이다. 하일랜드PE는 이번주 중 실사에 착수해 이르면 오는 6월 전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을 두고 지난달 본입찰에서 10여 곳의 인수의향자들이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복수의 전략적 투자자(SI)들도 포함됐다. 회사 임직원들이 오랫동안 PEF의 경영 체제에 익숙해진 점, 회사가 기존에 거래해 온 여러 조선사들과의 영업 관계 등을 고려해 독립계 PEF인 하일랜드PE가 인수 전에서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3년 설립된 오리온테크놀리지는 글로벌 선박용 엔진제어장치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선박용 엔진 외에도 로봇 제어 기술을 갖고 있으며, 산업용 모니터 등을 제조한다. 주요 공급처 중 하나는 두산로보틱스다.회사는 지난해 초에도 매각을 시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당시 희망인수가는 800억원으로 지금보다 낮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조선업이 본격적인 회복새에 들어서면서 지난해 회사 실적이 급격히 개선됐다. 이번 인수전에 복수의 원매자들이 몰린 이유다. 회사는 2020년 매출 293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4억원에서 2023년 각각 879억원, 12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도 EBITDA 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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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사모펀드 서울PE, 위니아 인수 추진
신생 사모펀드(PEF) 서울프라이빗에쿼티(서울PE)가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가전제품 제조업체 위니아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위니아는 에스피이신성장바이아웃 펀드 1호가 스토킹호스 방식의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었다고 18일 공시했다. 에스피이신성장바이아웃 펀드는 서울PE가 조성한 PEF로 알려졌다. 서울PE는 2023년 말 설립한 신생 PEF다.스토킹호스는 인수 대상 기업이 특정 인수자(스토킹호스 입찰자)와 기본적인 인수 조건으로 사전 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 입찰을 진행해 다른 입찰자가 없을 경우 스토킹호스 입찰자가 최종 인수하는 방식이다.대유위니아 그룹 계열이었던 위니아는 2023년 12월부터 기업회생계획 인가 전 매각을 추진해왔다. 대유위니아그룹은 2014년 위니아만도(현 위니아)를 인수했고 2018년에는 동부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를 인수했지만 2020년부터 경영난을 겪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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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 美 메타에 팔리나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인 퓨리오사AI가 미국 메타와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페이스북의 모회사다.1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인수 논의가 이르면 이달 안에 끝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퓨리오사AI 관계자도 "매각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추론 연산 특화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와 미국 반도체 기업 AMD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백준호 대표가 2017년 설립했으며, 삼성 반도체 출신 인사들이 다수 합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2021년 공개한 첫 번째 AI 반도체 '워보이'(Warboy)가 테크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차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RNGD)를 선보였다.포브스에 따르면 메타는 퓨리오사AI를 인수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미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AI칩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이미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도 협력해 자체 맞춤형 AI 칩을 개발 중이다.퓨리오사AI는 현재까지 약 1억1500만 달러(167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달 초에도 벤처캐피탈 크릿벤처스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네이버와 한국의 투자회사 DSC인베스트먼트가 초기 투자 유치에 참여했으며, 백 대표는 1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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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틈타…글로벌 스타트업 노리는 사냥꾼
유망 스타트업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뒤 되팔아 차익을 얻는 ‘바이아웃’ 전문 신생 투자사가 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전통적 유동성 공급처였던 벤처캐피털(VC)업계의 자금줄이 말라가자 스타트업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다.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리서지그로스파트너스는 스타트업 인수 자금 1억2000만유로(약 1698억원)를 조달할 목적으로 올해 6월 설립됐다. 이 회사를 세운 오렌 펠레그와 이얄 맬링거는 각각 헤지펀드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와 VC 베린지아 등을 거친, 20~30년 경력의 유명 투자자들이다.기업가치가 너무 고평가됐거나 운영상 결함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이 이 회사의 주요 투자처다. 스타트업 한 곳당 평균 1000만~3000만유로 규모의 자금을 부어 회생 기회를 제공한 뒤 인수 가액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겠다는 전략이다. 2020년 설립된 미국의 어라이징벤처스는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에 ‘우리는 두 번째 기회에 투자합니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광고를 내걸었다.셔스틴 에릭슨 최고경영자(CEO)는 “1년 새 잠재 거래 건수가 다섯 배 폭증했다”며 “(스타트업은) 평가액보다 더 많은 투자를 받아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들의 사업만 ‘진짜’라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1년간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하자 VC들은 일제히 투자 자금을 회수했고, 스타트업 생태계는 고사 위기에 놓였다.장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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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VC 자금줄 씨마른 틈타…'스타트업 사냥' 나선 이들
유망 스타트업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뒤 되팔아 차익을 얻는 ‘바이아웃’ 전문 신생 투자사들이 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전통적 유동성 공급처였던 벤처캐피털(VC) 업계로부터의 자금줄이 말라가자 스타트업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다.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리서지그로스파트너스(Resurge Growth Partners)’는 스타트업 인수 자금 1억2000만유로(약 1698억원)를 조달할 목적으로 올해 6월 설립됐다. 이 회사를 세운 오렌 펠레그와 이얄 맬링거는 각각 헤지펀드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VC 베린지아 등을 거친, 20~30년 경력의 유명 투자자들이다.기업가치가 너무 고평가됐거나 운영상 결함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이 이 회사의 주요 투자처다. 스타트업 한 곳당 평균 1000만~3000만유로 규모의 자금을 부어 회생 기회를 제공한 뒤 인수 가액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겠다는 전략이다.펠레그 창립자는 “우리는 전형적인 벤처나 성장 펀드가 아니며,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는 비상장 기업)이 아닌 ‘스탤리언(stallion‧번식을 목적으로 기르는 말)’을 찾고 있다”며 “모두가 어려워하는, 기업을 재창조시키는 일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영국 VC 포워드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였던 매튜 브래들리 역시 지난해 중소 규모 기술 기업 인수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사 ‘틱토캐피털(Tikto Capital)’을 차렸다.2020년 설립된 미국의 ‘어라이징벤처스(Arising Ventures)’는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에 “우리는 두 번째 기회에 투자합니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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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불황에도…올해만 9곳 인수한 기업 있다 [정지은의 산업노트]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가 주요 기술 기업을 잇달아 사들이고 나섰다. 올해 들어 인수합병(M&A)한 기업만 아홉 곳에 달한다. 이달엔 네트워크 모니터링 기업을 품은 데 이어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 기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M&A 대상을 물색 중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시스코는 최근 노르웨이 모바일 분야 기업인 워킹그룹2(WG2) 인수를 결정했다. 워킹그룹2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만으로 구동되고 원활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클라우드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한 곳이다. 시스코는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효율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업계에선 시스코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 그리스에 본사를 둔 네트워크 모니터링 기업인 코드BGP를 인수하고 열흘도 되지 않아 또 다른 인수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시스코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거나 인수 의사를 밝힌 곳만 아홉 곳에 달한다. 사들인 기업 분야도 다양하다. 지난 2월 보안 분야 기업인 발틱스를 시작으로 △3월 라이트스핀(보안) △4월 스마트룩(앱) △5월 아머블록스(인공지능·AI) △6월 엑시디언(네트워크), 샘노즈(네트워크) △7월 오르트(보안) 등이다.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로 글로벌 기업 대부분이 투자를 줄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시스코는 잠재력이 큰 기업을 다양하게 인수하며 사업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한국 기업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이미 시스코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시스코인베스트먼트 주도로 스타트업 대상 투자와 제휴 등이 이뤄지고 있다. 시스코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직장인 커뮤니